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어디서 이 구수한 냄새가?…참기름으로 연 1억 원 버는 ‘30대’ 방앗간 주인
입력 2022.11.17 (18:10)
수정 2022.11.17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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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11월17일(목) 17:50~18:25 KBS2
■ 출연자 : 김원진 원진방앗간 대표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21117&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탱글탱글한 도토리묵에 아삭아삭한 채소를 얹고 양념장을 더한 후, 참기름 한 방울로 화룡점정을 찍습니다. 한식에선 이렇게 '마침표' 역할을 하는 게 참기름이죠. 오늘은 이 기름 짜는 일을 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기름의 달인' 한 분 모시고 고소한 인생 이야기 들어볼까 합니다. 김원진 원진방앗간 대표 나오셨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답변]
안녕하십니까?
[앵커]
오랜만에 스튜디오에 깨 볶는 냄새 좀 나겠는데요. 근데 정말 방앗간 운영하시는 분 맞으신 가요?
[답변]
대부분 저한테 운동선수 하냐고 많이들 물어보시고요. 실제로 방앗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앵커]
저는 운동선수라는 느낌보다 너무 젊으셔서 손님들이 깜짝 놀라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어렸을 때부터 나 방앗간 대표 될 거야, 이건 아니지 않으셨을까요?
[답변]
아닙니다. 저는 그냥 평범한 직장생활을 했었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 처음에는 귀농을 생각했고 그러다가 귀농은 실질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현재는 곡물에 대한 건 포기하고 싶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까 방앗간이란 걸 선택하게 됐습니다.
[앵커]
올해 서른일곱 되셨다고 들었는데 30대 청년 대표가 운영하는 방앗간, 뭘 만들고 있을까요?
[답변]
죄송한데 우선 서른네 살이고요.
[앵커]
제가 잘못 알았군요, 죄송합니다.
[답변]
저희는 우선 일반 방앗간처럼 똑같이 다 진행을 했었는데 현재는 참기름, 들기름, 미숫가루 이렇게 세 가지만 하고 있습니다.
[앵커]
방앗간 하면 떡 아니에요? 떡은 안 뽑으세요?
[답변]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세요. 떡을 왜 안 하냐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사업을 하면서 워라밸을 되게 중요시하다 보니까 떡이랑 품목들을 많이 줄이게 됐습니다.
[앵커]
제가 왜 서른일곱이라 얘기했나 지금 얼핏 생각해 보니까 빈 살만하고 헷갈린 것 같습니다.
[답변]
네.
[앵커]
그런데 워라밸을 중시하시는 분인데 참기름은 워라밸과 상관없습니까? 그것도 꽤 품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으로 제가 알고 있는데.
[답변]
고춧가루나 일반적으로 깨를 가져와서 착유하는 과정은 시간적으로 손님들이 오시기 때문에 제한적으로 생겨요. 그런데 제가 제품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건 참기름 같은 경우에는 가능합니다. 기간이 좀 있다 보니까.
[앵커]
지금 참기름 저렇게 다 물로 세척을 해서 저렇게 볶아서 짜내는 과정이 웬만한 사람은 다 못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답변]
우선 저 과정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가장 중요한 저온으로 볶는 로스팅하는 과정인데요. 저 부분에서 다른 방앗간과 차별점이 있습니다.
[앵커]
저온 압착 방식. 그런데 보통 참깨는 고온에 확 볶아야 향이 진해진다, 이렇게 알고 있는 분들도 계시던데요.
[답변]
이게 아이러니하긴 한데 음식 같은 경우에는 건강에 좀 안 좋아야 맛있습니다. 깨 같은 경우, 참기름 같은 경우도 태워야 맛이 좋긴 한데. 깨 같은 경우에는 태우면 벤조피렌이나 나쁜 물질들이 발생하고 그러다 보니까 저온으로 착유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참기름의 품질은 참깨의 품질이 좌우한다고 하잖아요. 참깨는 어디서 가지고 오세요?
[답변]
국산 같은 경우에는 농가랑 계약재배를 통해서 진행을 하고 있고요. 수입산 중국산 같은 경우에는 수입사를 통해서 수급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정말 솔직하게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는데 중국산은 확실히 국산보다 맛이, 향이 이런 게 떨어집니까?
[답변]
저는 이 기회를 통해서 중국산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거를 바꾸는 계기가 되고 싶고 이게 열대작물이다 보니까 실질적으로 국내보다는 중국에 대한 좀 더 재배할 수 있는 환경이나 이런 게 좀 더 잘 돼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너무 편견을 갖고 중국산 안 좋다 생각하지 마시고 중국산도 지역에 따라서 등급이 있습니다. 그래서 A등급을 사용하면 국산이랑 큰 차이는 못 느끼실 수도 있어서.
[앵커]
다만 가격은 차이가 있다는 거죠?
[답변]
원재료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한 2배 정도는 차이 납니다.
[앵커]
2배 정도. 기름도 보관을 잘못하면 맛과 향이 금방 날아가서 올바른 보관법 어떤 게 좋습니까?
[답변]
이게 생각보다 보관에 대해서 잘못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아서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참기름 같은 경우에는 상온 보관이고요. 들기름 같은 경우는 냉장 보관입니다.
[앵커]
상온 보관이라면 실온 보관 말씀하시는 거 같은데 이게 개봉을 했냐 안 했냐에 따라 또 달라지잖아요.
[답변]
그렇죠. 기름은 유통기한 같은 경우에는 참기름 같은 경우에는 6개월에서 12개월 정도 말씀드리고 들기름 같은 경우에는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말씀드리는데 기름은 개봉하는 순간, 공기와 마주치는 순간 산화가 시작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최대한 빨리 섭취하시는 게 좋습니다.
[앵커]
참기름 보면 맨 밑에 가라앉은 침전물, 이거 일부러 없는 거 맑은 것만 고집하는 분도 계신데 이 침전물은 어떻게 봐야 돼요?
[답변]
그것도 설명을 드리고 싶은 게 그 침전물이라는 게 식물성 섬유질이라 그래서 그게 영양소입니다. 통깨를 착유하다 보니까 깨살이 터져서 나온다고 생각하시면 되시고 그 부분은 쌓인다면 흔들어서 드시면 영양소가 있게 드실 수 있습니다.
[앵커]
깨살이 터져 나온다는 표현을 쓰셨는데 터져 나오면 나머지 쭉정이들 이걸 우리가 보통 깻묵이라고 하죠. 이거 어떻게 활용하면 좋아요?
[답변]
깻묵 같은 경우에는 현재는 가축 사료에, 가축을 키우시는 농가에서 가져가고 계세요.
[앵커]
저렇게 깐깐하게 따지면서 참기름 뽑으면 하루에 몇 병이나 뽑을까 싶기도 한데 몇 개 정도 나와요?
[답변]
저는 워라밸을 중요시 하기 때문에 9 to 6는 확실히 지키고 9 to 6 동안 최대한 짤 수 있는 게 저희는 착유하는 시간이 길어요, 볶는 시간이 길다 보니까. 하루에 한 60병에서 70병 정도는 만들 수 있는 거 같습니다.
[앵커]
꽤 많이 뽑으시네요. 그러면 월 수익, 연 수입 꽤 되실 거 같은데. 명절 때 수요 폭발하잖아요.
[답변]
명절이라는 특수 대목이 있기 때문에 좀 차이가 있고 그래서 평균적으로 연 한 1억 정도는 벌고 있습니다.
[앵커]
어릴 적 추억의 방앗간 여기에 대한 나름의 특별한 기억 같은 게 있으신가요?
[답변]
저의 방앗간이라는 특별한 기억은 저희 친할아버지, 친할머니께서 농사를 지으셨어요. 깨 농사도 짓고 벼농사도 지으셨는데 할아버지 따라서 깨 수확 시절에 방앗간을 가면 할아버지가 맥주를 좋아하셨어요. 그래가지고 저는 기름 맛보다 맥주 맛을 먼저 알게 됐습니다.
[앵커]
그런 기억이 있으시다. 그런데 어르신들은 왜 소주병에 담아서 참기름을 꼭 비닐로 감싸놓잖아요. 우리가 또 기름병은 항상 갈색이고. 이게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답변]
기름이 빛에 가장 약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그거를 방지하기 위해서 옛날 어르신들은 소주병에 비닐봉투를 감았던 거고 요즘 같은 경우에는 전용 기름병이 나와서 빛 투과를 방지하고 그렇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방앗간 문 여신 지 이제 한 얼마 되신 거죠?
[답변]
20년도부터니까 거의 한 3년 정도 된 거 같습니다.
[앵커]
2020년이면 코로나 터진 직후 아닌가요?
[답변]
네, 맞아요. 코로나 시기 때.
[앵커]
힘든 시기도 있으셨겠네요.
[답변]
그래서 좀 미룰까도 생각을 했었어요. 조금 더 미뤄서 할까? 했는데 만약에 미뤘으면 아직까지도 오픈을 못 했을 거 같고 참 이것도 아이러니하게 저는 코로나 상황이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이유는 예를 들어서 결혼식 같은 게 있으면 식사를 못 하시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답례품으로 많이 찾게 됐고 호불호가 없는 답례품을 찾다 보니까 많이 나가게 됐습니다.
[앵커]
보통 주부들은 참기름 고를 때 고민 많이 하거든요. 혹시 주부들한테 우리 대표님만이 알고 있는 어떤 팁 같은 거 알려줄 거 없으세요?
[답변]
저는 모두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전부 다 집 주변에 방앗간이 있진 않아요. 그러다 보니까 마트에서 사실 때도 있는데 마트에서 살 때 주의점은 뒤에 성분표시를 보면 깨분이라고 표시가 돼 있는 게 있고 통깨라고 표시가 돼 있는 게 있습니다. 깨분이라는 게 모르셔서 사시는 경우가 있는데 그 부분은 깻가루를 수입해서 그거는 화학물질로 기름을 추출하는 방식이라서 그것만 좀, 그거는 맛과 향이 덜하다고 보실 수 있습니다.
[앵커]
제가 앞서 참기름의 달인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제가 너무 과장된 표현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지금 말씀하신 거 들어보니까 거의 박사급이신 거 같은데 이런 기술은 어디서 배우셨어요? 무슨 학원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답변]
네, 맞습니다. 이게 저도 처음에 배울 때 힘들었어요. 이게 대부분 3D 업종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방앗간이라는 업 특성상 대부분 가업을 물려받기 때문에 어디 가서 가르쳐 주거나 학원이라는 데가 있지 않아서 저도 이거를 하고 싶어서 발품도 팔고 소개도 받고 이렇게 해서 진행하게 됐습니다.
[앵커]
보통 2, 30년 4, 50년 정도 방앗간 운영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니까 그분들이 그런 노하우를 쉽게 얘기하지 않으셨을 거 같고. 앞으로 대표님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자녀분한테 이거를 가업으로 넘길 생각이 있으세요?
[답변]
아직 미혼이라서 생각은 덜 해보긴 했는데 저는 지금 삶에 만족하고 있고요. 제가 만약에 자식이 있다면 저는 이 삶을 그대로 유지해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앵커]
저도 이 추억의 공간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기름 냄새 계속 맡게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호모 이코노미쿠스 김원진 방앗간 대표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11월17일(목) 17:50~18:25 KBS2
■ 출연자 : 김원진 원진방앗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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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21117&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탱글탱글한 도토리묵에 아삭아삭한 채소를 얹고 양념장을 더한 후, 참기름 한 방울로 화룡점정을 찍습니다. 한식에선 이렇게 '마침표' 역할을 하는 게 참기름이죠. 오늘은 이 기름 짜는 일을 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기름의 달인' 한 분 모시고 고소한 인생 이야기 들어볼까 합니다. 김원진 원진방앗간 대표 나오셨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답변]
안녕하십니까?
[앵커]
오랜만에 스튜디오에 깨 볶는 냄새 좀 나겠는데요. 근데 정말 방앗간 운영하시는 분 맞으신 가요?
[답변]
대부분 저한테 운동선수 하냐고 많이들 물어보시고요. 실제로 방앗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앵커]
저는 운동선수라는 느낌보다 너무 젊으셔서 손님들이 깜짝 놀라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어렸을 때부터 나 방앗간 대표 될 거야, 이건 아니지 않으셨을까요?
[답변]
아닙니다. 저는 그냥 평범한 직장생활을 했었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 처음에는 귀농을 생각했고 그러다가 귀농은 실질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현재는 곡물에 대한 건 포기하고 싶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까 방앗간이란 걸 선택하게 됐습니다.
[앵커]
올해 서른일곱 되셨다고 들었는데 30대 청년 대표가 운영하는 방앗간, 뭘 만들고 있을까요?
[답변]
죄송한데 우선 서른네 살이고요.
[앵커]
제가 잘못 알았군요, 죄송합니다.
[답변]
저희는 우선 일반 방앗간처럼 똑같이 다 진행을 했었는데 현재는 참기름, 들기름, 미숫가루 이렇게 세 가지만 하고 있습니다.
[앵커]
방앗간 하면 떡 아니에요? 떡은 안 뽑으세요?
[답변]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세요. 떡을 왜 안 하냐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사업을 하면서 워라밸을 되게 중요시하다 보니까 떡이랑 품목들을 많이 줄이게 됐습니다.
[앵커]
제가 왜 서른일곱이라 얘기했나 지금 얼핏 생각해 보니까 빈 살만하고 헷갈린 것 같습니다.
[답변]
네.
[앵커]
그런데 워라밸을 중시하시는 분인데 참기름은 워라밸과 상관없습니까? 그것도 꽤 품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으로 제가 알고 있는데.
[답변]
고춧가루나 일반적으로 깨를 가져와서 착유하는 과정은 시간적으로 손님들이 오시기 때문에 제한적으로 생겨요. 그런데 제가 제품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건 참기름 같은 경우에는 가능합니다. 기간이 좀 있다 보니까.
[앵커]
지금 참기름 저렇게 다 물로 세척을 해서 저렇게 볶아서 짜내는 과정이 웬만한 사람은 다 못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답변]
우선 저 과정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가장 중요한 저온으로 볶는 로스팅하는 과정인데요. 저 부분에서 다른 방앗간과 차별점이 있습니다.
[앵커]
저온 압착 방식. 그런데 보통 참깨는 고온에 확 볶아야 향이 진해진다, 이렇게 알고 있는 분들도 계시던데요.
[답변]
이게 아이러니하긴 한데 음식 같은 경우에는 건강에 좀 안 좋아야 맛있습니다. 깨 같은 경우, 참기름 같은 경우도 태워야 맛이 좋긴 한데. 깨 같은 경우에는 태우면 벤조피렌이나 나쁜 물질들이 발생하고 그러다 보니까 저온으로 착유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참기름의 품질은 참깨의 품질이 좌우한다고 하잖아요. 참깨는 어디서 가지고 오세요?
[답변]
국산 같은 경우에는 농가랑 계약재배를 통해서 진행을 하고 있고요. 수입산 중국산 같은 경우에는 수입사를 통해서 수급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정말 솔직하게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는데 중국산은 확실히 국산보다 맛이, 향이 이런 게 떨어집니까?
[답변]
저는 이 기회를 통해서 중국산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거를 바꾸는 계기가 되고 싶고 이게 열대작물이다 보니까 실질적으로 국내보다는 중국에 대한 좀 더 재배할 수 있는 환경이나 이런 게 좀 더 잘 돼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너무 편견을 갖고 중국산 안 좋다 생각하지 마시고 중국산도 지역에 따라서 등급이 있습니다. 그래서 A등급을 사용하면 국산이랑 큰 차이는 못 느끼실 수도 있어서.
[앵커]
다만 가격은 차이가 있다는 거죠?
[답변]
원재료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한 2배 정도는 차이 납니다.
[앵커]
2배 정도. 기름도 보관을 잘못하면 맛과 향이 금방 날아가서 올바른 보관법 어떤 게 좋습니까?
[답변]
이게 생각보다 보관에 대해서 잘못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아서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참기름 같은 경우에는 상온 보관이고요. 들기름 같은 경우는 냉장 보관입니다.
[앵커]
상온 보관이라면 실온 보관 말씀하시는 거 같은데 이게 개봉을 했냐 안 했냐에 따라 또 달라지잖아요.
[답변]
그렇죠. 기름은 유통기한 같은 경우에는 참기름 같은 경우에는 6개월에서 12개월 정도 말씀드리고 들기름 같은 경우에는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말씀드리는데 기름은 개봉하는 순간, 공기와 마주치는 순간 산화가 시작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최대한 빨리 섭취하시는 게 좋습니다.
[앵커]
참기름 보면 맨 밑에 가라앉은 침전물, 이거 일부러 없는 거 맑은 것만 고집하는 분도 계신데 이 침전물은 어떻게 봐야 돼요?
[답변]
그것도 설명을 드리고 싶은 게 그 침전물이라는 게 식물성 섬유질이라 그래서 그게 영양소입니다. 통깨를 착유하다 보니까 깨살이 터져서 나온다고 생각하시면 되시고 그 부분은 쌓인다면 흔들어서 드시면 영양소가 있게 드실 수 있습니다.
[앵커]
깨살이 터져 나온다는 표현을 쓰셨는데 터져 나오면 나머지 쭉정이들 이걸 우리가 보통 깻묵이라고 하죠. 이거 어떻게 활용하면 좋아요?
[답변]
깻묵 같은 경우에는 현재는 가축 사료에, 가축을 키우시는 농가에서 가져가고 계세요.
[앵커]
저렇게 깐깐하게 따지면서 참기름 뽑으면 하루에 몇 병이나 뽑을까 싶기도 한데 몇 개 정도 나와요?
[답변]
저는 워라밸을 중요시 하기 때문에 9 to 6는 확실히 지키고 9 to 6 동안 최대한 짤 수 있는 게 저희는 착유하는 시간이 길어요, 볶는 시간이 길다 보니까. 하루에 한 60병에서 70병 정도는 만들 수 있는 거 같습니다.
[앵커]
꽤 많이 뽑으시네요. 그러면 월 수익, 연 수입 꽤 되실 거 같은데. 명절 때 수요 폭발하잖아요.
[답변]
명절이라는 특수 대목이 있기 때문에 좀 차이가 있고 그래서 평균적으로 연 한 1억 정도는 벌고 있습니다.
[앵커]
어릴 적 추억의 방앗간 여기에 대한 나름의 특별한 기억 같은 게 있으신가요?
[답변]
저의 방앗간이라는 특별한 기억은 저희 친할아버지, 친할머니께서 농사를 지으셨어요. 깨 농사도 짓고 벼농사도 지으셨는데 할아버지 따라서 깨 수확 시절에 방앗간을 가면 할아버지가 맥주를 좋아하셨어요. 그래가지고 저는 기름 맛보다 맥주 맛을 먼저 알게 됐습니다.
[앵커]
그런 기억이 있으시다. 그런데 어르신들은 왜 소주병에 담아서 참기름을 꼭 비닐로 감싸놓잖아요. 우리가 또 기름병은 항상 갈색이고. 이게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답변]
기름이 빛에 가장 약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그거를 방지하기 위해서 옛날 어르신들은 소주병에 비닐봉투를 감았던 거고 요즘 같은 경우에는 전용 기름병이 나와서 빛 투과를 방지하고 그렇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방앗간 문 여신 지 이제 한 얼마 되신 거죠?
[답변]
20년도부터니까 거의 한 3년 정도 된 거 같습니다.
[앵커]
2020년이면 코로나 터진 직후 아닌가요?
[답변]
네, 맞아요. 코로나 시기 때.
[앵커]
힘든 시기도 있으셨겠네요.
[답변]
그래서 좀 미룰까도 생각을 했었어요. 조금 더 미뤄서 할까? 했는데 만약에 미뤘으면 아직까지도 오픈을 못 했을 거 같고 참 이것도 아이러니하게 저는 코로나 상황이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이유는 예를 들어서 결혼식 같은 게 있으면 식사를 못 하시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답례품으로 많이 찾게 됐고 호불호가 없는 답례품을 찾다 보니까 많이 나가게 됐습니다.
[앵커]
보통 주부들은 참기름 고를 때 고민 많이 하거든요. 혹시 주부들한테 우리 대표님만이 알고 있는 어떤 팁 같은 거 알려줄 거 없으세요?
[답변]
저는 모두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전부 다 집 주변에 방앗간이 있진 않아요. 그러다 보니까 마트에서 사실 때도 있는데 마트에서 살 때 주의점은 뒤에 성분표시를 보면 깨분이라고 표시가 돼 있는 게 있고 통깨라고 표시가 돼 있는 게 있습니다. 깨분이라는 게 모르셔서 사시는 경우가 있는데 그 부분은 깻가루를 수입해서 그거는 화학물질로 기름을 추출하는 방식이라서 그것만 좀, 그거는 맛과 향이 덜하다고 보실 수 있습니다.
[앵커]
제가 앞서 참기름의 달인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제가 너무 과장된 표현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지금 말씀하신 거 들어보니까 거의 박사급이신 거 같은데 이런 기술은 어디서 배우셨어요? 무슨 학원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답변]
네, 맞습니다. 이게 저도 처음에 배울 때 힘들었어요. 이게 대부분 3D 업종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방앗간이라는 업 특성상 대부분 가업을 물려받기 때문에 어디 가서 가르쳐 주거나 학원이라는 데가 있지 않아서 저도 이거를 하고 싶어서 발품도 팔고 소개도 받고 이렇게 해서 진행하게 됐습니다.
[앵커]
보통 2, 30년 4, 50년 정도 방앗간 운영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니까 그분들이 그런 노하우를 쉽게 얘기하지 않으셨을 거 같고. 앞으로 대표님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자녀분한테 이거를 가업으로 넘길 생각이 있으세요?
[답변]
아직 미혼이라서 생각은 덜 해보긴 했는데 저는 지금 삶에 만족하고 있고요. 제가 만약에 자식이 있다면 저는 이 삶을 그대로 유지해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앵커]
저도 이 추억의 공간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기름 냄새 계속 맡게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호모 이코노미쿠스 김원진 방앗간 대표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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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11-17 18: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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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탱글탱글한 도토리묵에 아삭아삭한 채소를 얹고 양념장을 더한 후, 참기름 한 방울로 화룡점정을 찍습니다. 한식에선 이렇게 '마침표' 역할을 하는 게 참기름이죠. 오늘은 이 기름 짜는 일을 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기름의 달인' 한 분 모시고 고소한 인생 이야기 들어볼까 합니다. 김원진 원진방앗간 대표 나오셨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답변]
안녕하십니까?
[앵커]
오랜만에 스튜디오에 깨 볶는 냄새 좀 나겠는데요. 근데 정말 방앗간 운영하시는 분 맞으신 가요?
[답변]
대부분 저한테 운동선수 하냐고 많이들 물어보시고요. 실제로 방앗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앵커]
저는 운동선수라는 느낌보다 너무 젊으셔서 손님들이 깜짝 놀라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어렸을 때부터 나 방앗간 대표 될 거야, 이건 아니지 않으셨을까요?
[답변]
아닙니다. 저는 그냥 평범한 직장생활을 했었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 처음에는 귀농을 생각했고 그러다가 귀농은 실질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현재는 곡물에 대한 건 포기하고 싶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까 방앗간이란 걸 선택하게 됐습니다.
[앵커]
올해 서른일곱 되셨다고 들었는데 30대 청년 대표가 운영하는 방앗간, 뭘 만들고 있을까요?
[답변]
죄송한데 우선 서른네 살이고요.
[앵커]
제가 잘못 알았군요, 죄송합니다.
[답변]
저희는 우선 일반 방앗간처럼 똑같이 다 진행을 했었는데 현재는 참기름, 들기름, 미숫가루 이렇게 세 가지만 하고 있습니다.
[앵커]
방앗간 하면 떡 아니에요? 떡은 안 뽑으세요?
[답변]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세요. 떡을 왜 안 하냐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사업을 하면서 워라밸을 되게 중요시하다 보니까 떡이랑 품목들을 많이 줄이게 됐습니다.
[앵커]
제가 왜 서른일곱이라 얘기했나 지금 얼핏 생각해 보니까 빈 살만하고 헷갈린 것 같습니다.
[답변]
네.
[앵커]
그런데 워라밸을 중시하시는 분인데 참기름은 워라밸과 상관없습니까? 그것도 꽤 품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으로 제가 알고 있는데.
[답변]
고춧가루나 일반적으로 깨를 가져와서 착유하는 과정은 시간적으로 손님들이 오시기 때문에 제한적으로 생겨요. 그런데 제가 제품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건 참기름 같은 경우에는 가능합니다. 기간이 좀 있다 보니까.
[앵커]
지금 참기름 저렇게 다 물로 세척을 해서 저렇게 볶아서 짜내는 과정이 웬만한 사람은 다 못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답변]
우선 저 과정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가장 중요한 저온으로 볶는 로스팅하는 과정인데요. 저 부분에서 다른 방앗간과 차별점이 있습니다.
[앵커]
저온 압착 방식. 그런데 보통 참깨는 고온에 확 볶아야 향이 진해진다, 이렇게 알고 있는 분들도 계시던데요.
[답변]
이게 아이러니하긴 한데 음식 같은 경우에는 건강에 좀 안 좋아야 맛있습니다. 깨 같은 경우, 참기름 같은 경우도 태워야 맛이 좋긴 한데. 깨 같은 경우에는 태우면 벤조피렌이나 나쁜 물질들이 발생하고 그러다 보니까 저온으로 착유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참기름의 품질은 참깨의 품질이 좌우한다고 하잖아요. 참깨는 어디서 가지고 오세요?
[답변]
국산 같은 경우에는 농가랑 계약재배를 통해서 진행을 하고 있고요. 수입산 중국산 같은 경우에는 수입사를 통해서 수급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정말 솔직하게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는데 중국산은 확실히 국산보다 맛이, 향이 이런 게 떨어집니까?
[답변]
저는 이 기회를 통해서 중국산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거를 바꾸는 계기가 되고 싶고 이게 열대작물이다 보니까 실질적으로 국내보다는 중국에 대한 좀 더 재배할 수 있는 환경이나 이런 게 좀 더 잘 돼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너무 편견을 갖고 중국산 안 좋다 생각하지 마시고 중국산도 지역에 따라서 등급이 있습니다. 그래서 A등급을 사용하면 국산이랑 큰 차이는 못 느끼실 수도 있어서.
[앵커]
다만 가격은 차이가 있다는 거죠?
[답변]
원재료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한 2배 정도는 차이 납니다.
[앵커]
2배 정도. 기름도 보관을 잘못하면 맛과 향이 금방 날아가서 올바른 보관법 어떤 게 좋습니까?
[답변]
이게 생각보다 보관에 대해서 잘못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아서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참기름 같은 경우에는 상온 보관이고요. 들기름 같은 경우는 냉장 보관입니다.
[앵커]
상온 보관이라면 실온 보관 말씀하시는 거 같은데 이게 개봉을 했냐 안 했냐에 따라 또 달라지잖아요.
[답변]
그렇죠. 기름은 유통기한 같은 경우에는 참기름 같은 경우에는 6개월에서 12개월 정도 말씀드리고 들기름 같은 경우에는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말씀드리는데 기름은 개봉하는 순간, 공기와 마주치는 순간 산화가 시작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최대한 빨리 섭취하시는 게 좋습니다.
[앵커]
참기름 보면 맨 밑에 가라앉은 침전물, 이거 일부러 없는 거 맑은 것만 고집하는 분도 계신데 이 침전물은 어떻게 봐야 돼요?
[답변]
그것도 설명을 드리고 싶은 게 그 침전물이라는 게 식물성 섬유질이라 그래서 그게 영양소입니다. 통깨를 착유하다 보니까 깨살이 터져서 나온다고 생각하시면 되시고 그 부분은 쌓인다면 흔들어서 드시면 영양소가 있게 드실 수 있습니다.
[앵커]
깨살이 터져 나온다는 표현을 쓰셨는데 터져 나오면 나머지 쭉정이들 이걸 우리가 보통 깻묵이라고 하죠. 이거 어떻게 활용하면 좋아요?
[답변]
깻묵 같은 경우에는 현재는 가축 사료에, 가축을 키우시는 농가에서 가져가고 계세요.
[앵커]
저렇게 깐깐하게 따지면서 참기름 뽑으면 하루에 몇 병이나 뽑을까 싶기도 한데 몇 개 정도 나와요?
[답변]
저는 워라밸을 중요시 하기 때문에 9 to 6는 확실히 지키고 9 to 6 동안 최대한 짤 수 있는 게 저희는 착유하는 시간이 길어요, 볶는 시간이 길다 보니까. 하루에 한 60병에서 70병 정도는 만들 수 있는 거 같습니다.
[앵커]
꽤 많이 뽑으시네요. 그러면 월 수익, 연 수입 꽤 되실 거 같은데. 명절 때 수요 폭발하잖아요.
[답변]
명절이라는 특수 대목이 있기 때문에 좀 차이가 있고 그래서 평균적으로 연 한 1억 정도는 벌고 있습니다.
[앵커]
어릴 적 추억의 방앗간 여기에 대한 나름의 특별한 기억 같은 게 있으신가요?
[답변]
저의 방앗간이라는 특별한 기억은 저희 친할아버지, 친할머니께서 농사를 지으셨어요. 깨 농사도 짓고 벼농사도 지으셨는데 할아버지 따라서 깨 수확 시절에 방앗간을 가면 할아버지가 맥주를 좋아하셨어요. 그래가지고 저는 기름 맛보다 맥주 맛을 먼저 알게 됐습니다.
[앵커]
그런 기억이 있으시다. 그런데 어르신들은 왜 소주병에 담아서 참기름을 꼭 비닐로 감싸놓잖아요. 우리가 또 기름병은 항상 갈색이고. 이게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답변]
기름이 빛에 가장 약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그거를 방지하기 위해서 옛날 어르신들은 소주병에 비닐봉투를 감았던 거고 요즘 같은 경우에는 전용 기름병이 나와서 빛 투과를 방지하고 그렇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방앗간 문 여신 지 이제 한 얼마 되신 거죠?
[답변]
20년도부터니까 거의 한 3년 정도 된 거 같습니다.
[앵커]
2020년이면 코로나 터진 직후 아닌가요?
[답변]
네, 맞아요. 코로나 시기 때.
[앵커]
힘든 시기도 있으셨겠네요.
[답변]
그래서 좀 미룰까도 생각을 했었어요. 조금 더 미뤄서 할까? 했는데 만약에 미뤘으면 아직까지도 오픈을 못 했을 거 같고 참 이것도 아이러니하게 저는 코로나 상황이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이유는 예를 들어서 결혼식 같은 게 있으면 식사를 못 하시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답례품으로 많이 찾게 됐고 호불호가 없는 답례품을 찾다 보니까 많이 나가게 됐습니다.
[앵커]
보통 주부들은 참기름 고를 때 고민 많이 하거든요. 혹시 주부들한테 우리 대표님만이 알고 있는 어떤 팁 같은 거 알려줄 거 없으세요?
[답변]
저는 모두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전부 다 집 주변에 방앗간이 있진 않아요. 그러다 보니까 마트에서 사실 때도 있는데 마트에서 살 때 주의점은 뒤에 성분표시를 보면 깨분이라고 표시가 돼 있는 게 있고 통깨라고 표시가 돼 있는 게 있습니다. 깨분이라는 게 모르셔서 사시는 경우가 있는데 그 부분은 깻가루를 수입해서 그거는 화학물질로 기름을 추출하는 방식이라서 그것만 좀, 그거는 맛과 향이 덜하다고 보실 수 있습니다.
[앵커]
제가 앞서 참기름의 달인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제가 너무 과장된 표현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지금 말씀하신 거 들어보니까 거의 박사급이신 거 같은데 이런 기술은 어디서 배우셨어요? 무슨 학원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답변]
네, 맞습니다. 이게 저도 처음에 배울 때 힘들었어요. 이게 대부분 3D 업종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방앗간이라는 업 특성상 대부분 가업을 물려받기 때문에 어디 가서 가르쳐 주거나 학원이라는 데가 있지 않아서 저도 이거를 하고 싶어서 발품도 팔고 소개도 받고 이렇게 해서 진행하게 됐습니다.
[앵커]
보통 2, 30년 4, 50년 정도 방앗간 운영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니까 그분들이 그런 노하우를 쉽게 얘기하지 않으셨을 거 같고. 앞으로 대표님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자녀분한테 이거를 가업으로 넘길 생각이 있으세요?
[답변]
아직 미혼이라서 생각은 덜 해보긴 했는데 저는 지금 삶에 만족하고 있고요. 제가 만약에 자식이 있다면 저는 이 삶을 그대로 유지해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앵커]
저도 이 추억의 공간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기름 냄새 계속 맡게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호모 이코노미쿠스 김원진 방앗간 대표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11월17일(목) 17:50~18:25 KBS2
■ 출연자 : 김원진 원진방앗간 대표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21117&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탱글탱글한 도토리묵에 아삭아삭한 채소를 얹고 양념장을 더한 후, 참기름 한 방울로 화룡점정을 찍습니다. 한식에선 이렇게 '마침표' 역할을 하는 게 참기름이죠. 오늘은 이 기름 짜는 일을 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기름의 달인' 한 분 모시고 고소한 인생 이야기 들어볼까 합니다. 김원진 원진방앗간 대표 나오셨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답변]
안녕하십니까?
[앵커]
오랜만에 스튜디오에 깨 볶는 냄새 좀 나겠는데요. 근데 정말 방앗간 운영하시는 분 맞으신 가요?
[답변]
대부분 저한테 운동선수 하냐고 많이들 물어보시고요. 실제로 방앗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앵커]
저는 운동선수라는 느낌보다 너무 젊으셔서 손님들이 깜짝 놀라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어렸을 때부터 나 방앗간 대표 될 거야, 이건 아니지 않으셨을까요?
[답변]
아닙니다. 저는 그냥 평범한 직장생활을 했었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 처음에는 귀농을 생각했고 그러다가 귀농은 실질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현재는 곡물에 대한 건 포기하고 싶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까 방앗간이란 걸 선택하게 됐습니다.
[앵커]
올해 서른일곱 되셨다고 들었는데 30대 청년 대표가 운영하는 방앗간, 뭘 만들고 있을까요?
[답변]
죄송한데 우선 서른네 살이고요.
[앵커]
제가 잘못 알았군요, 죄송합니다.
[답변]
저희는 우선 일반 방앗간처럼 똑같이 다 진행을 했었는데 현재는 참기름, 들기름, 미숫가루 이렇게 세 가지만 하고 있습니다.
[앵커]
방앗간 하면 떡 아니에요? 떡은 안 뽑으세요?
[답변]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세요. 떡을 왜 안 하냐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사업을 하면서 워라밸을 되게 중요시하다 보니까 떡이랑 품목들을 많이 줄이게 됐습니다.
[앵커]
제가 왜 서른일곱이라 얘기했나 지금 얼핏 생각해 보니까 빈 살만하고 헷갈린 것 같습니다.
[답변]
네.
[앵커]
그런데 워라밸을 중시하시는 분인데 참기름은 워라밸과 상관없습니까? 그것도 꽤 품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으로 제가 알고 있는데.
[답변]
고춧가루나 일반적으로 깨를 가져와서 착유하는 과정은 시간적으로 손님들이 오시기 때문에 제한적으로 생겨요. 그런데 제가 제품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건 참기름 같은 경우에는 가능합니다. 기간이 좀 있다 보니까.
[앵커]
지금 참기름 저렇게 다 물로 세척을 해서 저렇게 볶아서 짜내는 과정이 웬만한 사람은 다 못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답변]
우선 저 과정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가장 중요한 저온으로 볶는 로스팅하는 과정인데요. 저 부분에서 다른 방앗간과 차별점이 있습니다.
[앵커]
저온 압착 방식. 그런데 보통 참깨는 고온에 확 볶아야 향이 진해진다, 이렇게 알고 있는 분들도 계시던데요.
[답변]
이게 아이러니하긴 한데 음식 같은 경우에는 건강에 좀 안 좋아야 맛있습니다. 깨 같은 경우, 참기름 같은 경우도 태워야 맛이 좋긴 한데. 깨 같은 경우에는 태우면 벤조피렌이나 나쁜 물질들이 발생하고 그러다 보니까 저온으로 착유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참기름의 품질은 참깨의 품질이 좌우한다고 하잖아요. 참깨는 어디서 가지고 오세요?
[답변]
국산 같은 경우에는 농가랑 계약재배를 통해서 진행을 하고 있고요. 수입산 중국산 같은 경우에는 수입사를 통해서 수급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정말 솔직하게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는데 중국산은 확실히 국산보다 맛이, 향이 이런 게 떨어집니까?
[답변]
저는 이 기회를 통해서 중국산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거를 바꾸는 계기가 되고 싶고 이게 열대작물이다 보니까 실질적으로 국내보다는 중국에 대한 좀 더 재배할 수 있는 환경이나 이런 게 좀 더 잘 돼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너무 편견을 갖고 중국산 안 좋다 생각하지 마시고 중국산도 지역에 따라서 등급이 있습니다. 그래서 A등급을 사용하면 국산이랑 큰 차이는 못 느끼실 수도 있어서.
[앵커]
다만 가격은 차이가 있다는 거죠?
[답변]
원재료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한 2배 정도는 차이 납니다.
[앵커]
2배 정도. 기름도 보관을 잘못하면 맛과 향이 금방 날아가서 올바른 보관법 어떤 게 좋습니까?
[답변]
이게 생각보다 보관에 대해서 잘못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아서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참기름 같은 경우에는 상온 보관이고요. 들기름 같은 경우는 냉장 보관입니다.
[앵커]
상온 보관이라면 실온 보관 말씀하시는 거 같은데 이게 개봉을 했냐 안 했냐에 따라 또 달라지잖아요.
[답변]
그렇죠. 기름은 유통기한 같은 경우에는 참기름 같은 경우에는 6개월에서 12개월 정도 말씀드리고 들기름 같은 경우에는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말씀드리는데 기름은 개봉하는 순간, 공기와 마주치는 순간 산화가 시작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최대한 빨리 섭취하시는 게 좋습니다.
[앵커]
참기름 보면 맨 밑에 가라앉은 침전물, 이거 일부러 없는 거 맑은 것만 고집하는 분도 계신데 이 침전물은 어떻게 봐야 돼요?
[답변]
그것도 설명을 드리고 싶은 게 그 침전물이라는 게 식물성 섬유질이라 그래서 그게 영양소입니다. 통깨를 착유하다 보니까 깨살이 터져서 나온다고 생각하시면 되시고 그 부분은 쌓인다면 흔들어서 드시면 영양소가 있게 드실 수 있습니다.
[앵커]
깨살이 터져 나온다는 표현을 쓰셨는데 터져 나오면 나머지 쭉정이들 이걸 우리가 보통 깻묵이라고 하죠. 이거 어떻게 활용하면 좋아요?
[답변]
깻묵 같은 경우에는 현재는 가축 사료에, 가축을 키우시는 농가에서 가져가고 계세요.
[앵커]
저렇게 깐깐하게 따지면서 참기름 뽑으면 하루에 몇 병이나 뽑을까 싶기도 한데 몇 개 정도 나와요?
[답변]
저는 워라밸을 중요시 하기 때문에 9 to 6는 확실히 지키고 9 to 6 동안 최대한 짤 수 있는 게 저희는 착유하는 시간이 길어요, 볶는 시간이 길다 보니까. 하루에 한 60병에서 70병 정도는 만들 수 있는 거 같습니다.
[앵커]
꽤 많이 뽑으시네요. 그러면 월 수익, 연 수입 꽤 되실 거 같은데. 명절 때 수요 폭발하잖아요.
[답변]
명절이라는 특수 대목이 있기 때문에 좀 차이가 있고 그래서 평균적으로 연 한 1억 정도는 벌고 있습니다.
[앵커]
어릴 적 추억의 방앗간 여기에 대한 나름의 특별한 기억 같은 게 있으신가요?
[답변]
저의 방앗간이라는 특별한 기억은 저희 친할아버지, 친할머니께서 농사를 지으셨어요. 깨 농사도 짓고 벼농사도 지으셨는데 할아버지 따라서 깨 수확 시절에 방앗간을 가면 할아버지가 맥주를 좋아하셨어요. 그래가지고 저는 기름 맛보다 맥주 맛을 먼저 알게 됐습니다.
[앵커]
그런 기억이 있으시다. 그런데 어르신들은 왜 소주병에 담아서 참기름을 꼭 비닐로 감싸놓잖아요. 우리가 또 기름병은 항상 갈색이고. 이게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답변]
기름이 빛에 가장 약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그거를 방지하기 위해서 옛날 어르신들은 소주병에 비닐봉투를 감았던 거고 요즘 같은 경우에는 전용 기름병이 나와서 빛 투과를 방지하고 그렇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방앗간 문 여신 지 이제 한 얼마 되신 거죠?
[답변]
20년도부터니까 거의 한 3년 정도 된 거 같습니다.
[앵커]
2020년이면 코로나 터진 직후 아닌가요?
[답변]
네, 맞아요. 코로나 시기 때.
[앵커]
힘든 시기도 있으셨겠네요.
[답변]
그래서 좀 미룰까도 생각을 했었어요. 조금 더 미뤄서 할까? 했는데 만약에 미뤘으면 아직까지도 오픈을 못 했을 거 같고 참 이것도 아이러니하게 저는 코로나 상황이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이유는 예를 들어서 결혼식 같은 게 있으면 식사를 못 하시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답례품으로 많이 찾게 됐고 호불호가 없는 답례품을 찾다 보니까 많이 나가게 됐습니다.
[앵커]
보통 주부들은 참기름 고를 때 고민 많이 하거든요. 혹시 주부들한테 우리 대표님만이 알고 있는 어떤 팁 같은 거 알려줄 거 없으세요?
[답변]
저는 모두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전부 다 집 주변에 방앗간이 있진 않아요. 그러다 보니까 마트에서 사실 때도 있는데 마트에서 살 때 주의점은 뒤에 성분표시를 보면 깨분이라고 표시가 돼 있는 게 있고 통깨라고 표시가 돼 있는 게 있습니다. 깨분이라는 게 모르셔서 사시는 경우가 있는데 그 부분은 깻가루를 수입해서 그거는 화학물질로 기름을 추출하는 방식이라서 그것만 좀, 그거는 맛과 향이 덜하다고 보실 수 있습니다.
[앵커]
제가 앞서 참기름의 달인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제가 너무 과장된 표현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지금 말씀하신 거 들어보니까 거의 박사급이신 거 같은데 이런 기술은 어디서 배우셨어요? 무슨 학원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답변]
네, 맞습니다. 이게 저도 처음에 배울 때 힘들었어요. 이게 대부분 3D 업종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방앗간이라는 업 특성상 대부분 가업을 물려받기 때문에 어디 가서 가르쳐 주거나 학원이라는 데가 있지 않아서 저도 이거를 하고 싶어서 발품도 팔고 소개도 받고 이렇게 해서 진행하게 됐습니다.
[앵커]
보통 2, 30년 4, 50년 정도 방앗간 운영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니까 그분들이 그런 노하우를 쉽게 얘기하지 않으셨을 거 같고. 앞으로 대표님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자녀분한테 이거를 가업으로 넘길 생각이 있으세요?
[답변]
아직 미혼이라서 생각은 덜 해보긴 했는데 저는 지금 삶에 만족하고 있고요. 제가 만약에 자식이 있다면 저는 이 삶을 그대로 유지해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앵커]
저도 이 추억의 공간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기름 냄새 계속 맡게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호모 이코노미쿠스 김원진 방앗간 대표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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