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대피처는 복지시설…“바라는 건 오직 ‘평화’ 뿐”

입력 2022.10.28 (21:34) 수정 2022.10.28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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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특히 어린 아이나 노인, 장애가 있는 사람들 고통도 더 커지고 있습니다.

키이우 현지의 KBS 취재진이 복지시설을 찾아 힘겨운 하루하루를 들어봤습니다.

유호윤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키이우 외곽에 위치한 옛 소련식 건물.

장애인과 고령자 280여 명이 모여 사는 복지시설입니다.

낡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주거 공간으로 갔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바깥 소식을 알려주는 구형 텔레비전 앞을 떠나지 못합니다.

전투가 가장 치열한 동부 돈바스에서 피난을 온 세르히씨.

[세르히/시설 입소자 : "'국경없는 의사회'가 이곳으로 옮겨줬어요. 저는 가족이 없어요. 난 26년 동안 이런 시설에서 살았어요."]

하지만 이곳도 그리 안전하지 못합니다.

최근 러시아의 공습으로 시설 안에 있는 건물 한 채가 무너졌습니다.

[알렉산더/시설 관리자 : "3월 30일에 미사일 공격을 받아 건물이 무너졌어요. 다행히 그때 건물 안에 아무도 없어서 다친 사람은 없습니다."]

공습 사이렌이 울려도 대부분 거동이 불편해 대피는커녕 아무 일 없기만 기도할 뿐입니다.

발전소 폭격 이후 잦은 정전으로 식사 준비조차 버거운 일이 됐습니다.

[알렉산더/시설 관리자 : "정전되면 사람들이 스스로 아래층으로 내려오지 못해요. 그러면 우리가 직접 사람들에게 음식을 가져다줘야 해요."]

소아마비와 청각 장애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세르게이 씨 휴대전화로 한 자 한 자 어렵게 적어가며 나눈 대화에서 전쟁의 공포를 털어놓습니다.

마지막으로 소망을 물어 봤습니다.

돌아온 대답은 "평화, 그게 다야!"

KBS 뉴스 유호윤입니다.

촬영:김영환/영상편집:서삼현/그래픽:이경민/자료조사: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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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일한 대피처는 복지시설…“바라는 건 오직 ‘평화’ 뿐”
    • 입력 2022-10-28 21:34:55
    • 수정2022-10-28 22:22:20
    뉴스 9
[앵커]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특히 어린 아이나 노인, 장애가 있는 사람들 고통도 더 커지고 있습니다.

키이우 현지의 KBS 취재진이 복지시설을 찾아 힘겨운 하루하루를 들어봤습니다.

유호윤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키이우 외곽에 위치한 옛 소련식 건물.

장애인과 고령자 280여 명이 모여 사는 복지시설입니다.

낡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주거 공간으로 갔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바깥 소식을 알려주는 구형 텔레비전 앞을 떠나지 못합니다.

전투가 가장 치열한 동부 돈바스에서 피난을 온 세르히씨.

[세르히/시설 입소자 : "'국경없는 의사회'가 이곳으로 옮겨줬어요. 저는 가족이 없어요. 난 26년 동안 이런 시설에서 살았어요."]

하지만 이곳도 그리 안전하지 못합니다.

최근 러시아의 공습으로 시설 안에 있는 건물 한 채가 무너졌습니다.

[알렉산더/시설 관리자 : "3월 30일에 미사일 공격을 받아 건물이 무너졌어요. 다행히 그때 건물 안에 아무도 없어서 다친 사람은 없습니다."]

공습 사이렌이 울려도 대부분 거동이 불편해 대피는커녕 아무 일 없기만 기도할 뿐입니다.

발전소 폭격 이후 잦은 정전으로 식사 준비조차 버거운 일이 됐습니다.

[알렉산더/시설 관리자 : "정전되면 사람들이 스스로 아래층으로 내려오지 못해요. 그러면 우리가 직접 사람들에게 음식을 가져다줘야 해요."]

소아마비와 청각 장애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세르게이 씨 휴대전화로 한 자 한 자 어렵게 적어가며 나눈 대화에서 전쟁의 공포를 털어놓습니다.

마지막으로 소망을 물어 봤습니다.

돌아온 대답은 "평화, 그게 다야!"

KBS 뉴스 유호윤입니다.

촬영:김영환/영상편집:서삼현/그래픽:이경민/자료조사: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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