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년만에 한 풀어”…여순사건 45명 첫 희생자 결정

입력 2022.10.07 (10:02) 수정 2022.10.0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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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현대사의 아픔 중 하나인 여순사건과 관련해 45명을 희생자로 인정하는 정부 차원의 첫 결정이 나왔습니다.

사건 발생 74년 만입니다.

관련 특별법에 따라 출범한 여순사건위원회의 첫 결정인데, 본격적인 진상조사가 시작되는 만큼 피해 현황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성각 기자입니다.

[리포트]

1948년 10월, 전남 여수에 주둔하던 국군 14연대 일부 군인들이 제주 4.3 진압 명령을 거부하며 발생한 여수·순천 10.19 사건.

그해 11월, 어머니 뱃속에 있던 권종국 씨는 아버지를 잃었습니다.

[권종국/여순사건 유족 : "(어릴 적에) 다 엄마 아빠가 있는데, 왜 나는 엄마, 아빠가 없는가 그런 생각했죠."]

반군과 진압군이 번갈아 가며 마을을 점령하던 때, 아버지는 반군을 도왔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고, 마을 사람 쉰 명과 함께 사살됐습니다.

이후 태어난 권 씨는 부모 없는 설움에 손가락질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권종국/여순사건 유족 : "그때 당시에는 반란군 취급을 해가지고..."]

권 씨는 20여 년 전부터 사건의 진상 규명과 명예회복 운동에 참여했고, 마침내 아버지는 여순사건 희생자로, 자신은 유족으로 각각 인정됐습니다.

[권종국/여순사건 유족 : "(이제 아버지) 묘에 가서 한마디로 '좋은 데로 가십시오. 고이 쉬십시오' 해야죠."]

정부는 여순사건 명예회복위원회를 열고 권 씨 부자와 같은 희생자 45명과 유족 214명을 결정했습니다.

사건 발생 74년 만에 정부가 처음으로 희생자를 인정한 것입니다.

[주철희/여순사건위원회 위원 : "처음으로 희생자를 결정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고, 이 의미를 중심으로 해서 앞으로 지속적으로 여순사건 희생자에 대한 명예회복이 이뤄질 것입니다."]

지금까지 전국에서 접수된 희생자 신고는 3천 2백여 건, 위원회는 내년 초까지 신고를 받는 한편, 해당 시군들과 합동으로 이번 달부터 앞으로 2년 동안 희생자 명예 회복 등 진상 규명 조사 활동에 들어갑니다.

KBS 뉴스 이성각입니다.

촬영기자: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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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4년만에 한 풀어”…여순사건 45명 첫 희생자 결정
    • 입력 2022-10-07 10:02:01
    • 수정2022-10-07 11:26:23
    930뉴스(광주)
[앵커]

한국현대사의 아픔 중 하나인 여순사건과 관련해 45명을 희생자로 인정하는 정부 차원의 첫 결정이 나왔습니다.

사건 발생 74년 만입니다.

관련 특별법에 따라 출범한 여순사건위원회의 첫 결정인데, 본격적인 진상조사가 시작되는 만큼 피해 현황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성각 기자입니다.

[리포트]

1948년 10월, 전남 여수에 주둔하던 국군 14연대 일부 군인들이 제주 4.3 진압 명령을 거부하며 발생한 여수·순천 10.19 사건.

그해 11월, 어머니 뱃속에 있던 권종국 씨는 아버지를 잃었습니다.

[권종국/여순사건 유족 : "(어릴 적에) 다 엄마 아빠가 있는데, 왜 나는 엄마, 아빠가 없는가 그런 생각했죠."]

반군과 진압군이 번갈아 가며 마을을 점령하던 때, 아버지는 반군을 도왔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고, 마을 사람 쉰 명과 함께 사살됐습니다.

이후 태어난 권 씨는 부모 없는 설움에 손가락질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권종국/여순사건 유족 : "그때 당시에는 반란군 취급을 해가지고..."]

권 씨는 20여 년 전부터 사건의 진상 규명과 명예회복 운동에 참여했고, 마침내 아버지는 여순사건 희생자로, 자신은 유족으로 각각 인정됐습니다.

[권종국/여순사건 유족 : "(이제 아버지) 묘에 가서 한마디로 '좋은 데로 가십시오. 고이 쉬십시오' 해야죠."]

정부는 여순사건 명예회복위원회를 열고 권 씨 부자와 같은 희생자 45명과 유족 214명을 결정했습니다.

사건 발생 74년 만에 정부가 처음으로 희생자를 인정한 것입니다.

[주철희/여순사건위원회 위원 : "처음으로 희생자를 결정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고, 이 의미를 중심으로 해서 앞으로 지속적으로 여순사건 희생자에 대한 명예회복이 이뤄질 것입니다."]

지금까지 전국에서 접수된 희생자 신고는 3천 2백여 건, 위원회는 내년 초까지 신고를 받는 한편, 해당 시군들과 합동으로 이번 달부터 앞으로 2년 동안 희생자 명예 회복 등 진상 규명 조사 활동에 들어갑니다.

KBS 뉴스 이성각입니다.

촬영기자: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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