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 발행하고 계열사에 돈 빌리고…대기업도 자금경색 대비

입력 2022.11.14 (21:39) 수정 2022.11.1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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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소비자 물가가 꺾이면서 주식시장엔 훈풍이 불고 있지만 기업의 돈줄이 막힐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합니다.

대기업들도 장기 기업어음을 발행하는가 하면 계열사에서 돈을 끌어오는 방법으로 대비에 나섰습니다.

박대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주식회사는 지난 10일 장기 CP, 즉 기업어음 2천억 원어치를 발행했습니다.

SK주식회사가 장기 기업어음을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장기 기업어음은 금리가 높고 이자를 일시불로 내야 해 일반적으로는 대기업이 선호하는 자금 조달 방법이 아니었습니다.

[SK주식회사 관계자 : "자본시장 경색이 장기화될 것을 대비해서 자금 조달 통로를 선제적으로 다각화하고 확장하려는 시도였습니다."]

롯데건설은 계열사로부터 돈을 빌렸습니다.

롯데케미칼과 정밀화학 홈쇼핑 등 계열사에게서 수혈받은 돈은 1조 천억 원에 이릅니다.

대기업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은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입니다.

신용도가 우량한 LG유플러스와 한화솔루션이 지난달 회사채를 발행했지만 일부가 팔리지 않기도 했습니다.

한전채의 과다 발행과 레고랜드 사태까지 겹친 게 이유로 분석됩니다.

당장 자금난이 발생한 대기업은 없다지만 중소기업에 미칠 영향은 우려됩니다.

[조성환/대한상의 경제정책실 팀장 : "대기업들이 공격적으로 현금 확보에 나서다 보니까 중소기업같은 경우에는 자금이 모자라는 상황들이 생길 수 있고... 불안심리 자체가 자금경색현상을 더 강화시키는.."]

아직은 실물 경제의 위기라기 보다는 불안하다는 인식이 더 문제입니다.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PF대출의 부실 우려가 불안감이 확산되는 한 원인입니다.

보증을 선 증권사나 캐피탈사로 부실 우려가 확산할 수 있는만큼 전문가들은 시장의 불안을 잠재울 당국의 조치를 주문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영상편집:위강해/그래픽:김지훈

[앵커]

박대기 기자 나와있습니다.

박기자, 지난주부터 주가는 오르고 원달러 환율은 떨어지고 있는데 기업들의 자금 우려는 왜 여전한 건가요?

[기자]

최근 주가가 오른 건 미국의 소비자 물가가 꺾였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물가가 꺾이면 미국의 금리인상도 끝이 보일거라는 기대감이 큰거죠.

실제로 국고채 금리는 내렸습니다.

하지만 회사채 금리는 덜 내려 여전히 부담이 큽니다.

또 부동산 PF의 부실 우려는 아직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장차 금융시장이 혼란을 빚을 수 있단 불안감 때문에 기업들은 현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도산 위기의 기업이 당장 눈에 띄진 않습니다.

그래서 돈이 부족한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아 문제라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앵커]

최근엔 흥국생명의 조기상환권 미행사 사건이 금융시장의 혼란을 키웠죠?

[기자]

흥국생명이 30년 만기 채권을 발행했는데요.

여기에는 5년만에 돈을 갚을 수 있는 권리가 포함돼 있습니다.

만기가 30년이지만 관례상 우리 금융기관들은 이 권리를 행사해 5년 만에 돈을 갚았습니다.

그런데 흥국생명이 5년이 됐지만 이번엔 안갚겠다고 한 것입니다.

5년만에 갚는 선택권은 흥국생명에 있긴 합니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를 흔들리게 했단 점이 문제였습니다.

한국 외화채권 전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자 결국 흥국생명이 돈을 갚았습니다.

[앵커]

금융당국은 손을 놓고 있었던 건가요?

[기자]

흥국생명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하자 금융위원회는 흥국생명에 문제가 없다고 입장까지 냈습니다.

그러다 우려가 커지자 흥국생명이 돈을 갚았는데요.

당국이 처음에 안이하게 판단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금처럼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는 평소같으면 해프닝에 불과했을 사건들이 위험을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레고랜드 사태가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당국의 좀 더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기업들이 정부에 요청하는 것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자금시장이 경색되면 흑자도산이 벌어지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자금이 돌지 않는 기업 혹은 산업이 있는 지 현장과 소통을 강화해 줄 것을 기업들은 요청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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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P 발행하고 계열사에 돈 빌리고…대기업도 자금경색 대비
    • 입력 2022-11-14 21:39:40
    • 수정2022-11-15 13:57:44
    뉴스 9
[앵커]

미국 소비자 물가가 꺾이면서 주식시장엔 훈풍이 불고 있지만 기업의 돈줄이 막힐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합니다.

대기업들도 장기 기업어음을 발행하는가 하면 계열사에서 돈을 끌어오는 방법으로 대비에 나섰습니다.

박대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주식회사는 지난 10일 장기 CP, 즉 기업어음 2천억 원어치를 발행했습니다.

SK주식회사가 장기 기업어음을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장기 기업어음은 금리가 높고 이자를 일시불로 내야 해 일반적으로는 대기업이 선호하는 자금 조달 방법이 아니었습니다.

[SK주식회사 관계자 : "자본시장 경색이 장기화될 것을 대비해서 자금 조달 통로를 선제적으로 다각화하고 확장하려는 시도였습니다."]

롯데건설은 계열사로부터 돈을 빌렸습니다.

롯데케미칼과 정밀화학 홈쇼핑 등 계열사에게서 수혈받은 돈은 1조 천억 원에 이릅니다.

대기업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은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입니다.

신용도가 우량한 LG유플러스와 한화솔루션이 지난달 회사채를 발행했지만 일부가 팔리지 않기도 했습니다.

한전채의 과다 발행과 레고랜드 사태까지 겹친 게 이유로 분석됩니다.

당장 자금난이 발생한 대기업은 없다지만 중소기업에 미칠 영향은 우려됩니다.

[조성환/대한상의 경제정책실 팀장 : "대기업들이 공격적으로 현금 확보에 나서다 보니까 중소기업같은 경우에는 자금이 모자라는 상황들이 생길 수 있고... 불안심리 자체가 자금경색현상을 더 강화시키는.."]

아직은 실물 경제의 위기라기 보다는 불안하다는 인식이 더 문제입니다.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PF대출의 부실 우려가 불안감이 확산되는 한 원인입니다.

보증을 선 증권사나 캐피탈사로 부실 우려가 확산할 수 있는만큼 전문가들은 시장의 불안을 잠재울 당국의 조치를 주문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영상편집:위강해/그래픽:김지훈

[앵커]

박대기 기자 나와있습니다.

박기자, 지난주부터 주가는 오르고 원달러 환율은 떨어지고 있는데 기업들의 자금 우려는 왜 여전한 건가요?

[기자]

최근 주가가 오른 건 미국의 소비자 물가가 꺾였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물가가 꺾이면 미국의 금리인상도 끝이 보일거라는 기대감이 큰거죠.

실제로 국고채 금리는 내렸습니다.

하지만 회사채 금리는 덜 내려 여전히 부담이 큽니다.

또 부동산 PF의 부실 우려는 아직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장차 금융시장이 혼란을 빚을 수 있단 불안감 때문에 기업들은 현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도산 위기의 기업이 당장 눈에 띄진 않습니다.

그래서 돈이 부족한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아 문제라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앵커]

최근엔 흥국생명의 조기상환권 미행사 사건이 금융시장의 혼란을 키웠죠?

[기자]

흥국생명이 30년 만기 채권을 발행했는데요.

여기에는 5년만에 돈을 갚을 수 있는 권리가 포함돼 있습니다.

만기가 30년이지만 관례상 우리 금융기관들은 이 권리를 행사해 5년 만에 돈을 갚았습니다.

그런데 흥국생명이 5년이 됐지만 이번엔 안갚겠다고 한 것입니다.

5년만에 갚는 선택권은 흥국생명에 있긴 합니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를 흔들리게 했단 점이 문제였습니다.

한국 외화채권 전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자 결국 흥국생명이 돈을 갚았습니다.

[앵커]

금융당국은 손을 놓고 있었던 건가요?

[기자]

흥국생명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하자 금융위원회는 흥국생명에 문제가 없다고 입장까지 냈습니다.

그러다 우려가 커지자 흥국생명이 돈을 갚았는데요.

당국이 처음에 안이하게 판단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금처럼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는 평소같으면 해프닝에 불과했을 사건들이 위험을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레고랜드 사태가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당국의 좀 더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기업들이 정부에 요청하는 것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자금시장이 경색되면 흑자도산이 벌어지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자금이 돌지 않는 기업 혹은 산업이 있는 지 현장과 소통을 강화해 줄 것을 기업들은 요청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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