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급등에 깊은 시름…취약계층에 더 추운 겨울

입력 2022.11.15 (21:37) 수정 2022.11.15 (22:0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취약계층에겐 이번 겨울이 유독 더 추울 것 같습니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 속에 난방비는 크게 오르고 기부는 줄어든 탓인데요.

에너지 빈곤 사각지대를 위한 정책과 후원이 시급합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낮인데도 방 안에 한기가 가득합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이영자 씨는 3분의 1도 채우지 못한 기름통을 보며 한숨을 내쉽니다.

지난해보다 60% 넘게 오른 등윳값에 보일러를 아껴 틀며 버텨보지만, 손자와 한겨울을 어떻게 날지 걱정이 큽니다.

[이영자/전주시 동서학동 : "작년에는 17만 원인가, 16만 원인가 그 언저리 주고 땠는데, 올해는 31만 원 달래. 겨울 내내 얼어 죽게 생겼어 기름 못 때서."]

연탄 한 장으로 냉골을 덥히는 이들이 전북에만 4천5백여 가구.

취약 계층에겐 연탄값도 적지 않은 부담입니다.

[이재부/완주군 경천면 : "금년에는 현재 있는 거로 모자라고, 따뜻하게 하려면 겨울엔 연탄을 많이 때야 하거든요. 그렇게 못 하고 춥지만 않게…."]

연탄은행이 후원한 연탄 2백50장, 네 식구가 한 달 반가량 버틸 수 있는 양입니다.

봉사에 나선 학생들과 회원들이 두 손 모아 곳간을 채워보지만, 경기 악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민간 기부가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윤국춘/전주연탄은행 대표 : "한 장에 8백 원, 8시간을 따뜻하게 하는 이 연료는 연탄 세대에게 생존을 위한 수단이거든요. 많은 관심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부가 취약계층에게 지급하는 겨울철 에너지 바우처는 14만 5천 원 상당.

등유나 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오른 걸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돈인데, 이마저도 제대로 집행되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지난해 에너지 바우처 실제 집행률은 72.1%로 예산을 세워놓고 쓰지 못한 돈이 2백91억 원에 달합니다.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한 명확한 통계와 실태 분석이 없어 대상자를 파악하기 어렵고, 서류상 부양가족이 있다는 이유로 지원받지 못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방치되는 사각지대 속에, 에너지 빈곤 세대를 위협하는 혹독한 겨울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그래픽:최희태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난방비 급등에 깊은 시름…취약계층에 더 추운 겨울
    • 입력 2022-11-15 21:37:17
    • 수정2022-11-15 22:02:09
    뉴스9(전주)
[앵커]

취약계층에겐 이번 겨울이 유독 더 추울 것 같습니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 속에 난방비는 크게 오르고 기부는 줄어든 탓인데요.

에너지 빈곤 사각지대를 위한 정책과 후원이 시급합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낮인데도 방 안에 한기가 가득합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이영자 씨는 3분의 1도 채우지 못한 기름통을 보며 한숨을 내쉽니다.

지난해보다 60% 넘게 오른 등윳값에 보일러를 아껴 틀며 버텨보지만, 손자와 한겨울을 어떻게 날지 걱정이 큽니다.

[이영자/전주시 동서학동 : "작년에는 17만 원인가, 16만 원인가 그 언저리 주고 땠는데, 올해는 31만 원 달래. 겨울 내내 얼어 죽게 생겼어 기름 못 때서."]

연탄 한 장으로 냉골을 덥히는 이들이 전북에만 4천5백여 가구.

취약 계층에겐 연탄값도 적지 않은 부담입니다.

[이재부/완주군 경천면 : "금년에는 현재 있는 거로 모자라고, 따뜻하게 하려면 겨울엔 연탄을 많이 때야 하거든요. 그렇게 못 하고 춥지만 않게…."]

연탄은행이 후원한 연탄 2백50장, 네 식구가 한 달 반가량 버틸 수 있는 양입니다.

봉사에 나선 학생들과 회원들이 두 손 모아 곳간을 채워보지만, 경기 악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민간 기부가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윤국춘/전주연탄은행 대표 : "한 장에 8백 원, 8시간을 따뜻하게 하는 이 연료는 연탄 세대에게 생존을 위한 수단이거든요. 많은 관심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부가 취약계층에게 지급하는 겨울철 에너지 바우처는 14만 5천 원 상당.

등유나 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오른 걸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돈인데, 이마저도 제대로 집행되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지난해 에너지 바우처 실제 집행률은 72.1%로 예산을 세워놓고 쓰지 못한 돈이 2백91억 원에 달합니다.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한 명확한 통계와 실태 분석이 없어 대상자를 파악하기 어렵고, 서류상 부양가족이 있다는 이유로 지원받지 못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방치되는 사각지대 속에, 에너지 빈곤 세대를 위협하는 혹독한 겨울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그래픽:최희태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전주-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