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영상 증언’…초저녁부터 이미 ‘위험 징후’

입력 2022.11.01 (21:10) 수정 2022.11.01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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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고가 난 골목이 위험하다는 징후는 112신고 뿐 아니라, 그날 초저녁부터 시민들이 찍은 영상에도 또렷이 담겨있습니다.

이 내용은 정해주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던 동영상입니다.

촬영 장소는, 참사가 일어난 그 골목길.

인파에 꽉 막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112 신고내용 그대로입니다.

이 때, 한 여성이 손짓과 함께 소리칩니다.

["앞으로 전달해주세요. 여기 뒤에 꽉 막혀 있으니까 못 올라온다고 잠시 올라오실 분 대기해주시고 내려가실분 이동해요. 앞으로 전달해주세요!"]

경찰을 대신한 일반 시민의 이 반복된 외침에, 주변 사람들도 호응하기 시작했고.

["내려가! 내려가!"]

질서있게 움직이며 길이 뚫립니다.

["내려가지는데?"]

이 영상이 촬영된 시간은 참사 당일 초저녁으로 추정됩니다.

같은 날 저녁 7시쯤 세계음식거리에서 촬영된 또 다른 영상도 비슷한 상황을 보여줍니다.

["밀지 마세요!"]

참사 발생 지점으로부터 불과 10미터 정도 떨어진 곳.

뒤엉켜있는 사람들 모습이 마찬가지로 위태로워 보입니다.

[동영상 촬영 시민 : "사고가 나도 아무렇지 않을 만큼 그때부터 계속 위험했거든요. 사람이 너무 많았고요. 이렇게 고개를 들어서 숨 쉬지 않는 이상 숨도 진짜 안 쉬어질 만큼..."]

이렇게 초저녁부터 상황이 급박해지자, 시민들은 112 전화신고 뿐 아니라 현장에 있던 경찰에게도 직접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이태원 파출소에 직접 찾아가 "사람이 너무 많아 사고가 날 것 같다"며 위험을 알린 사람도 있었지만, 별다른 대응은 없었습니다.

이태원 참사는 결국, 사고 직후 현장에서 다급한 구조활동을 벌였던 경찰, 소방관들의 모습과, 사고 직전까지도 그들 없이 맨몸으로 버텼던 시민들 모습으로 대비됩니다.

KBS 뉴스 정해주입니다.

촬영기자:허용석/영상편집:이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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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들의 ‘영상 증언’…초저녁부터 이미 ‘위험 징후’
    • 입력 2022-11-01 21:10:33
    • 수정2022-11-01 21:19:09
    뉴스 9
[앵커]

사고가 난 골목이 위험하다는 징후는 112신고 뿐 아니라, 그날 초저녁부터 시민들이 찍은 영상에도 또렷이 담겨있습니다.

이 내용은 정해주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던 동영상입니다.

촬영 장소는, 참사가 일어난 그 골목길.

인파에 꽉 막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112 신고내용 그대로입니다.

이 때, 한 여성이 손짓과 함께 소리칩니다.

["앞으로 전달해주세요. 여기 뒤에 꽉 막혀 있으니까 못 올라온다고 잠시 올라오실 분 대기해주시고 내려가실분 이동해요. 앞으로 전달해주세요!"]

경찰을 대신한 일반 시민의 이 반복된 외침에, 주변 사람들도 호응하기 시작했고.

["내려가! 내려가!"]

질서있게 움직이며 길이 뚫립니다.

["내려가지는데?"]

이 영상이 촬영된 시간은 참사 당일 초저녁으로 추정됩니다.

같은 날 저녁 7시쯤 세계음식거리에서 촬영된 또 다른 영상도 비슷한 상황을 보여줍니다.

["밀지 마세요!"]

참사 발생 지점으로부터 불과 10미터 정도 떨어진 곳.

뒤엉켜있는 사람들 모습이 마찬가지로 위태로워 보입니다.

[동영상 촬영 시민 : "사고가 나도 아무렇지 않을 만큼 그때부터 계속 위험했거든요. 사람이 너무 많았고요. 이렇게 고개를 들어서 숨 쉬지 않는 이상 숨도 진짜 안 쉬어질 만큼..."]

이렇게 초저녁부터 상황이 급박해지자, 시민들은 112 전화신고 뿐 아니라 현장에 있던 경찰에게도 직접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이태원 파출소에 직접 찾아가 "사람이 너무 많아 사고가 날 것 같다"며 위험을 알린 사람도 있었지만, 별다른 대응은 없었습니다.

이태원 참사는 결국, 사고 직후 현장에서 다급한 구조활동을 벌였던 경찰, 소방관들의 모습과, 사고 직전까지도 그들 없이 맨몸으로 버텼던 시민들 모습으로 대비됩니다.

KBS 뉴스 정해주입니다.

촬영기자:허용석/영상편집:이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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