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사람부터 병원에 보냅시다. 제발”…‘모바일 상황실 대화’ 공개
입력 2022.11.08 (19:30)
수정 2022.11.08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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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당시 구조 현장의 혼란을 보여주는 구조 관계자들의 대화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오늘(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구조 활동에 참여한 모든 관계자가 공유한 ‘모바일 상황실’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의 대화 내역을 공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참사 발생 이후 약 3시간 20여 분이 지난 지난달 30일 새벽 1시 39분 소방청 중앙구급상황관리센터가 “망자 관련해 남은 30여 명을 순천향병원으로 이송하기로 했다는데 수용이 가능하냐”고 물었습니다.
이에 중앙응급의료상황팀 관계자는 “이러지 마시라. 망자 지금 이송하지 마시라. 응급환자 포함 살아있는 환자 40여 명 먼저 이송한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1시 45분에도 서울 구급상황관리센터 관계자가 “사망 지연 환자 이송병원 선정 요청한다”고 하자, 중앙응급의료상황팀에선 “저희가 안 할 거다. 산 사람부터 병원 보냅시다. 제발”이라고 답했습니다.
그 직후인 새벽 1시 48분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현장에서 브리핑을 받고 있는 사진과 함께 “복지부 장관님 나오셔서 현 상황 브리핑받고 계신다”는 글이 단체 대화방에 올라왔습니다.
신 의원은 조 장관에게 “권한을 사용해 살릴 수 있는 사람부터 이송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현장에는 있는데, 역할을 하지 못한 유령과 같은 존재였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조 장관이 노란색 민방위 복에서 녹색 민방위 복으로 갈아입은 사진을 제시하며 “이런 긴급한 상황에서 점퍼를 바꿔입는 일이 우선이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현장에 대해서는 매뉴얼의 긴급구조통제단장, 소방서장의 통제하에 보건소장인 현장응급의료소장이 지휘하도록 되어 있다”며 “매뉴얼 보면 현장에서 보건복지부가 할 수 있는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살릴 수 있는 사람부터 이송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시신은 원래 임시 영안소에 안치되지만, 이 경우는 너무 사람이 많아 가장 가까운 병원(순천향대 병원)으로 이송했다. 시신이 몰린 경향이 있으나 그것으로 인해 응급환자 치료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 참사 1시간 뒤 “지원센터 인력, 경찰 통제해 현장 진입 안 된다”
참사 발생 약 1시간 뒤 구조현장의 혼란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 내용도 공개됐습니다.
신 의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밤 11시 10분 서울 구급상황관리센터 측에서는 ‘해밀턴호텔 후면 쪽에 다수 사상자 발생’ 사실을 알렸습니다.
이에 중앙구급상황관리센터에서는 “의료소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동원할 수 있는 가용자원을 최대한 동원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중앙상황팀 직원들은 11시 41분 “의료진 조끼를 입은 지원센터 인력을 경찰이 통제해 현장 진입이 안 된다”, “이런 식이면 재난의료지원팀(DMAT) 출동 못 시킨다”고 했습니다.
이어 “신속대응반 지원센터 모두 현장 진입을 못 했다”는 글도 올라왔습니다.
신 의원은 이에 대해 “대한민국 서울 한가운데 사상자가 다수 발생해서 모든 의료진을 다 투입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인데 의료진조차 진입을 못 한 지옥이 펼쳐졌다”며 “이로 인해서 우리가 살릴 수 있는 소중한 생명 놓친 것은 아닌가”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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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사람부터 병원에 보냅시다. 제발”…‘모바일 상황실 대화’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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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11-08 19:30:47
- 수정2022-11-08 19:32:51
이태원 참사 당시 구조 현장의 혼란을 보여주는 구조 관계자들의 대화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오늘(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구조 활동에 참여한 모든 관계자가 공유한 ‘모바일 상황실’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의 대화 내역을 공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참사 발생 이후 약 3시간 20여 분이 지난 지난달 30일 새벽 1시 39분 소방청 중앙구급상황관리센터가 “망자 관련해 남은 30여 명을 순천향병원으로 이송하기로 했다는데 수용이 가능하냐”고 물었습니다.
이에 중앙응급의료상황팀 관계자는 “이러지 마시라. 망자 지금 이송하지 마시라. 응급환자 포함 살아있는 환자 40여 명 먼저 이송한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1시 45분에도 서울 구급상황관리센터 관계자가 “사망 지연 환자 이송병원 선정 요청한다”고 하자, 중앙응급의료상황팀에선 “저희가 안 할 거다. 산 사람부터 병원 보냅시다. 제발”이라고 답했습니다.
그 직후인 새벽 1시 48분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현장에서 브리핑을 받고 있는 사진과 함께 “복지부 장관님 나오셔서 현 상황 브리핑받고 계신다”는 글이 단체 대화방에 올라왔습니다.
신 의원은 조 장관에게 “권한을 사용해 살릴 수 있는 사람부터 이송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현장에는 있는데, 역할을 하지 못한 유령과 같은 존재였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조 장관이 노란색 민방위 복에서 녹색 민방위 복으로 갈아입은 사진을 제시하며 “이런 긴급한 상황에서 점퍼를 바꿔입는 일이 우선이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현장에 대해서는 매뉴얼의 긴급구조통제단장, 소방서장의 통제하에 보건소장인 현장응급의료소장이 지휘하도록 되어 있다”며 “매뉴얼 보면 현장에서 보건복지부가 할 수 있는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살릴 수 있는 사람부터 이송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시신은 원래 임시 영안소에 안치되지만, 이 경우는 너무 사람이 많아 가장 가까운 병원(순천향대 병원)으로 이송했다. 시신이 몰린 경향이 있으나 그것으로 인해 응급환자 치료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 참사 1시간 뒤 “지원센터 인력, 경찰 통제해 현장 진입 안 된다”
참사 발생 약 1시간 뒤 구조현장의 혼란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 내용도 공개됐습니다.
신 의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밤 11시 10분 서울 구급상황관리센터 측에서는 ‘해밀턴호텔 후면 쪽에 다수 사상자 발생’ 사실을 알렸습니다.
이에 중앙구급상황관리센터에서는 “의료소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동원할 수 있는 가용자원을 최대한 동원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중앙상황팀 직원들은 11시 41분 “의료진 조끼를 입은 지원센터 인력을 경찰이 통제해 현장 진입이 안 된다”, “이런 식이면 재난의료지원팀(DMAT) 출동 못 시킨다”고 했습니다.
이어 “신속대응반 지원센터 모두 현장 진입을 못 했다”는 글도 올라왔습니다.
신 의원은 이에 대해 “대한민국 서울 한가운데 사상자가 다수 발생해서 모든 의료진을 다 투입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인데 의료진조차 진입을 못 한 지옥이 펼쳐졌다”며 “이로 인해서 우리가 살릴 수 있는 소중한 생명 놓친 것은 아닌가”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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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 기자 easynew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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