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월드컵의 그늘…메시의 ‘황금 축구화’는 누가 만들었을까?

입력 2022.12.12 (18:07) 수정 2022.12.12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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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22카타르 월드컵이 정점을 향해가면서 전 세계 축구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는데요.

일각에선 월드컵이 지구촌 축제가 맞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화려함 뒤에 숨은 월드컵의 어두운 이면, 짚어보겠습니다.

홍석우 기자, 우리 경기는 끝났지만 요즘도 밤잠 설치는 분들 꽤 있으실 것 같아요.

[기자]

네, 월드컵은 올림픽과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최대 규모의 TV 중계가 이뤄지죠.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까지 누적 시청자가 50억 명에 이를 거란 전망인데요.

이제 단 두 걸음이면 우승컵의 향방이 결정됩니다.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 그리고 프랑스와 모로코가 4강에서 맞붙습니다.

[앵커]

4팀 모두 강팀이네요.

저는 아르헨티나의 메시가 우승컵을 들어 올릴지 궁금하거든요?

[기자]

네, 리오넬 메시는 축구를 잘 모르는 분들도 이름은 들어봤을 법한 세계적인 축구 스타죠.

그런데 정작 월드컵에서는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월드컵을 치르는 메시의 '라스트 댄스'에 이목이 쏠려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한 인도네시아 노동자가 메시에게 보낸 편지가 화제가 됐습니다.

편지는 "누가 당신(메시)의 축구화를 만들었는지 아나요?"라고 시작하는데요,

"아디다스가 코로나19 당시 자신의 임금을 삭감한 뒤 지금도 갚지 않고 있다"며, 아디다스가 메시의 계약금도 깎았는지를 묻습니다.

미얀마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아디다스에 축구화를 공급하는 푸첸그룹 공장 노동자들이 임금을 올려달라며 지난 10월 파업을 했는데요,

공장 측은 병력을 동원해 파업을 진압하고 일부 노동자들은 해고했습니다.

[앵커]

해고까지요?

임금을 얼마나 올려달라고 했길래요?

[기자]

미얀마 노동자들, 하루 2천 원 올려달라고 요구했는데요.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월드컵 관련 상품을 만드는 동남아시아 노동자들의 임금은 하루 3천 원 정도입니다.

반면 월드컵 각국 대표팀 공식 유니폼 가격은 비싸면 20만 원까지도 합니다.

[앵커]

동남아 노동자들의 저임금 실태, 사실 하루 이틀 이야긴 아닌데, 아디다스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은데 말이죠?

[기자]

글로벌 스포츠 기업들은 현지 업체들에 생산을 위탁하는 구조라, 노동 환경이나 인권 문제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아디다스 측은 "생산업체의 조치가 적법한지 조사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했습니다.

지난 1996년, 열두 살 파키스탄 어린이가 축구공을 꿰매는 모습이 폭로되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지만, 20년이 지난 지금도 처우는 제자리걸음인 겁니다.

전 세계서 팔리는 축구공의 약 70%는 여전히 파키스탄에서 만들어지는데요.

블룸버그에 따르면 축구공 만드는 여성 노동자들은 한 달에 9천600루피, 우리 돈 5만 원가량을 손에 쥔다고 합니다.

카타르 월드컵 공인구, 우리나라에선 18만 9천 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월드컵, 사실 개막 전부터 인권 문제로 논란이 많았잖아요?

[기자]

네, 300조 원이 들어갔다는 화려한 경기장들, 이주 노동자들이 지었습니다.

40도가 넘는 뙤약볕에서 그늘도 휴식도 없이 일하면서 임금체불에 시달렸고요.

건설 과정에서 6천여 명이 사망했단 보도도 나왔습니다.

월드컵이 치러지는 기간에도 필리핀 노동자가 사망하면서 비판이 커졌는데, 카타르 월드컵 조직위원장은 "죽음은 삶의 일부"라고 말했다가 뭇매를 맞기도 했습니다.

이주 노동자와 여성,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로 얼룩진 최악의 월드컵으로 평가될 거란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앵커]

축구강국들의 빈부격차 문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죠?

[기자]

네. 이 영상 함께 보실까요?

브라질 축구 대표팀과 2002한일월드컵 우승을 이끈 호나우두의 모습이 보이는데요.

카타르에서 고깃값만 우리 돈 3백만 원 넘는 회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댓글이 6천 개 넘게 달렸는데요.

"국민은 굶주리고 있는데 금박 고기"냐, "브라질 대표해서 갔는데 이 정도는 먹을 수 있는 거 아니냐" 엇갈리는 반응이었습니다.

[앵커]

논란이 있는 게, 브라질 경제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겠죠?

[기자]

네, 유엔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브라질 전체 인구의 1/3가량이 식량을 사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굶주리고 있습니다.

메시의 나라, 아르헨티나 역시 상황이 심각한데요.

쓰레기장에서 돈이 될만한 물건을 찾는 충격적인 모습이 외신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치솟는 물가 탓인데, 지난 10월 물가상승률은 88%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아르헨티나 국민은 메시를 보기 위해 적금을 붓고 차나 집까지 팔아 카타르에 가기도 했습니다.

[앵커]

월드컵 때만 반짝 주목하는 게 아니라 글로벌 빈부 격차와 인권 문제에 관심이 꾸준히 이어져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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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월드컵의 그늘…메시의 ‘황금 축구화’는 누가 만들었을까?
    • 입력 2022-12-12 18:07:38
    • 수정2022-12-12 18:22:57
    통합뉴스룸ET
[앵커]

2022카타르 월드컵이 정점을 향해가면서 전 세계 축구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는데요.

일각에선 월드컵이 지구촌 축제가 맞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화려함 뒤에 숨은 월드컵의 어두운 이면, 짚어보겠습니다.

홍석우 기자, 우리 경기는 끝났지만 요즘도 밤잠 설치는 분들 꽤 있으실 것 같아요.

[기자]

네, 월드컵은 올림픽과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최대 규모의 TV 중계가 이뤄지죠.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까지 누적 시청자가 50억 명에 이를 거란 전망인데요.

이제 단 두 걸음이면 우승컵의 향방이 결정됩니다.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 그리고 프랑스와 모로코가 4강에서 맞붙습니다.

[앵커]

4팀 모두 강팀이네요.

저는 아르헨티나의 메시가 우승컵을 들어 올릴지 궁금하거든요?

[기자]

네, 리오넬 메시는 축구를 잘 모르는 분들도 이름은 들어봤을 법한 세계적인 축구 스타죠.

그런데 정작 월드컵에서는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월드컵을 치르는 메시의 '라스트 댄스'에 이목이 쏠려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한 인도네시아 노동자가 메시에게 보낸 편지가 화제가 됐습니다.

편지는 "누가 당신(메시)의 축구화를 만들었는지 아나요?"라고 시작하는데요,

"아디다스가 코로나19 당시 자신의 임금을 삭감한 뒤 지금도 갚지 않고 있다"며, 아디다스가 메시의 계약금도 깎았는지를 묻습니다.

미얀마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아디다스에 축구화를 공급하는 푸첸그룹 공장 노동자들이 임금을 올려달라며 지난 10월 파업을 했는데요,

공장 측은 병력을 동원해 파업을 진압하고 일부 노동자들은 해고했습니다.

[앵커]

해고까지요?

임금을 얼마나 올려달라고 했길래요?

[기자]

미얀마 노동자들, 하루 2천 원 올려달라고 요구했는데요.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월드컵 관련 상품을 만드는 동남아시아 노동자들의 임금은 하루 3천 원 정도입니다.

반면 월드컵 각국 대표팀 공식 유니폼 가격은 비싸면 20만 원까지도 합니다.

[앵커]

동남아 노동자들의 저임금 실태, 사실 하루 이틀 이야긴 아닌데, 아디다스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은데 말이죠?

[기자]

글로벌 스포츠 기업들은 현지 업체들에 생산을 위탁하는 구조라, 노동 환경이나 인권 문제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아디다스 측은 "생산업체의 조치가 적법한지 조사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했습니다.

지난 1996년, 열두 살 파키스탄 어린이가 축구공을 꿰매는 모습이 폭로되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지만, 20년이 지난 지금도 처우는 제자리걸음인 겁니다.

전 세계서 팔리는 축구공의 약 70%는 여전히 파키스탄에서 만들어지는데요.

블룸버그에 따르면 축구공 만드는 여성 노동자들은 한 달에 9천600루피, 우리 돈 5만 원가량을 손에 쥔다고 합니다.

카타르 월드컵 공인구, 우리나라에선 18만 9천 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월드컵, 사실 개막 전부터 인권 문제로 논란이 많았잖아요?

[기자]

네, 300조 원이 들어갔다는 화려한 경기장들, 이주 노동자들이 지었습니다.

40도가 넘는 뙤약볕에서 그늘도 휴식도 없이 일하면서 임금체불에 시달렸고요.

건설 과정에서 6천여 명이 사망했단 보도도 나왔습니다.

월드컵이 치러지는 기간에도 필리핀 노동자가 사망하면서 비판이 커졌는데, 카타르 월드컵 조직위원장은 "죽음은 삶의 일부"라고 말했다가 뭇매를 맞기도 했습니다.

이주 노동자와 여성,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로 얼룩진 최악의 월드컵으로 평가될 거란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앵커]

축구강국들의 빈부격차 문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죠?

[기자]

네. 이 영상 함께 보실까요?

브라질 축구 대표팀과 2002한일월드컵 우승을 이끈 호나우두의 모습이 보이는데요.

카타르에서 고깃값만 우리 돈 3백만 원 넘는 회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댓글이 6천 개 넘게 달렸는데요.

"국민은 굶주리고 있는데 금박 고기"냐, "브라질 대표해서 갔는데 이 정도는 먹을 수 있는 거 아니냐" 엇갈리는 반응이었습니다.

[앵커]

논란이 있는 게, 브라질 경제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겠죠?

[기자]

네, 유엔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브라질 전체 인구의 1/3가량이 식량을 사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굶주리고 있습니다.

메시의 나라, 아르헨티나 역시 상황이 심각한데요.

쓰레기장에서 돈이 될만한 물건을 찾는 충격적인 모습이 외신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치솟는 물가 탓인데, 지난 10월 물가상승률은 88%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아르헨티나 국민은 메시를 보기 위해 적금을 붓고 차나 집까지 팔아 카타르에 가기도 했습니다.

[앵커]

월드컵 때만 반짝 주목하는 게 아니라 글로벌 빈부 격차와 인권 문제에 관심이 꾸준히 이어져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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