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현대아울렛 대전점 화재 참사 한 달…수사는?

입력 2022.10.25 (19:17) 수정 2022.10.25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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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셨듯이 대전 현대아울렛 화재 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됐지만 화재 원인 규명부터 재발 방지 대책까지 아직 해결된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번 화재 참사를 계속 추적 보도한 정재훈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한 달 전이지만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게 출근길에 검은 연기가 솟구쳐 인근 지역은 물론 대전 곳곳에서 신고가 폭주했었잖아요.

[기자]

네, 불이 난 건 지난달 26일 오전 7시 39분입니다.

월요일 출근길 발생한 데다 하늘로 치솟은 검은 연기 기둥이 얼마나 컸던지 아웃렛이 있는 유성구뿐 아니라 서구나 대덕구에서도 신고가 빗발쳤습니다.

불이 난 직후 소방청은 인근 5개 시도 소방인력을 모두 동원하는 소방동원령 1호를 발령했습니다.

불이 나고 1시간이 지난 오전 8시 48분쯤 방재실에서 1명이 최초로 구조됐고, 이후 오후 4시까지 사망자 7명이 차례로 발견됐습니다.

불이 난 다음 날, 경찰과 국과수, 소방으로 꾸려진 합동감식반이 발화점으로 추정되는 지하 1층 하역장을 중심으로 정밀 감식을 진행했습니다.

당시 CCTV를 확보한 경찰은 지하 1층 하역장에 1톤 화물 탑차가 멈춰 서고, 작업자가 물건을 내린 뒤 자리를 떴다고 설명했는데요.

이어서 10여 초 만에 하역장에 쌓인 상자와 화물차 사이에서 불길이 치솟고 곧 지하층 전체로 확산했습니다.

경찰이 지게차를 동원해 최초 발화로 의심되는 화물차를 끌어올려 국과수에 정밀감식을 의뢰했는데요.

당시 경찰이 2주 정도면 국과수 정밀감식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한 달이 다 되도록 이렇다 할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탭니다.

[앵커]

국과수 감식 결과는 아직이고 경찰 수사는 어디까지 진행됐습니까.

[기자]

네, 경찰은 지난달 28일, 현대아울렛 대전점에 이어 지난 11일 현대백화점그룹 서울 본사를 차례로 압수수색을 했습니다.

대전경찰청 수사본부 측은 압수수색한 자료를 토대로 현대아울렛 대전점 핵심 관계자 등 입건 대상자를 추리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조만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에 대한 피의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또 발화 원인이나 스프링클러 같은 소화설비 작동 여부에 대해선 아직 국과수 감식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라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살피는 대전고용노동청도 기초 수사와 참고인 조사를 마치고, 법률 검토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핵심은 법 시행령 제4조 8호에 적시된 급박한 위험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노동자 대피와 위험요인 제거 등 대응조치가 담긴 안내서가 마련됐는지, 또, 안내서에 따라 조치가 이뤄졌는지 여부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 측이 아웃렛을 운영하는 과정에 이 같은 대응이 미흡했다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그리고 정 기자, 지난주, 화재 당시 비상구 등 계단 출입구 대부분이 잠겨있었다는 내용, 취재했었잖습니까?

이 부분은 경찰에서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일단 경찰에서는 보도가 나간 뒤 추가로 보안시스템 운영 업체들을 불러 계단 출입구가 늦게 열렸는지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입수한 지하 1층의 평면도를 보면요.

지하에서 지상으로 이어지는 계단 출입구는 모두 11개로 확인됐는데요.

여기에 8명의 사상자가 발견된 지점과 계단 출입구의 위치를 비교해봤더니 모두 5에서 10여 미터 떨어진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또, 이 계단 출입구가 뒤늦게 열렸다는 진술도 나왔습니다.

더 나아가 경찰과 노동, 소방 등 수사당국의 조사를 종합한 결과 지상에 있던 직원이 지하에서 솟아오르는 검은 연기를 보고 지상 1층 방범실에 알렸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출입구 계단을 개방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진술이 나왔습니다.

또, 지하 1층에서 지상으로 나올 수 있는 곳은 계단뿐 아니라 차량 통행로도 있었지만, 이마저도 6곳 가운데 4곳이 막혀있었습니다.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방범 상의 이유로 지하층 출입구를 잠근 것은 맞지만 화재 당시에 개폐 여부는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는데요.

계단 출입구가 얼마나 뒤늦게 열렸는지는 당국의 수사가 조금 더 진전돼야 확인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번 화재로 아웃렛 입점 업체 피해도 상당할텐데 최근 들어 피해 조사가 시작됐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대아울렛 대전점 입점 업체 측을 통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수사로 인해 출입이 통제된 지하 1층을 제외하고 지상층에 대해서 피해조사가 일부 시작됐다고 합니다.

여기에 현대백화점그룹 측이 입점업체 종사자들을 상대로 250만 원에서 350만 원가량의 생계지원금을 지급할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현재 매장에 보관된 물품 상당수가 그을음과 화염 냄새로 판매하기 힘든 상태라 전체 피해액을 파악하는 데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앵커]

정 기자, 수고했습니다.

화재 수사 상황 계속해서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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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분석] 현대아울렛 대전점 화재 참사 한 달…수사는?
    • 입력 2022-10-25 19:17:01
    • 수정2022-10-25 19:34:27
    뉴스7(대전)
[앵커]

앞서 보셨듯이 대전 현대아울렛 화재 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됐지만 화재 원인 규명부터 재발 방지 대책까지 아직 해결된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번 화재 참사를 계속 추적 보도한 정재훈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한 달 전이지만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게 출근길에 검은 연기가 솟구쳐 인근 지역은 물론 대전 곳곳에서 신고가 폭주했었잖아요.

[기자]

네, 불이 난 건 지난달 26일 오전 7시 39분입니다.

월요일 출근길 발생한 데다 하늘로 치솟은 검은 연기 기둥이 얼마나 컸던지 아웃렛이 있는 유성구뿐 아니라 서구나 대덕구에서도 신고가 빗발쳤습니다.

불이 난 직후 소방청은 인근 5개 시도 소방인력을 모두 동원하는 소방동원령 1호를 발령했습니다.

불이 나고 1시간이 지난 오전 8시 48분쯤 방재실에서 1명이 최초로 구조됐고, 이후 오후 4시까지 사망자 7명이 차례로 발견됐습니다.

불이 난 다음 날, 경찰과 국과수, 소방으로 꾸려진 합동감식반이 발화점으로 추정되는 지하 1층 하역장을 중심으로 정밀 감식을 진행했습니다.

당시 CCTV를 확보한 경찰은 지하 1층 하역장에 1톤 화물 탑차가 멈춰 서고, 작업자가 물건을 내린 뒤 자리를 떴다고 설명했는데요.

이어서 10여 초 만에 하역장에 쌓인 상자와 화물차 사이에서 불길이 치솟고 곧 지하층 전체로 확산했습니다.

경찰이 지게차를 동원해 최초 발화로 의심되는 화물차를 끌어올려 국과수에 정밀감식을 의뢰했는데요.

당시 경찰이 2주 정도면 국과수 정밀감식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한 달이 다 되도록 이렇다 할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탭니다.

[앵커]

국과수 감식 결과는 아직이고 경찰 수사는 어디까지 진행됐습니까.

[기자]

네, 경찰은 지난달 28일, 현대아울렛 대전점에 이어 지난 11일 현대백화점그룹 서울 본사를 차례로 압수수색을 했습니다.

대전경찰청 수사본부 측은 압수수색한 자료를 토대로 현대아울렛 대전점 핵심 관계자 등 입건 대상자를 추리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조만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에 대한 피의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또 발화 원인이나 스프링클러 같은 소화설비 작동 여부에 대해선 아직 국과수 감식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라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살피는 대전고용노동청도 기초 수사와 참고인 조사를 마치고, 법률 검토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핵심은 법 시행령 제4조 8호에 적시된 급박한 위험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노동자 대피와 위험요인 제거 등 대응조치가 담긴 안내서가 마련됐는지, 또, 안내서에 따라 조치가 이뤄졌는지 여부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 측이 아웃렛을 운영하는 과정에 이 같은 대응이 미흡했다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그리고 정 기자, 지난주, 화재 당시 비상구 등 계단 출입구 대부분이 잠겨있었다는 내용, 취재했었잖습니까?

이 부분은 경찰에서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일단 경찰에서는 보도가 나간 뒤 추가로 보안시스템 운영 업체들을 불러 계단 출입구가 늦게 열렸는지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입수한 지하 1층의 평면도를 보면요.

지하에서 지상으로 이어지는 계단 출입구는 모두 11개로 확인됐는데요.

여기에 8명의 사상자가 발견된 지점과 계단 출입구의 위치를 비교해봤더니 모두 5에서 10여 미터 떨어진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또, 이 계단 출입구가 뒤늦게 열렸다는 진술도 나왔습니다.

더 나아가 경찰과 노동, 소방 등 수사당국의 조사를 종합한 결과 지상에 있던 직원이 지하에서 솟아오르는 검은 연기를 보고 지상 1층 방범실에 알렸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출입구 계단을 개방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진술이 나왔습니다.

또, 지하 1층에서 지상으로 나올 수 있는 곳은 계단뿐 아니라 차량 통행로도 있었지만, 이마저도 6곳 가운데 4곳이 막혀있었습니다.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방범 상의 이유로 지하층 출입구를 잠근 것은 맞지만 화재 당시에 개폐 여부는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는데요.

계단 출입구가 얼마나 뒤늦게 열렸는지는 당국의 수사가 조금 더 진전돼야 확인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번 화재로 아웃렛 입점 업체 피해도 상당할텐데 최근 들어 피해 조사가 시작됐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대아울렛 대전점 입점 업체 측을 통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수사로 인해 출입이 통제된 지하 1층을 제외하고 지상층에 대해서 피해조사가 일부 시작됐다고 합니다.

여기에 현대백화점그룹 측이 입점업체 종사자들을 상대로 250만 원에서 350만 원가량의 생계지원금을 지급할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현재 매장에 보관된 물품 상당수가 그을음과 화염 냄새로 판매하기 힘든 상태라 전체 피해액을 파악하는 데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앵커]

정 기자, 수고했습니다.

화재 수사 상황 계속해서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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