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작지만 큰 기적 ‘이른둥이’ 그리는 소아과 의사

입력 2022.09.29 (18:09) 수정 2022.09.29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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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9월29일(목) 17:50~18:25 KBS2
■ 출연자 : 오성희 강릉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20929&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남들보다 세상의 빛을 빨리 보게 된 이른둥이들. 그런 만큼 세상과 맞서기엔 연약하기만 한 이른둥이들을 돌보면서 그 순간을 화폭으로까지 담아내는 의사가 있습니다. 강릉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오성희 교수인데요. 의사 일만으로도 바쁠 텐데 어떻게 이런 일을 하시는 걸까요?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세요.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요즘 의사 선생님들 워낙 다재다능하신 분들이 많으세요. 노래도 하고 책도 쓰고. 우리 선생님은 그림을 그리신다고요?

[답변]
네, 전문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시간 날 때 틈틈이 그리고 있습니다.

[앵커]
이른둥이들 우리가 예전에는 미숙아라고 했었는데 주로 이런 아기들을 그리신다고 들었어요. 주로 돌보시는 아기들이 미숙아들, 이른둥이들인가요?

[답변]
네, 제가 신생아 전문이라서 이른둥이 포함해서 신생아들을 담당하고 있거든요. 제가 주로 치료하는 아이들을 그림 그리고 있습니다.

[앵커]
보통 우리가 40주 꽉 채워서 낳는데 이른둥이라고 하면 어느 정도 빨리 나오는 아기들을 이야기하는 거죠?

[답변]
임신 나이 37주 미만에 출생한 아기들을 이른둥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앵커]
주로 다루는 아기들은 몸무게 한 몇 kg 정도의 아기들이에요?

[답변]
일단 입원은 신생아집중치료실마다 기준이 다르긴 한데요. 저희는 보통 36주 미만 아기들 입원하고 있고. 제가 그림에 담는 아기들은 주로 더 작은 한 1kg 미만 아기들을 그림에 담고 있습니다.

[앵커]
1kg 미만의 작은 아기들이면 그 아기들 돌보느라고도 정신이 없을 텐데 언제 그림을 그리세요?

[답변]
주로 집에서 쉴 때 틈틈이 그리고 있습니다.

[앵커]
아기들의 사진을 찍어서 그걸 보면서 그림을 그리시는 거예요?

[답변]
네. 처음에 시작했을 때 외래에서 아기들 어머니께 양해를 구하고 그렇게 해서 사진을 찍어서 그걸 집에서 틈틈이 그리고 있습니다.

[앵커]
저렇게 그리시는 거예요? 약간 초상화 같은 느낌도 드는데. 그런데 그림 솜씨가 웬만한 전문가 뺨치는 거 같은데요? 어렸을 때부터 그림에 소질이 있으셨던 건가요?

[답변]
어렸을 때는 그림을 잘 그렸던 거 같고요. 그 이후로 중단했었는데 이번에 그리면서 다시 미술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앵커]
아기들을 진료하고 사진 찍는 것까진 이해가 되는데 굳이 그림으로 기억을 하고 싶은 나름의 계기나 그런 게 있었을까요?

[답변]
제가 처음 그리기 시작했던 계기는, 아기들이 작고 어리게 태어날수록 입원 기간이 길어지는데 그때 저를 포함해서 의료진들이 부모를 대신해서 키우고 치료하고 보살피게 됩니다. 그 기간 동안 많이 애정을 갖게 되는데 그 아이들이 퇴원하고 외래에서 엄마, 아빠 품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나는 모습을 봤을 때 매우 뿌듯하고 고마웠었거든요. 아기들과 엄마, 아빠에게 뭔가 의미 있는 선물을 하고 싶어서 그래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앵커]
그럼 조금 전에 그린 그림들은 부모들이 퇴원할 때 선물로 주시는 건가요?

[답변]
그때 당시에 그림을 그려서 모아놨었다가 나중에 전시회를 했었거든요. 전시회 마지막 날 저희 이른둥이들을 다 초대를 해서 그걸 마지막에 선물로 드렸습니다.

[앵커]
보통 임신과 출산은 인생의 일대 사건이잖아요. 아기가 예정보다 너무 빨리 나오면 부모나 아기나 힘든 건 마찬가지긴 한데. 부모들이 나갈 때 저런 그림 받으면 어떤 반응 보이세요?

[답변]
매우 좋아하셨고 고마워하셨을 거 같아요.

[앵커]
특별히 또 사연들이 많을 테니까, 이른둥이를 낳았을 때는. 기억에 남는 아기는 누가 생각이 나세요?

[답변]
아무래도 작고 일찍 태어날수록 입원 기간도 길어지고 저희가 신경을 많이 쓰기 때문에 다 애착을 갖게 되는데요. 그중에서 지금 생각나는 아이는 괴사성 장염으로 수술을 두 번 했었는데 그리고 나서 장이 또 터져가지고 저희도 부모님도 포기해야 되나 싶었는데 기적적으로 그다음 날 애가 컨디션이 좋아지면서 또 장이 힐링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그 아기들의 뭔가 극적인 그렇게 생명력 이런 걸 보고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했지? 이러면서 반성했던 적이 있었고. 그런 아기들을 보면서 제가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앵커]
오히려 아기들한테 에너지를 받는다는 말씀이신 거 같아요. 지금 그 아기는 건강하게 잘 성장하고 있나요?

[답변]
네.

[앵커]
그림을 그린 아기들 근황도 들으세요? 요즘 잘 크고 있는지 이런 것들.

[답변]
제가 병원을 잠시 떠났다 다시 돌아와서 그 아기들 근황을 다 알지는 못하고 일부는 몇 명 만나기도 했었고요. 중간에 지나가다가. 다른 애들은 소식을 전해 듣긴 했습니다.

[앵커]
보통 이른둥이 부모들이 걱정하는 게 그런 거잖아요. 워낙 작게 태어났으니까 커가면서 혹시나 아이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지 않을까 그런 걱정들 많이 하시는데 어떤가요?

[답변]
아기들이 아무래도 퇴원할 때까지 별다른 문제가 없더라도 나중에 뭔가 문제가 생길 수도, 없었던 문제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적어도 3년은 계속 추적검사가 필요하고 그래서 보호자분들이 혹시나 괜찮다고 안심하시지 마시고 계속 추적검사 하시면서 저희 외래를 방문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해마다 태어나는 아기들은 계속 줄어들고 있잖아요. 역대 출생률이 최저치를 경신하는 상황인데 이런 상황에서 이른둥이들의 출생률은 어떻습니까?

[답변]
이렇게 지금 출생아 수는 계속 감소하고 있는데 이른둥이 비율은 또 증가하고 있거든요. 2010년도 5.8%에서 8.5%까지 증가하고 있고 2.5kg 미만의 아기들도 4.9%에서 6.8%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앵커]
아이러니한데요. 출생률은 낮아지는데 이 와중에 이른둥이들은 늘어난다. 이유가 뭘까요?

[답변]
아무래도 고령 산모가 난임 치료, 스트레스, 임신 중에 흡연이나 이런 것들이 관련이 있을 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고령 산모들, 난임 부부들도 많고 하니까. 임신중독증 이런 게 또 오면서 출산이 더 빨라지는 그런 경우를 말씀하시는 거 같아요.

[답변]
맞습니다.

[앵커]
이른둥이들은 만삭 아이에 비해서 면역력이 약하다 보니까 특별히 주의를 해야 될 게 있을 거 같은데. 가장 두려워하는 게 뭐죠, 부모들이?

[답변]
아무래도 아기들이 일찍 태어나면 안타깝게도 엄마 뱃속에서 다 성숙해서 자라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각 장기별로 합병증이 다 있을 수 있고. 그중에서 저희가 제일 신경 쓰는 거는 아무래도 뇌 신경 관련해서 뇌출혈이라든지 뇌실 주위 백질연화증 이런 것들은 아무래도 후유증이 계속 남아있고. 또 생기게 되면 저희가 따로 명확하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나 이런 게 없기 때문에 가장 주의 깊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가장 작게 낳은 아기 품에 안아보신 게 한 몇 g 정도였을까요?

[답변]
제가 직접 치료했었던 아이는 한 400g 정도, 450g 정도 됐었고요. 그다음에 제가 전공의 때나 옆에서 봤던 380g 이 정도 아기들도 있었습니다.

[앵커]
그런 아기들은 퇴원하기까지 어느 정도 입원을 해야 돼요?

[답변]
합병증이 있느냐 여부에 따라서 달라지는데 보통 그렇게 작게 태어난 아이들은 한 5개월, 6개월 이렇게 입원 기간이 길어집니다.

[앵커]
보통 그렇게 태어나면 곧바로 인큐베이터로 가나요? 인큐베이터에 들어가는 기준이 되는 몸무게가 있나요?

[답변]
인큐베이터에 들어가는 기준이 센터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한데요. 대부분은 한 2kg에서 2kg 초반 기준으로 하고 있고 그 이하인 아기들은 다 인큐베이터로 출생하면 바로 인큐베이터로 들어갑니다.

[앵커]
그럼 비용도 참 만만치 않을 거 같은데 부모들이 감당해야 되는 병원비 수준은 어느 정도 되나요?

[답변]
아무래도 경제적인 것들을 걱정하실 텐데 일단은 그걸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 국가에서 많이 지원을 해 주고 있어요.

[앵커]
건강보험.

[답변]
그래서 급여항목에 있는 것은 100% 국가에서, 정부에서 다 지원을 해 주고 있고요. 저희 보호자분들이 내시는 금액은 비급여항목들에 한해서 비용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도 병원비는 그렇지만 퇴원하고 나서 지속적으로 치료하려면 또 그때는 비용이 들어가는 그런 문제는 있겠죠.

[답변]
그것도 많이 저희 신생아학회랑 정부에서 노력해서 지금은 외래진료비는 본인부담금 5%만 내면 되거든요.

[앵커]
그렇군요. 지금 들어보니까 정말 아기를 사랑하는 분이 아니면 이 일을 하기 어렵겠다라는 생각이 드는데 의료진들은 충분히 확보가 돼 있습니까?

[답변]
지금 사실 전국적으로 소아청소년과 지원율이 많이 떨어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부족한 걸 또 저희 전문의들이 메꿔나가야 하기 때문에 당직도 더 많이 서게 되고 또 신생아 집중치료실도 그만큼 일하면서 당직 서고 해서 좀 힘겹게 이어 나가고 있는 센터들도 많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보통 몇 시간 교대 근무하시는 거예요, 신생아 중환자실은?

[답변]
센터마다 다른데 저희는 지금 저녁 당직, 낮 당직 따로따로 가고 있고 다른 데는 낮 당직이 밤에 당직도 서기도 하고.

[앵커]
그런 의료진들을 위해서 또 의료진들도 이렇게 그려주시는군요.

[답변]
아무래도 이번에 코로나 시즌 때문에 보호자분들이 저희 신생아 집중치료실의 모습을 궁금해하실 거 같아서 이른둥이 모습도 그리고 의료진 모습도 그리고 의료진들이 또 자기가 그림에 나오는 걸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앵커]
사실 요즘 같은 세상에 이른둥이들이 태어나준 것만으로도 얼마나 고마운 일이에요. 이 아이들 키우는 부모들에게 응원의 말씀 한마디 부탁드려도 될까요?

[답변]
저희가 부모님을 대신해서 아기들을 잘 케어하고 있으니까 마음이 힘드시겠지만 믿고 의지하고 따라주셨으면 좋겠고 같이 잘해봅시다.

[앵커]
작게 낳았지만 크게 기르면 되는 겁니다.

[답변]
그럼요.

[앵커]
지금까지 호모 이코노미쿠스 오성희 교수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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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작지만 큰 기적 ‘이른둥이’ 그리는 소아과 의사
    • 입력 2022-09-29 18:09:07
    • 수정2022-09-29 18:5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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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자 : 오성희 강릉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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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남들보다 세상의 빛을 빨리 보게 된 이른둥이들. 그런 만큼 세상과 맞서기엔 연약하기만 한 이른둥이들을 돌보면서 그 순간을 화폭으로까지 담아내는 의사가 있습니다. 강릉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오성희 교수인데요. 의사 일만으로도 바쁠 텐데 어떻게 이런 일을 하시는 걸까요?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세요.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요즘 의사 선생님들 워낙 다재다능하신 분들이 많으세요. 노래도 하고 책도 쓰고. 우리 선생님은 그림을 그리신다고요?

[답변]
네, 전문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시간 날 때 틈틈이 그리고 있습니다.

[앵커]
이른둥이들 우리가 예전에는 미숙아라고 했었는데 주로 이런 아기들을 그리신다고 들었어요. 주로 돌보시는 아기들이 미숙아들, 이른둥이들인가요?

[답변]
네, 제가 신생아 전문이라서 이른둥이 포함해서 신생아들을 담당하고 있거든요. 제가 주로 치료하는 아이들을 그림 그리고 있습니다.

[앵커]
보통 우리가 40주 꽉 채워서 낳는데 이른둥이라고 하면 어느 정도 빨리 나오는 아기들을 이야기하는 거죠?

[답변]
임신 나이 37주 미만에 출생한 아기들을 이른둥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앵커]
주로 다루는 아기들은 몸무게 한 몇 kg 정도의 아기들이에요?

[답변]
일단 입원은 신생아집중치료실마다 기준이 다르긴 한데요. 저희는 보통 36주 미만 아기들 입원하고 있고. 제가 그림에 담는 아기들은 주로 더 작은 한 1kg 미만 아기들을 그림에 담고 있습니다.

[앵커]
1kg 미만의 작은 아기들이면 그 아기들 돌보느라고도 정신이 없을 텐데 언제 그림을 그리세요?

[답변]
주로 집에서 쉴 때 틈틈이 그리고 있습니다.

[앵커]
아기들의 사진을 찍어서 그걸 보면서 그림을 그리시는 거예요?

[답변]
네. 처음에 시작했을 때 외래에서 아기들 어머니께 양해를 구하고 그렇게 해서 사진을 찍어서 그걸 집에서 틈틈이 그리고 있습니다.

[앵커]
저렇게 그리시는 거예요? 약간 초상화 같은 느낌도 드는데. 그런데 그림 솜씨가 웬만한 전문가 뺨치는 거 같은데요? 어렸을 때부터 그림에 소질이 있으셨던 건가요?

[답변]
어렸을 때는 그림을 잘 그렸던 거 같고요. 그 이후로 중단했었는데 이번에 그리면서 다시 미술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앵커]
아기들을 진료하고 사진 찍는 것까진 이해가 되는데 굳이 그림으로 기억을 하고 싶은 나름의 계기나 그런 게 있었을까요?

[답변]
제가 처음 그리기 시작했던 계기는, 아기들이 작고 어리게 태어날수록 입원 기간이 길어지는데 그때 저를 포함해서 의료진들이 부모를 대신해서 키우고 치료하고 보살피게 됩니다. 그 기간 동안 많이 애정을 갖게 되는데 그 아이들이 퇴원하고 외래에서 엄마, 아빠 품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나는 모습을 봤을 때 매우 뿌듯하고 고마웠었거든요. 아기들과 엄마, 아빠에게 뭔가 의미 있는 선물을 하고 싶어서 그래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앵커]
그럼 조금 전에 그린 그림들은 부모들이 퇴원할 때 선물로 주시는 건가요?

[답변]
그때 당시에 그림을 그려서 모아놨었다가 나중에 전시회를 했었거든요. 전시회 마지막 날 저희 이른둥이들을 다 초대를 해서 그걸 마지막에 선물로 드렸습니다.

[앵커]
보통 임신과 출산은 인생의 일대 사건이잖아요. 아기가 예정보다 너무 빨리 나오면 부모나 아기나 힘든 건 마찬가지긴 한데. 부모들이 나갈 때 저런 그림 받으면 어떤 반응 보이세요?

[답변]
매우 좋아하셨고 고마워하셨을 거 같아요.

[앵커]
특별히 또 사연들이 많을 테니까, 이른둥이를 낳았을 때는. 기억에 남는 아기는 누가 생각이 나세요?

[답변]
아무래도 작고 일찍 태어날수록 입원 기간도 길어지고 저희가 신경을 많이 쓰기 때문에 다 애착을 갖게 되는데요. 그중에서 지금 생각나는 아이는 괴사성 장염으로 수술을 두 번 했었는데 그리고 나서 장이 또 터져가지고 저희도 부모님도 포기해야 되나 싶었는데 기적적으로 그다음 날 애가 컨디션이 좋아지면서 또 장이 힐링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그 아기들의 뭔가 극적인 그렇게 생명력 이런 걸 보고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했지? 이러면서 반성했던 적이 있었고. 그런 아기들을 보면서 제가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앵커]
오히려 아기들한테 에너지를 받는다는 말씀이신 거 같아요. 지금 그 아기는 건강하게 잘 성장하고 있나요?

[답변]
네.

[앵커]
그림을 그린 아기들 근황도 들으세요? 요즘 잘 크고 있는지 이런 것들.

[답변]
제가 병원을 잠시 떠났다 다시 돌아와서 그 아기들 근황을 다 알지는 못하고 일부는 몇 명 만나기도 했었고요. 중간에 지나가다가. 다른 애들은 소식을 전해 듣긴 했습니다.

[앵커]
보통 이른둥이 부모들이 걱정하는 게 그런 거잖아요. 워낙 작게 태어났으니까 커가면서 혹시나 아이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지 않을까 그런 걱정들 많이 하시는데 어떤가요?

[답변]
아기들이 아무래도 퇴원할 때까지 별다른 문제가 없더라도 나중에 뭔가 문제가 생길 수도, 없었던 문제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적어도 3년은 계속 추적검사가 필요하고 그래서 보호자분들이 혹시나 괜찮다고 안심하시지 마시고 계속 추적검사 하시면서 저희 외래를 방문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해마다 태어나는 아기들은 계속 줄어들고 있잖아요. 역대 출생률이 최저치를 경신하는 상황인데 이런 상황에서 이른둥이들의 출생률은 어떻습니까?

[답변]
이렇게 지금 출생아 수는 계속 감소하고 있는데 이른둥이 비율은 또 증가하고 있거든요. 2010년도 5.8%에서 8.5%까지 증가하고 있고 2.5kg 미만의 아기들도 4.9%에서 6.8%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앵커]
아이러니한데요. 출생률은 낮아지는데 이 와중에 이른둥이들은 늘어난다. 이유가 뭘까요?

[답변]
아무래도 고령 산모가 난임 치료, 스트레스, 임신 중에 흡연이나 이런 것들이 관련이 있을 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고령 산모들, 난임 부부들도 많고 하니까. 임신중독증 이런 게 또 오면서 출산이 더 빨라지는 그런 경우를 말씀하시는 거 같아요.

[답변]
맞습니다.

[앵커]
이른둥이들은 만삭 아이에 비해서 면역력이 약하다 보니까 특별히 주의를 해야 될 게 있을 거 같은데. 가장 두려워하는 게 뭐죠, 부모들이?

[답변]
아무래도 아기들이 일찍 태어나면 안타깝게도 엄마 뱃속에서 다 성숙해서 자라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각 장기별로 합병증이 다 있을 수 있고. 그중에서 저희가 제일 신경 쓰는 거는 아무래도 뇌 신경 관련해서 뇌출혈이라든지 뇌실 주위 백질연화증 이런 것들은 아무래도 후유증이 계속 남아있고. 또 생기게 되면 저희가 따로 명확하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나 이런 게 없기 때문에 가장 주의 깊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가장 작게 낳은 아기 품에 안아보신 게 한 몇 g 정도였을까요?

[답변]
제가 직접 치료했었던 아이는 한 400g 정도, 450g 정도 됐었고요. 그다음에 제가 전공의 때나 옆에서 봤던 380g 이 정도 아기들도 있었습니다.

[앵커]
그런 아기들은 퇴원하기까지 어느 정도 입원을 해야 돼요?

[답변]
합병증이 있느냐 여부에 따라서 달라지는데 보통 그렇게 작게 태어난 아이들은 한 5개월, 6개월 이렇게 입원 기간이 길어집니다.

[앵커]
보통 그렇게 태어나면 곧바로 인큐베이터로 가나요? 인큐베이터에 들어가는 기준이 되는 몸무게가 있나요?

[답변]
인큐베이터에 들어가는 기준이 센터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한데요. 대부분은 한 2kg에서 2kg 초반 기준으로 하고 있고 그 이하인 아기들은 다 인큐베이터로 출생하면 바로 인큐베이터로 들어갑니다.

[앵커]
그럼 비용도 참 만만치 않을 거 같은데 부모들이 감당해야 되는 병원비 수준은 어느 정도 되나요?

[답변]
아무래도 경제적인 것들을 걱정하실 텐데 일단은 그걸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 국가에서 많이 지원을 해 주고 있어요.

[앵커]
건강보험.

[답변]
그래서 급여항목에 있는 것은 100% 국가에서, 정부에서 다 지원을 해 주고 있고요. 저희 보호자분들이 내시는 금액은 비급여항목들에 한해서 비용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도 병원비는 그렇지만 퇴원하고 나서 지속적으로 치료하려면 또 그때는 비용이 들어가는 그런 문제는 있겠죠.

[답변]
그것도 많이 저희 신생아학회랑 정부에서 노력해서 지금은 외래진료비는 본인부담금 5%만 내면 되거든요.

[앵커]
그렇군요. 지금 들어보니까 정말 아기를 사랑하는 분이 아니면 이 일을 하기 어렵겠다라는 생각이 드는데 의료진들은 충분히 확보가 돼 있습니까?

[답변]
지금 사실 전국적으로 소아청소년과 지원율이 많이 떨어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부족한 걸 또 저희 전문의들이 메꿔나가야 하기 때문에 당직도 더 많이 서게 되고 또 신생아 집중치료실도 그만큼 일하면서 당직 서고 해서 좀 힘겹게 이어 나가고 있는 센터들도 많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보통 몇 시간 교대 근무하시는 거예요, 신생아 중환자실은?

[답변]
센터마다 다른데 저희는 지금 저녁 당직, 낮 당직 따로따로 가고 있고 다른 데는 낮 당직이 밤에 당직도 서기도 하고.

[앵커]
그런 의료진들을 위해서 또 의료진들도 이렇게 그려주시는군요.

[답변]
아무래도 이번에 코로나 시즌 때문에 보호자분들이 저희 신생아 집중치료실의 모습을 궁금해하실 거 같아서 이른둥이 모습도 그리고 의료진 모습도 그리고 의료진들이 또 자기가 그림에 나오는 걸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앵커]
사실 요즘 같은 세상에 이른둥이들이 태어나준 것만으로도 얼마나 고마운 일이에요. 이 아이들 키우는 부모들에게 응원의 말씀 한마디 부탁드려도 될까요?

[답변]
저희가 부모님을 대신해서 아기들을 잘 케어하고 있으니까 마음이 힘드시겠지만 믿고 의지하고 따라주셨으면 좋겠고 같이 잘해봅시다.

[앵커]
작게 낳았지만 크게 기르면 되는 겁니다.

[답변]
그럼요.

[앵커]
지금까지 호모 이코노미쿠스 오성희 교수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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