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끝없는 비사회주의와의 투쟁

입력 2022.10.29 (08:17) 수정 2022.10.29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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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고도화된 미사일 시험발사 도발을 이어가더니 이번엔, 핵무력을 갖춘 자신들의 군사력에 지구가 충격으로 끓고있다는 주장까지 하고 나섰습니다.

그런데, 지구도 충격으로 끓게 한다는 북한이 좀처럼 이겨내지 못하는 게 있습니다.

네, 바로 ‘비사회주의와의 투쟁’인데요.

외부 문화 유입과 확산을 막아주민들의 사상, 이념이 자본주의에 물들지 않게 하려는 건데, 이게 어렵다는 겁니다.

5년 전, 비사회주의 섬멸을 지시한 김정은 위원장, 최근 만경대혁명학원을 찾아 다시 한번 비사회주의 침투를 경고했고, 간부학교에서는 직접 사상교육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아무리 단속하고 통제해도 없어지지 않는다는 건데요.

그러다 보니 김정은 위원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그 어떤 무기도 아닌, 외부 정보와 문화 유입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 북한 사회의 비사회주의 현상,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창립 75주년을 맞은 혁명가 유자녀 중심의 만경대혁명학원.

졸업생들과 재학생들이 모여 기념 체육대회를 벌였습니다.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 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

재학생들이 가장 먼저 선보인 ‘집체 격술 시범’.

간부 양성 학교인 만큼, 군사교육을 받은 재학생들의 격투와 격파 시범은 수준급이었습니다.

나이가 어린 학생들은 집단체조와 노래를 준비했습니다.

["아버지!"]

처음부터 끝까지 김정은 위원장을 향한 찬양과 충성심으로 일관된 체육대회.

김정은 위원장은 격려와 함께 학생들의 사상 무장을 강조합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혁명학원들에서 학생들을 정신력의 최강자들로 육성하여야 그 어떤 잡사상에도 오염을 모르는 순결한 전일체로 강화될 수 있습니다."]

혁명성은 유전이 안 된다며 철저한 주입식 교육을 주문하고.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어릴 때부터 당에서 하라는 대로만 하는 것을 습벽(습관)으로 굳히게 하여야 합니다."]

특히‘비사회주의’에 대한 강도 높은 투쟁을 강조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비사회주의적인 요소가 바늘 끝만큼도 스며들지 못하도록 투쟁과 교양의 도수를 높여나가야 합니다."]

김 위원장이‘비사회주의 침투’를 직접 언급한 건 이례적이란 분석입니다.

[고영환/前 북한 외교관 : "북한에서 가장 핵심 당, 정, 군의 엘리트들이 자라는 그곳에 가서 잡생각 하지 말아라 비사회주의적 행동하지 마라. 고르고 고른, 정말 아주 끌끌한 사람들만 모인다고 하는 만경대학원에 가서 그런 말을 했다는 걸 보면 (비사회주의가) 심상치 않게 뿌리가 내리고 있고, 내렸구나..."]

북한 당국은 자신의 사회주의 체제에 반하는 생활 방식은 모두 ‘비사회주의’라며 단속하고 있는데요.

비사회주의가 일상생활에 침투해 집단주의 원칙을 흐린다는 겁니다.

[나민희/2016년 탈북 : "지금처럼 이렇게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생머리를 하는 것도 비사회주의고 그다음에 청바지 입는 건 더 말할 것도 없고 염색하는 것도 비사회주의고 정말 많은 게 포함이 돼요. 낮에 일을 안 하고 술을 마신다, 집에서 노는 것도 비사회주의에요. 모든 사람들이 다 똑같은 한 가지 생각을 하면서 거기서 만족을 얻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어떤 그런 삶을 살기를 바라는 거예요."]

하지만 끊임없는 단속과 통제에도 이른바 비사회주의 현상은 막을 수 없는 흐름이란 평갑니다.

무엇보다 1990년대 후반부터 중국을 통해 들어가기 시작한 한국 대중문화의 영향이 큽니다.

[고영환/前 북한 외교관 : "한국 드라마를 한번 봤는데 아주 재미나고 뭐 이런 큰 담론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사랑, 이별, 가족, 헤어짐 이런 것들을 하고 시부모하고 며느리하고 싸우는 것도 보면 저거 우리나라에도 저런 게 있는데 저기는 저렇게 하네 이런 것들이 강하게 호기심을 자극을 시켜서 점점 그 길에 빠지니까..."]

그렇다면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스며든 비사회주의 현상들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선, 한국 드라마를 따라 하는 북한 주민들의 말투가 꼽힙니다.

[나민희/2016년 탈북 : "저희 때는 남친 이런 것도 있지만 데이트라는 말도 많이 했고 커플 그리고 파트너 이런 말도 많이 했고. 대표적인 남한식 말투가 ‘어떻게 할거야?’ 이거였거든요. 북한은 ‘어떻게 할래?’ , ‘어떻게 했니? ’어떻게 핸?‘ ’밥 먹언?‘ 이건데 남한식으로 하면 ’밥 먹으러 갈거야‘, ’너 어떻게 할 거야?‘ 이런 식으로 바꿔서 얘기를 했는데 그걸 정말 많이 따라 했었어요."]

국가정보원도 지난해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이 남한식 말투와 언행을 집중 단속하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하태경/당시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 : "예를 들어서 남편을 오빠라고 한다든지. ’오빠‘라고 쓰면 안 된다, ’여보‘라고 써야 한다. ’남친‘ 쓰면 안 되고 ’남동무‘라 불러야 하고, ’쪽 팔리다‘는 표현을 금지하고 ’창피하다‘고 써야 하고 ’글구‘는 ’그리고‘ 라고 이야기해야 한다. 이런 남쪽 언어를 쓰는 사람들은 혁명의 원수다, 라고 규정하면서 단속을 강화하고 있고."]

한국식 말투와 영어식 표현의 확산이 주민들에 대한 통제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미 5년 전, 비사회주의 현상의 섬멸을 지시했습니다.

[조선중앙TV/2017년 12월 23일 : "조선노동당 위원장 동지께서는 전당의 모든 당 조직들과 당 일꾼들이 비사회주의적 현상을 뿌리 뽑기 위한 섬멸전을 강도 높이 벌여 나가며..."]

2020년 12월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채택해 한류 등 외부 문화를 유포시킨 자를 최대 사형에 처한다고 위협까지 했는데요.

그런데도 뿌리 뽑지 못하는 비사회주의 현상.

전문가들과 탈북민들은 외부 정보의 유입 경로와 유포자의 변화를 이유로 지목합니다.

북중 국경 봉쇄와 단속 강화가 이어지고 있지만, 고위 간부를 포함한 상류층이 오히려 외부 문화 정보를 유포하고 있다는 겁니다.

[김금혁/김일성종합대학 출신 탈북민 : "유학이라든가 혹은 출장을 통해서 중국이나 다른 나라로 쉽게 드나들 수 있는 사람들은 소지품을 통해서 USB나 눈에 띄지 않은 SD카드, 이런 것들을 통해서 북한으로 가져가고 모든 (외부 정보) 유통들이 차단되고 남은 것들은 이 사람들밖에 없기 때문에 이 사람들로부터 조금씩 유통이 되고 있다고 저는 알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단속에 빈틈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고영환/前 북한 외교관 : "간부층에 대해서는 보위부나 사회 안전성 국가보위성이 심하게 하지 못해요. 정말 정확한 증거가 없이 들이밀었다가는 자기가 거꾸로 당하거든요. 나도 그 사람한테 목줄이 걸려있는데 그러니까 그런 여러 가지 주변 환경들이 일반 주민이라면 그렇지만 서민들보다는 더 잘 빨리 퍼지는 게 아니냐 그런 생각이 들어요."]

여기에 일부 상류층의 경우 단속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기보단, 한류 등의 외부 문화 향유를 하나의 특권처럼 여기고 있다는데요.

[나민희/2016년 탈북 : "평양에 살 때도 그런 한류를 즐기는 사람들은 약간 그런 자부심이 있었어요. 그들만의 프라이드 같은 게 있었어요. 그래서 나는 일반 사람이랑 다르다 나는 이런 것도 볼 줄 알고 이런 것도 받고 이런 세계도 알고 있는 사람이다. 간부 집 자식들 뭔가 어떤 지배층이라고 해야 될까요 그쪽에 있는 애들은 달라요. 벌써 노는 게 똑같이 노래를 부르면서도 두려움이 없어요."]

북한 최고의 엘리트 양성기관인 김일성 종합대학교 학생들조차 외부 문화에 익숙해져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김금혁/김일성종합대학 출신 탈북민 : "저희 반에 보통 17명에서 18명 정도 있었는데, 그중에 한 번도 나는 살면서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본 적이 없다고 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던 걸로 기억이 되고요. 김일성 종합대학 들어간 것과는 별개로 외부 정보는 끊임 없이 수집을 했고 또 많이 청취를 했습니다."]

만경대혁명학원 이어 중앙 간부학교를 찾아 강의를 진행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뇌수가 두 개면 (사람이) 정상 활동을 할 수 없는 것처럼 당 중앙의 목표는 전당이 당 중앙과 하나의 머리, 하나의 몸을 이룬 일심 일체가 되는 것입니다."]

한국 등 바깥세상 문화에 대한 북한 젊은 층의 선호가 체제 변화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김정은 위원장을 포함한 북한 당국이 받아들이는 긴장감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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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끝없는 비사회주의와의 투쟁
    • 입력 2022-10-29 08:17:38
    • 수정2022-10-29 09:45:42
    남북의 창
[앵커]

북한이 고도화된 미사일 시험발사 도발을 이어가더니 이번엔, 핵무력을 갖춘 자신들의 군사력에 지구가 충격으로 끓고있다는 주장까지 하고 나섰습니다.

그런데, 지구도 충격으로 끓게 한다는 북한이 좀처럼 이겨내지 못하는 게 있습니다.

네, 바로 ‘비사회주의와의 투쟁’인데요.

외부 문화 유입과 확산을 막아주민들의 사상, 이념이 자본주의에 물들지 않게 하려는 건데, 이게 어렵다는 겁니다.

5년 전, 비사회주의 섬멸을 지시한 김정은 위원장, 최근 만경대혁명학원을 찾아 다시 한번 비사회주의 침투를 경고했고, 간부학교에서는 직접 사상교육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아무리 단속하고 통제해도 없어지지 않는다는 건데요.

그러다 보니 김정은 위원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그 어떤 무기도 아닌, 외부 정보와 문화 유입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 북한 사회의 비사회주의 현상,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창립 75주년을 맞은 혁명가 유자녀 중심의 만경대혁명학원.

졸업생들과 재학생들이 모여 기념 체육대회를 벌였습니다.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 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

재학생들이 가장 먼저 선보인 ‘집체 격술 시범’.

간부 양성 학교인 만큼, 군사교육을 받은 재학생들의 격투와 격파 시범은 수준급이었습니다.

나이가 어린 학생들은 집단체조와 노래를 준비했습니다.

["아버지!"]

처음부터 끝까지 김정은 위원장을 향한 찬양과 충성심으로 일관된 체육대회.

김정은 위원장은 격려와 함께 학생들의 사상 무장을 강조합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혁명학원들에서 학생들을 정신력의 최강자들로 육성하여야 그 어떤 잡사상에도 오염을 모르는 순결한 전일체로 강화될 수 있습니다."]

혁명성은 유전이 안 된다며 철저한 주입식 교육을 주문하고.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어릴 때부터 당에서 하라는 대로만 하는 것을 습벽(습관)으로 굳히게 하여야 합니다."]

특히‘비사회주의’에 대한 강도 높은 투쟁을 강조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비사회주의적인 요소가 바늘 끝만큼도 스며들지 못하도록 투쟁과 교양의 도수를 높여나가야 합니다."]

김 위원장이‘비사회주의 침투’를 직접 언급한 건 이례적이란 분석입니다.

[고영환/前 북한 외교관 : "북한에서 가장 핵심 당, 정, 군의 엘리트들이 자라는 그곳에 가서 잡생각 하지 말아라 비사회주의적 행동하지 마라. 고르고 고른, 정말 아주 끌끌한 사람들만 모인다고 하는 만경대학원에 가서 그런 말을 했다는 걸 보면 (비사회주의가) 심상치 않게 뿌리가 내리고 있고, 내렸구나..."]

북한 당국은 자신의 사회주의 체제에 반하는 생활 방식은 모두 ‘비사회주의’라며 단속하고 있는데요.

비사회주의가 일상생활에 침투해 집단주의 원칙을 흐린다는 겁니다.

[나민희/2016년 탈북 : "지금처럼 이렇게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생머리를 하는 것도 비사회주의고 그다음에 청바지 입는 건 더 말할 것도 없고 염색하는 것도 비사회주의고 정말 많은 게 포함이 돼요. 낮에 일을 안 하고 술을 마신다, 집에서 노는 것도 비사회주의에요. 모든 사람들이 다 똑같은 한 가지 생각을 하면서 거기서 만족을 얻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어떤 그런 삶을 살기를 바라는 거예요."]

하지만 끊임없는 단속과 통제에도 이른바 비사회주의 현상은 막을 수 없는 흐름이란 평갑니다.

무엇보다 1990년대 후반부터 중국을 통해 들어가기 시작한 한국 대중문화의 영향이 큽니다.

[고영환/前 북한 외교관 : "한국 드라마를 한번 봤는데 아주 재미나고 뭐 이런 큰 담론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사랑, 이별, 가족, 헤어짐 이런 것들을 하고 시부모하고 며느리하고 싸우는 것도 보면 저거 우리나라에도 저런 게 있는데 저기는 저렇게 하네 이런 것들이 강하게 호기심을 자극을 시켜서 점점 그 길에 빠지니까..."]

그렇다면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스며든 비사회주의 현상들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선, 한국 드라마를 따라 하는 북한 주민들의 말투가 꼽힙니다.

[나민희/2016년 탈북 : "저희 때는 남친 이런 것도 있지만 데이트라는 말도 많이 했고 커플 그리고 파트너 이런 말도 많이 했고. 대표적인 남한식 말투가 ‘어떻게 할거야?’ 이거였거든요. 북한은 ‘어떻게 할래?’ , ‘어떻게 했니? ’어떻게 핸?‘ ’밥 먹언?‘ 이건데 남한식으로 하면 ’밥 먹으러 갈거야‘, ’너 어떻게 할 거야?‘ 이런 식으로 바꿔서 얘기를 했는데 그걸 정말 많이 따라 했었어요."]

국가정보원도 지난해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이 남한식 말투와 언행을 집중 단속하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하태경/당시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 : "예를 들어서 남편을 오빠라고 한다든지. ’오빠‘라고 쓰면 안 된다, ’여보‘라고 써야 한다. ’남친‘ 쓰면 안 되고 ’남동무‘라 불러야 하고, ’쪽 팔리다‘는 표현을 금지하고 ’창피하다‘고 써야 하고 ’글구‘는 ’그리고‘ 라고 이야기해야 한다. 이런 남쪽 언어를 쓰는 사람들은 혁명의 원수다, 라고 규정하면서 단속을 강화하고 있고."]

한국식 말투와 영어식 표현의 확산이 주민들에 대한 통제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미 5년 전, 비사회주의 현상의 섬멸을 지시했습니다.

[조선중앙TV/2017년 12월 23일 : "조선노동당 위원장 동지께서는 전당의 모든 당 조직들과 당 일꾼들이 비사회주의적 현상을 뿌리 뽑기 위한 섬멸전을 강도 높이 벌여 나가며..."]

2020년 12월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채택해 한류 등 외부 문화를 유포시킨 자를 최대 사형에 처한다고 위협까지 했는데요.

그런데도 뿌리 뽑지 못하는 비사회주의 현상.

전문가들과 탈북민들은 외부 정보의 유입 경로와 유포자의 변화를 이유로 지목합니다.

북중 국경 봉쇄와 단속 강화가 이어지고 있지만, 고위 간부를 포함한 상류층이 오히려 외부 문화 정보를 유포하고 있다는 겁니다.

[김금혁/김일성종합대학 출신 탈북민 : "유학이라든가 혹은 출장을 통해서 중국이나 다른 나라로 쉽게 드나들 수 있는 사람들은 소지품을 통해서 USB나 눈에 띄지 않은 SD카드, 이런 것들을 통해서 북한으로 가져가고 모든 (외부 정보) 유통들이 차단되고 남은 것들은 이 사람들밖에 없기 때문에 이 사람들로부터 조금씩 유통이 되고 있다고 저는 알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단속에 빈틈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고영환/前 북한 외교관 : "간부층에 대해서는 보위부나 사회 안전성 국가보위성이 심하게 하지 못해요. 정말 정확한 증거가 없이 들이밀었다가는 자기가 거꾸로 당하거든요. 나도 그 사람한테 목줄이 걸려있는데 그러니까 그런 여러 가지 주변 환경들이 일반 주민이라면 그렇지만 서민들보다는 더 잘 빨리 퍼지는 게 아니냐 그런 생각이 들어요."]

여기에 일부 상류층의 경우 단속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기보단, 한류 등의 외부 문화 향유를 하나의 특권처럼 여기고 있다는데요.

[나민희/2016년 탈북 : "평양에 살 때도 그런 한류를 즐기는 사람들은 약간 그런 자부심이 있었어요. 그들만의 프라이드 같은 게 있었어요. 그래서 나는 일반 사람이랑 다르다 나는 이런 것도 볼 줄 알고 이런 것도 받고 이런 세계도 알고 있는 사람이다. 간부 집 자식들 뭔가 어떤 지배층이라고 해야 될까요 그쪽에 있는 애들은 달라요. 벌써 노는 게 똑같이 노래를 부르면서도 두려움이 없어요."]

북한 최고의 엘리트 양성기관인 김일성 종합대학교 학생들조차 외부 문화에 익숙해져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김금혁/김일성종합대학 출신 탈북민 : "저희 반에 보통 17명에서 18명 정도 있었는데, 그중에 한 번도 나는 살면서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본 적이 없다고 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던 걸로 기억이 되고요. 김일성 종합대학 들어간 것과는 별개로 외부 정보는 끊임 없이 수집을 했고 또 많이 청취를 했습니다."]

만경대혁명학원 이어 중앙 간부학교를 찾아 강의를 진행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뇌수가 두 개면 (사람이) 정상 활동을 할 수 없는 것처럼 당 중앙의 목표는 전당이 당 중앙과 하나의 머리, 하나의 몸을 이룬 일심 일체가 되는 것입니다."]

한국 등 바깥세상 문화에 대한 북한 젊은 층의 선호가 체제 변화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김정은 위원장을 포함한 북한 당국이 받아들이는 긴장감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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