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 겪은 그들 위해 기도”…‘이태원 애도’엔 국경이 없었다

입력 2022.11.01 (06:00) 수정 2022.11.01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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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 올라온 ‘이태원 참사’ 추모 게시물들. 외국 네티즌들로 추정되는 게시자들이 ‘Pray for Itaewon(이태원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등의 문구가 적힌 영상 게시물을 통해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 출처=틱톡 캡처)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 올라온 ‘이태원 참사’ 추모 게시물들. 외국 네티즌들로 추정되는 게시자들이 ‘Pray for Itaewon(이태원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등의 문구가 적힌 영상 게시물을 통해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 출처=틱톡 캡처)

■ "Pray for Itaewon"…'희생자 추모'에 외국인 한마음

"목숨 잃은 사람들, 고인(故人)의 가족들, 부상자들…. 그리고 이 비극을 겪어야 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바랍니다.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어요." - 미국 CNN 방송 유튜브창 댓글 / 외국 네티즌 'Minkki'

"이태원 참사로 돌아가신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길…. 고통을 겪고 계시는 가족들께도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 트위터 글 / 몽골 국적의 한 트위터 사용자

참사를 애도하는 마음에는 '국경'이 없었습니다. 150여 명의 소중한 생명이 스러진 '이태원 압사 사고'에, 전 세계가 함께 슬퍼하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의 추모 메시지는 SNS 등 온라인에서 글과 영상으로 전파되고 있고, 희생자와 유족 그리고 생존자에 대해 '진정(眞情) 어린 위로'를 건네고 있습니다. 'Pray for Itaewon'. 그들이 전한 '이태원을 위한 기도'를 들어봤습니다.

■ "비극 언급 힘들지만…고인의 명복, 부상자 회복 기원"

외신 기사와 SNS 게시물 등으로 사고 소식을 접한 외국 네티즌들은 참상이 믿기지 않는 듯 침통한 심경을 드러내면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습니다.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에서 외국인들이 조문하고 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에서 외국인들이 조문하고 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tvelection'씨는 이태원 참사를 보도한 지난달 30일 자(현지 시각)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 기사에 "이렇게 예상치 못한 비극을 언급하는 일은 힘들다"며 "잘못한 게 없는 이들이 끔찍한 상황에 휘말렸다. 미국에 있는 당신의 친구가 애도와 조의를 표한다"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해당 기사에 댓글을 단 또 다른 네티즌 'CavalryBear'씨는 "너무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며 "암울하고 가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서도 추모의 글이 이어졌습니다. 이탈리아인 네티즌 'Aya'씨는 "유족들에게 조의를 표하며, 고인들이 평화롭게 잠들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Gerry'씨는 "고인의 명복과 부상자의 회복을 빈다"고 적었습니다.

'Jen Castro'씨는 이태원 사고 소식을 전한 외국 유튜브 채널 댓글창에서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 핼러윈 때 그곳(이태원)에 몇 번 간 적이 있다. 항상 바쁜 곳이었지만 (이번처럼) 그렇게 붐비지는 않았다"며 "(이번 사고는) 너무도 비극적이다. 모든 희생자들이 고이 잠드시길 기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에 구조를 위해 출동한 구급차가 모여 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에 구조를 위해 출동한 구급차가 모여 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 "구급차는 사람 구하는데 일부 군중은"…안타까움에 '탄식 어린 지적'도

한편 몇몇 외국 네티즌들은 이번 사고를 추모하면서도, 대규모 인명 피해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탄식 어린 지적'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 중국 네티즌은 자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에 게재된 사고 관련 영상에서 "구급차는 사람을 구하는데 군중은 여전히 축제다"라며, 구조 현장에서 일부 시민이 춤추고 노래를 불렀던 행동을 꼬집었습니다. 구조 현장을 촬영한 '유튜브 쇼츠' 영상에는 "군중을 통제하는 사람은 어디에 있었나" "더욱 무서운 것은 음악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다는 사실" 등 당시의 혼란상을 지적하는 외국 네티즌들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습니다.

미국 방송 'CNN'의 유튜브 채널에 댓글을 단 한 일본 네티즌은 "이 비극으로 사망한 사람들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애도를 표한다"며 "서울뿐만 아니라 도쿄 시부야에서도 핼러윈 인파가 몰렸다. (각국 주요 도시에) 팬데믹 이전부터 핼러윈 인파가 해마다 계속 증가하는 것을 보고 올해 상황이 어떨지 걱정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사고 당시 출동한 경찰과 구급대원은 물론, 부상을 입은 시민들까지 나서서 의식을 잃은 환자들을 구조하는 데 필사의 노력을 다한 모습에 대해 놀라워하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Nemu Mami'씨는 미국 방송 'NBC 뉴스'의 유튜브 채널 보도에서 "이렇게 많은 부상자들이 응급 처치를 하며 다른 부상자들을 돕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 "비극이 이렇게 반복돼서는 안 된다"…'재발 방지 촉구' 목소리

나아가 외국 네티즌들은 앞으로 '제2의 이태원 사고'를 막기 위해서라도, 각국 사회 전체가 군중 안전 문제에 경각심을 가지고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캄보디아 국적의 'PoMommy'씨는 트위터 게시물을 통해, '과거 자신의 나라에서도 대형 압사 사고가 있었다'며 한국에서 비슷한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비극이 이렇게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습니다.

지난달 29일 밤 발생한 이태원 압사 사고와, 앞서 2010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벌어진 압사 사고에 대해 설명한 캄보디아 국적의 ‘PoMommy’씨 트위터 게시물. 그는 해당 게시물에서 ‘사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사진 출처=트위터 캡처)지난달 29일 밤 발생한 이태원 압사 사고와, 앞서 2010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벌어진 압사 사고에 대해 설명한 캄보디아 국적의 ‘PoMommy’씨 트위터 게시물. 그는 해당 게시물에서 ‘사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사진 출처=트위터 캡처)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던 바로 그 비극적인 장면은 거의 400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이것(이번 이태원 사고)은 (전 세계에 '압사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야 합니다. 비극이 이렇게 반복돼서는 안 됩니다." - 트위터 게시물 / 캄보디아 국적의 네티즌 'PoMommy'

이 네티즌이 언급한 자국(自國)의 사고는, 지난 2010년 11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3일간 열린 물 축제 마지막 날 벌어진 압사 사고입니다. 당시 보트 경기를 보기 위해 좁은 다리 위로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려들어 약 35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네티즌 'Bob S'씨는 앞서 《워싱턴포스트》 기사에 단 댓글에서 "우리 사회가 '사고 예방'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미리 알고 있었다면, 이 같은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과거의 경험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교훈을 얻고 신중한 연구와 정책이 만들어진다면, 다시는 이 같은 사고를 목격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취재 지원: 최민주 리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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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극 겪은 그들 위해 기도”…‘이태원 애도’엔 국경이 없었다
    • 입력 2022-11-01 06:00:13
    • 수정2022-11-01 06:40:11
    취재K
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 올라온 ‘이태원 참사’ 추모 게시물들. 외국 네티즌들로 추정되는 게시자들이 ‘Pray for Itaewon(이태원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등의 문구가 적힌 영상 게시물을 통해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 출처=틱톡 캡처)
■ "Pray for Itaewon"…'희생자 추모'에 외국인 한마음

"목숨 잃은 사람들, 고인(故人)의 가족들, 부상자들…. 그리고 이 비극을 겪어야 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바랍니다.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어요." - 미국 CNN 방송 유튜브창 댓글 / 외국 네티즌 'Minkki'

"이태원 참사로 돌아가신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길…. 고통을 겪고 계시는 가족들께도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 트위터 글 / 몽골 국적의 한 트위터 사용자

참사를 애도하는 마음에는 '국경'이 없었습니다. 150여 명의 소중한 생명이 스러진 '이태원 압사 사고'에, 전 세계가 함께 슬퍼하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의 추모 메시지는 SNS 등 온라인에서 글과 영상으로 전파되고 있고, 희생자와 유족 그리고 생존자에 대해 '진정(眞情) 어린 위로'를 건네고 있습니다. 'Pray for Itaewon'. 그들이 전한 '이태원을 위한 기도'를 들어봤습니다.

■ "비극 언급 힘들지만…고인의 명복, 부상자 회복 기원"

외신 기사와 SNS 게시물 등으로 사고 소식을 접한 외국 네티즌들은 참상이 믿기지 않는 듯 침통한 심경을 드러내면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습니다.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에서 외국인들이 조문하고 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tvelection'씨는 이태원 참사를 보도한 지난달 30일 자(현지 시각)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 기사에 "이렇게 예상치 못한 비극을 언급하는 일은 힘들다"며 "잘못한 게 없는 이들이 끔찍한 상황에 휘말렸다. 미국에 있는 당신의 친구가 애도와 조의를 표한다"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해당 기사에 댓글을 단 또 다른 네티즌 'CavalryBear'씨는 "너무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며 "암울하고 가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서도 추모의 글이 이어졌습니다. 이탈리아인 네티즌 'Aya'씨는 "유족들에게 조의를 표하며, 고인들이 평화롭게 잠들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Gerry'씨는 "고인의 명복과 부상자의 회복을 빈다"고 적었습니다.

'Jen Castro'씨는 이태원 사고 소식을 전한 외국 유튜브 채널 댓글창에서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 핼러윈 때 그곳(이태원)에 몇 번 간 적이 있다. 항상 바쁜 곳이었지만 (이번처럼) 그렇게 붐비지는 않았다"며 "(이번 사고는) 너무도 비극적이다. 모든 희생자들이 고이 잠드시길 기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에 구조를 위해 출동한 구급차가 모여 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 "구급차는 사람 구하는데 일부 군중은"…안타까움에 '탄식 어린 지적'도

한편 몇몇 외국 네티즌들은 이번 사고를 추모하면서도, 대규모 인명 피해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탄식 어린 지적'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 중국 네티즌은 자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에 게재된 사고 관련 영상에서 "구급차는 사람을 구하는데 군중은 여전히 축제다"라며, 구조 현장에서 일부 시민이 춤추고 노래를 불렀던 행동을 꼬집었습니다. 구조 현장을 촬영한 '유튜브 쇼츠' 영상에는 "군중을 통제하는 사람은 어디에 있었나" "더욱 무서운 것은 음악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다는 사실" 등 당시의 혼란상을 지적하는 외국 네티즌들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습니다.

미국 방송 'CNN'의 유튜브 채널에 댓글을 단 한 일본 네티즌은 "이 비극으로 사망한 사람들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애도를 표한다"며 "서울뿐만 아니라 도쿄 시부야에서도 핼러윈 인파가 몰렸다. (각국 주요 도시에) 팬데믹 이전부터 핼러윈 인파가 해마다 계속 증가하는 것을 보고 올해 상황이 어떨지 걱정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사고 당시 출동한 경찰과 구급대원은 물론, 부상을 입은 시민들까지 나서서 의식을 잃은 환자들을 구조하는 데 필사의 노력을 다한 모습에 대해 놀라워하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Nemu Mami'씨는 미국 방송 'NBC 뉴스'의 유튜브 채널 보도에서 "이렇게 많은 부상자들이 응급 처치를 하며 다른 부상자들을 돕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 "비극이 이렇게 반복돼서는 안 된다"…'재발 방지 촉구' 목소리

나아가 외국 네티즌들은 앞으로 '제2의 이태원 사고'를 막기 위해서라도, 각국 사회 전체가 군중 안전 문제에 경각심을 가지고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캄보디아 국적의 'PoMommy'씨는 트위터 게시물을 통해, '과거 자신의 나라에서도 대형 압사 사고가 있었다'며 한국에서 비슷한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비극이 이렇게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습니다.

지난달 29일 밤 발생한 이태원 압사 사고와, 앞서 2010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벌어진 압사 사고에 대해 설명한 캄보디아 국적의 ‘PoMommy’씨 트위터 게시물. 그는 해당 게시물에서 ‘사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사진 출처=트위터 캡처)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던 바로 그 비극적인 장면은 거의 400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이것(이번 이태원 사고)은 (전 세계에 '압사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야 합니다. 비극이 이렇게 반복돼서는 안 됩니다." - 트위터 게시물 / 캄보디아 국적의 네티즌 'PoMommy'

이 네티즌이 언급한 자국(自國)의 사고는, 지난 2010년 11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3일간 열린 물 축제 마지막 날 벌어진 압사 사고입니다. 당시 보트 경기를 보기 위해 좁은 다리 위로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려들어 약 35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네티즌 'Bob S'씨는 앞서 《워싱턴포스트》 기사에 단 댓글에서 "우리 사회가 '사고 예방'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미리 알고 있었다면, 이 같은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과거의 경험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교훈을 얻고 신중한 연구와 정책이 만들어진다면, 다시는 이 같은 사고를 목격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취재 지원: 최민주 리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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