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 라이브] “이태원 파출소로 ‘살인자’ 비난 전화 빗발쳐…우린 최선 다했다”
입력 2022.11.04 (18:33)
수정 2022.11.0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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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시부터 인파 많아져, 6시부터 9시까지 신고전화 많아졌다
- 참사 당일 주간팀, 야간팀 모두 근무 중이었다... 퇴근 못해
- 최초 신고 받은 후 인원 통제 시도했으나 이미 많은 인파 몰려 적은 인력으로 감당하긴 어려웠다
- 현장 경찰 대응이 부족했다? 절대 동의할 수 없는 말
- 핼러윈데이 전에 파출소장이 교통기동대 요청한 것은 사실... 차량 통제하면 압박감 훨씬 많이 풀어져
- 윤희근 경찰청장의 “현장 대응 미흡” 발언, 어떤 근거로 말한 건지 의구심 들어... 모든 책임을 하위 부서인 이태원 파출소로 모는 것 아닌가?
- 트라우마, 자책감 등으로 하루하루 힘들게 지내고 있어... 앞으로 어떻게 근무할지 걱정돼
- 기동대 파견, 공식 요청 아니었지만... 급하면 비공식적으로라도 요청할 수 있는 것 아닌가
- 파출소에 전화해 살인자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 최선을 다했지만 더 많이 구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
■ 프로그램명 :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 코너명 : <훅 인터뷰>
■ 방송시간 : 11월 4일 (금) 17:05~18:55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서울 이태원 파출소 경찰(익명)
◇주진우: 모두를 위한 모두를 향한 모두의 궁금증 <훅 인터뷰>. 112 신고 내용이 나와서 그런가요. 갑자기 경찰이 잘못했다 이런 이야기 나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참사 관련해서 강도 높은 감찰하겠다.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일선 경찰관들이 잘못한 걸까요? 일선 경찰관들만 잘못한 걸까요? 이번 참사의 원인을 거기에서 찾아야 할까요? 서울 이태원 파출소의 현직 경찰에게 들어보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경 찰: 안녕하십니까?
◇주진우: 경찰로 일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경 찰: 한 24년 정도 됐습니다.
◇주진우: 24년 됐고 이태원 파출소에 계신 지는요?
◆경 찰: 6년 차 근무하고 있습니다.
◇주진우: 6년 근무하면 이태원 이렇게 상황은 잘 아시겠는데요. 이태원 참사 당일에 그날 어땠습니까? 오후부터 사람이 많았습니까?
◆경 찰: 한 오후 4시경부터 인파가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주진우: 그리고 신고전화도 많이 왔습니까?
◆경 찰: 신고전화는 그렇게 오후 정도까지는 그렇게 많다고 할 수는 없었고요. 한 6시 넘어서 최초 신고되고부터 저녁 9시까지 그때 많아졌죠, 그때부터.
◇주진우: 신고가 원래 112 신고가 오지 파출소로 전화가 오는 건 아니죠?
◆경 찰: 네.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파출소로. 일반 전화로 해서.
◇주진우: 그런데 6시 이후부터는 바빠지셨군요. 파출소에는 얼마나 이렇게 인원이 어느 정도 있었어요?
◆경 찰: 당시에 주간근무팀이 있었고요. 저희가 이제 야간을 교대하는데 야간팀이 나와 있었고 주간팀도 퇴근하지 않고 대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같이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주진우: 그러니까 그러면 주간팀, 야간팀이 다 근무하고 있었습니까?
◆경 찰: 네.
◇주진우: 그러면 뭐 현장 파출소 인원들은 퇴근도 안 하고 일했다 이렇게 봐야 되겠네요.
◆경 찰: 퇴근을 할 수가 없죠.
◇주진우: 그렇죠. 사고 전화가 왔어요. 접수됐어요. 어떻게 대응하셨습니까?
◆경 찰: 저희 112시스템은 전산상 이제 신고가 떨어지면 지정 시간, 출동 시간, 도착 시간 그리고 또 누가 출동했는지 그런 게 다 명확하게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저희가 현장에 출동을 해서 그 현장에 신고에 맞는 업무를 하게 되겠죠.
◇주진우: 말씀하십시오.
◆경 찰: 그래서 업무 최초 신고 받고 가서 인원에 대한 통제나 그런 걸 시도했습니다, 저희도.
◇주진우: 그래요? 통제를 시도했는데요.
◆경 찰: 그렇지만 그 당시에 이미 많은 인파가 와 있었고요. 그 인력으로, 저희 인력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웠습니다.
◇주진우: 그래서 어떻게 하셨습니까?
◆경 찰: 그래서 일단 저희도 그런 상황을 다 이야기를 했고요.
◇주진우: 윗선에 보고할 거 아닙니까?
◆경 찰: 무전으로는 다 이야기합니다.
◇주진우: 이야기했습니까?
◆경 찰: 네. 저희 소장님이 그런 거를 이야기하는 걸 들었습니다.
◇주진우: 윗선에다가 지금 여기 인력으로는 어려우니까 더 도움을 청한다. 인력. 그렇게 이야기. 한 번 한 게 아닐 것 같은데요. 신고가 많이 왔으니까.
◆경 찰: 그때 하도 정신이 없고 시끄러우니까 저희가 다 들을 수는 없습니다, 저희도 그거를. 너무 시끄러워요, 거기 주변이. 그래서 다 못 들었지만 한 것은 맞습니다.
◇주진우: 한 거는 맞습니까?
◆경 찰: 네.
◇주진우: 그때 112 신고가 11건 접수됐다고 했는데 참사까지 11건 접수됐습니까?
◆경 찰: 네.
◇주진우: 그렇습니까?
◆경 찰: 11건 접수는 맞고요. 그런데 더 많았죠. 총 최초 신고부터 저희가 8, 9시까지 참사 이전까지 79건. 모든 신고 건수가 79건 됐고요. 압사 관련해서 안전사고 관련해서 이제 11건은 맞습니다.
◇주진우: 신고는 79건이었는데 압사 관련해서는 압사 이야기를 하는 신고는 11건이었다. 그 다른 신고도 많이 왔습니까?
◆경 찰: 기타 다른 신고도 있었죠.
◇주진우: 현장에 있는 경찰의 대응이 부족했다. 이렇게 지금 감사하겠다. 이렇게 이야기 나오는데 이 비판은 어떻게 받아들이시는지요?
◆경 찰: 현장 경찰관으로서 절대 동의할 수 없는 일이고요. 현장 112. 우리의 참사가 우리 조치가 잘못해서 나왔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주진우: 알겠습니다. 저희도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용산경찰서에서는 서울경찰청에 기동대 파견해달라 요청했다고 주장하는데 서울경찰청은 기동대 요청 없었다. 교통기동대만 요청을 받았다.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이게 무슨 이야기입니까?
◆경 찰: 우리 핼러윈데이 이전에 예전에 저희가 이태원 파출소 소장이 교통기동대를 요청한 것은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왜 교통기동대를 요청했었냐 하면 교통기동대가 물론 차량도 정리를 하지만 만약에 우리 이태원 주거리가 사람으로 많이 넘쳐날 때는 일시적으로 이태원 도로를 막아서 차량 통제를 해놓고 도로 쪽으로 사람들을 나오게 만들었으면 압박감이 훨씬 많이 풀어집니다.
◇주진우: 그렇죠.
◆경 찰: 밀집도가 떨어진다는 이야기죠. 그래서 교통기동대라도 신청을 한 겁니다.
◇주진우: 그런데 출동하지 않았죠.
◆경 찰: 듣기로는 20여 명 나왔다는 이야기는 들었던 것 같습니다.
◇주진우: 그렇습니까? 그런데 20여 명. 그 파견 인력으로는 이태원 상황을 정리하기는 어려웠고요?
◆경 찰: 맞습니다.
◇주진우: 그날 그러면 신고가 있었습니다. 신고가 있는데 상황이 계속되고 상황이 계속 나빠지는데 현장에서는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경 찰: 저희가 저희로서는 저희가 가진 인력. 장비만으로 버틸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사실은. 그래서 육성으로 하고 사람들을 유도를 하고 하지만 파출소 인원 20명으로서는 중과부적이라는 말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주진우: 퇴근도 안 하고 지금 주간, 야간 다 모여서 20명이 그냥 막고 있었군요. 그런데 용산경찰서장은 이 심각한 상황을 보고 받았을 거 아닙니까? 그런데 왜 안 오셨어요?
◆경 찰: 제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서장님하고 말해본 건 없고요. 그 당시에 용산에 집회시위가 있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쪽에서 상황관리를 했던 걸로 알고 있어요.
◇주진우: 윤희근 경찰청장은 현장 대응이 미흡했다고 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경 찰: 어떤 근거로 그런 말씀을 했는지 의구심이 들고요. 과연 파출소 20명으로 그런 걸 다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면 정말 이거는 참 무책임한 발언 아니신가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책임을 우리 하위 부서인 이태원 파출소로 모는 게 아닌가. 참담합니다.
◇주진우: 처음에는 주최 측이 없으니까 이렇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112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에 “경찰한테 이렇게 특별히 이태원 파출소에 이렇게 화살이 집중되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경 찰: 단순히 우리 국민들은 잘 모르시는 분들은 단순히 녹취록과 112 처리표를 봤을 때는 그렇게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실무에서 뛰는 우리 입장에서는 112 신고를 절대 무시할 수 없고요. 출동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주진우: 그리고 처리해야죠.
◆경 찰: 처리해야 됩니다. 그래서 11건이라도 동일 건입니다, 대부분이. 그러니까 동일건이라고 생각하는 건 뭐냐 하면 비슷한 장소에 비슷한 내용의 신고들입니다. 첫 번째 최초에서 나간 출동한 경찰관들이 계속 처리를 하고 있으면 나머지 다른 신고가 떨어지더라도 그 최초 출동한 경찰관이 먼저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출동을 하지 않을 뿐이에요. 그러고 나서 신고자한테는 빨리 귀가하시라고 안내해드리고 그렇게 마감을 짓고 있는 게 실무적인 거거든요, 저희가. 그런데 그것이 마치 출동하지 않은 것처럼 이야기한다는 거는 진짜 큰 오해인 것 같습니다.
◇주진우: 이거 경찰에서도 경찰, 일선 경찰한테 책임을 돌리는 거는 이 부분은 좀 국민들도 우려하고 있고요. 동료 경찰들도 우려합니다. 현장 분위기 어떻습니까?
◆경 찰: 지금 저희 파출소는 참 여러 가지 감정이 많이 있습니다. 그날의 트라우마, 그날의 자책감 그리고 우리 조직에서 저희를 여론의 한가운데로 던져지게 만든 이 상황.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서 저희는 지금 하루하루가 힘들게 지내고 있습니다. 근무조차도 잘 되지 않고 있고요. 뭐 저희 직원들 같은 경우에는 진짜 제가 걱정될 정도로 자책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래서 불안하기도 하고 어떻게 더 이상 앞으로 어떻게 근무할 것인가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주진우: 조직에서 우리를 희생양 삼으려고 하는구나 이런 생각도 하실 것 같아요.
◆경 찰: 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까? 물론 저희한테 그런 말이 나오기는 했습니다. 오해라고 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TV 뉴스, 언론을 통해서 나온 그 말이 과연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희는 그렇게 알고 있었고요. 그거에 대한 실망감이 너무나 큽니다.
◇주진우: 이태원 파출소에 6년 근무하셨으니까 지난 핼러윈 행사도 보셨고 많은 축제, 사람들이 많이 모였을 거 다 보셨잖아요. 이번 핼러윈과 지난 행사와 다른 점이 있었나요?
◆경 찰: 다른 점이 있었죠. 물론 지난해는 노마스크는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방역법이 완전히 해제된 건 아니라서. 그래서 이제 기동대가 작년에는 나왔었습니다. 그래서 인원에 대한 관리를 했었죠. 군중에 대한 관리.
◇주진우: 지난해는 기동대가 나왔군요.
◆경 찰: 그래서 그 기동대 근무자들로 인해서 굉장히 일하기가 수월했던 사고도 많이 나지 않았으며 인원 통제가 괜찮았던 그런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주진우: 이번에도 기동대 파견은 요청하신 거죠?
◆경 찰: 네.
◇주진우: 그런데 공식적으로 요청 안 했다 이 말은 무슨 말입니까?
◆경 찰: 뭐 어떤 공문을 통해서 저희가 요청한 건 아니었고요. 저희 내부 메신저를 통해서 이제 그런 요구사항을 전달한 것은 맞아요. 비공식이라고 하기는 하죠. 하지만 중차대한 일에 있어서 급하면 그렇게 비공식적으로라도 요청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주진우: 그렇죠. 전화로 이야기할 수도 있고 쫓아가서 이야기할 수도 있고요.
◆경 찰: 저희가 분명히 간절히 요청한다. 간절하다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그 정도로 저희는 기동대가 지원되기를 바랐습니다.
◇주진우: 이완숙 님께서 “일선 경찰관들 너무 고생 많아요. 알고 있어요. 책임자들이 미리 경찰을 현장에 더 많이 배치했어야죠.” 김신정 님 “현장 경찰관님들 힘내세요. 자책하지 마세요.” 8465님 “인터뷰 하시는 경찰관님 혹시 다른 불이익 있을까 걱정입니다. 주진우 라이브에서 꼭 관심 갖고 불이익 없도록 지켜주세요. 일선 경찰관들 힘내세요.”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저는 현장에서 목놓아 부르짖으면서 이 상황을 정리하려고 노력했던 그 경찰분들 그 노고도 큰데 트라우마도 걱정스럽습니다. 사고 이후에 너무 걱정스럽습니다.
◆경 찰: 저희가 머릿속에서 잊힐 수 없는 장면들입니다. 저희가 그건 잊을 수가 없고요. 너무 충격적이고 그리고 어떻게 뭐라고 말할 걸 잊어버릴 정도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주진우: 그런데 지금 파출소로 전화가 많이 온다면서요.
◆경 찰: 네. 저희보고 살인자라고 비난하시는 분들이 이제 전화를 하시는 편입니다.
◇주진우: 그러면 안 됩니다. 그러면 안 됩니다. 절대 그런 전화하면 안 됩니다. 멈추셔야 합니다. 이번 참사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이 있다면요?
◆경 찰: 뭐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사전 대비였습니다. 사전 대비.
◇주진우: 예전에는 지자체에서 지자체, 경찰 그리고 다 모여서 회의하지 않았습니까?
◆경 찰: 이번에도 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진우: 그래요?
◆경 찰: 네.
◇주진우: 그런데 왜 이렇게 대비가 안 됐을까요?
◆경 찰: 제가 이제 그 정도의 정보를 알 수 있는 위치급은 아니어서 그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주진우: 이번 참사 어떻게 마무리지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경 찰: 제가 뭐 그런 것까지 주제넘게 말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닌 것 같고요. 다만 제가 저희 이태원 파출소 경찰관들이 국민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우리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관으로서 첫 번째, 가장 큰 임무인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대한 보호에 실패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에 대한 참담한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고요. 하지만 저희는 있는 상황에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물론 고인이 되신 분들한테 뭐 드릴 말씀이 없고 고개를 들 수조차도 없습니다. 저희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고요. 더 많이 구해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주진우: 김현석 님께서 “이태원 파출소 근무자들 잘못 없습니다. 이것은 전적으로 상급기관의 무능과 상황인식, 불감증에서 온 인재입니다. 일선 경찰관들은 현장 영웅입니다.” 고생 많으셨고요. 애쓰셨고요. 경찰관님들 그리고 가족들 걱정하실까 봐 참 너무 참담합니다. 힘내주시고요.
◆경 찰: 고맙습니다.
◇주진우: 힘내주시고요. 힘을 내주십시오.
◆경 찰: 고맙습니다.
◇주진우: 이태원 파출소 근무중인 경찰과 만나봤습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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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시부터 인파 많아져, 6시부터 9시까지 신고전화 많아졌다
- 참사 당일 주간팀, 야간팀 모두 근무 중이었다... 퇴근 못해
- 최초 신고 받은 후 인원 통제 시도했으나 이미 많은 인파 몰려 적은 인력으로 감당하긴 어려웠다
- 현장 경찰 대응이 부족했다? 절대 동의할 수 없는 말
- 핼러윈데이 전에 파출소장이 교통기동대 요청한 것은 사실... 차량 통제하면 압박감 훨씬 많이 풀어져
- 윤희근 경찰청장의 “현장 대응 미흡” 발언, 어떤 근거로 말한 건지 의구심 들어... 모든 책임을 하위 부서인 이태원 파출소로 모는 것 아닌가?
- 트라우마, 자책감 등으로 하루하루 힘들게 지내고 있어... 앞으로 어떻게 근무할지 걱정돼
- 기동대 파견, 공식 요청 아니었지만... 급하면 비공식적으로라도 요청할 수 있는 것 아닌가
- 파출소에 전화해 살인자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 최선을 다했지만 더 많이 구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
■ 프로그램명 :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 코너명 : <훅 인터뷰>
■ 방송시간 : 11월 4일 (금) 17:05~18:55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서울 이태원 파출소 경찰(익명)
◇주진우: 모두를 위한 모두를 향한 모두의 궁금증 <훅 인터뷰>. 112 신고 내용이 나와서 그런가요. 갑자기 경찰이 잘못했다 이런 이야기 나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참사 관련해서 강도 높은 감찰하겠다.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일선 경찰관들이 잘못한 걸까요? 일선 경찰관들만 잘못한 걸까요? 이번 참사의 원인을 거기에서 찾아야 할까요? 서울 이태원 파출소의 현직 경찰에게 들어보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경 찰: 안녕하십니까?
◇주진우: 경찰로 일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경 찰: 한 24년 정도 됐습니다.
◇주진우: 24년 됐고 이태원 파출소에 계신 지는요?
◆경 찰: 6년 차 근무하고 있습니다.
◇주진우: 6년 근무하면 이태원 이렇게 상황은 잘 아시겠는데요. 이태원 참사 당일에 그날 어땠습니까? 오후부터 사람이 많았습니까?
◆경 찰: 한 오후 4시경부터 인파가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주진우: 그리고 신고전화도 많이 왔습니까?
◆경 찰: 신고전화는 그렇게 오후 정도까지는 그렇게 많다고 할 수는 없었고요. 한 6시 넘어서 최초 신고되고부터 저녁 9시까지 그때 많아졌죠, 그때부터.
◇주진우: 신고가 원래 112 신고가 오지 파출소로 전화가 오는 건 아니죠?
◆경 찰: 네.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파출소로. 일반 전화로 해서.
◇주진우: 그런데 6시 이후부터는 바빠지셨군요. 파출소에는 얼마나 이렇게 인원이 어느 정도 있었어요?
◆경 찰: 당시에 주간근무팀이 있었고요. 저희가 이제 야간을 교대하는데 야간팀이 나와 있었고 주간팀도 퇴근하지 않고 대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같이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주진우: 그러니까 그러면 주간팀, 야간팀이 다 근무하고 있었습니까?
◆경 찰: 네.
◇주진우: 그러면 뭐 현장 파출소 인원들은 퇴근도 안 하고 일했다 이렇게 봐야 되겠네요.
◆경 찰: 퇴근을 할 수가 없죠.
◇주진우: 그렇죠. 사고 전화가 왔어요. 접수됐어요. 어떻게 대응하셨습니까?
◆경 찰: 저희 112시스템은 전산상 이제 신고가 떨어지면 지정 시간, 출동 시간, 도착 시간 그리고 또 누가 출동했는지 그런 게 다 명확하게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저희가 현장에 출동을 해서 그 현장에 신고에 맞는 업무를 하게 되겠죠.
◇주진우: 말씀하십시오.
◆경 찰: 그래서 업무 최초 신고 받고 가서 인원에 대한 통제나 그런 걸 시도했습니다, 저희도.
◇주진우: 그래요? 통제를 시도했는데요.
◆경 찰: 그렇지만 그 당시에 이미 많은 인파가 와 있었고요. 그 인력으로, 저희 인력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웠습니다.
◇주진우: 그래서 어떻게 하셨습니까?
◆경 찰: 그래서 일단 저희도 그런 상황을 다 이야기를 했고요.
◇주진우: 윗선에 보고할 거 아닙니까?
◆경 찰: 무전으로는 다 이야기합니다.
◇주진우: 이야기했습니까?
◆경 찰: 네. 저희 소장님이 그런 거를 이야기하는 걸 들었습니다.
◇주진우: 윗선에다가 지금 여기 인력으로는 어려우니까 더 도움을 청한다. 인력. 그렇게 이야기. 한 번 한 게 아닐 것 같은데요. 신고가 많이 왔으니까.
◆경 찰: 그때 하도 정신이 없고 시끄러우니까 저희가 다 들을 수는 없습니다, 저희도 그거를. 너무 시끄러워요, 거기 주변이. 그래서 다 못 들었지만 한 것은 맞습니다.
◇주진우: 한 거는 맞습니까?
◆경 찰: 네.
◇주진우: 그때 112 신고가 11건 접수됐다고 했는데 참사까지 11건 접수됐습니까?
◆경 찰: 네.
◇주진우: 그렇습니까?
◆경 찰: 11건 접수는 맞고요. 그런데 더 많았죠. 총 최초 신고부터 저희가 8, 9시까지 참사 이전까지 79건. 모든 신고 건수가 79건 됐고요. 압사 관련해서 안전사고 관련해서 이제 11건은 맞습니다.
◇주진우: 신고는 79건이었는데 압사 관련해서는 압사 이야기를 하는 신고는 11건이었다. 그 다른 신고도 많이 왔습니까?
◆경 찰: 기타 다른 신고도 있었죠.
◇주진우: 현장에 있는 경찰의 대응이 부족했다. 이렇게 지금 감사하겠다. 이렇게 이야기 나오는데 이 비판은 어떻게 받아들이시는지요?
◆경 찰: 현장 경찰관으로서 절대 동의할 수 없는 일이고요. 현장 112. 우리의 참사가 우리 조치가 잘못해서 나왔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주진우: 알겠습니다. 저희도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용산경찰서에서는 서울경찰청에 기동대 파견해달라 요청했다고 주장하는데 서울경찰청은 기동대 요청 없었다. 교통기동대만 요청을 받았다.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이게 무슨 이야기입니까?
◆경 찰: 우리 핼러윈데이 이전에 예전에 저희가 이태원 파출소 소장이 교통기동대를 요청한 것은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왜 교통기동대를 요청했었냐 하면 교통기동대가 물론 차량도 정리를 하지만 만약에 우리 이태원 주거리가 사람으로 많이 넘쳐날 때는 일시적으로 이태원 도로를 막아서 차량 통제를 해놓고 도로 쪽으로 사람들을 나오게 만들었으면 압박감이 훨씬 많이 풀어집니다.
◇주진우: 그렇죠.
◆경 찰: 밀집도가 떨어진다는 이야기죠. 그래서 교통기동대라도 신청을 한 겁니다.
◇주진우: 그런데 출동하지 않았죠.
◆경 찰: 듣기로는 20여 명 나왔다는 이야기는 들었던 것 같습니다.
◇주진우: 그렇습니까? 그런데 20여 명. 그 파견 인력으로는 이태원 상황을 정리하기는 어려웠고요?
◆경 찰: 맞습니다.
◇주진우: 그날 그러면 신고가 있었습니다. 신고가 있는데 상황이 계속되고 상황이 계속 나빠지는데 현장에서는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경 찰: 저희가 저희로서는 저희가 가진 인력. 장비만으로 버틸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사실은. 그래서 육성으로 하고 사람들을 유도를 하고 하지만 파출소 인원 20명으로서는 중과부적이라는 말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주진우: 퇴근도 안 하고 지금 주간, 야간 다 모여서 20명이 그냥 막고 있었군요. 그런데 용산경찰서장은 이 심각한 상황을 보고 받았을 거 아닙니까? 그런데 왜 안 오셨어요?
◆경 찰: 제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서장님하고 말해본 건 없고요. 그 당시에 용산에 집회시위가 있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쪽에서 상황관리를 했던 걸로 알고 있어요.
◇주진우: 윤희근 경찰청장은 현장 대응이 미흡했다고 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경 찰: 어떤 근거로 그런 말씀을 했는지 의구심이 들고요. 과연 파출소 20명으로 그런 걸 다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면 정말 이거는 참 무책임한 발언 아니신가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책임을 우리 하위 부서인 이태원 파출소로 모는 게 아닌가. 참담합니다.
◇주진우: 처음에는 주최 측이 없으니까 이렇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112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에 “경찰한테 이렇게 특별히 이태원 파출소에 이렇게 화살이 집중되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경 찰: 단순히 우리 국민들은 잘 모르시는 분들은 단순히 녹취록과 112 처리표를 봤을 때는 그렇게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실무에서 뛰는 우리 입장에서는 112 신고를 절대 무시할 수 없고요. 출동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주진우: 그리고 처리해야죠.
◆경 찰: 처리해야 됩니다. 그래서 11건이라도 동일 건입니다, 대부분이. 그러니까 동일건이라고 생각하는 건 뭐냐 하면 비슷한 장소에 비슷한 내용의 신고들입니다. 첫 번째 최초에서 나간 출동한 경찰관들이 계속 처리를 하고 있으면 나머지 다른 신고가 떨어지더라도 그 최초 출동한 경찰관이 먼저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출동을 하지 않을 뿐이에요. 그러고 나서 신고자한테는 빨리 귀가하시라고 안내해드리고 그렇게 마감을 짓고 있는 게 실무적인 거거든요, 저희가. 그런데 그것이 마치 출동하지 않은 것처럼 이야기한다는 거는 진짜 큰 오해인 것 같습니다.
◇주진우: 이거 경찰에서도 경찰, 일선 경찰한테 책임을 돌리는 거는 이 부분은 좀 국민들도 우려하고 있고요. 동료 경찰들도 우려합니다. 현장 분위기 어떻습니까?
◆경 찰: 지금 저희 파출소는 참 여러 가지 감정이 많이 있습니다. 그날의 트라우마, 그날의 자책감 그리고 우리 조직에서 저희를 여론의 한가운데로 던져지게 만든 이 상황.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서 저희는 지금 하루하루가 힘들게 지내고 있습니다. 근무조차도 잘 되지 않고 있고요. 뭐 저희 직원들 같은 경우에는 진짜 제가 걱정될 정도로 자책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래서 불안하기도 하고 어떻게 더 이상 앞으로 어떻게 근무할 것인가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주진우: 조직에서 우리를 희생양 삼으려고 하는구나 이런 생각도 하실 것 같아요.
◆경 찰: 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까? 물론 저희한테 그런 말이 나오기는 했습니다. 오해라고 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TV 뉴스, 언론을 통해서 나온 그 말이 과연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희는 그렇게 알고 있었고요. 그거에 대한 실망감이 너무나 큽니다.
◇주진우: 이태원 파출소에 6년 근무하셨으니까 지난 핼러윈 행사도 보셨고 많은 축제, 사람들이 많이 모였을 거 다 보셨잖아요. 이번 핼러윈과 지난 행사와 다른 점이 있었나요?
◆경 찰: 다른 점이 있었죠. 물론 지난해는 노마스크는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방역법이 완전히 해제된 건 아니라서. 그래서 이제 기동대가 작년에는 나왔었습니다. 그래서 인원에 대한 관리를 했었죠. 군중에 대한 관리.
◇주진우: 지난해는 기동대가 나왔군요.
◆경 찰: 그래서 그 기동대 근무자들로 인해서 굉장히 일하기가 수월했던 사고도 많이 나지 않았으며 인원 통제가 괜찮았던 그런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주진우: 이번에도 기동대 파견은 요청하신 거죠?
◆경 찰: 네.
◇주진우: 그런데 공식적으로 요청 안 했다 이 말은 무슨 말입니까?
◆경 찰: 뭐 어떤 공문을 통해서 저희가 요청한 건 아니었고요. 저희 내부 메신저를 통해서 이제 그런 요구사항을 전달한 것은 맞아요. 비공식이라고 하기는 하죠. 하지만 중차대한 일에 있어서 급하면 그렇게 비공식적으로라도 요청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주진우: 그렇죠. 전화로 이야기할 수도 있고 쫓아가서 이야기할 수도 있고요.
◆경 찰: 저희가 분명히 간절히 요청한다. 간절하다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그 정도로 저희는 기동대가 지원되기를 바랐습니다.
◇주진우: 이완숙 님께서 “일선 경찰관들 너무 고생 많아요. 알고 있어요. 책임자들이 미리 경찰을 현장에 더 많이 배치했어야죠.” 김신정 님 “현장 경찰관님들 힘내세요. 자책하지 마세요.” 8465님 “인터뷰 하시는 경찰관님 혹시 다른 불이익 있을까 걱정입니다. 주진우 라이브에서 꼭 관심 갖고 불이익 없도록 지켜주세요. 일선 경찰관들 힘내세요.”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저는 현장에서 목놓아 부르짖으면서 이 상황을 정리하려고 노력했던 그 경찰분들 그 노고도 큰데 트라우마도 걱정스럽습니다. 사고 이후에 너무 걱정스럽습니다.
◆경 찰: 저희가 머릿속에서 잊힐 수 없는 장면들입니다. 저희가 그건 잊을 수가 없고요. 너무 충격적이고 그리고 어떻게 뭐라고 말할 걸 잊어버릴 정도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주진우: 그런데 지금 파출소로 전화가 많이 온다면서요.
◆경 찰: 네. 저희보고 살인자라고 비난하시는 분들이 이제 전화를 하시는 편입니다.
◇주진우: 그러면 안 됩니다. 그러면 안 됩니다. 절대 그런 전화하면 안 됩니다. 멈추셔야 합니다. 이번 참사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이 있다면요?
◆경 찰: 뭐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사전 대비였습니다. 사전 대비.
◇주진우: 예전에는 지자체에서 지자체, 경찰 그리고 다 모여서 회의하지 않았습니까?
◆경 찰: 이번에도 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진우: 그래요?
◆경 찰: 네.
◇주진우: 그런데 왜 이렇게 대비가 안 됐을까요?
◆경 찰: 제가 이제 그 정도의 정보를 알 수 있는 위치급은 아니어서 그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주진우: 이번 참사 어떻게 마무리지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경 찰: 제가 뭐 그런 것까지 주제넘게 말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닌 것 같고요. 다만 제가 저희 이태원 파출소 경찰관들이 국민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우리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관으로서 첫 번째, 가장 큰 임무인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대한 보호에 실패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에 대한 참담한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고요. 하지만 저희는 있는 상황에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물론 고인이 되신 분들한테 뭐 드릴 말씀이 없고 고개를 들 수조차도 없습니다. 저희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고요. 더 많이 구해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주진우: 김현석 님께서 “이태원 파출소 근무자들 잘못 없습니다. 이것은 전적으로 상급기관의 무능과 상황인식, 불감증에서 온 인재입니다. 일선 경찰관들은 현장 영웅입니다.” 고생 많으셨고요. 애쓰셨고요. 경찰관님들 그리고 가족들 걱정하실까 봐 참 너무 참담합니다. 힘내주시고요.
◆경 찰: 고맙습니다.
◇주진우: 힘내주시고요. 힘을 내주십시오.
◆경 찰: 고맙습니다.
◇주진우: 이태원 파출소 근무중인 경찰과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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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진우 라이브] “이태원 파출소로 ‘살인자’ 비난 전화 빗발쳐…우린 최선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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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11-04 18:33:42
- 수정2022-11-07 16: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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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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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시부터 인파 많아져, 6시부터 9시까지 신고전화 많아졌다
- 참사 당일 주간팀, 야간팀 모두 근무 중이었다... 퇴근 못해
- 최초 신고 받은 후 인원 통제 시도했으나 이미 많은 인파 몰려 적은 인력으로 감당하긴 어려웠다
- 현장 경찰 대응이 부족했다? 절대 동의할 수 없는 말
- 핼러윈데이 전에 파출소장이 교통기동대 요청한 것은 사실... 차량 통제하면 압박감 훨씬 많이 풀어져
- 윤희근 경찰청장의 “현장 대응 미흡” 발언, 어떤 근거로 말한 건지 의구심 들어... 모든 책임을 하위 부서인 이태원 파출소로 모는 것 아닌가?
- 트라우마, 자책감 등으로 하루하루 힘들게 지내고 있어... 앞으로 어떻게 근무할지 걱정돼
- 기동대 파견, 공식 요청 아니었지만... 급하면 비공식적으로라도 요청할 수 있는 것 아닌가
- 파출소에 전화해 살인자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 최선을 다했지만 더 많이 구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
■ 프로그램명 :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 코너명 : <훅 인터뷰>
■ 방송시간 : 11월 4일 (금) 17:05~18:55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서울 이태원 파출소 경찰(익명)
◇주진우: 모두를 위한 모두를 향한 모두의 궁금증 <훅 인터뷰>. 112 신고 내용이 나와서 그런가요. 갑자기 경찰이 잘못했다 이런 이야기 나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참사 관련해서 강도 높은 감찰하겠다.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일선 경찰관들이 잘못한 걸까요? 일선 경찰관들만 잘못한 걸까요? 이번 참사의 원인을 거기에서 찾아야 할까요? 서울 이태원 파출소의 현직 경찰에게 들어보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경 찰: 안녕하십니까?
◇주진우: 경찰로 일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경 찰: 한 24년 정도 됐습니다.
◇주진우: 24년 됐고 이태원 파출소에 계신 지는요?
◆경 찰: 6년 차 근무하고 있습니다.
◇주진우: 6년 근무하면 이태원 이렇게 상황은 잘 아시겠는데요. 이태원 참사 당일에 그날 어땠습니까? 오후부터 사람이 많았습니까?
◆경 찰: 한 오후 4시경부터 인파가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주진우: 그리고 신고전화도 많이 왔습니까?
◆경 찰: 신고전화는 그렇게 오후 정도까지는 그렇게 많다고 할 수는 없었고요. 한 6시 넘어서 최초 신고되고부터 저녁 9시까지 그때 많아졌죠, 그때부터.
◇주진우: 신고가 원래 112 신고가 오지 파출소로 전화가 오는 건 아니죠?
◆경 찰: 네.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파출소로. 일반 전화로 해서.
◇주진우: 그런데 6시 이후부터는 바빠지셨군요. 파출소에는 얼마나 이렇게 인원이 어느 정도 있었어요?
◆경 찰: 당시에 주간근무팀이 있었고요. 저희가 이제 야간을 교대하는데 야간팀이 나와 있었고 주간팀도 퇴근하지 않고 대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같이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주진우: 그러니까 그러면 주간팀, 야간팀이 다 근무하고 있었습니까?
◆경 찰: 네.
◇주진우: 그러면 뭐 현장 파출소 인원들은 퇴근도 안 하고 일했다 이렇게 봐야 되겠네요.
◆경 찰: 퇴근을 할 수가 없죠.
◇주진우: 그렇죠. 사고 전화가 왔어요. 접수됐어요. 어떻게 대응하셨습니까?
◆경 찰: 저희 112시스템은 전산상 이제 신고가 떨어지면 지정 시간, 출동 시간, 도착 시간 그리고 또 누가 출동했는지 그런 게 다 명확하게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저희가 현장에 출동을 해서 그 현장에 신고에 맞는 업무를 하게 되겠죠.
◇주진우: 말씀하십시오.
◆경 찰: 그래서 업무 최초 신고 받고 가서 인원에 대한 통제나 그런 걸 시도했습니다, 저희도.
◇주진우: 그래요? 통제를 시도했는데요.
◆경 찰: 그렇지만 그 당시에 이미 많은 인파가 와 있었고요. 그 인력으로, 저희 인력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웠습니다.
◇주진우: 그래서 어떻게 하셨습니까?
◆경 찰: 그래서 일단 저희도 그런 상황을 다 이야기를 했고요.
◇주진우: 윗선에 보고할 거 아닙니까?
◆경 찰: 무전으로는 다 이야기합니다.
◇주진우: 이야기했습니까?
◆경 찰: 네. 저희 소장님이 그런 거를 이야기하는 걸 들었습니다.
◇주진우: 윗선에다가 지금 여기 인력으로는 어려우니까 더 도움을 청한다. 인력. 그렇게 이야기. 한 번 한 게 아닐 것 같은데요. 신고가 많이 왔으니까.
◆경 찰: 그때 하도 정신이 없고 시끄러우니까 저희가 다 들을 수는 없습니다, 저희도 그거를. 너무 시끄러워요, 거기 주변이. 그래서 다 못 들었지만 한 것은 맞습니다.
◇주진우: 한 거는 맞습니까?
◆경 찰: 네.
◇주진우: 그때 112 신고가 11건 접수됐다고 했는데 참사까지 11건 접수됐습니까?
◆경 찰: 네.
◇주진우: 그렇습니까?
◆경 찰: 11건 접수는 맞고요. 그런데 더 많았죠. 총 최초 신고부터 저희가 8, 9시까지 참사 이전까지 79건. 모든 신고 건수가 79건 됐고요. 압사 관련해서 안전사고 관련해서 이제 11건은 맞습니다.
◇주진우: 신고는 79건이었는데 압사 관련해서는 압사 이야기를 하는 신고는 11건이었다. 그 다른 신고도 많이 왔습니까?
◆경 찰: 기타 다른 신고도 있었죠.
◇주진우: 현장에 있는 경찰의 대응이 부족했다. 이렇게 지금 감사하겠다. 이렇게 이야기 나오는데 이 비판은 어떻게 받아들이시는지요?
◆경 찰: 현장 경찰관으로서 절대 동의할 수 없는 일이고요. 현장 112. 우리의 참사가 우리 조치가 잘못해서 나왔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주진우: 알겠습니다. 저희도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용산경찰서에서는 서울경찰청에 기동대 파견해달라 요청했다고 주장하는데 서울경찰청은 기동대 요청 없었다. 교통기동대만 요청을 받았다.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이게 무슨 이야기입니까?
◆경 찰: 우리 핼러윈데이 이전에 예전에 저희가 이태원 파출소 소장이 교통기동대를 요청한 것은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왜 교통기동대를 요청했었냐 하면 교통기동대가 물론 차량도 정리를 하지만 만약에 우리 이태원 주거리가 사람으로 많이 넘쳐날 때는 일시적으로 이태원 도로를 막아서 차량 통제를 해놓고 도로 쪽으로 사람들을 나오게 만들었으면 압박감이 훨씬 많이 풀어집니다.
◇주진우: 그렇죠.
◆경 찰: 밀집도가 떨어진다는 이야기죠. 그래서 교통기동대라도 신청을 한 겁니다.
◇주진우: 그런데 출동하지 않았죠.
◆경 찰: 듣기로는 20여 명 나왔다는 이야기는 들었던 것 같습니다.
◇주진우: 그렇습니까? 그런데 20여 명. 그 파견 인력으로는 이태원 상황을 정리하기는 어려웠고요?
◆경 찰: 맞습니다.
◇주진우: 그날 그러면 신고가 있었습니다. 신고가 있는데 상황이 계속되고 상황이 계속 나빠지는데 현장에서는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경 찰: 저희가 저희로서는 저희가 가진 인력. 장비만으로 버틸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사실은. 그래서 육성으로 하고 사람들을 유도를 하고 하지만 파출소 인원 20명으로서는 중과부적이라는 말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주진우: 퇴근도 안 하고 지금 주간, 야간 다 모여서 20명이 그냥 막고 있었군요. 그런데 용산경찰서장은 이 심각한 상황을 보고 받았을 거 아닙니까? 그런데 왜 안 오셨어요?
◆경 찰: 제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서장님하고 말해본 건 없고요. 그 당시에 용산에 집회시위가 있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쪽에서 상황관리를 했던 걸로 알고 있어요.
◇주진우: 윤희근 경찰청장은 현장 대응이 미흡했다고 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경 찰: 어떤 근거로 그런 말씀을 했는지 의구심이 들고요. 과연 파출소 20명으로 그런 걸 다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면 정말 이거는 참 무책임한 발언 아니신가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책임을 우리 하위 부서인 이태원 파출소로 모는 게 아닌가. 참담합니다.
◇주진우: 처음에는 주최 측이 없으니까 이렇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112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에 “경찰한테 이렇게 특별히 이태원 파출소에 이렇게 화살이 집중되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경 찰: 단순히 우리 국민들은 잘 모르시는 분들은 단순히 녹취록과 112 처리표를 봤을 때는 그렇게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실무에서 뛰는 우리 입장에서는 112 신고를 절대 무시할 수 없고요. 출동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주진우: 그리고 처리해야죠.
◆경 찰: 처리해야 됩니다. 그래서 11건이라도 동일 건입니다, 대부분이. 그러니까 동일건이라고 생각하는 건 뭐냐 하면 비슷한 장소에 비슷한 내용의 신고들입니다. 첫 번째 최초에서 나간 출동한 경찰관들이 계속 처리를 하고 있으면 나머지 다른 신고가 떨어지더라도 그 최초 출동한 경찰관이 먼저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출동을 하지 않을 뿐이에요. 그러고 나서 신고자한테는 빨리 귀가하시라고 안내해드리고 그렇게 마감을 짓고 있는 게 실무적인 거거든요, 저희가. 그런데 그것이 마치 출동하지 않은 것처럼 이야기한다는 거는 진짜 큰 오해인 것 같습니다.
◇주진우: 이거 경찰에서도 경찰, 일선 경찰한테 책임을 돌리는 거는 이 부분은 좀 국민들도 우려하고 있고요. 동료 경찰들도 우려합니다. 현장 분위기 어떻습니까?
◆경 찰: 지금 저희 파출소는 참 여러 가지 감정이 많이 있습니다. 그날의 트라우마, 그날의 자책감 그리고 우리 조직에서 저희를 여론의 한가운데로 던져지게 만든 이 상황.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서 저희는 지금 하루하루가 힘들게 지내고 있습니다. 근무조차도 잘 되지 않고 있고요. 뭐 저희 직원들 같은 경우에는 진짜 제가 걱정될 정도로 자책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래서 불안하기도 하고 어떻게 더 이상 앞으로 어떻게 근무할 것인가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주진우: 조직에서 우리를 희생양 삼으려고 하는구나 이런 생각도 하실 것 같아요.
◆경 찰: 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까? 물론 저희한테 그런 말이 나오기는 했습니다. 오해라고 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TV 뉴스, 언론을 통해서 나온 그 말이 과연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희는 그렇게 알고 있었고요. 그거에 대한 실망감이 너무나 큽니다.
◇주진우: 이태원 파출소에 6년 근무하셨으니까 지난 핼러윈 행사도 보셨고 많은 축제, 사람들이 많이 모였을 거 다 보셨잖아요. 이번 핼러윈과 지난 행사와 다른 점이 있었나요?
◆경 찰: 다른 점이 있었죠. 물론 지난해는 노마스크는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방역법이 완전히 해제된 건 아니라서. 그래서 이제 기동대가 작년에는 나왔었습니다. 그래서 인원에 대한 관리를 했었죠. 군중에 대한 관리.
◇주진우: 지난해는 기동대가 나왔군요.
◆경 찰: 그래서 그 기동대 근무자들로 인해서 굉장히 일하기가 수월했던 사고도 많이 나지 않았으며 인원 통제가 괜찮았던 그런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주진우: 이번에도 기동대 파견은 요청하신 거죠?
◆경 찰: 네.
◇주진우: 그런데 공식적으로 요청 안 했다 이 말은 무슨 말입니까?
◆경 찰: 뭐 어떤 공문을 통해서 저희가 요청한 건 아니었고요. 저희 내부 메신저를 통해서 이제 그런 요구사항을 전달한 것은 맞아요. 비공식이라고 하기는 하죠. 하지만 중차대한 일에 있어서 급하면 그렇게 비공식적으로라도 요청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주진우: 그렇죠. 전화로 이야기할 수도 있고 쫓아가서 이야기할 수도 있고요.
◆경 찰: 저희가 분명히 간절히 요청한다. 간절하다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그 정도로 저희는 기동대가 지원되기를 바랐습니다.
◇주진우: 이완숙 님께서 “일선 경찰관들 너무 고생 많아요. 알고 있어요. 책임자들이 미리 경찰을 현장에 더 많이 배치했어야죠.” 김신정 님 “현장 경찰관님들 힘내세요. 자책하지 마세요.” 8465님 “인터뷰 하시는 경찰관님 혹시 다른 불이익 있을까 걱정입니다. 주진우 라이브에서 꼭 관심 갖고 불이익 없도록 지켜주세요. 일선 경찰관들 힘내세요.”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저는 현장에서 목놓아 부르짖으면서 이 상황을 정리하려고 노력했던 그 경찰분들 그 노고도 큰데 트라우마도 걱정스럽습니다. 사고 이후에 너무 걱정스럽습니다.
◆경 찰: 저희가 머릿속에서 잊힐 수 없는 장면들입니다. 저희가 그건 잊을 수가 없고요. 너무 충격적이고 그리고 어떻게 뭐라고 말할 걸 잊어버릴 정도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주진우: 그런데 지금 파출소로 전화가 많이 온다면서요.
◆경 찰: 네. 저희보고 살인자라고 비난하시는 분들이 이제 전화를 하시는 편입니다.
◇주진우: 그러면 안 됩니다. 그러면 안 됩니다. 절대 그런 전화하면 안 됩니다. 멈추셔야 합니다. 이번 참사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이 있다면요?
◆경 찰: 뭐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사전 대비였습니다. 사전 대비.
◇주진우: 예전에는 지자체에서 지자체, 경찰 그리고 다 모여서 회의하지 않았습니까?
◆경 찰: 이번에도 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진우: 그래요?
◆경 찰: 네.
◇주진우: 그런데 왜 이렇게 대비가 안 됐을까요?
◆경 찰: 제가 이제 그 정도의 정보를 알 수 있는 위치급은 아니어서 그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주진우: 이번 참사 어떻게 마무리지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경 찰: 제가 뭐 그런 것까지 주제넘게 말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닌 것 같고요. 다만 제가 저희 이태원 파출소 경찰관들이 국민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우리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관으로서 첫 번째, 가장 큰 임무인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대한 보호에 실패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에 대한 참담한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고요. 하지만 저희는 있는 상황에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물론 고인이 되신 분들한테 뭐 드릴 말씀이 없고 고개를 들 수조차도 없습니다. 저희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고요. 더 많이 구해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주진우: 김현석 님께서 “이태원 파출소 근무자들 잘못 없습니다. 이것은 전적으로 상급기관의 무능과 상황인식, 불감증에서 온 인재입니다. 일선 경찰관들은 현장 영웅입니다.” 고생 많으셨고요. 애쓰셨고요. 경찰관님들 그리고 가족들 걱정하실까 봐 참 너무 참담합니다. 힘내주시고요.
◆경 찰: 고맙습니다.
◇주진우: 힘내주시고요. 힘을 내주십시오.
◆경 찰: 고맙습니다.
◇주진우: 이태원 파출소 근무중인 경찰과 만나봤습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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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시부터 인파 많아져, 6시부터 9시까지 신고전화 많아졌다
- 참사 당일 주간팀, 야간팀 모두 근무 중이었다... 퇴근 못해
- 최초 신고 받은 후 인원 통제 시도했으나 이미 많은 인파 몰려 적은 인력으로 감당하긴 어려웠다
- 현장 경찰 대응이 부족했다? 절대 동의할 수 없는 말
- 핼러윈데이 전에 파출소장이 교통기동대 요청한 것은 사실... 차량 통제하면 압박감 훨씬 많이 풀어져
- 윤희근 경찰청장의 “현장 대응 미흡” 발언, 어떤 근거로 말한 건지 의구심 들어... 모든 책임을 하위 부서인 이태원 파출소로 모는 것 아닌가?
- 트라우마, 자책감 등으로 하루하루 힘들게 지내고 있어... 앞으로 어떻게 근무할지 걱정돼
- 기동대 파견, 공식 요청 아니었지만... 급하면 비공식적으로라도 요청할 수 있는 것 아닌가
- 파출소에 전화해 살인자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 최선을 다했지만 더 많이 구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
■ 프로그램명 :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 코너명 : <훅 인터뷰>
■ 방송시간 : 11월 4일 (금) 17:05~18:55 KBS1R FM 97.3 MHz
■ 출연자 : 서울 이태원 파출소 경찰(익명)
◇주진우: 모두를 위한 모두를 향한 모두의 궁금증 <훅 인터뷰>. 112 신고 내용이 나와서 그런가요. 갑자기 경찰이 잘못했다 이런 이야기 나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참사 관련해서 강도 높은 감찰하겠다.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일선 경찰관들이 잘못한 걸까요? 일선 경찰관들만 잘못한 걸까요? 이번 참사의 원인을 거기에서 찾아야 할까요? 서울 이태원 파출소의 현직 경찰에게 들어보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경 찰: 안녕하십니까?
◇주진우: 경찰로 일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경 찰: 한 24년 정도 됐습니다.
◇주진우: 24년 됐고 이태원 파출소에 계신 지는요?
◆경 찰: 6년 차 근무하고 있습니다.
◇주진우: 6년 근무하면 이태원 이렇게 상황은 잘 아시겠는데요. 이태원 참사 당일에 그날 어땠습니까? 오후부터 사람이 많았습니까?
◆경 찰: 한 오후 4시경부터 인파가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주진우: 그리고 신고전화도 많이 왔습니까?
◆경 찰: 신고전화는 그렇게 오후 정도까지는 그렇게 많다고 할 수는 없었고요. 한 6시 넘어서 최초 신고되고부터 저녁 9시까지 그때 많아졌죠, 그때부터.
◇주진우: 신고가 원래 112 신고가 오지 파출소로 전화가 오는 건 아니죠?
◆경 찰: 네.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파출소로. 일반 전화로 해서.
◇주진우: 그런데 6시 이후부터는 바빠지셨군요. 파출소에는 얼마나 이렇게 인원이 어느 정도 있었어요?
◆경 찰: 당시에 주간근무팀이 있었고요. 저희가 이제 야간을 교대하는데 야간팀이 나와 있었고 주간팀도 퇴근하지 않고 대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같이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주진우: 그러니까 그러면 주간팀, 야간팀이 다 근무하고 있었습니까?
◆경 찰: 네.
◇주진우: 그러면 뭐 현장 파출소 인원들은 퇴근도 안 하고 일했다 이렇게 봐야 되겠네요.
◆경 찰: 퇴근을 할 수가 없죠.
◇주진우: 그렇죠. 사고 전화가 왔어요. 접수됐어요. 어떻게 대응하셨습니까?
◆경 찰: 저희 112시스템은 전산상 이제 신고가 떨어지면 지정 시간, 출동 시간, 도착 시간 그리고 또 누가 출동했는지 그런 게 다 명확하게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저희가 현장에 출동을 해서 그 현장에 신고에 맞는 업무를 하게 되겠죠.
◇주진우: 말씀하십시오.
◆경 찰: 그래서 업무 최초 신고 받고 가서 인원에 대한 통제나 그런 걸 시도했습니다, 저희도.
◇주진우: 그래요? 통제를 시도했는데요.
◆경 찰: 그렇지만 그 당시에 이미 많은 인파가 와 있었고요. 그 인력으로, 저희 인력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웠습니다.
◇주진우: 그래서 어떻게 하셨습니까?
◆경 찰: 그래서 일단 저희도 그런 상황을 다 이야기를 했고요.
◇주진우: 윗선에 보고할 거 아닙니까?
◆경 찰: 무전으로는 다 이야기합니다.
◇주진우: 이야기했습니까?
◆경 찰: 네. 저희 소장님이 그런 거를 이야기하는 걸 들었습니다.
◇주진우: 윗선에다가 지금 여기 인력으로는 어려우니까 더 도움을 청한다. 인력. 그렇게 이야기. 한 번 한 게 아닐 것 같은데요. 신고가 많이 왔으니까.
◆경 찰: 그때 하도 정신이 없고 시끄러우니까 저희가 다 들을 수는 없습니다, 저희도 그거를. 너무 시끄러워요, 거기 주변이. 그래서 다 못 들었지만 한 것은 맞습니다.
◇주진우: 한 거는 맞습니까?
◆경 찰: 네.
◇주진우: 그때 112 신고가 11건 접수됐다고 했는데 참사까지 11건 접수됐습니까?
◆경 찰: 네.
◇주진우: 그렇습니까?
◆경 찰: 11건 접수는 맞고요. 그런데 더 많았죠. 총 최초 신고부터 저희가 8, 9시까지 참사 이전까지 79건. 모든 신고 건수가 79건 됐고요. 압사 관련해서 안전사고 관련해서 이제 11건은 맞습니다.
◇주진우: 신고는 79건이었는데 압사 관련해서는 압사 이야기를 하는 신고는 11건이었다. 그 다른 신고도 많이 왔습니까?
◆경 찰: 기타 다른 신고도 있었죠.
◇주진우: 현장에 있는 경찰의 대응이 부족했다. 이렇게 지금 감사하겠다. 이렇게 이야기 나오는데 이 비판은 어떻게 받아들이시는지요?
◆경 찰: 현장 경찰관으로서 절대 동의할 수 없는 일이고요. 현장 112. 우리의 참사가 우리 조치가 잘못해서 나왔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주진우: 알겠습니다. 저희도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용산경찰서에서는 서울경찰청에 기동대 파견해달라 요청했다고 주장하는데 서울경찰청은 기동대 요청 없었다. 교통기동대만 요청을 받았다.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이게 무슨 이야기입니까?
◆경 찰: 우리 핼러윈데이 이전에 예전에 저희가 이태원 파출소 소장이 교통기동대를 요청한 것은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왜 교통기동대를 요청했었냐 하면 교통기동대가 물론 차량도 정리를 하지만 만약에 우리 이태원 주거리가 사람으로 많이 넘쳐날 때는 일시적으로 이태원 도로를 막아서 차량 통제를 해놓고 도로 쪽으로 사람들을 나오게 만들었으면 압박감이 훨씬 많이 풀어집니다.
◇주진우: 그렇죠.
◆경 찰: 밀집도가 떨어진다는 이야기죠. 그래서 교통기동대라도 신청을 한 겁니다.
◇주진우: 그런데 출동하지 않았죠.
◆경 찰: 듣기로는 20여 명 나왔다는 이야기는 들었던 것 같습니다.
◇주진우: 그렇습니까? 그런데 20여 명. 그 파견 인력으로는 이태원 상황을 정리하기는 어려웠고요?
◆경 찰: 맞습니다.
◇주진우: 그날 그러면 신고가 있었습니다. 신고가 있는데 상황이 계속되고 상황이 계속 나빠지는데 현장에서는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경 찰: 저희가 저희로서는 저희가 가진 인력. 장비만으로 버틸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사실은. 그래서 육성으로 하고 사람들을 유도를 하고 하지만 파출소 인원 20명으로서는 중과부적이라는 말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주진우: 퇴근도 안 하고 지금 주간, 야간 다 모여서 20명이 그냥 막고 있었군요. 그런데 용산경찰서장은 이 심각한 상황을 보고 받았을 거 아닙니까? 그런데 왜 안 오셨어요?
◆경 찰: 제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서장님하고 말해본 건 없고요. 그 당시에 용산에 집회시위가 있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쪽에서 상황관리를 했던 걸로 알고 있어요.
◇주진우: 윤희근 경찰청장은 현장 대응이 미흡했다고 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경 찰: 어떤 근거로 그런 말씀을 했는지 의구심이 들고요. 과연 파출소 20명으로 그런 걸 다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면 정말 이거는 참 무책임한 발언 아니신가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책임을 우리 하위 부서인 이태원 파출소로 모는 게 아닌가. 참담합니다.
◇주진우: 처음에는 주최 측이 없으니까 이렇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112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에 “경찰한테 이렇게 특별히 이태원 파출소에 이렇게 화살이 집중되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경 찰: 단순히 우리 국민들은 잘 모르시는 분들은 단순히 녹취록과 112 처리표를 봤을 때는 그렇게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실무에서 뛰는 우리 입장에서는 112 신고를 절대 무시할 수 없고요. 출동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주진우: 그리고 처리해야죠.
◆경 찰: 처리해야 됩니다. 그래서 11건이라도 동일 건입니다, 대부분이. 그러니까 동일건이라고 생각하는 건 뭐냐 하면 비슷한 장소에 비슷한 내용의 신고들입니다. 첫 번째 최초에서 나간 출동한 경찰관들이 계속 처리를 하고 있으면 나머지 다른 신고가 떨어지더라도 그 최초 출동한 경찰관이 먼저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출동을 하지 않을 뿐이에요. 그러고 나서 신고자한테는 빨리 귀가하시라고 안내해드리고 그렇게 마감을 짓고 있는 게 실무적인 거거든요, 저희가. 그런데 그것이 마치 출동하지 않은 것처럼 이야기한다는 거는 진짜 큰 오해인 것 같습니다.
◇주진우: 이거 경찰에서도 경찰, 일선 경찰한테 책임을 돌리는 거는 이 부분은 좀 국민들도 우려하고 있고요. 동료 경찰들도 우려합니다. 현장 분위기 어떻습니까?
◆경 찰: 지금 저희 파출소는 참 여러 가지 감정이 많이 있습니다. 그날의 트라우마, 그날의 자책감 그리고 우리 조직에서 저희를 여론의 한가운데로 던져지게 만든 이 상황.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서 저희는 지금 하루하루가 힘들게 지내고 있습니다. 근무조차도 잘 되지 않고 있고요. 뭐 저희 직원들 같은 경우에는 진짜 제가 걱정될 정도로 자책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래서 불안하기도 하고 어떻게 더 이상 앞으로 어떻게 근무할 것인가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주진우: 조직에서 우리를 희생양 삼으려고 하는구나 이런 생각도 하실 것 같아요.
◆경 찰: 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까? 물론 저희한테 그런 말이 나오기는 했습니다. 오해라고 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TV 뉴스, 언론을 통해서 나온 그 말이 과연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희는 그렇게 알고 있었고요. 그거에 대한 실망감이 너무나 큽니다.
◇주진우: 이태원 파출소에 6년 근무하셨으니까 지난 핼러윈 행사도 보셨고 많은 축제, 사람들이 많이 모였을 거 다 보셨잖아요. 이번 핼러윈과 지난 행사와 다른 점이 있었나요?
◆경 찰: 다른 점이 있었죠. 물론 지난해는 노마스크는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방역법이 완전히 해제된 건 아니라서. 그래서 이제 기동대가 작년에는 나왔었습니다. 그래서 인원에 대한 관리를 했었죠. 군중에 대한 관리.
◇주진우: 지난해는 기동대가 나왔군요.
◆경 찰: 그래서 그 기동대 근무자들로 인해서 굉장히 일하기가 수월했던 사고도 많이 나지 않았으며 인원 통제가 괜찮았던 그런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주진우: 이번에도 기동대 파견은 요청하신 거죠?
◆경 찰: 네.
◇주진우: 그런데 공식적으로 요청 안 했다 이 말은 무슨 말입니까?
◆경 찰: 뭐 어떤 공문을 통해서 저희가 요청한 건 아니었고요. 저희 내부 메신저를 통해서 이제 그런 요구사항을 전달한 것은 맞아요. 비공식이라고 하기는 하죠. 하지만 중차대한 일에 있어서 급하면 그렇게 비공식적으로라도 요청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주진우: 그렇죠. 전화로 이야기할 수도 있고 쫓아가서 이야기할 수도 있고요.
◆경 찰: 저희가 분명히 간절히 요청한다. 간절하다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그 정도로 저희는 기동대가 지원되기를 바랐습니다.
◇주진우: 이완숙 님께서 “일선 경찰관들 너무 고생 많아요. 알고 있어요. 책임자들이 미리 경찰을 현장에 더 많이 배치했어야죠.” 김신정 님 “현장 경찰관님들 힘내세요. 자책하지 마세요.” 8465님 “인터뷰 하시는 경찰관님 혹시 다른 불이익 있을까 걱정입니다. 주진우 라이브에서 꼭 관심 갖고 불이익 없도록 지켜주세요. 일선 경찰관들 힘내세요.”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저는 현장에서 목놓아 부르짖으면서 이 상황을 정리하려고 노력했던 그 경찰분들 그 노고도 큰데 트라우마도 걱정스럽습니다. 사고 이후에 너무 걱정스럽습니다.
◆경 찰: 저희가 머릿속에서 잊힐 수 없는 장면들입니다. 저희가 그건 잊을 수가 없고요. 너무 충격적이고 그리고 어떻게 뭐라고 말할 걸 잊어버릴 정도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주진우: 그런데 지금 파출소로 전화가 많이 온다면서요.
◆경 찰: 네. 저희보고 살인자라고 비난하시는 분들이 이제 전화를 하시는 편입니다.
◇주진우: 그러면 안 됩니다. 그러면 안 됩니다. 절대 그런 전화하면 안 됩니다. 멈추셔야 합니다. 이번 참사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이 있다면요?
◆경 찰: 뭐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사전 대비였습니다. 사전 대비.
◇주진우: 예전에는 지자체에서 지자체, 경찰 그리고 다 모여서 회의하지 않았습니까?
◆경 찰: 이번에도 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진우: 그래요?
◆경 찰: 네.
◇주진우: 그런데 왜 이렇게 대비가 안 됐을까요?
◆경 찰: 제가 이제 그 정도의 정보를 알 수 있는 위치급은 아니어서 그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주진우: 이번 참사 어떻게 마무리지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경 찰: 제가 뭐 그런 것까지 주제넘게 말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닌 것 같고요. 다만 제가 저희 이태원 파출소 경찰관들이 국민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우리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관으로서 첫 번째, 가장 큰 임무인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대한 보호에 실패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에 대한 참담한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고요. 하지만 저희는 있는 상황에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물론 고인이 되신 분들한테 뭐 드릴 말씀이 없고 고개를 들 수조차도 없습니다. 저희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고요. 더 많이 구해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주진우: 김현석 님께서 “이태원 파출소 근무자들 잘못 없습니다. 이것은 전적으로 상급기관의 무능과 상황인식, 불감증에서 온 인재입니다. 일선 경찰관들은 현장 영웅입니다.” 고생 많으셨고요. 애쓰셨고요. 경찰관님들 그리고 가족들 걱정하실까 봐 참 너무 참담합니다. 힘내주시고요.
◆경 찰: 고맙습니다.
◇주진우: 힘내주시고요. 힘을 내주십시오.
◆경 찰: 고맙습니다.
◇주진우: 이태원 파출소 근무중인 경찰과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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