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도 안중근도 없는 현충원…“가묘 안장 허용해야”

입력 2022.10.12 (19:48) 수정 2022.10.12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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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1 운동을 이끌었던 유관순 열사.

하얼빈 의거 안중근 의사.

일본 강점기를 이겨낸 대표적인 독립 유공자들입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유해를 찾지 못해 최고 등급의 건국훈장을 받고도 현충원에 안장되지 못했습니다.

이윤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국립현충원의 수백 개 독립유공자 묘 사이, 텅 빈 공간이 눈에 띕니다.

묘가 없는 땅에 절을 하는 남성.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의 후손입니다.

["할아버지 다음에 또 올게요..."]

독립 투쟁을 이끌었던 최 선생의 묘는 왜 없는 걸까.

유해는 찾지 못했지만, 2009년까지는 현충원에 가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후손이라는 이들이 이장 요구를 해 사라졌고, 그 과정에 이들이 '가짜 후손'인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후 '진짜 후손'들이 현충원에 복원을 요청했지만, 국가보훈처는 불가능하다 했습니다.

국립묘지법상 유골이나 시신을 찾지 못하면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최일리야/최재형 선생 5대손 : "(러시아) 우수리스크에서 돌아가셨는데, 시신이 없어서 묘가 없다니 슬퍼요..."]

문제는 일제가 독립운동가의 시신을 숨기거나 암매장 해 유해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3·1 운동을 이끈 유관순 열사, 하얼빈 의거 안중근 의사, 임시정부 부주석을 지낸 김규식 선생, 한국전쟁 때 납북된 조소앙 선생, 최고 등급의 건국훈장을 받은 이들조차 유해가 없단 이유로 국립묘지에 가묘조차 조성을 못 하는 실정입니다.

[김용달/전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장 : "국립묘지에 가묘를 설치해서 그분들의 공적을 기리고, (그것은)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을 강화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윤주경/국회 정무위 위원 : "독립운동가들의 묘지가 없다는 것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건 어떻게 보면 국가가 무관심하고 무책임했던 것이죠."]

현충원에 안장되지 못해 위패로만 남겨진 독립유공자는 400명에 달합니다.

KBS 뉴스 이윤우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영상편집:최찬종/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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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관순도 안중근도 없는 현충원…“가묘 안장 허용해야”
    • 입력 2022-10-12 19:48:52
    • 수정2022-10-12 19:5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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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1 운동을 이끌었던 유관순 열사.

하얼빈 의거 안중근 의사.

일본 강점기를 이겨낸 대표적인 독립 유공자들입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유해를 찾지 못해 최고 등급의 건국훈장을 받고도 현충원에 안장되지 못했습니다.

이윤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국립현충원의 수백 개 독립유공자 묘 사이, 텅 빈 공간이 눈에 띕니다.

묘가 없는 땅에 절을 하는 남성.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의 후손입니다.

["할아버지 다음에 또 올게요..."]

독립 투쟁을 이끌었던 최 선생의 묘는 왜 없는 걸까.

유해는 찾지 못했지만, 2009년까지는 현충원에 가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후손이라는 이들이 이장 요구를 해 사라졌고, 그 과정에 이들이 '가짜 후손'인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후 '진짜 후손'들이 현충원에 복원을 요청했지만, 국가보훈처는 불가능하다 했습니다.

국립묘지법상 유골이나 시신을 찾지 못하면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최일리야/최재형 선생 5대손 : "(러시아) 우수리스크에서 돌아가셨는데, 시신이 없어서 묘가 없다니 슬퍼요..."]

문제는 일제가 독립운동가의 시신을 숨기거나 암매장 해 유해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3·1 운동을 이끈 유관순 열사, 하얼빈 의거 안중근 의사, 임시정부 부주석을 지낸 김규식 선생, 한국전쟁 때 납북된 조소앙 선생, 최고 등급의 건국훈장을 받은 이들조차 유해가 없단 이유로 국립묘지에 가묘조차 조성을 못 하는 실정입니다.

[김용달/전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장 : "국립묘지에 가묘를 설치해서 그분들의 공적을 기리고, (그것은)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을 강화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윤주경/국회 정무위 위원 : "독립운동가들의 묘지가 없다는 것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건 어떻게 보면 국가가 무관심하고 무책임했던 것이죠."]

현충원에 안장되지 못해 위패로만 남겨진 독립유공자는 400명에 달합니다.

KBS 뉴스 이윤우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영상편집:최찬종/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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