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피해 학생에게 고성…‘정서적 학대’ 교사 기소

입력 2022.12.13 (07:22) 수정 2022.12.1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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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가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학생을 오히려 학대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여러 차례 고함을 지르며 정서적 학대 행위를 했다는 건데, 이 문제를 놓고 10개월 간 수사와 기소 절차가 진행됐음에도, 학교 차원에서는 별도의 징계가 없었습니다.

교사 측에선 오히려 자신이 '교권 침해'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도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사립중학교.

13살 A 군은 지난해 10월 교실에서 친구에게 전치 2주의 폭행을 당했습니다.

그런데 소식을 듣고 온 담임교사는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 없이 피해자인 A 군을 꾸짖었습니다.

어지러진 책상 등을 나무라며 "뒤에 나가 서 있어라", "왜 우냐?" 질책했다는 겁니다.

감정이 북받친 피해자 A군이 눈물을 흘리며 "아프니까 울지"라고 말하자, 교사는 왜 아프냐고 묻는 대신 "너희들도 들었지?" 라며 같은 반 학생들에게 물었고, 이에 A군은 "전학을 보내시든지", 교사는 "너 욕했지? 교권 침해!" 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교사는 실제로 학교에 '교권 침해' 신고까지 했는데, 그러면서도 '학교 폭력'을 당한 A군에 대해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두 달 뒤.

병원에 가야 해서 과제 시한이 빠듯하다는 A군에게 담임 교사는 또 언성을 높입니다.

[A 군 - 담임교사/지난해 12월 21일/음성변조 : "(12시까지니까 다 못해도.) 아니 12시가 아니라! 시간 다 주면 다 하냐고. 그게 문제야? 대답해. 그게 문제야?"]

뭔가를 문의하려는 A군의 말을 끊고, 마찬가지로 고성을 낸 날도 있었습니다.

[A 군 - 담임교사/지난해 12월 17일/음성변조 : "(어, 저 약...) 에, 어, 하지 말라고!"]

A군 측에선 결국 트라우마를 호소했고, 해당 교사와 분리해야 한다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소견까지 제출했습니다.

올해 새 학년이 되자 담임은 바뀌었지만 해당 교사가 '같은 학년' 다른 반을 맡게 돼, 두 사람은 복도 등에서 수시로 마주치고 있습니다.

[A 군 아버지 : "지나가다 마주치는 것도 불안한데, 교내 식당 가서 밥을 먹을 때 마주칠까 이런 고민 때문에 아마 좀 점심도 거른 것 같고요."]

A 군은 올해 초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했습니다.

이후 부모는 4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교사의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냈습니다.

결국 이 문제는 수사로 이어져, 검찰이 지난달 말 해당 교사를 기소했습니다.

'정서적 학대' 행위를 했다며 아동학대 범죄처벌 특례법을 적용한 겁니다.

교사 측에선 그러나 학생을 지도하는 차원이었고 자신이야말로 교권 침해 피해를 입었다고 반박했습니다.

학교 측은 아직 별도의 징계 절차를 밟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도윤입니다.

촬영기자:최하운/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노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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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폭 피해 학생에게 고성…‘정서적 학대’ 교사 기소
    • 입력 2022-12-13 07:22:22
    • 수정2022-12-13 10:3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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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가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학생을 오히려 학대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여러 차례 고함을 지르며 정서적 학대 행위를 했다는 건데, 이 문제를 놓고 10개월 간 수사와 기소 절차가 진행됐음에도, 학교 차원에서는 별도의 징계가 없었습니다.

교사 측에선 오히려 자신이 '교권 침해'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도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사립중학교.

13살 A 군은 지난해 10월 교실에서 친구에게 전치 2주의 폭행을 당했습니다.

그런데 소식을 듣고 온 담임교사는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 없이 피해자인 A 군을 꾸짖었습니다.

어지러진 책상 등을 나무라며 "뒤에 나가 서 있어라", "왜 우냐?" 질책했다는 겁니다.

감정이 북받친 피해자 A군이 눈물을 흘리며 "아프니까 울지"라고 말하자, 교사는 왜 아프냐고 묻는 대신 "너희들도 들었지?" 라며 같은 반 학생들에게 물었고, 이에 A군은 "전학을 보내시든지", 교사는 "너 욕했지? 교권 침해!" 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교사는 실제로 학교에 '교권 침해' 신고까지 했는데, 그러면서도 '학교 폭력'을 당한 A군에 대해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두 달 뒤.

병원에 가야 해서 과제 시한이 빠듯하다는 A군에게 담임 교사는 또 언성을 높입니다.

[A 군 - 담임교사/지난해 12월 21일/음성변조 : "(12시까지니까 다 못해도.) 아니 12시가 아니라! 시간 다 주면 다 하냐고. 그게 문제야? 대답해. 그게 문제야?"]

뭔가를 문의하려는 A군의 말을 끊고, 마찬가지로 고성을 낸 날도 있었습니다.

[A 군 - 담임교사/지난해 12월 17일/음성변조 : "(어, 저 약...) 에, 어, 하지 말라고!"]

A군 측에선 결국 트라우마를 호소했고, 해당 교사와 분리해야 한다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소견까지 제출했습니다.

올해 새 학년이 되자 담임은 바뀌었지만 해당 교사가 '같은 학년' 다른 반을 맡게 돼, 두 사람은 복도 등에서 수시로 마주치고 있습니다.

[A 군 아버지 : "지나가다 마주치는 것도 불안한데, 교내 식당 가서 밥을 먹을 때 마주칠까 이런 고민 때문에 아마 좀 점심도 거른 것 같고요."]

A 군은 올해 초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했습니다.

이후 부모는 4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교사의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냈습니다.

결국 이 문제는 수사로 이어져, 검찰이 지난달 말 해당 교사를 기소했습니다.

'정서적 학대' 행위를 했다며 아동학대 범죄처벌 특례법을 적용한 겁니다.

교사 측에선 그러나 학생을 지도하는 차원이었고 자신이야말로 교권 침해 피해를 입었다고 반박했습니다.

학교 측은 아직 별도의 징계 절차를 밟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도윤입니다.

촬영기자:최하운/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노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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