[지구촌 돋보기] 또 흔들리는 ‘불의 고리’…한반도에 영향은?

입력 2022.09.22 (10:52) 수정 2022.09.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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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타이완과 일본에 이어 멕시코에서도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이른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가 다시 활발해지는 건 아닌지, 한반도는 안전한지 염려도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에서 홍석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가장 최근에 멕시코 강진부터 볼까요? 규모가 컸죠?

[기자]

네, 현지시각으로 19일 오후 1시경 멕시코 서부 미초아칸주에서 발생했는데요.

규모 7.6의 강진이었습니다.

땅이 심하게 흔들리고, 창문은 깨질 듯이 요동칩니다.

수도 멕시코시티를 비롯해 멕시코 중서부 전역에서 흔들림이 감지됐을 정도였다는데요.

[멕시코시티 시민 : "(모든 게 흔들려요.) 말이 됩니까, 벌써 세 번째예요."]

첫 지진 이후 여진도 이틀 동안 6백 번 넘게 이어지면서 시민들을 두렵게 했습니다.

지금까지 최소 2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앵커]

아까 주민 반응이 인상적인데요.

'말이 됩니까? 세 번째예요.' 라는 말이 무슨 뜻입니까?

[기자]

이번 강진은 1985년과 2017년에 지진이 발생했던 날과 같은 날에 일어났습니다.

즉, 세 번의 지진 모두 9월 19일에 발생했습니다.

멕시코에선 이날 지진 희생자들을 기리는 행사가 진행 중이었고, 지진 대피 훈련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진짜 지진이 일어난 겁니다.

앞서 두 차례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컸던 만큼 멕시코 국민들이 받은 충격도 클 수밖에 없었는데요.

1985년 9월 19일, 수도 멕시코시티를 강타한 규모 8.1 강진으로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고, 5년 전인 2017년 9월 19일엔 멕시코 중부에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해 3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희생됐습니다.

[앵커]

그런데요.

최근 타이완과 일본에서도 지진이 났잖아요.

이 지진들도 멕시코 지진과 연관이 있습니까?

[기자]

지도 보면서 설명해 드릴게요.

타이완은 사흘 연속 강진이 발생했는데, 올해 들어 가장 강한 규모의 지진이었고요.

일본은 오키나와 서쪽 해역에서 두 차례 지진이 연달아 발생했습니다.

인도네시아와 파푸아뉴기니에서도 지진이 감지됐는데요.

여기서 혹시 공통점 찾으셨나요?

모두 환태평양 조산대, 이른바 '불의 고리'에 속한 지역들이라는 겁니다.

'불의 고리'는 전 세계 화산의 75%가 몰려 있고, 지진의 90%가 일어나는 곳인데요.

원인은 지구의 표면인 지각이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태평양 심해저에서 생성된 '지각'판이 주변의 '대륙'판들과 충돌하면서 '불의 고리'를 따라 지진과 화산 폭발이 빈발하는 건데요.

2000년대 들어 '불의 고리' 움직임이 특히 더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불의 고리'가 점점 더 요동치고 있는 건 아닌지 염려되는데요.

[기자]

'불의 고리'는 1960년대 규모 9.0이 넘는 강진이 있은 이후 40년 넘게 조용했습니다.

그러다 2004년 인도네시아에 규모 9.1의 강진이 발생합니다.

이때 초대형 지진해일이 발생하면서 무려 20만 명이 넘게 목숨을 잃었는데요.

이후 규모 8.0 이상의 강진이 빈발하고 있습니다.

미국 지질조사국의 통계를 보니 14차례나 발생했더라고요.

다만 최근 20년 새 '불의 고리'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진 거라는 데 대해선 논란이 있습니다.

50년 주기로 '불의 고리' 지역에서 대지진이 일어난다는 속설도, 과학과는 무관하다고 하고요.

지진은 지각 판끼리의 충돌이기 때문에 정확한 예측을 하는 건 아직까지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최근엔 '기후 변화설'도 대두됐는데요.

지난 2018년 유럽지질학연합은 빙하가 빠르게 녹으면서 지각을 누르는 힘에 변화가 생겨 지각판의 활동이 자극을 받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도 몇 년 전 경주와 포항에서 꽤 큰 지진이 났었잖아요.

걱정되는데 괜찮을까요?

[기자]

2016년 경주에서 규모 5.8, 2017년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났었고, 두 지진 다 전국에서 흔들림이 감지될 정도였는데요.

저도 당시 포항에 취재를 갔었습니다.

여진만 겪었는데도 '쿵' 소리와 함께 땅이 흔들리곤 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지난 19일 저녁 울산 동쪽 바다에서 규모 4.6의 지진이 일어났는데요.

한반도는 '불의 고리'에서는 떨어져 있지만, 외부 지진 발생에 따라 지진 횟수가 잦아지거나 규모가 커질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동남부의 지진은 특히 일본의 영향이 큰데요.

전문가들은 19일 있었던 지진을 원래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쓰시마-고토 단층에서부터 발생한 거로 보고 있는데, 문제는 앞으로 더 큰 지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홍태경/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 "해당 지역에서 발생했던 지진 기록들과 발생했던 기간을 종합해볼 때 해당 지역에서는 규모 7대의 지진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만약 더 큰 지진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면 지진 해일도 대비해야겠죠.

[앵커]

내진 설계가 안 된 오래된 건물들도 많은데 모쪼록 평상시에 지진 발생 시에 대한 대비와 훈련 등을 더 강화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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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22 10:52:12
    • 수정2022-09-22 11: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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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타이완과 일본에 이어 멕시코에서도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이른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가 다시 활발해지는 건 아닌지, 한반도는 안전한지 염려도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에서 홍석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가장 최근에 멕시코 강진부터 볼까요? 규모가 컸죠?

[기자]

네, 현지시각으로 19일 오후 1시경 멕시코 서부 미초아칸주에서 발생했는데요.

규모 7.6의 강진이었습니다.

땅이 심하게 흔들리고, 창문은 깨질 듯이 요동칩니다.

수도 멕시코시티를 비롯해 멕시코 중서부 전역에서 흔들림이 감지됐을 정도였다는데요.

[멕시코시티 시민 : "(모든 게 흔들려요.) 말이 됩니까, 벌써 세 번째예요."]

첫 지진 이후 여진도 이틀 동안 6백 번 넘게 이어지면서 시민들을 두렵게 했습니다.

지금까지 최소 2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앵커]

아까 주민 반응이 인상적인데요.

'말이 됩니까? 세 번째예요.' 라는 말이 무슨 뜻입니까?

[기자]

이번 강진은 1985년과 2017년에 지진이 발생했던 날과 같은 날에 일어났습니다.

즉, 세 번의 지진 모두 9월 19일에 발생했습니다.

멕시코에선 이날 지진 희생자들을 기리는 행사가 진행 중이었고, 지진 대피 훈련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진짜 지진이 일어난 겁니다.

앞서 두 차례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컸던 만큼 멕시코 국민들이 받은 충격도 클 수밖에 없었는데요.

1985년 9월 19일, 수도 멕시코시티를 강타한 규모 8.1 강진으로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고, 5년 전인 2017년 9월 19일엔 멕시코 중부에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해 3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희생됐습니다.

[앵커]

그런데요.

최근 타이완과 일본에서도 지진이 났잖아요.

이 지진들도 멕시코 지진과 연관이 있습니까?

[기자]

지도 보면서 설명해 드릴게요.

타이완은 사흘 연속 강진이 발생했는데, 올해 들어 가장 강한 규모의 지진이었고요.

일본은 오키나와 서쪽 해역에서 두 차례 지진이 연달아 발생했습니다.

인도네시아와 파푸아뉴기니에서도 지진이 감지됐는데요.

여기서 혹시 공통점 찾으셨나요?

모두 환태평양 조산대, 이른바 '불의 고리'에 속한 지역들이라는 겁니다.

'불의 고리'는 전 세계 화산의 75%가 몰려 있고, 지진의 90%가 일어나는 곳인데요.

원인은 지구의 표면인 지각이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태평양 심해저에서 생성된 '지각'판이 주변의 '대륙'판들과 충돌하면서 '불의 고리'를 따라 지진과 화산 폭발이 빈발하는 건데요.

2000년대 들어 '불의 고리' 움직임이 특히 더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불의 고리'가 점점 더 요동치고 있는 건 아닌지 염려되는데요.

[기자]

'불의 고리'는 1960년대 규모 9.0이 넘는 강진이 있은 이후 40년 넘게 조용했습니다.

그러다 2004년 인도네시아에 규모 9.1의 강진이 발생합니다.

이때 초대형 지진해일이 발생하면서 무려 20만 명이 넘게 목숨을 잃었는데요.

이후 규모 8.0 이상의 강진이 빈발하고 있습니다.

미국 지질조사국의 통계를 보니 14차례나 발생했더라고요.

다만 최근 20년 새 '불의 고리'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진 거라는 데 대해선 논란이 있습니다.

50년 주기로 '불의 고리' 지역에서 대지진이 일어난다는 속설도, 과학과는 무관하다고 하고요.

지진은 지각 판끼리의 충돌이기 때문에 정확한 예측을 하는 건 아직까지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최근엔 '기후 변화설'도 대두됐는데요.

지난 2018년 유럽지질학연합은 빙하가 빠르게 녹으면서 지각을 누르는 힘에 변화가 생겨 지각판의 활동이 자극을 받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도 몇 년 전 경주와 포항에서 꽤 큰 지진이 났었잖아요.

걱정되는데 괜찮을까요?

[기자]

2016년 경주에서 규모 5.8, 2017년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났었고, 두 지진 다 전국에서 흔들림이 감지될 정도였는데요.

저도 당시 포항에 취재를 갔었습니다.

여진만 겪었는데도 '쿵' 소리와 함께 땅이 흔들리곤 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지난 19일 저녁 울산 동쪽 바다에서 규모 4.6의 지진이 일어났는데요.

한반도는 '불의 고리'에서는 떨어져 있지만, 외부 지진 발생에 따라 지진 횟수가 잦아지거나 규모가 커질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동남부의 지진은 특히 일본의 영향이 큰데요.

전문가들은 19일 있었던 지진을 원래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쓰시마-고토 단층에서부터 발생한 거로 보고 있는데, 문제는 앞으로 더 큰 지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홍태경/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 "해당 지역에서 발생했던 지진 기록들과 발생했던 기간을 종합해볼 때 해당 지역에서는 규모 7대의 지진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만약 더 큰 지진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면 지진 해일도 대비해야겠죠.

[앵커]

내진 설계가 안 된 오래된 건물들도 많은데 모쪼록 평상시에 지진 발생 시에 대한 대비와 훈련 등을 더 강화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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