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작물 재배’ 한시적 지원…“쌀 생산 조절, 예견된 실패”

입력 2022.10.17 (07:33) 수정 2022.10.1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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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쌀 소비가 줄면서 생산량을 조절하기 위해 정부는 벼 재배 면적도 줄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시적인 지원에 그치면서 수급 조절 실패로 쌀값 폭락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소식은 청주총국 진희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누런 벼가 익어가는 안병두 씨의 논.

재작년까지만 해도 콩을 심은 밭이었습니다.

벼 대신 다른 작물의 재배를 지원한다는 정부 정책에 맞춰 콩을 심었다 2년 만에 다시 벼농사로 돌아왔습니다.

지원금이 나왔지만 논을 밭으로 일구기엔 턱없이 부족했고 그마저도 중간에 끊겼습니다.

[안병두/'타 작물 재배' 중단 농민 :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해야지 (정책이) 1, 2년 만에 계속 바뀌면 거기에 맞춰서 할 수가 없죠."]

비슷한 시기 사료용 벼로 재배 작물을 전환한 김준수 씨도 실익이 크지 않습니다.

[김준수/'타 작물 재배' 농민 : "어차피 건초를 먹이려고 하니까, 저는 소를 먹이니까 그나마도…. 다른 농가들은 유지하기 어렵죠."]

안정적인 쌀 수급을 위해 정부가 매년 줄여야 하는 벼 재배 면적은 400㎢, 쌀 20만 톤입니다.

이를 위해 최근 십 년간 두 차례 타 작물 재배를 유도했습니다.

하지만 모두 3~4년 만에 지원이 중단되면서 쌀 생산이 다시 크게 늘었고 정부에서 뒤늦게 쌀을 사들이는 시장 격리가 반복됐습니다.

[김승남/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지난 4일 : "(타 작물 재배) 정책을 지속했다고 하면 이번에 1조 원이나 드는 쌀 격리 정책이 없었을 것이다, 평가하고 있고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아서 둑이 터진 결과다."]

올해는 농가의 자율 참여에 맡기면서 감축 면적이 4만 5천㎡, 목표 대비 14%에 그쳤습니다.

[이원택/국회 농해수위 국정감사/지난 4일 : "쌀값이 떨어지는가에 따라서 논 타 작물(지원 사업)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것은 정부가 제대로 된 정책을 일관성 있게 못 하는 것이다."]

최악의 쌀값 폭락 사태에 정부는 내년에 또다시 대책 작물 지원을 예고했지만 이번에도 한시적이지 않을까 농민들은 걱정입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촬영기자:최영준/그래픽:정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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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작물 재배’ 한시적 지원…“쌀 생산 조절, 예견된 실패”
    • 입력 2022-10-17 07:33:48
    • 수정2022-10-17 09:04:44
    뉴스광장(전주)
[앵커]

쌀 소비가 줄면서 생산량을 조절하기 위해 정부는 벼 재배 면적도 줄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시적인 지원에 그치면서 수급 조절 실패로 쌀값 폭락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소식은 청주총국 진희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누런 벼가 익어가는 안병두 씨의 논.

재작년까지만 해도 콩을 심은 밭이었습니다.

벼 대신 다른 작물의 재배를 지원한다는 정부 정책에 맞춰 콩을 심었다 2년 만에 다시 벼농사로 돌아왔습니다.

지원금이 나왔지만 논을 밭으로 일구기엔 턱없이 부족했고 그마저도 중간에 끊겼습니다.

[안병두/'타 작물 재배' 중단 농민 :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해야지 (정책이) 1, 2년 만에 계속 바뀌면 거기에 맞춰서 할 수가 없죠."]

비슷한 시기 사료용 벼로 재배 작물을 전환한 김준수 씨도 실익이 크지 않습니다.

[김준수/'타 작물 재배' 농민 : "어차피 건초를 먹이려고 하니까, 저는 소를 먹이니까 그나마도…. 다른 농가들은 유지하기 어렵죠."]

안정적인 쌀 수급을 위해 정부가 매년 줄여야 하는 벼 재배 면적은 400㎢, 쌀 20만 톤입니다.

이를 위해 최근 십 년간 두 차례 타 작물 재배를 유도했습니다.

하지만 모두 3~4년 만에 지원이 중단되면서 쌀 생산이 다시 크게 늘었고 정부에서 뒤늦게 쌀을 사들이는 시장 격리가 반복됐습니다.

[김승남/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지난 4일 : "(타 작물 재배) 정책을 지속했다고 하면 이번에 1조 원이나 드는 쌀 격리 정책이 없었을 것이다, 평가하고 있고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아서 둑이 터진 결과다."]

올해는 농가의 자율 참여에 맡기면서 감축 면적이 4만 5천㎡, 목표 대비 14%에 그쳤습니다.

[이원택/국회 농해수위 국정감사/지난 4일 : "쌀값이 떨어지는가에 따라서 논 타 작물(지원 사업)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것은 정부가 제대로 된 정책을 일관성 있게 못 하는 것이다."]

최악의 쌀값 폭락 사태에 정부는 내년에 또다시 대책 작물 지원을 예고했지만 이번에도 한시적이지 않을까 농민들은 걱정입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촬영기자:최영준/그래픽:정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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