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참사 2분 만에 현장 지휘”…대통령실에도 ‘허위 보고’

입력 2022.12.06 (19:25) 수정 2022.12.06 (22:0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이태원 참사 당시, 경찰이 대통령실과 행정안전부에 보낸 '상황 보고서'를 KBS가 입수했습니다.

모두 12차례 이뤄진 상황 보고에서 경찰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참사 2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지휘를 했다고 적시하는 등 수차례 허위 보고를 했습니다.

대통령실 등을 상대로 부실 대응을 은폐·축소하려 했는지, 확인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유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은 이태원 참사 당일 사고 발생 약 50분이 지난 11시 5분쯤 현장 파출소에 도착했습니다.

[이임재/전 용산경찰서장/지난달 16일 : "단 한 건의 보고도 받지를 못했습니다. 제가 이태원 참사 상황을 알게 된 시점은 23시경입니다."]

하지만, 용산서 112상황실이 작성한 상황 보고서엔 이 전 서장이 사고 발생 직후인 밤 10시 20분, 현장에 도착했다고 돼 있어 '조작 논란'이 일었습니다.

KBS 취재 결과, 대통령실과 행정안전부에도 이 전 서장의 현장 도착 시간이 허위로 보고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실이 30일 0시 5분, 대통령실과 행정안전부에 최초 발송한 '상황보고 1보'입니다.

밤 11시부터 11시 53분까지의 조치 사항이 적혀있는데, 이 전 서장 관련 언급은 없습니다.

그런데, 한 시간 뒤 발송된 '2보'에는 밤 10시 17분, 이 전 서장이 현장에 도착해 안전 사고 예방 등 현장 지휘를 했다고 적시했습니다.

이 같은 내용은 30일 오후 12시 44분까지 모두 아홉 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대통령실 등에 보고됐습니다.

경찰은 이후 '상황보고 12보', 즉 마지막 보고에서야 이 전 서장이 현장 지휘가 아닌 무전으로 지시를 내렸다며 슬그머니 내용을 수정합니다.

미처 참사 현장이 수습되기도 전에 보고서부터 조작한 셈입니다.

[윤건영/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더불어민주당 : "희생자들을 수습하고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옮기고 하는 가장 바쁜 시간에 경찰은 그 정보들을 조작하고 있었다는 점이 정말 어이가 없고…."]

현장 초동 대응에 대한 허위 보고가 대통령실 등에까지 올라간 사실이 확인된 만큼, 경찰이 부실 대응 은폐를 위해 조직적으로 개입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촬영기자:조승연 하정현/영상편집:이형주/그래픽:김지훈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단독] “참사 2분 만에 현장 지휘”…대통령실에도 ‘허위 보고’
    • 입력 2022-12-06 19:25:10
    • 수정2022-12-06 22:07:34
    뉴스 7
[앵커]

이태원 참사 당시, 경찰이 대통령실과 행정안전부에 보낸 '상황 보고서'를 KBS가 입수했습니다.

모두 12차례 이뤄진 상황 보고에서 경찰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참사 2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지휘를 했다고 적시하는 등 수차례 허위 보고를 했습니다.

대통령실 등을 상대로 부실 대응을 은폐·축소하려 했는지, 확인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유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은 이태원 참사 당일 사고 발생 약 50분이 지난 11시 5분쯤 현장 파출소에 도착했습니다.

[이임재/전 용산경찰서장/지난달 16일 : "단 한 건의 보고도 받지를 못했습니다. 제가 이태원 참사 상황을 알게 된 시점은 23시경입니다."]

하지만, 용산서 112상황실이 작성한 상황 보고서엔 이 전 서장이 사고 발생 직후인 밤 10시 20분, 현장에 도착했다고 돼 있어 '조작 논란'이 일었습니다.

KBS 취재 결과, 대통령실과 행정안전부에도 이 전 서장의 현장 도착 시간이 허위로 보고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실이 30일 0시 5분, 대통령실과 행정안전부에 최초 발송한 '상황보고 1보'입니다.

밤 11시부터 11시 53분까지의 조치 사항이 적혀있는데, 이 전 서장 관련 언급은 없습니다.

그런데, 한 시간 뒤 발송된 '2보'에는 밤 10시 17분, 이 전 서장이 현장에 도착해 안전 사고 예방 등 현장 지휘를 했다고 적시했습니다.

이 같은 내용은 30일 오후 12시 44분까지 모두 아홉 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대통령실 등에 보고됐습니다.

경찰은 이후 '상황보고 12보', 즉 마지막 보고에서야 이 전 서장이 현장 지휘가 아닌 무전으로 지시를 내렸다며 슬그머니 내용을 수정합니다.

미처 참사 현장이 수습되기도 전에 보고서부터 조작한 셈입니다.

[윤건영/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더불어민주당 : "희생자들을 수습하고 부상자들을 병원으로 옮기고 하는 가장 바쁜 시간에 경찰은 그 정보들을 조작하고 있었다는 점이 정말 어이가 없고…."]

현장 초동 대응에 대한 허위 보고가 대통령실 등에까지 올라간 사실이 확인된 만큼, 경찰이 부실 대응 은폐를 위해 조직적으로 개입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촬영기자:조승연 하정현/영상편집:이형주/그래픽:김지훈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KBS는 올바른 여론 형성을 위해 자유로운 댓글 작성을 지지합니다.
다만 해당 기사는 댓글을 통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자체 논의를 거쳐 댓글창을 운영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여러분의 양해를 바랍니다.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