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도 보고 버스도 타고…글 읽는게 자유예요”
입력 2022.10.09 (21:18)
수정 2022.10.09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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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난해서, 또는 여자라는 이유로 한글 교육을 받지 못한 어르신들이 있습니다.
때문에 늘 일상 생활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뒤늦게 한글을 배워서 이제는 직접 장도 보고 버스도 탈 수 있다고 합니다.
늦깎이 학생 어르신들의 꿈을 윤아림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75살 김경수 할아버지는 대형마트를 처음 방문했습니다.
종이에 적힌 글자를 읽고, 한글 학교 친구인 백옥선 할머니와 상의도 해가며 과자를 담습니다.
["양파까지는 맞는데, 끝에 자가 틀렸어."]
집에 돌아갈 버스 노선도 직접 확인하고...
["영등포 05번."]
느리지만 한 글자, 한 글자 손으로 짚으며 책도 읽습니다.
["늦은 나이지만, 공부는 늦지 않았어요."]
늦깎이 학생 어르신들을 위한 한글 수업.
["맛은 어떻게? (시옷) 달아도 이것, 써도 이것…."]
주름이 잡힌 손으로 연필을 꽉 쥐고, 선생님이 불러준 단어를 적어갑니다.
김 할아버지는 3년 전, 한글을 읽을 줄도 쓸 줄도 몰랐습니다.
[김경수/75살/서울시 영등포구 : "(어렸을 때는) 학교를 못 가니까 공부를 했겠어요. 솔직히 밥도 제대로 못 먹었어요."]
한글을 모른다는 것은 언제나 힘든 일이었습니다.
[서순애/74살/서울시 영등포구 : "애들이 막 클 때 업고 병원으로 가야 되는데 어떻게 병원을 찾아가나…."]
한글을 배운 덕분에 어르신들은 자유로워졌다고 말합니다.
[서순애/74살/서울시 영등포구 : "전철이고 버스고 타는 거 마음대로 타서 좋다…."]
[유민숙/76살/서울시 영등포구 : "한글 메뉴판 같은 거 알고 제가 마음대로 시킬 수 있는 게 좋지요."]
어르신들의 꿈은 뭘까?
[김경수/75살/서울시 영등포구 : "애들한테 편지해서 좀 쓸 수 있고. 이 나이 때까지 편지라는 걸 몰랐으니까."]
[전경희/70살/서울시 영등포구 : "저는 사실은 이렇게 이제 중학교도 가고 싶어요."]
한글 공부로 새 인생을 찾은 늦깎이 학생들의 꿈들이 빨간 소망 나무를 풍성하게 채워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아림입니다.
촬영기자:박준석 김재현/영상편집:유지영
가난해서, 또는 여자라는 이유로 한글 교육을 받지 못한 어르신들이 있습니다.
때문에 늘 일상 생활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뒤늦게 한글을 배워서 이제는 직접 장도 보고 버스도 탈 수 있다고 합니다.
늦깎이 학생 어르신들의 꿈을 윤아림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75살 김경수 할아버지는 대형마트를 처음 방문했습니다.
종이에 적힌 글자를 읽고, 한글 학교 친구인 백옥선 할머니와 상의도 해가며 과자를 담습니다.
["양파까지는 맞는데, 끝에 자가 틀렸어."]
집에 돌아갈 버스 노선도 직접 확인하고...
["영등포 05번."]
느리지만 한 글자, 한 글자 손으로 짚으며 책도 읽습니다.
["늦은 나이지만, 공부는 늦지 않았어요."]
늦깎이 학생 어르신들을 위한 한글 수업.
["맛은 어떻게? (시옷) 달아도 이것, 써도 이것…."]
주름이 잡힌 손으로 연필을 꽉 쥐고, 선생님이 불러준 단어를 적어갑니다.
김 할아버지는 3년 전, 한글을 읽을 줄도 쓸 줄도 몰랐습니다.
[김경수/75살/서울시 영등포구 : "(어렸을 때는) 학교를 못 가니까 공부를 했겠어요. 솔직히 밥도 제대로 못 먹었어요."]
한글을 모른다는 것은 언제나 힘든 일이었습니다.
[서순애/74살/서울시 영등포구 : "애들이 막 클 때 업고 병원으로 가야 되는데 어떻게 병원을 찾아가나…."]
한글을 배운 덕분에 어르신들은 자유로워졌다고 말합니다.
[서순애/74살/서울시 영등포구 : "전철이고 버스고 타는 거 마음대로 타서 좋다…."]
[유민숙/76살/서울시 영등포구 : "한글 메뉴판 같은 거 알고 제가 마음대로 시킬 수 있는 게 좋지요."]
어르신들의 꿈은 뭘까?
[김경수/75살/서울시 영등포구 : "애들한테 편지해서 좀 쓸 수 있고. 이 나이 때까지 편지라는 걸 몰랐으니까."]
[전경희/70살/서울시 영등포구 : "저는 사실은 이렇게 이제 중학교도 가고 싶어요."]
한글 공부로 새 인생을 찾은 늦깎이 학생들의 꿈들이 빨간 소망 나무를 풍성하게 채워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아림입니다.
촬영기자:박준석 김재현/영상편집: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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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10-09 21:18:00
- 수정2022-10-09 21:50:03
[앵커]
가난해서, 또는 여자라는 이유로 한글 교육을 받지 못한 어르신들이 있습니다.
때문에 늘 일상 생활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뒤늦게 한글을 배워서 이제는 직접 장도 보고 버스도 탈 수 있다고 합니다.
늦깎이 학생 어르신들의 꿈을 윤아림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75살 김경수 할아버지는 대형마트를 처음 방문했습니다.
종이에 적힌 글자를 읽고, 한글 학교 친구인 백옥선 할머니와 상의도 해가며 과자를 담습니다.
["양파까지는 맞는데, 끝에 자가 틀렸어."]
집에 돌아갈 버스 노선도 직접 확인하고...
["영등포 05번."]
느리지만 한 글자, 한 글자 손으로 짚으며 책도 읽습니다.
["늦은 나이지만, 공부는 늦지 않았어요."]
늦깎이 학생 어르신들을 위한 한글 수업.
["맛은 어떻게? (시옷) 달아도 이것, 써도 이것…."]
주름이 잡힌 손으로 연필을 꽉 쥐고, 선생님이 불러준 단어를 적어갑니다.
김 할아버지는 3년 전, 한글을 읽을 줄도 쓸 줄도 몰랐습니다.
[김경수/75살/서울시 영등포구 : "(어렸을 때는) 학교를 못 가니까 공부를 했겠어요. 솔직히 밥도 제대로 못 먹었어요."]
한글을 모른다는 것은 언제나 힘든 일이었습니다.
[서순애/74살/서울시 영등포구 : "애들이 막 클 때 업고 병원으로 가야 되는데 어떻게 병원을 찾아가나…."]
한글을 배운 덕분에 어르신들은 자유로워졌다고 말합니다.
[서순애/74살/서울시 영등포구 : "전철이고 버스고 타는 거 마음대로 타서 좋다…."]
[유민숙/76살/서울시 영등포구 : "한글 메뉴판 같은 거 알고 제가 마음대로 시킬 수 있는 게 좋지요."]
어르신들의 꿈은 뭘까?
[김경수/75살/서울시 영등포구 : "애들한테 편지해서 좀 쓸 수 있고. 이 나이 때까지 편지라는 걸 몰랐으니까."]
[전경희/70살/서울시 영등포구 : "저는 사실은 이렇게 이제 중학교도 가고 싶어요."]
한글 공부로 새 인생을 찾은 늦깎이 학생들의 꿈들이 빨간 소망 나무를 풍성하게 채워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아림입니다.
촬영기자:박준석 김재현/영상편집:유지영
가난해서, 또는 여자라는 이유로 한글 교육을 받지 못한 어르신들이 있습니다.
때문에 늘 일상 생활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뒤늦게 한글을 배워서 이제는 직접 장도 보고 버스도 탈 수 있다고 합니다.
늦깎이 학생 어르신들의 꿈을 윤아림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75살 김경수 할아버지는 대형마트를 처음 방문했습니다.
종이에 적힌 글자를 읽고, 한글 학교 친구인 백옥선 할머니와 상의도 해가며 과자를 담습니다.
["양파까지는 맞는데, 끝에 자가 틀렸어."]
집에 돌아갈 버스 노선도 직접 확인하고...
["영등포 05번."]
느리지만 한 글자, 한 글자 손으로 짚으며 책도 읽습니다.
["늦은 나이지만, 공부는 늦지 않았어요."]
늦깎이 학생 어르신들을 위한 한글 수업.
["맛은 어떻게? (시옷) 달아도 이것, 써도 이것…."]
주름이 잡힌 손으로 연필을 꽉 쥐고, 선생님이 불러준 단어를 적어갑니다.
김 할아버지는 3년 전, 한글을 읽을 줄도 쓸 줄도 몰랐습니다.
[김경수/75살/서울시 영등포구 : "(어렸을 때는) 학교를 못 가니까 공부를 했겠어요. 솔직히 밥도 제대로 못 먹었어요."]
한글을 모른다는 것은 언제나 힘든 일이었습니다.
[서순애/74살/서울시 영등포구 : "애들이 막 클 때 업고 병원으로 가야 되는데 어떻게 병원을 찾아가나…."]
한글을 배운 덕분에 어르신들은 자유로워졌다고 말합니다.
[서순애/74살/서울시 영등포구 : "전철이고 버스고 타는 거 마음대로 타서 좋다…."]
[유민숙/76살/서울시 영등포구 : "한글 메뉴판 같은 거 알고 제가 마음대로 시킬 수 있는 게 좋지요."]
어르신들의 꿈은 뭘까?
[김경수/75살/서울시 영등포구 : "애들한테 편지해서 좀 쓸 수 있고. 이 나이 때까지 편지라는 걸 몰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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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기자:박준석 김재현/영상편집: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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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림 기자 ah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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