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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이태원 참사
[단독] 사고 직전 “인파 터져나와, 인도로 올려라”…경찰 오판이 참사 불렀나
입력 2022.11.29 (15:02) 수정 2022.11.29 (16:19) 취재K

'이태원 참사' 당일 저녁, 경찰이 밀려 나오는 인파를 제대로 통제하기보다 인도로 밀어 올려 오히려 밀집시킨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KBS가 오늘(29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참사 당일 용산경찰서 112 무전망 기록에 따르면, 112상황실장은 저녁 7시 5분쯤 급격히 몰리는 인파가 '차도'로 밀려 나오는 것을 막고 다시 '인도'로 올려보내라는 지시를 처음 내립니다.

사고가 발생한 장소인 해밀톤 호텔 앞쪽에 경찰을 추가로 배치해, 인파가 차도로 내려오지 않도록 밀어 올리라는 겁니다.

19:05
"이태원, 이태원 경찰들 4명 해밀턴 앞쪽 배치해서 인파가 차도로 나오는 거 인도로 올려보내라"

첫 지시로부터 2시간이 지난 뒤에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용산서 112상황실장은 도로 통제를 위해 교통경찰을 추가 배치해달라고 요청합니다.

차도에 있는 인파를 지속적으로 인도로 올리는 중이라고도 재차 밝힙니다.

21:10
"이태원파출소, 112상황실장입니다. 와이키키 목길에서 20명 대규모 인파 나오고 있음. 소내 경력 4명 정도 와이키키 입구 쪽, 이태원 파출소 건너편 쪽으로 가서 인파 관리하기 바랍니다. 교통경찰관들하고 지역경찰관 근무 중인데 손이 부족한 상황"
21:12
"용산, 112상황실장. 와이키키 목길에서 인파가 터져 나왔음. 교통경찰들 추가 배치해서 지원바람 "
21:22
"차선확보, 이태원파출소 하위차선에 교통순찰과 1대 고정배치"
21:26
"용산, 112상황실장입니다. 차도에 있는 인파 지속적으로 인도로 올리는 중"

당시 경찰이 인파가 급격히 불어난 현장 상황을 인지하고도, 골목길 압사에 대비해 통로를 만들어내기보다는 해밀톤 호텔 앞 차도로 나오는 인파를 인도로 다시 올리는 데에 집중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입니다.

이후에도 경찰은 골목길 통제가 아닌 지하철 이태원역 역사를 관리하는 데 교통경찰관을 투입합니다.

21:33
"용산, 112상황실장, 교통기동대 8인에게 별도 임무. 2명씩 이태원 역 1, 2, 3, 4 입구에 배치. 10명 단위로 20초 간격으로 내려보내라."

‘이태원 참사’를 알린 첫 신고는 이날 저녁 6시 34분 이미 접수됐습니다.

당시 신고자는 "골목이 지금 사람들하고 오르고 내려오고 하는데 너무 불안하다", "사람이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 올라오니까 압사당할 거 같다"며 '압사' 우려를 정확히 언급했습니다.

이후에도 몰려드는 인파에 대한 대응을 요청하는 신고는 여러 차례 접수됐지만, 경찰이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차도에만 초점을 맞춰 잘못된 판단을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 해밀톤 호텔 인근 순찰차, 마약 신고에 투입

경찰의 오판이 의심되는 대목은 더 있습니다. 용산경찰서 112 무전망 기록에 따르면, 참사가 발생한 밤 10시 15분 무렵 경찰은 해밀톤 호텔 인근에 배치됐던 순찰자를 마약 신고에 투입합니다.

22:11
"순찰차 31호
"순찰차31호 네."
"이태원 해밀턴 호텔 인근에서 근무 중인가?"

22:18
"이태원, 마약신고 들어와"
"외인(외국인)이고, 이태원동 GS25 000점"
"순찰차 31호요"
"순찰차 31호. 네 형사 2팀, 용산"

22:25
"용산, 형사2팀입니다. 순찰차 31호는 철수해 주세요. 형사2팀 도착"
"마약 관련 형사2팀이 도착, 순찰차 31호 정상근무하세요."

출동 지시로부터 약 7분 뒤 마약 사건을 다루는 형사팀이 도착하면서 순찰차는 다시 정상 근무로 복귀했습니다.

참사 발생한 바로 그 순간에도 인파 통제에 경찰력이 온전히 집중되지 못한 정황이 112 무전망 기록을 통해 확인된 겁니다.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은 이 같은 112 무전망 내용을 근거로 용산경찰서의 초동대응 부실 여부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 [단독] 사고 직전 “인파 터져나와, 인도로 올려라”…경찰 오판이 참사 불렀나
    • 입력 2022-11-29 15:02:50
    • 수정2022-11-29 16:19:41
    취재K

'이태원 참사' 당일 저녁, 경찰이 밀려 나오는 인파를 제대로 통제하기보다 인도로 밀어 올려 오히려 밀집시킨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KBS가 오늘(29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참사 당일 용산경찰서 112 무전망 기록에 따르면, 112상황실장은 저녁 7시 5분쯤 급격히 몰리는 인파가 '차도'로 밀려 나오는 것을 막고 다시 '인도'로 올려보내라는 지시를 처음 내립니다.

사고가 발생한 장소인 해밀톤 호텔 앞쪽에 경찰을 추가로 배치해, 인파가 차도로 내려오지 않도록 밀어 올리라는 겁니다.

19:05
"이태원, 이태원 경찰들 4명 해밀턴 앞쪽 배치해서 인파가 차도로 나오는 거 인도로 올려보내라"

첫 지시로부터 2시간이 지난 뒤에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용산서 112상황실장은 도로 통제를 위해 교통경찰을 추가 배치해달라고 요청합니다.

차도에 있는 인파를 지속적으로 인도로 올리는 중이라고도 재차 밝힙니다.

21:10
"이태원파출소, 112상황실장입니다. 와이키키 목길에서 20명 대규모 인파 나오고 있음. 소내 경력 4명 정도 와이키키 입구 쪽, 이태원 파출소 건너편 쪽으로 가서 인파 관리하기 바랍니다. 교통경찰관들하고 지역경찰관 근무 중인데 손이 부족한 상황"
21:12
"용산, 112상황실장. 와이키키 목길에서 인파가 터져 나왔음. 교통경찰들 추가 배치해서 지원바람 "
21:22
"차선확보, 이태원파출소 하위차선에 교통순찰과 1대 고정배치"
21:26
"용산, 112상황실장입니다. 차도에 있는 인파 지속적으로 인도로 올리는 중"

당시 경찰이 인파가 급격히 불어난 현장 상황을 인지하고도, 골목길 압사에 대비해 통로를 만들어내기보다는 해밀톤 호텔 앞 차도로 나오는 인파를 인도로 다시 올리는 데에 집중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입니다.

이후에도 경찰은 골목길 통제가 아닌 지하철 이태원역 역사를 관리하는 데 교통경찰관을 투입합니다.

21:33
"용산, 112상황실장, 교통기동대 8인에게 별도 임무. 2명씩 이태원 역 1, 2, 3, 4 입구에 배치. 10명 단위로 20초 간격으로 내려보내라."

‘이태원 참사’를 알린 첫 신고는 이날 저녁 6시 34분 이미 접수됐습니다.

당시 신고자는 "골목이 지금 사람들하고 오르고 내려오고 하는데 너무 불안하다", "사람이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 올라오니까 압사당할 거 같다"며 '압사' 우려를 정확히 언급했습니다.

이후에도 몰려드는 인파에 대한 대응을 요청하는 신고는 여러 차례 접수됐지만, 경찰이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차도에만 초점을 맞춰 잘못된 판단을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 해밀톤 호텔 인근 순찰차, 마약 신고에 투입

경찰의 오판이 의심되는 대목은 더 있습니다. 용산경찰서 112 무전망 기록에 따르면, 참사가 발생한 밤 10시 15분 무렵 경찰은 해밀톤 호텔 인근에 배치됐던 순찰자를 마약 신고에 투입합니다.

22:11
"순찰차 31호
"순찰차31호 네."
"이태원 해밀턴 호텔 인근에서 근무 중인가?"

22:18
"이태원, 마약신고 들어와"
"외인(외국인)이고, 이태원동 GS25 000점"
"순찰차 31호요"
"순찰차 31호. 네 형사 2팀, 용산"

22:25
"용산, 형사2팀입니다. 순찰차 31호는 철수해 주세요. 형사2팀 도착"
"마약 관련 형사2팀이 도착, 순찰차 31호 정상근무하세요."

출동 지시로부터 약 7분 뒤 마약 사건을 다루는 형사팀이 도착하면서 순찰차는 다시 정상 근무로 복귀했습니다.

참사 발생한 바로 그 순간에도 인파 통제에 경찰력이 온전히 집중되지 못한 정황이 112 무전망 기록을 통해 확인된 겁니다.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은 이 같은 112 무전망 내용을 근거로 용산경찰서의 초동대응 부실 여부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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