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부상자, 몸 상태 주의깊게 살펴야”
입력 2022.11.05 (08:05)
수정 2022.11.05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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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부상자들은 당분간 몸 상태를 주의 깊게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장이 워낙 혼란해 손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귀가한 사람들도 있을 수 있고, 겉으로는 멍이 드는 정도로 가볍게 보이더라도 내부 장기에 출혈이나 기능 이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오랜 시간 강한 압력을 받게 되면 신체에 어떤 손상이 갈 수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 오랜 시간 강한 압박 받으면? "조직, 근육, 혈관, 신경 등에 '압박 손상'"
숨쉬기가 힘들거나, 설사, 변비, 혈변, 혈뇨, 복통, 발열 또는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흉부가 눌려 갈비뼈가 부러지면 폐나 심장에 영향을 미쳐 호흡 부전이나 쇼크가 올 수 있습니다. 복부가 눌리면 간이나 비장이 파열돼 내부 출혈이 생기거나 장이 파열돼 복막염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활동성 출혈을 동반한 골반 골절도 압박 손상에서 흔하게 발생합니다.
■ "더욱 심각한 합병증은 '압박 증후군'"
더욱 심각한 합병증은 '압박 증후군'입니다. '횡문근융해증'이라고도 합니다. 근육통과 경직, 근쇠약이 나타나거나 소변 색깔이 적색 또는 갈색인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압박 부위로 혈액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근육세포가 괴사 되면서 전해질인 칼륨이나 미오글로빈 단백질 등의 독성물질이 만들어집니다. 압박에서 풀려나게 되면 이 독성물질들이 급속히 혈액 속으로 쏟아져 나옵니다. 칼륨 농도가 높아진 혈액이 심장으로 유입되면 부정맥을, 미오글로빈 단백질이 콩팥에서 걸러지지 못하고 쌓이게 되면 급성 신부전을 일으키게 됩니다. 소변 색이 검붉어지는 이유는 근세포가 파괴되면서 흘러나온 이 미오글로빈 단백질 때문입니다.
독성 물질은 다른 장기들까지 손상시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진행할 수도 있고, 신장 투석까지 해야 합니다. 압박이 풀려남과 동시에 적절한 수액 공급이나 투약을 통해 독성 물질을 신장 밖으로 빠르게 배출시키고, 전해질 불균형을 교정하면, 예방할 수 있습니다.
■ "급성 '구획 증후군'은 치명적일 수 있어"
압박 부위에 극심한 통증이 생기고 붓는다면 의심해 봐야 합니다. 창백해지거나 감각 이상, 마비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고, 피부나 피하 지방의 혈액 순환에 이상이 생겨 피부 결손이나 피부 괴사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우리 몸의 근육들은 근막이라는 질긴 막에 의해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 근막은 신축성이 없다 보니 근육이 손상을 입게 되면 근막 내 공간, 즉, 구획의 압력이 올라가게 됩니다. 제한된 공간 안에 압력이 높아지면 그 안에 있는 조직들이 압사를 당하는 상황이 되는데, 이를 '구획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주로 발생되는 부위는 종아리나 전완부 (팔뚝) 이고 둔부나 대퇴부, 손과 발 부위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장기모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이러한 압박 상황이 수 시간 이상 지속되면 구획증후군이 발생되어 허혈성 근괴사가 일어나게 되는데, 근괴사가 오면 나중에 근육이 치유되는 과정에서 섬유화가 진행돼 근육의 기능인 수축과 이완을 할 수 없게 된다."며 "치료 시기를 놓치면 강직과 마비 등의 치명적인 후유증이 남고, 심한 경우 절단술을 시행해야 할 수도 있어 구획증후군이 의심되는 경우라면, 빠른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신체적 이상이 없더라도, 외상 후 증후군(PTSD) 치료를 받을 필요"
외상 후 증후군은 심각한 외상을 겪은 후에 나타나는 불안 장애를 의미합니다. 극심한 불안, 공포, 무력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반복적으로 사건이 떠오르는데, 이런 기억을 회피하려고 애를 쓰거나 무감각해집니다. 또, 자율신경계가 과각성되어 쉽게 놀라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짜증이 늘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초기에 치료를 받는 게 나중에 증상이 심각해지고 나서 치료받는 것보다 예후가 훨씬 좋습니다. 조금이라도 심리적인 불편함이나 불안감이 느껴진다거나 트라우마로 남을 만큼의 과도한 스트레스가 있다면 이른 시일 내에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반드시 마음을 챙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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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 참사 부상자, 몸 상태 주의깊게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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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11-05 08:05:35
- 수정2022-11-05 08:05:50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부상자들은 당분간 몸 상태를 주의 깊게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장이 워낙 혼란해 손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귀가한 사람들도 있을 수 있고, 겉으로는 멍이 드는 정도로 가볍게 보이더라도 내부 장기에 출혈이나 기능 이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오랜 시간 강한 압력을 받게 되면 신체에 어떤 손상이 갈 수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 오랜 시간 강한 압박 받으면? "조직, 근육, 혈관, 신경 등에 '압박 손상'"
숨쉬기가 힘들거나, 설사, 변비, 혈변, 혈뇨, 복통, 발열 또는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흉부가 눌려 갈비뼈가 부러지면 폐나 심장에 영향을 미쳐 호흡 부전이나 쇼크가 올 수 있습니다. 복부가 눌리면 간이나 비장이 파열돼 내부 출혈이 생기거나 장이 파열돼 복막염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활동성 출혈을 동반한 골반 골절도 압박 손상에서 흔하게 발생합니다.
■ "더욱 심각한 합병증은 '압박 증후군'"
더욱 심각한 합병증은 '압박 증후군'입니다. '횡문근융해증'이라고도 합니다. 근육통과 경직, 근쇠약이 나타나거나 소변 색깔이 적색 또는 갈색인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압박 부위로 혈액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근육세포가 괴사 되면서 전해질인 칼륨이나 미오글로빈 단백질 등의 독성물질이 만들어집니다. 압박에서 풀려나게 되면 이 독성물질들이 급속히 혈액 속으로 쏟아져 나옵니다. 칼륨 농도가 높아진 혈액이 심장으로 유입되면 부정맥을, 미오글로빈 단백질이 콩팥에서 걸러지지 못하고 쌓이게 되면 급성 신부전을 일으키게 됩니다. 소변 색이 검붉어지는 이유는 근세포가 파괴되면서 흘러나온 이 미오글로빈 단백질 때문입니다.
독성 물질은 다른 장기들까지 손상시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진행할 수도 있고, 신장 투석까지 해야 합니다. 압박이 풀려남과 동시에 적절한 수액 공급이나 투약을 통해 독성 물질을 신장 밖으로 빠르게 배출시키고, 전해질 불균형을 교정하면, 예방할 수 있습니다.
■ "급성 '구획 증후군'은 치명적일 수 있어"
압박 부위에 극심한 통증이 생기고 붓는다면 의심해 봐야 합니다. 창백해지거나 감각 이상, 마비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고, 피부나 피하 지방의 혈액 순환에 이상이 생겨 피부 결손이나 피부 괴사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우리 몸의 근육들은 근막이라는 질긴 막에 의해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 근막은 신축성이 없다 보니 근육이 손상을 입게 되면 근막 내 공간, 즉, 구획의 압력이 올라가게 됩니다. 제한된 공간 안에 압력이 높아지면 그 안에 있는 조직들이 압사를 당하는 상황이 되는데, 이를 '구획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주로 발생되는 부위는 종아리나 전완부 (팔뚝) 이고 둔부나 대퇴부, 손과 발 부위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장기모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이러한 압박 상황이 수 시간 이상 지속되면 구획증후군이 발생되어 허혈성 근괴사가 일어나게 되는데, 근괴사가 오면 나중에 근육이 치유되는 과정에서 섬유화가 진행돼 근육의 기능인 수축과 이완을 할 수 없게 된다."며 "치료 시기를 놓치면 강직과 마비 등의 치명적인 후유증이 남고, 심한 경우 절단술을 시행해야 할 수도 있어 구획증후군이 의심되는 경우라면, 빠른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신체적 이상이 없더라도, 외상 후 증후군(PTSD) 치료를 받을 필요"
외상 후 증후군은 심각한 외상을 겪은 후에 나타나는 불안 장애를 의미합니다. 극심한 불안, 공포, 무력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반복적으로 사건이 떠오르는데, 이런 기억을 회피하려고 애를 쓰거나 무감각해집니다. 또, 자율신경계가 과각성되어 쉽게 놀라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짜증이 늘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초기에 치료를 받는 게 나중에 증상이 심각해지고 나서 치료받는 것보다 예후가 훨씬 좋습니다. 조금이라도 심리적인 불편함이나 불안감이 느껴진다거나 트라우마로 남을 만큼의 과도한 스트레스가 있다면 이른 시일 내에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반드시 마음을 챙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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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이태원 참사
다만 해당 기사는 댓글을 통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자체 논의를 거쳐 댓글창을 운영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여러분의 양해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