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운집’ 같았는데…경찰 병력 ‘6,030명 vs 137명’

입력 2022.11.04 (19:07) 수정 2022.11.04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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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백 서른일곱 명.

참사가 벌어지던 날, 이태원에 투입됐던 경찰 병력 수입니다.

이 인원이 적절했는지 여부는, 향후 수사를 통해서도 가려지겠지만, 기본적으로 '비슷한 규모'의 인파가 몰렸던 다른 행사와 비교해봤을 때, 터무니없이 적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경찰은, 각종 행사에 대비한 '인력 투입 매뉴얼'도 이미 갖추고 있었던 거로 확인됐는데, 문제는, 역시 예의 그 '주최 측 여부'가 발목을 잡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김성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이태원 참사가 있던 날, 경찰은 10만 인파를 예상하고 현장에 137명을 투입했습니다.

비슷한 인파가 모였던 게 2013년의 보신각 타종 행사인데, 그때는 경찰 6천 명 이상이 투입됐습니다.

4분의 1.

2만 5천 명 정도가 모였던 이 마라톤 행사에도, 경찰은 2,800여 명을 배치했습니다.

다양한 행사 유형에 맞춰 '매뉴얼'도 준비해놓고 있었습니다.

거길 보면, 마라톤은 사고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행사로 분류하는데, 그럼에도, 올해 핼러윈을 앞둔 이태원보다 스무 배 넘는 인력을 투입했습니다.

행사 참가인원 대비, 경찰 수를 평균으로 계산해봐도, 그 해와, 올해 이태원은 9배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유는, 잘 알려진대로 '주최 측' 존재 여부에 있습니다.

매뉴얼엔 기본적으로, '거대 인파가 모일 경우 지하철 입구 등 취약시설에 경찰력을 선점 배치해라, 단계별로 적정 인원을 통제해라' 지침이 명시돼 있습니다.

다만 이 매뉴얼은 "'주최가 있는' 행사를 전제로 하고, 이태원의 경우엔 '주최가 없어' 적용을 못 했다"고 경찰은 다시 한번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주최 측이 없어 어수선한 행사일수록 오히려 더 '기관' 차원의 안전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윤호/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주관자가 없는 다중 인파 행사일수록 경찰의 책임이 막중하고 중대한 것이죠. 그래서 매뉴얼을 만든다면 주최와 주관이 없는 행사의 경우 경찰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매뉴얼화했어야 옳은 것이죠."]

인력 투입의 적절성 등을 따져보고 있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군중이 모였을 때 안전에 대한 책임은 결국 경찰에 있다는 점을 수사의 '전제'로 재확인했습니다.

KBS 뉴스 김성숩니다.

촬영기자:이제우/영상편집: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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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만 운집’ 같았는데…경찰 병력 ‘6,030명 vs 13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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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2-11-04 19:18:02
    뉴스 7
[앵커]

백 서른일곱 명.

참사가 벌어지던 날, 이태원에 투입됐던 경찰 병력 수입니다.

이 인원이 적절했는지 여부는, 향후 수사를 통해서도 가려지겠지만, 기본적으로 '비슷한 규모'의 인파가 몰렸던 다른 행사와 비교해봤을 때, 터무니없이 적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경찰은, 각종 행사에 대비한 '인력 투입 매뉴얼'도 이미 갖추고 있었던 거로 확인됐는데, 문제는, 역시 예의 그 '주최 측 여부'가 발목을 잡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김성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이태원 참사가 있던 날, 경찰은 10만 인파를 예상하고 현장에 137명을 투입했습니다.

비슷한 인파가 모였던 게 2013년의 보신각 타종 행사인데, 그때는 경찰 6천 명 이상이 투입됐습니다.

4분의 1.

2만 5천 명 정도가 모였던 이 마라톤 행사에도, 경찰은 2,800여 명을 배치했습니다.

다양한 행사 유형에 맞춰 '매뉴얼'도 준비해놓고 있었습니다.

거길 보면, 마라톤은 사고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행사로 분류하는데, 그럼에도, 올해 핼러윈을 앞둔 이태원보다 스무 배 넘는 인력을 투입했습니다.

행사 참가인원 대비, 경찰 수를 평균으로 계산해봐도, 그 해와, 올해 이태원은 9배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유는, 잘 알려진대로 '주최 측' 존재 여부에 있습니다.

매뉴얼엔 기본적으로, '거대 인파가 모일 경우 지하철 입구 등 취약시설에 경찰력을 선점 배치해라, 단계별로 적정 인원을 통제해라' 지침이 명시돼 있습니다.

다만 이 매뉴얼은 "'주최가 있는' 행사를 전제로 하고, 이태원의 경우엔 '주최가 없어' 적용을 못 했다"고 경찰은 다시 한번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주최 측이 없어 어수선한 행사일수록 오히려 더 '기관' 차원의 안전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윤호/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주관자가 없는 다중 인파 행사일수록 경찰의 책임이 막중하고 중대한 것이죠. 그래서 매뉴얼을 만든다면 주최와 주관이 없는 행사의 경우 경찰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매뉴얼화했어야 옳은 것이죠."]

인력 투입의 적절성 등을 따져보고 있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군중이 모였을 때 안전에 대한 책임은 결국 경찰에 있다는 점을 수사의 '전제'로 재확인했습니다.

KBS 뉴스 김성숩니다.

촬영기자:이제우/영상편집: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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