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 30주년]① 베트남 투자 1위 나라, 한국…대구·경북도 진출 확대

입력 2022.12.09 (09:00) 수정 2022.12.1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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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글 싣는 순서
①베트남 투자 1위 나라, 한국…대구·경북도 진출 확대

②주목받는 경북 농산물…베트남 시장 선점 박차
③베트남 하늘길 재개…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호재’
④한국어·한국문화 인기…지속 가능하려면?


한국과 베트남이 올해로 수교 30주년을 맞았습니다. 이를 기념해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이 최근 한국을 국빈 방문했습니다. 두 정상은 한-베트남 정상회담을 열고 공급망 등 경제안보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특히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기존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할 것을 선언하고 이를 통해 양국이 제반 분야에서의 협력을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는데요. 베트남이 이런 최고 수준의 협력 관계를 맺은 나라는 지금까지 중국과 러시아, 인도 세 곳뿐이었습니다.

공고해지는 한국과 베트남 관계 속 대구와 경북도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과 교류를 확대하고 있는데요. KBS 대구방송총국은 아세안 핵심 잠재시장인 베트남의 지역 진출 현황과 시장 선점을 위해 나아갈 길을 짚어보는 연속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경북 경산에 본사를 둔 전기, 전자 부품 업체 호찌민 법인 사업장경북 경산에 본사를 둔 전기, 전자 부품 업체 호찌민 법인 사업장

■ 똑똑하고 젊은 인력…"베트남은 기회의 땅"

경북 경산에 본사를 둔 한 전기·전자부품 업체는 삼성전자 1차 협력사로, 2015년 베트남 호찌민에 진출했습니다. 이듬해 공장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2017년 매출 330억 원을 달성했고 2019년에는 세 배가 넘는 1,000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최근 코로나19로 주춤했지만, 여전히 베트남은 기회의 땅입니다. 베트남 인구는 9천 8백여만 명으로 동남아 국가에서 세 번째로 많고, 평균 나이가 30대 초반으로 젊은 데다 10명 중 4명이 도시에 살 정도로 도시 인구 비율이 높기 때문입니다.

김동환/대영전자 베트남 법인장
"베트남 자체가 젊습니다. 교육열도 높아서 양질의 똑똑하고 젊은 인력들이 많고 기존 중국이나 다른 동남아 인력보다 인건비가 30~40% 저렴합니다."


■ 베트남 진출 기업 확대…한국,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

이런 장점 때문에 대구·경북에서만 370여 개 업체가, 전국적으로 삼성전자 등 9,000여 개 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베트남 투자는 계속 증가해 이미 2019년 677억 달러를 기록했고 우리나라는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올해 9월 기준으로 보면 이미 80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두 나라 정상은 2023년 1,000억 달러 교역액 규모를 달성하고 2030년에는 1,500억 달러 교역액 달성이라는 목표를 재확인하기도 했습니다.


■ 코로나19로 '주춤'…"현지 이해 노력, CSR도 필요"

하지만 모든 기업이 베트남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산업연구원이 현지 진출 기업 4,519곳을 설문 조사한 결과, 경영 애로사항 1순위로 42.7%가 '코로나로 인한 조업 차질'을 꼽았습니다. 또 '현지 수요 부진'이 15.2%, '인력난' 11.8%, '경쟁 심화'가 10%를 차지했습니다.

또 민감 규제 사항 1순위로 코로나 보건방역은 37.9%, 인허가 관련 규제 24.2%, 세무 10.4% 순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규제와 관련해서는 우리나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고, 기업 차원에서도 현지와의 협력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장진 코트라 베트남마케팅 연구소장은 "초기 단계에 진출했던 모 기업은 회사 안에 유치원을 만들고 종업원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고, 그 결과 파업 등이 일어났을 때 그 회사는 보호를 받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때문에 베트남 현지에 진출하는 기업은 문화 교류나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등 다양한 CSR 활동도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 기술 이전·제품 국산화 요구는 숙제…"과감한 기술 이전 필요"

제품 국산화 비율 확대와 기술 이전 요구도 기업들이 넘어야 할 산입니다. 베트남 정부가 산업 구조 고도화를 추진하면서 외국 기업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독일 BMW는 '베트남의 삼성'이라 불리는 빈 그룹과 기술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를 통해 빈 그룹은 신차를 개발해 내수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고요. 삼성전자도 하노이에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의 베트남 연구개발 센터를 짓고 있습니다.

장진/코트라 베트남마케팅연구소장
"현지 진출 기업은 기술 중 어느 정도 부분은 현지에 전수해 줘야 그 나라로부터 인정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치명적인, 정말 핵심 역량이 있는 기술을 제외한 나머지 일반적인 부분은 과감하게 현지에 전수해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은 또 이제는 고용·임금뿐만 아니라 베트남 주요 기업과 경제적 파트너십을 맺는 등 조화롭고 진취적인 협력 관계를 모색해야 하고 그럴 때 더욱 '지속 가능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래픽: 인푸름
취재지원: 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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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베 30주년]① 베트남 투자 1위 나라, 한국…대구·경북도 진출 확대
    • 입력 2022-12-09 09:00:23
    • 수정2022-12-12 08:35:36
    취재K
<u><strong>글 싣는 순서</strong><br />①베트남 투자 1위 나라, 한국…대구·경북도 진출 확대</u><br />②주목받는 경북 농산물…베트남 시장 선점 박차<br />③베트남 하늘길 재개…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호재’<br />④한국어·한국문화 인기…지속 가능하려면?<br />

한국과 베트남이 올해로 수교 30주년을 맞았습니다. 이를 기념해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이 최근 한국을 국빈 방문했습니다. 두 정상은 한-베트남 정상회담을 열고 공급망 등 경제안보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특히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기존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할 것을 선언하고 이를 통해 양국이 제반 분야에서의 협력을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는데요. 베트남이 이런 최고 수준의 협력 관계를 맺은 나라는 지금까지 중국과 러시아, 인도 세 곳뿐이었습니다.

공고해지는 한국과 베트남 관계 속 대구와 경북도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과 교류를 확대하고 있는데요. KBS 대구방송총국은 아세안 핵심 잠재시장인 베트남의 지역 진출 현황과 시장 선점을 위해 나아갈 길을 짚어보는 연속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경북 경산에 본사를 둔 전기, 전자 부품 업체 호찌민 법인 사업장
■ 똑똑하고 젊은 인력…"베트남은 기회의 땅"

경북 경산에 본사를 둔 한 전기·전자부품 업체는 삼성전자 1차 협력사로, 2015년 베트남 호찌민에 진출했습니다. 이듬해 공장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2017년 매출 330억 원을 달성했고 2019년에는 세 배가 넘는 1,000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최근 코로나19로 주춤했지만, 여전히 베트남은 기회의 땅입니다. 베트남 인구는 9천 8백여만 명으로 동남아 국가에서 세 번째로 많고, 평균 나이가 30대 초반으로 젊은 데다 10명 중 4명이 도시에 살 정도로 도시 인구 비율이 높기 때문입니다.

김동환/대영전자 베트남 법인장
"베트남 자체가 젊습니다. 교육열도 높아서 양질의 똑똑하고 젊은 인력들이 많고 기존 중국이나 다른 동남아 인력보다 인건비가 30~40% 저렴합니다."


■ 베트남 진출 기업 확대…한국,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

이런 장점 때문에 대구·경북에서만 370여 개 업체가, 전국적으로 삼성전자 등 9,000여 개 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베트남 투자는 계속 증가해 이미 2019년 677억 달러를 기록했고 우리나라는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올해 9월 기준으로 보면 이미 80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두 나라 정상은 2023년 1,000억 달러 교역액 규모를 달성하고 2030년에는 1,500억 달러 교역액 달성이라는 목표를 재확인하기도 했습니다.


■ 코로나19로 '주춤'…"현지 이해 노력, CSR도 필요"

하지만 모든 기업이 베트남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산업연구원이 현지 진출 기업 4,519곳을 설문 조사한 결과, 경영 애로사항 1순위로 42.7%가 '코로나로 인한 조업 차질'을 꼽았습니다. 또 '현지 수요 부진'이 15.2%, '인력난' 11.8%, '경쟁 심화'가 10%를 차지했습니다.

또 민감 규제 사항 1순위로 코로나 보건방역은 37.9%, 인허가 관련 규제 24.2%, 세무 10.4% 순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규제와 관련해서는 우리나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고, 기업 차원에서도 현지와의 협력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장진 코트라 베트남마케팅 연구소장은 "초기 단계에 진출했던 모 기업은 회사 안에 유치원을 만들고 종업원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고, 그 결과 파업 등이 일어났을 때 그 회사는 보호를 받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때문에 베트남 현지에 진출하는 기업은 문화 교류나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등 다양한 CSR 활동도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 기술 이전·제품 국산화 요구는 숙제…"과감한 기술 이전 필요"

제품 국산화 비율 확대와 기술 이전 요구도 기업들이 넘어야 할 산입니다. 베트남 정부가 산업 구조 고도화를 추진하면서 외국 기업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독일 BMW는 '베트남의 삼성'이라 불리는 빈 그룹과 기술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를 통해 빈 그룹은 신차를 개발해 내수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고요. 삼성전자도 하노이에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의 베트남 연구개발 센터를 짓고 있습니다.

장진/코트라 베트남마케팅연구소장
"현지 진출 기업은 기술 중 어느 정도 부분은 현지에 전수해 줘야 그 나라로부터 인정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치명적인, 정말 핵심 역량이 있는 기술을 제외한 나머지 일반적인 부분은 과감하게 현지에 전수해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은 또 이제는 고용·임금뿐만 아니라 베트남 주요 기업과 경제적 파트너십을 맺는 등 조화롭고 진취적인 협력 관계를 모색해야 하고 그럴 때 더욱 '지속 가능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래픽: 인푸름
취재지원: 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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