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운집’ 같았는데…경찰 병력 ‘6,030명 vs 137명’

입력 2022.11.04 (21:12) 수정 2022.11.04 (21:2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경찰이 참사 당일 이태원에 투입했다고 밝힌 경찰 수는 137명입니다.

인원이 충분했는지 문제와 별개로 '비슷한 규모'의 인파가 몰렸던 다른 행사와 비교해봤습니다.

9년 전 보신각 타종 때 현장의 경찰 수는 6천 명이 넘었습니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건지 김성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태원 참사가 있던 날, 경찰은 10만 인파를 예상하고 현장에 137명을 투입했습니다.

비슷한 인파가 모였던 게 2013년의 보신각 타종 행사인데, 그때는 경찰 6천 명 이상이 투입됐습니다.

4분의 1...

2만 5천 명 정도가 모였던 이 마라톤 행사에도, 경찰은 2,800여 명을 배치했습니다.

다양한 행사 유형에 맞춰 '매뉴얼'도 준비해놓고 있었습니다.

거길 보면, 마라톤은 사고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행사로 분류하는데, 그럼에도, 올해 핼러윈을 앞둔 이태원보다 스무 배 넘는 인력을 투입했습니다.

행사 참가인원 대비, 경찰 수를 평균으로 계산해봐도, 그 해와, 올해 이태원은 9배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유는, 잘 알려진대로 '주최 측' 존재 여부에 있습니다.

매뉴얼엔 기본적으로, '거대 인파가 모일 경우 지하철 입구 등 취약시설에 경찰력을 선점 배치해라, 단계별로 적정 인원을 통제해라' 지침이 명시돼 있습니다.

다만 이 매뉴얼은 "'주최가 있는' 행사를 전제로 하고, 이태원의 경우엔 '주최가 없어' 적용을 못 했다"고 경찰은 다시 한번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주최 측이 없어 어수선한 행사일수록 오히려 더 '기관' 차원의 안전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윤호/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주관자가 없는 다중 인파 행사일수록 경찰의 책임이 막중하고 중대한 것이죠. 그래서 매뉴얼을 만든다면 주최와 주관이 없는 행사의 경우 경찰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매뉴얼화했어야 옳은 것이죠."]

인력 투입의 적절성 등을 따져보고 있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군중이 모였을 때 안전에 대한 책임은 결국 경찰에 있다는 점을 수사의 '전제'로 재확인했습니다.

KBS 뉴스 김성숩니다.

촬영기자:이제우/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김지혜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10만 운집’ 같았는데…경찰 병력 ‘6,030명 vs 137명’
    • 입력 2022-11-04 21:12:50
    • 수정2022-11-04 21:24:58
    뉴스 9
[앵커]

경찰이 참사 당일 이태원에 투입했다고 밝힌 경찰 수는 137명입니다.

인원이 충분했는지 문제와 별개로 '비슷한 규모'의 인파가 몰렸던 다른 행사와 비교해봤습니다.

9년 전 보신각 타종 때 현장의 경찰 수는 6천 명이 넘었습니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건지 김성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태원 참사가 있던 날, 경찰은 10만 인파를 예상하고 현장에 137명을 투입했습니다.

비슷한 인파가 모였던 게 2013년의 보신각 타종 행사인데, 그때는 경찰 6천 명 이상이 투입됐습니다.

4분의 1...

2만 5천 명 정도가 모였던 이 마라톤 행사에도, 경찰은 2,800여 명을 배치했습니다.

다양한 행사 유형에 맞춰 '매뉴얼'도 준비해놓고 있었습니다.

거길 보면, 마라톤은 사고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행사로 분류하는데, 그럼에도, 올해 핼러윈을 앞둔 이태원보다 스무 배 넘는 인력을 투입했습니다.

행사 참가인원 대비, 경찰 수를 평균으로 계산해봐도, 그 해와, 올해 이태원은 9배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유는, 잘 알려진대로 '주최 측' 존재 여부에 있습니다.

매뉴얼엔 기본적으로, '거대 인파가 모일 경우 지하철 입구 등 취약시설에 경찰력을 선점 배치해라, 단계별로 적정 인원을 통제해라' 지침이 명시돼 있습니다.

다만 이 매뉴얼은 "'주최가 있는' 행사를 전제로 하고, 이태원의 경우엔 '주최가 없어' 적용을 못 했다"고 경찰은 다시 한번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주최 측이 없어 어수선한 행사일수록 오히려 더 '기관' 차원의 안전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윤호/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주관자가 없는 다중 인파 행사일수록 경찰의 책임이 막중하고 중대한 것이죠. 그래서 매뉴얼을 만든다면 주최와 주관이 없는 행사의 경우 경찰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매뉴얼화했어야 옳은 것이죠."]

인력 투입의 적절성 등을 따져보고 있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군중이 모였을 때 안전에 대한 책임은 결국 경찰에 있다는 점을 수사의 '전제'로 재확인했습니다.

KBS 뉴스 김성숩니다.

촬영기자:이제우/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김지혜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KBS는 올바른 여론 형성을 위해 자유로운 댓글 작성을 지지합니다.
다만 해당 기사는 댓글을 통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자체 논의를 거쳐 댓글창을 운영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여러분의 양해를 바랍니다.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