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플러스] 세월호 생존자 장애진 “‘이태원 참사’가 어떻게 ‘사고’인가? 또래의 슬픔, 내 일처럼 기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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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진 (응급구조사·세월호 생존자)
-세월호 참사 당시 단원고 2학년...현재 병원 응급실 응급구조사 근무
"병원에서 일하다 이태원 참사 소식 접해...세월호처럼 또래 희생자 많은 대형 참사 재발해 안타까워"
"세월호 후 심리 상담 방식이 개인적으로 맞지 않아 진실 규명에 몰두하며 회복"
"트라우마 극복하며 '함께 행동하겠다', '잊지 않겠다'는 말이 가장 큰 힘이 돼"
"막을 수 있었던 이태원 '참사'가 어떻게 '사고'인가....지금은 정의할 때가 아냐"
"가족이나 친구를 잃은 슬픔, 내 일처럼 생각하고 기억하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 진행 : 범기영 기자
■ 출연 : 장애진 (응급구조사·세월호 생존 학생)
https://youtu.be/KfcQfBxWxF0
◎범기영 사사건건은 세월호 생존자 한 분 연결해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힘든 시간을 보내는 이태원 참사 유족들, 생존자들, 그리고 현장 구조 인력과 함께 아파하는 시민들 모두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 이렇게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화상 연결로 만나보죠. 장애진 님, 나와 계시죠?
▼장애진 네.
◎범기영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생방송 중에라도 대화가 좀 어렵다, 이런 생각이 드시면 언제라도 중단해도 좋다는 말씀도 미리 드리고요. 세월호 참사 당시 학생 생존자셨고 지금은 응급구조사로 일하고 계시다고요?
▼장애진 네, 지금 병원 응급실에서 응급구조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응급구조사로 일하겠다고 결심하신 배경은 뭐였습니까?
▼장애진 제가 항상 인터뷰를 했을 때도 말을 하긴 했는데요. 세월호 참사 당시에 응급구조사분께서 제 친구가 발목을 다쳤는데 처치를 해 주는 것을 보고, 또 제가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이 들어서 많은 도움을 다시 돌려주고 싶어서 응급구조사라는 직업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범기영 그런 마음이셨군요. 이태원 참사 상황은 근무 중에 접하셨다고 들었어요.
▼장애진 네.
◎범기영 어떤 상황이었습니까?
▼장애진 그때 근무 중에도 저희 병원에서도 CPR을 진행 중이었는데, 그거를 끝나고 나서 어떤 다른 선생님이 이태원에서 지금 심정지 환자가 거의 50명이나 된다는 말을 듣고 이게 우리나라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게 진짜 일어나고 있는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범기영 이번 참사 사망자가 지금까지 150명이 넘고요. 대부분 20, 30대입니다. 그러니까 스스로 참사 생존자이시기도 하고 또 희생자들의 대부분이 비슷한 나이 또래여서 더 좀 뭔가 상처, 충격, 더 컸을 것 같기도 합니다.
▼장애진 네, 저는 어쨌든 어느 죽음이든 더 슬프고 안타까운지, 그 크기를 정의 내릴 수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다만 이번 참사가 세월호 참사 이후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였으며 희생자들의 대부분이 20대라는, 제 나이대라는 점과 그리고 막을 수 있었던 참사라는 점이 많이 닮아 있고 더 이상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목소리를 냈었던 저에게는 더욱더 슬픔이 크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범기영 소수이긴 합니다만, 분명히 이런 목소리가 다수는 아닐 겁니다. 희생자들이 왜 하필 거기에 갔느냐, 놀러 갔다가 사고당한 거 아니냐, 이런 비난하시는 분들도 일부 있습니다. 어떻게 들으셨어요?
▼장애진 저는 어떻게 그런 생각이 드는지 잘 모르겠어요. 솔직히 이태원에 가서 놀러 갈 수도 있는 건데 왜 그런 비난을 하는지도 모르겠고, 사람들은 본인이 겪지 않고 자신한테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생각 때문에 그런 비난을 하는 것 같아요.
◎범기영 그렇죠. 누구에게나 어디에서나 예기치 않게 굉장히 이런 일이 있을 수 있고, 이런 문제가 생겼을 때 국가가 손을 내밀어야 되는 거죠. 공동체가 같이 지켜줘야 되는 거고. 그거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희생자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이야기는 정말 하면 안 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제 생중계되다시피 했으니까, 정말 많이 상황을 같이 보셨고 또 SNS에도 관련된 사진, 영상 너무 많거든요. 지금 또 응급구조사로 일하고 계시니까, 어떤 게 좀 우려되십니까?
▼장애진 어쨌든 간접적으로든 직접적으로든 사람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좀 더 많이 우려가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살리지 못했던 것 때문에 죄책감을 가지게 되거나 그런 게 많이 우려가 됩니다.
◎범기영 그렇죠. 트라우마가 언제까지 얼마나 깊고 길게 갈까가 정말 걱정입니다. 그런데 이 질문이 어떨지는 잘 모르겠는데, 스스로 참사 생존자시잖아요? 시간을 어떻게 겪어냈는지도 여쭤보게 됩니다. 어떻게 겪어내셨어요?
▼장애진 저는... 이런 참사 후에 다른 친구들은 트라우마가 많이 심해가지고 정신과 진료를 받거나 먹는 약을 복용해가지고 그렇게 치료를 하는 반면, 저는 그래도 다른 생존자 애들에 비해 아직 트라우마가 심하지 않다고 생각이 들어요. 뭐 언제 어디서든 다시 더 심하게 나타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정신과 진료가 저에게 맞지 않다고 생각이 들어서 한 번 정신과 상담을 받고 그 이후에는 단 한 번도 받지는 않았고, 그냥 진상규명을 위해서 목소리를 내는 게 저한테는 그게 많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범기영 진상규명 활동을 통해서 뭔가 극복하는 에너지를 좀 얻으셨군요. 그래도 주변에서 어떤 이야기 해줄 때, 어떤 행동을 해 올 때 좀 더 위안 받고 지지받는다는 그런 느낌을 받으셨습니까?
▼장애진 항상 함께 행동하겠다는 말과 세월호 참사를 절대 잊지 않겠다는 말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범기영 잊지 않겠다는 말. 그런데 이번 참사 국면에서 보면 정부에서 오히려 논란에 불을 지피는 그런 기류들도 있어요. 희생자냐, 사망자냐. 참사냐, 사고냐. 이런 논란은 어떻게 보십니까?
▼장애진 이태원 참사가 어떻게 사고이고 사망자라고 하는 말을 할 수 있는지 정말 이해가 안 가고, 사전에도 보면 사고는 뜻밖에 일어난 불행한 일이고 참사는 비참하고 끔찍한 일이라고 명시되어 있어요. 다 막을 수 있었던 건데 어떻게 이게 참사가 아니고 사고라고 말하며 희생자가 아닌 사망자로 정의를 내리는지, 그리고 지금은 그런 거를 정의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지금은 정의할 때도 아니다. 함께 연대하고 손잡고 지지해 주고 견뎌낼 시간이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마지막으로 지금 아픔을 겪고 있는 분들 정말 너무 많잖아요? 생존자분들 또 유가족들, 어떤 말씀을 좀 해 주시고 싶으십니까?
▼장애진 어떤 말을 해도 슬픔은 가라앉지 않을 거 압니다. 가족, 친구, 부모님을 잃은 슬픔을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요?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처럼 생각하고 절대 이 참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범기영 기억하겠다. 알겠습니다. 세월호 생존자 장애진 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늘 감사합니다.
▼장애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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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사건건 플러스] 세월호 생존자 장애진 “‘이태원 참사’가 어떻게 ‘사고’인가? 또래의 슬픔, 내 일처럼 기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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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11-04 16:39:01
- 수정2022-11-07 16:14:46
■ 진행 : 범기영 기자
■ 출연 : 장애진 (응급구조사·세월호 생존 학생)
https://youtu.be/KfcQfBxWxF0
◎범기영 사사건건은 세월호 생존자 한 분 연결해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힘든 시간을 보내는 이태원 참사 유족들, 생존자들, 그리고 현장 구조 인력과 함께 아파하는 시민들 모두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 이렇게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화상 연결로 만나보죠. 장애진 님, 나와 계시죠?
▼장애진 네.
◎범기영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생방송 중에라도 대화가 좀 어렵다, 이런 생각이 드시면 언제라도 중단해도 좋다는 말씀도 미리 드리고요. 세월호 참사 당시 학생 생존자셨고 지금은 응급구조사로 일하고 계시다고요?
▼장애진 네, 지금 병원 응급실에서 응급구조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범기영 응급구조사로 일하겠다고 결심하신 배경은 뭐였습니까?
▼장애진 제가 항상 인터뷰를 했을 때도 말을 하긴 했는데요. 세월호 참사 당시에 응급구조사분께서 제 친구가 발목을 다쳤는데 처치를 해 주는 것을 보고, 또 제가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이 들어서 많은 도움을 다시 돌려주고 싶어서 응급구조사라는 직업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범기영 그런 마음이셨군요. 이태원 참사 상황은 근무 중에 접하셨다고 들었어요.
▼장애진 네.
◎범기영 어떤 상황이었습니까?
▼장애진 그때 근무 중에도 저희 병원에서도 CPR을 진행 중이었는데, 그거를 끝나고 나서 어떤 다른 선생님이 이태원에서 지금 심정지 환자가 거의 50명이나 된다는 말을 듣고 이게 우리나라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게 진짜 일어나고 있는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범기영 이번 참사 사망자가 지금까지 150명이 넘고요. 대부분 20, 30대입니다. 그러니까 스스로 참사 생존자이시기도 하고 또 희생자들의 대부분이 비슷한 나이 또래여서 더 좀 뭔가 상처, 충격, 더 컸을 것 같기도 합니다.
▼장애진 네, 저는 어쨌든 어느 죽음이든 더 슬프고 안타까운지, 그 크기를 정의 내릴 수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다만 이번 참사가 세월호 참사 이후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였으며 희생자들의 대부분이 20대라는, 제 나이대라는 점과 그리고 막을 수 있었던 참사라는 점이 많이 닮아 있고 더 이상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목소리를 냈었던 저에게는 더욱더 슬픔이 크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범기영 소수이긴 합니다만, 분명히 이런 목소리가 다수는 아닐 겁니다. 희생자들이 왜 하필 거기에 갔느냐, 놀러 갔다가 사고당한 거 아니냐, 이런 비난하시는 분들도 일부 있습니다. 어떻게 들으셨어요?
▼장애진 저는 어떻게 그런 생각이 드는지 잘 모르겠어요. 솔직히 이태원에 가서 놀러 갈 수도 있는 건데 왜 그런 비난을 하는지도 모르겠고, 사람들은 본인이 겪지 않고 자신한테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생각 때문에 그런 비난을 하는 것 같아요.
◎범기영 그렇죠. 누구에게나 어디에서나 예기치 않게 굉장히 이런 일이 있을 수 있고, 이런 문제가 생겼을 때 국가가 손을 내밀어야 되는 거죠. 공동체가 같이 지켜줘야 되는 거고. 그거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희생자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이야기는 정말 하면 안 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제 생중계되다시피 했으니까, 정말 많이 상황을 같이 보셨고 또 SNS에도 관련된 사진, 영상 너무 많거든요. 지금 또 응급구조사로 일하고 계시니까, 어떤 게 좀 우려되십니까?
▼장애진 어쨌든 간접적으로든 직접적으로든 사람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좀 더 많이 우려가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살리지 못했던 것 때문에 죄책감을 가지게 되거나 그런 게 많이 우려가 됩니다.
◎범기영 그렇죠. 트라우마가 언제까지 얼마나 깊고 길게 갈까가 정말 걱정입니다. 그런데 이 질문이 어떨지는 잘 모르겠는데, 스스로 참사 생존자시잖아요? 시간을 어떻게 겪어냈는지도 여쭤보게 됩니다. 어떻게 겪어내셨어요?
▼장애진 저는... 이런 참사 후에 다른 친구들은 트라우마가 많이 심해가지고 정신과 진료를 받거나 먹는 약을 복용해가지고 그렇게 치료를 하는 반면, 저는 그래도 다른 생존자 애들에 비해 아직 트라우마가 심하지 않다고 생각이 들어요. 뭐 언제 어디서든 다시 더 심하게 나타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정신과 진료가 저에게 맞지 않다고 생각이 들어서 한 번 정신과 상담을 받고 그 이후에는 단 한 번도 받지는 않았고, 그냥 진상규명을 위해서 목소리를 내는 게 저한테는 그게 많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범기영 진상규명 활동을 통해서 뭔가 극복하는 에너지를 좀 얻으셨군요. 그래도 주변에서 어떤 이야기 해줄 때, 어떤 행동을 해 올 때 좀 더 위안 받고 지지받는다는 그런 느낌을 받으셨습니까?
▼장애진 항상 함께 행동하겠다는 말과 세월호 참사를 절대 잊지 않겠다는 말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범기영 잊지 않겠다는 말. 그런데 이번 참사 국면에서 보면 정부에서 오히려 논란에 불을 지피는 그런 기류들도 있어요. 희생자냐, 사망자냐. 참사냐, 사고냐. 이런 논란은 어떻게 보십니까?
▼장애진 이태원 참사가 어떻게 사고이고 사망자라고 하는 말을 할 수 있는지 정말 이해가 안 가고, 사전에도 보면 사고는 뜻밖에 일어난 불행한 일이고 참사는 비참하고 끔찍한 일이라고 명시되어 있어요. 다 막을 수 있었던 건데 어떻게 이게 참사가 아니고 사고라고 말하며 희생자가 아닌 사망자로 정의를 내리는지, 그리고 지금은 그런 거를 정의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범기영 지금은 정의할 때도 아니다. 함께 연대하고 손잡고 지지해 주고 견뎌낼 시간이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마지막으로 지금 아픔을 겪고 있는 분들 정말 너무 많잖아요? 생존자분들 또 유가족들, 어떤 말씀을 좀 해 주시고 싶으십니까?
▼장애진 어떤 말을 해도 슬픔은 가라앉지 않을 거 압니다. 가족, 친구, 부모님을 잃은 슬픔을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요?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처럼 생각하고 절대 이 참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범기영 기억하겠다. 알겠습니다. 세월호 생존자 장애진 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늘 감사합니다.
▼장애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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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근 기자 jkcho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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