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이해하는 데 26년…재일동포의 파란만장 가족사
입력 2022.10.22 (07:35)
수정 2022.10.22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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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총련 간부인 아버지와 북한으로 보내진 세 오빠, 그리고 제주 4·3 사건의 생존자인 어머니.
이 복잡한 가족사의 주인공, 재일동포 양영희 감독인데요.
2006년 첫 작품을 시작으로 파란만장한 가족 이야기를 다큐멘터리 영화로 선보인 감독이 26년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 작품으로 관객과 만납니다.
강푸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다큐 '디어 평양' : "미국 놈하고 일본 놈은 안 된다. 어쨌든 조선 사람이라야 좋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건너온 아버지와 일본에서 태어난 어머니.
한평생 국적을 지켰지만, 이들에게 '조국'은 북한이었습니다.
세 아들을 모두 북에 보낼 만큼 부모의 이념은 투철했지만, 젊은 딸은 달랐습니다.
[다큐 '디어 평양' : "(북한도) 모든 면에서 전에 없던 비약을 할 거라고 믿고 있으니까. (믿으신 지 너무 오래된 거 아니에요?)"]
어떻게 해야 밉기만 한 가족을 이해할 수 있을까.
카메라를 들고 대화를 시작한 딸의 기록은 2006년 첫 다큐 '디어 평양', 2009년 '굿바이 평양'을 거쳐 어머니의 인생을 다룬 '수프와 이데올로기'로 이어졌습니다.
재일동포 양영희 감독이 26년 만에 완성한 '가족 3부작'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양영희/'수프와 이데올로기' 감독 : "(부모님과 제가) 같이 웃으면서 밥을 먹을 수 있게 된 것도 몇십 년이 걸렸어요. 사상이, 가치관이 틀려도 같이 밥 먹자, 같이 살아보자..."]
화면 속엔 따뜻한 가족애와 서늘한 역사가 공존합니다.
처음 만나는 일본인 사위에게 삼계탕을 대접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다정하지만, 어머니에겐 제주 4·3 사건 생존자라는 숨겨온 비밀이 있었습니다.
[양영희/'수프와 이데올로기' 감독 : "우리 어머니는 평생 고향을 가지고 싶었는데, 그리워 할 수 있는 조국을 가지고 싶었는데... 못 가졌구나. 그래서 북한을 그렇게도 믿으셨구나..."]
특별하기도, 평범하기도 한 가족의 사연으로 근현대사의 질곡을 담아내 호평을 받은 양영희 감독.
'가족을 안다'고 말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냐며, 앞으로도 할 이야기가 많다고 했습니다.
[양영희/'수프와 이데올로기' 감독 : "가족은 진짜 귀찮고, 번거롭고, 귀찮고. 그런데 아주 그립고, 소중하고, 밉고...계속 가족 이야기를 할 겁니다."]
KBS 뉴스 강푸른입니다.
영상편집:한효정/화면 제공:엣나인필름
조총련 간부인 아버지와 북한으로 보내진 세 오빠, 그리고 제주 4·3 사건의 생존자인 어머니.
이 복잡한 가족사의 주인공, 재일동포 양영희 감독인데요.
2006년 첫 작품을 시작으로 파란만장한 가족 이야기를 다큐멘터리 영화로 선보인 감독이 26년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 작품으로 관객과 만납니다.
강푸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다큐 '디어 평양' : "미국 놈하고 일본 놈은 안 된다. 어쨌든 조선 사람이라야 좋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건너온 아버지와 일본에서 태어난 어머니.
한평생 국적을 지켰지만, 이들에게 '조국'은 북한이었습니다.
세 아들을 모두 북에 보낼 만큼 부모의 이념은 투철했지만, 젊은 딸은 달랐습니다.
[다큐 '디어 평양' : "(북한도) 모든 면에서 전에 없던 비약을 할 거라고 믿고 있으니까. (믿으신 지 너무 오래된 거 아니에요?)"]
어떻게 해야 밉기만 한 가족을 이해할 수 있을까.
카메라를 들고 대화를 시작한 딸의 기록은 2006년 첫 다큐 '디어 평양', 2009년 '굿바이 평양'을 거쳐 어머니의 인생을 다룬 '수프와 이데올로기'로 이어졌습니다.
재일동포 양영희 감독이 26년 만에 완성한 '가족 3부작'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양영희/'수프와 이데올로기' 감독 : "(부모님과 제가) 같이 웃으면서 밥을 먹을 수 있게 된 것도 몇십 년이 걸렸어요. 사상이, 가치관이 틀려도 같이 밥 먹자, 같이 살아보자..."]
화면 속엔 따뜻한 가족애와 서늘한 역사가 공존합니다.
처음 만나는 일본인 사위에게 삼계탕을 대접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다정하지만, 어머니에겐 제주 4·3 사건 생존자라는 숨겨온 비밀이 있었습니다.
[양영희/'수프와 이데올로기' 감독 : "우리 어머니는 평생 고향을 가지고 싶었는데, 그리워 할 수 있는 조국을 가지고 싶었는데... 못 가졌구나. 그래서 북한을 그렇게도 믿으셨구나..."]
특별하기도, 평범하기도 한 가족의 사연으로 근현대사의 질곡을 담아내 호평을 받은 양영희 감독.
'가족을 안다'고 말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냐며, 앞으로도 할 이야기가 많다고 했습니다.
[양영희/'수프와 이데올로기' 감독 : "가족은 진짜 귀찮고, 번거롭고, 귀찮고. 그런데 아주 그립고, 소중하고, 밉고...계속 가족 이야기를 할 겁니다."]
KBS 뉴스 강푸른입니다.
영상편집:한효정/화면 제공:엣나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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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 이해하는 데 26년…재일동포의 파란만장 가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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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10-22 07:35:21
- 수정2022-10-22 07:5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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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총련 간부인 아버지와 북한으로 보내진 세 오빠, 그리고 제주 4·3 사건의 생존자인 어머니.
이 복잡한 가족사의 주인공, 재일동포 양영희 감독인데요.
2006년 첫 작품을 시작으로 파란만장한 가족 이야기를 다큐멘터리 영화로 선보인 감독이 26년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 작품으로 관객과 만납니다.
강푸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다큐 '디어 평양' : "미국 놈하고 일본 놈은 안 된다. 어쨌든 조선 사람이라야 좋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건너온 아버지와 일본에서 태어난 어머니.
한평생 국적을 지켰지만, 이들에게 '조국'은 북한이었습니다.
세 아들을 모두 북에 보낼 만큼 부모의 이념은 투철했지만, 젊은 딸은 달랐습니다.
[다큐 '디어 평양' : "(북한도) 모든 면에서 전에 없던 비약을 할 거라고 믿고 있으니까. (믿으신 지 너무 오래된 거 아니에요?)"]
어떻게 해야 밉기만 한 가족을 이해할 수 있을까.
카메라를 들고 대화를 시작한 딸의 기록은 2006년 첫 다큐 '디어 평양', 2009년 '굿바이 평양'을 거쳐 어머니의 인생을 다룬 '수프와 이데올로기'로 이어졌습니다.
재일동포 양영희 감독이 26년 만에 완성한 '가족 3부작'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양영희/'수프와 이데올로기' 감독 : "(부모님과 제가) 같이 웃으면서 밥을 먹을 수 있게 된 것도 몇십 년이 걸렸어요. 사상이, 가치관이 틀려도 같이 밥 먹자, 같이 살아보자..."]
화면 속엔 따뜻한 가족애와 서늘한 역사가 공존합니다.
처음 만나는 일본인 사위에게 삼계탕을 대접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다정하지만, 어머니에겐 제주 4·3 사건 생존자라는 숨겨온 비밀이 있었습니다.
[양영희/'수프와 이데올로기' 감독 : "우리 어머니는 평생 고향을 가지고 싶었는데, 그리워 할 수 있는 조국을 가지고 싶었는데... 못 가졌구나. 그래서 북한을 그렇게도 믿으셨구나..."]
특별하기도, 평범하기도 한 가족의 사연으로 근현대사의 질곡을 담아내 호평을 받은 양영희 감독.
'가족을 안다'고 말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냐며, 앞으로도 할 이야기가 많다고 했습니다.
[양영희/'수프와 이데올로기' 감독 : "가족은 진짜 귀찮고, 번거롭고, 귀찮고. 그런데 아주 그립고, 소중하고, 밉고...계속 가족 이야기를 할 겁니다."]
KBS 뉴스 강푸른입니다.
영상편집:한효정/화면 제공:엣나인필름
조총련 간부인 아버지와 북한으로 보내진 세 오빠, 그리고 제주 4·3 사건의 생존자인 어머니.
이 복잡한 가족사의 주인공, 재일동포 양영희 감독인데요.
2006년 첫 작품을 시작으로 파란만장한 가족 이야기를 다큐멘터리 영화로 선보인 감독이 26년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 작품으로 관객과 만납니다.
강푸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다큐 '디어 평양' : "미국 놈하고 일본 놈은 안 된다. 어쨌든 조선 사람이라야 좋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건너온 아버지와 일본에서 태어난 어머니.
한평생 국적을 지켰지만, 이들에게 '조국'은 북한이었습니다.
세 아들을 모두 북에 보낼 만큼 부모의 이념은 투철했지만, 젊은 딸은 달랐습니다.
[다큐 '디어 평양' : "(북한도) 모든 면에서 전에 없던 비약을 할 거라고 믿고 있으니까. (믿으신 지 너무 오래된 거 아니에요?)"]
어떻게 해야 밉기만 한 가족을 이해할 수 있을까.
카메라를 들고 대화를 시작한 딸의 기록은 2006년 첫 다큐 '디어 평양', 2009년 '굿바이 평양'을 거쳐 어머니의 인생을 다룬 '수프와 이데올로기'로 이어졌습니다.
재일동포 양영희 감독이 26년 만에 완성한 '가족 3부작'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양영희/'수프와 이데올로기' 감독 : "(부모님과 제가) 같이 웃으면서 밥을 먹을 수 있게 된 것도 몇십 년이 걸렸어요. 사상이, 가치관이 틀려도 같이 밥 먹자, 같이 살아보자..."]
화면 속엔 따뜻한 가족애와 서늘한 역사가 공존합니다.
처음 만나는 일본인 사위에게 삼계탕을 대접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다정하지만, 어머니에겐 제주 4·3 사건 생존자라는 숨겨온 비밀이 있었습니다.
[양영희/'수프와 이데올로기' 감독 : "우리 어머니는 평생 고향을 가지고 싶었는데, 그리워 할 수 있는 조국을 가지고 싶었는데... 못 가졌구나. 그래서 북한을 그렇게도 믿으셨구나..."]
특별하기도, 평범하기도 한 가족의 사연으로 근현대사의 질곡을 담아내 호평을 받은 양영희 감독.
'가족을 안다'고 말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냐며, 앞으로도 할 이야기가 많다고 했습니다.
[양영희/'수프와 이데올로기' 감독 : "가족은 진짜 귀찮고, 번거롭고, 귀찮고. 그런데 아주 그립고, 소중하고, 밉고...계속 가족 이야기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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