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의원님들의 수상한 ‘꽃테크’…꽃집 차려놓고 ‘짬짜미’ 판매?

입력 2022.10.24 (21:32) 수정 2022.10.24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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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한 구의회가 행사에 쓰이는 꽃이나 화환을 특정 꽃집에서 짬짜미로 구매해왔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전, 현직 구의회 의장 가족들이 운영하는 꽃집이라는 제보가 KBS에 들어왔는데, 이 내용, 김우준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동대문구의회 개원식.

의원들 가슴엔 꽃이 달렸고, 행사장엔 꽃장식들이 놓였습니다.

신년회 때도 비슷한 모습이었습니다.

꽃을 구매한 곳은, 구의회 내부문서에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위치가, 강동구 상일동입니다.

구의회로부터 13km가량 떨어진 곳에서 꽃을 사 왔다는 얘기입니다.

해당 꽃집에 가봤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동대문구' 의회가 '강동구'까지 와서 꽃을 사 간 경위를 묻자, 이런 답이 돌아옵니다.

[꽃집 대표/음성변조 : "솔직히 내가 직접적으로 (동대문구) 의회와 거래한 건 아니에요."]

실제 꽃을 판 곳은 따로 있다는 주장입니다.

자신들은 지인 부탁을 받아 명의만 빌려줬고 꽃값도 대신 결제받아서 '진짜 거래처'로 보내줬단 겁니다.

그곳은 바로, 동대문구의회 의장(가족)이 하는 꽃집이라고 했습니다.

[꽃집 대표/음성변조 : "구의회에서 나한테 100만 원이 들어오잖아요. 그대로 (의장 가족이 하는) OO꽃집으로 그대로 쏴주는 거예요. 200만 원 들어오면 200만 원 그대로. 나한테 그렇게 이야기하더라고, 내가 의회에 있으니까, OO꽃집 이걸로 쓸 수가 없다. 거래(명세서)를…."]

전직 의장인 또 다른 구의원도, (부인이) 꽃집을 운영합니다.

마찬가지로 다른 꽃집의 이름을 빌려 꽃을 공급했단 의혹이 있습니다.

KBS가 입수한 서류를 보면, 두 의원의 꽃집이 구의회·구청과 거래한 것으로 의심되는 꽃값은, 6년 동안 각각 1,300만 원, 700만 원 정도입니다.

당사자들 얘길 들어봤습니다.

[이OO/동대문구의회 의장 : "(나도) 구의원이기 때문에 그런 것을 책을 안 잡히기 위해서, 전혀 백만 원도 수의계약을 한 것도 없고, 전혀 없습니다."]

[김OO/동대문구의회 의원 : "저는 잘 모르겠어요. 집사람이 (운영)하기 때문에 잘 모르고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의원들은 의혹을 부인했지만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의회 내부 관계자의 제보를 받았습니다.

시기별로 꽃을 사는 구매처가 할당되다시피 했고, 관련 상황을 의원들이 수시로 챙겼다는 겁니다.

[동대문구의회 내부 관계자/음성변조 : "상반기는 이OO 의장, 하반기에는 김OO 전 의장 이렇게 돌아가면서 하고 있고, (이 의장은) 본인께서 직접 이렇게 처리 상황을 체크를 하셨고, 실제로 돈이 지급됐는지 안 됐는지 여부도 저한테 확인을 전화로 하신 적도 있었고요."]

[박종유/변호사 : "청탁금지법뿐만 아니라 이해충돌 방지법 위반의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재산상 이익을 취할 목적으로 지방자치단체에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에는 업무상 배임죄도 충분히 성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내부 고발자 측에서도 수사 의뢰를 검토 중입니다.

동대문구의회는 지난해 국민권익위 청렴도 평가에서, 서울 기초의회 중 유일하게 '최하 등급'을 받았습니다.

현장K 김우준입니다.

촬영기자:김재현/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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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2-10-24 22:3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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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한 구의회가 행사에 쓰이는 꽃이나 화환을 특정 꽃집에서 짬짜미로 구매해왔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전, 현직 구의회 의장 가족들이 운영하는 꽃집이라는 제보가 KBS에 들어왔는데, 이 내용, 김우준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동대문구의회 개원식.

의원들 가슴엔 꽃이 달렸고, 행사장엔 꽃장식들이 놓였습니다.

신년회 때도 비슷한 모습이었습니다.

꽃을 구매한 곳은, 구의회 내부문서에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위치가, 강동구 상일동입니다.

구의회로부터 13km가량 떨어진 곳에서 꽃을 사 왔다는 얘기입니다.

해당 꽃집에 가봤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동대문구' 의회가 '강동구'까지 와서 꽃을 사 간 경위를 묻자, 이런 답이 돌아옵니다.

[꽃집 대표/음성변조 : "솔직히 내가 직접적으로 (동대문구) 의회와 거래한 건 아니에요."]

실제 꽃을 판 곳은 따로 있다는 주장입니다.

자신들은 지인 부탁을 받아 명의만 빌려줬고 꽃값도 대신 결제받아서 '진짜 거래처'로 보내줬단 겁니다.

그곳은 바로, 동대문구의회 의장(가족)이 하는 꽃집이라고 했습니다.

[꽃집 대표/음성변조 : "구의회에서 나한테 100만 원이 들어오잖아요. 그대로 (의장 가족이 하는) OO꽃집으로 그대로 쏴주는 거예요. 200만 원 들어오면 200만 원 그대로. 나한테 그렇게 이야기하더라고, 내가 의회에 있으니까, OO꽃집 이걸로 쓸 수가 없다. 거래(명세서)를…."]

전직 의장인 또 다른 구의원도, (부인이) 꽃집을 운영합니다.

마찬가지로 다른 꽃집의 이름을 빌려 꽃을 공급했단 의혹이 있습니다.

KBS가 입수한 서류를 보면, 두 의원의 꽃집이 구의회·구청과 거래한 것으로 의심되는 꽃값은, 6년 동안 각각 1,300만 원, 700만 원 정도입니다.

당사자들 얘길 들어봤습니다.

[이OO/동대문구의회 의장 : "(나도) 구의원이기 때문에 그런 것을 책을 안 잡히기 위해서, 전혀 백만 원도 수의계약을 한 것도 없고, 전혀 없습니다."]

[김OO/동대문구의회 의원 : "저는 잘 모르겠어요. 집사람이 (운영)하기 때문에 잘 모르고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의원들은 의혹을 부인했지만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의회 내부 관계자의 제보를 받았습니다.

시기별로 꽃을 사는 구매처가 할당되다시피 했고, 관련 상황을 의원들이 수시로 챙겼다는 겁니다.

[동대문구의회 내부 관계자/음성변조 : "상반기는 이OO 의장, 하반기에는 김OO 전 의장 이렇게 돌아가면서 하고 있고, (이 의장은) 본인께서 직접 이렇게 처리 상황을 체크를 하셨고, 실제로 돈이 지급됐는지 안 됐는지 여부도 저한테 확인을 전화로 하신 적도 있었고요."]

[박종유/변호사 : "청탁금지법뿐만 아니라 이해충돌 방지법 위반의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재산상 이익을 취할 목적으로 지방자치단체에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에는 업무상 배임죄도 충분히 성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내부 고발자 측에서도 수사 의뢰를 검토 중입니다.

동대문구의회는 지난해 국민권익위 청렴도 평가에서, 서울 기초의회 중 유일하게 '최하 등급'을 받았습니다.

현장K 김우준입니다.

촬영기자:김재현/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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