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위로’ 시화전…‘쓰임과 버림의 고찰’ 새활용전

입력 2022.11.15 (21:55) 수정 2022.11.15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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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인 아내를 위한 화가 남편의 사랑 고백같은 따뜻한 시화전이 열려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낡고 오래돼 버려진 가구들에 예술적인 감각을 덧입혀 전혀 다른 쓰임새로 만든 가구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수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담배 연기로 뒤엉켜진 머리카락과 물감 냄새로 범벅된 그의 가슴.

밤새워 작업하고 찻물을 끓이는 그의 나른함이 좋다.

그림이 전혀 돈이 될 수 없던 시절엔 변변한 저녁 한 끼 살 수 없는 그가 야속하기도 했다.

시인을 꿈꿨던 소녀.

가난한 화가의 아내로 살면서도 놓지 못했던 시에 대한 열망을 한 권의 시집으로 피워냈습니다.

[최명순/시인 : "혼자 쭉 써왔던 일기 같은 것인데 부끄럽기도 하고 때로는 저희 가족만의 어떤 고통, 아픔도 나오는데 그런 것들을 숨기지 않고 탁 털어내 버렸다는…. 제가 그런 것을 승화시키고, 저 스스로가 딛고 올라섰다는…."]

아내의 시를 읽고 떠오른 여운과 잔상을 글과 그림으로 그려낸 화가 남편.

다른 듯, 같은 두 사람이 한 방향을 보며 살아온 시간이 71점의 작품 속에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유휴열/화가 : "못 쓰는 붓글씨지만 이렇게 정성을 다해 써본 적이 없습니다. 한 편, 한 편 쓰면서 시에서 우러나오는 깊이가 때로는 가슴을 절절하게 때리더라고요. 반성도 시키고…."]

버려진 밥상이 고양이들의 놀이터가 되고, 오래된 창틀은 이가 빠진 문살 문양 그대로 그윽한 분위기의 전통 등이 되었습니다.

수만 번 사포질로 오랜 세월의 때를 벗어낸 식당 의자는 작가의 상상력을 덧입고, 휴양지에서나 볼 법한, 이국적인 느낌의 의자로 변신했습니다.

[이정임/프로젝트 참가자 : "새로 사는 게 최고가 아니고 버려질 운명에 처해 있는 가구들도 이렇게 새로 다시, 전혀 전에 모습은 상상할 수도 없는 새로운 가구로 태어났잖아요. 그렇게 할 수 있는 시대가 됐으면 좋겠어요."]

쓰임을 다하고 버려진 가구를 수거하는 것부터 어떻게 재활용할 것인지 생각을 나누고, 직접 만들어보는 작업까지, 지난여름, 10명의 시민들이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사포질조차 할 줄 모르던 도전자들이 전문가들과 함께, 새활용 가구 10여 점을 만들어냈습니다.

[이정란/문화기획자 : "사실 가구를 새활용 한다는 것은 혼자서 하긴 어렵지만 여기 새활용센터 '다시 봄'을 통해서 이런 체험교육 프로그램들을 통해서 이런 기회가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일상에서도 사람들이 새활용을 좀 더 많이 실천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많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물건을 쓰고 버리던 삶의 방식을 다시 한번 바라보고, 가치 있는 소비와 새활용에 대해 함께 고민하게 되는 이번 전시는 오는 27일까지 전주시새활용센터에서 관람객들과 만남을 이어갑니다.

KBS 뉴스 이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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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따뜻한 위로’ 시화전…‘쓰임과 버림의 고찰’ 새활용전
    • 입력 2022-11-15 21:55:03
    • 수정2022-11-15 22:02:10
    뉴스9(전주)
[앵커]

시인 아내를 위한 화가 남편의 사랑 고백같은 따뜻한 시화전이 열려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낡고 오래돼 버려진 가구들에 예술적인 감각을 덧입혀 전혀 다른 쓰임새로 만든 가구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수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담배 연기로 뒤엉켜진 머리카락과 물감 냄새로 범벅된 그의 가슴.

밤새워 작업하고 찻물을 끓이는 그의 나른함이 좋다.

그림이 전혀 돈이 될 수 없던 시절엔 변변한 저녁 한 끼 살 수 없는 그가 야속하기도 했다.

시인을 꿈꿨던 소녀.

가난한 화가의 아내로 살면서도 놓지 못했던 시에 대한 열망을 한 권의 시집으로 피워냈습니다.

[최명순/시인 : "혼자 쭉 써왔던 일기 같은 것인데 부끄럽기도 하고 때로는 저희 가족만의 어떤 고통, 아픔도 나오는데 그런 것들을 숨기지 않고 탁 털어내 버렸다는…. 제가 그런 것을 승화시키고, 저 스스로가 딛고 올라섰다는…."]

아내의 시를 읽고 떠오른 여운과 잔상을 글과 그림으로 그려낸 화가 남편.

다른 듯, 같은 두 사람이 한 방향을 보며 살아온 시간이 71점의 작품 속에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유휴열/화가 : "못 쓰는 붓글씨지만 이렇게 정성을 다해 써본 적이 없습니다. 한 편, 한 편 쓰면서 시에서 우러나오는 깊이가 때로는 가슴을 절절하게 때리더라고요. 반성도 시키고…."]

버려진 밥상이 고양이들의 놀이터가 되고, 오래된 창틀은 이가 빠진 문살 문양 그대로 그윽한 분위기의 전통 등이 되었습니다.

수만 번 사포질로 오랜 세월의 때를 벗어낸 식당 의자는 작가의 상상력을 덧입고, 휴양지에서나 볼 법한, 이국적인 느낌의 의자로 변신했습니다.

[이정임/프로젝트 참가자 : "새로 사는 게 최고가 아니고 버려질 운명에 처해 있는 가구들도 이렇게 새로 다시, 전혀 전에 모습은 상상할 수도 없는 새로운 가구로 태어났잖아요. 그렇게 할 수 있는 시대가 됐으면 좋겠어요."]

쓰임을 다하고 버려진 가구를 수거하는 것부터 어떻게 재활용할 것인지 생각을 나누고, 직접 만들어보는 작업까지, 지난여름, 10명의 시민들이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사포질조차 할 줄 모르던 도전자들이 전문가들과 함께, 새활용 가구 10여 점을 만들어냈습니다.

[이정란/문화기획자 : "사실 가구를 새활용 한다는 것은 혼자서 하긴 어렵지만 여기 새활용센터 '다시 봄'을 통해서 이런 체험교육 프로그램들을 통해서 이런 기회가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일상에서도 사람들이 새활용을 좀 더 많이 실천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많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물건을 쓰고 버리던 삶의 방식을 다시 한번 바라보고, 가치 있는 소비와 새활용에 대해 함께 고민하게 되는 이번 전시는 오는 27일까지 전주시새활용센터에서 관람객들과 만남을 이어갑니다.

KBS 뉴스 이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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