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잊었나”…거제시, 가족까지 동원령

입력 2022.12.14 (19:07) 수정 2022.12.1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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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거제시가 올해 마지막날인 오는 31일 열 송년 불꽃 축제에 공무원과 가족까지 동원할 것을 제안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세에다, 이태원 참사 같은 밀집 사고를 막기 위해 새해 행사를 취소하고 있는 다른 자치단체의 결정과도 배치됩니다.

최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오는 31일 송년 불꽃 축제가 열릴 거제시 장승포항입니다.

행사장의 나무 의자는 부서진 채 방치돼 있고, 바다에 빠지는 것을 막을 난간은 온 데 간 데 흔적도 없이, 출입금지 안내문이 걸린 노끈만 달려 있습니다.

지난 8월 태풍 힌남노 이후 정비 공사조차 마무리되지 않은 겁니다.

거제시가 불꽃 축제가 진행되는 저녁 7시 20분부터 30분 동안 이곳에 몰릴 것으로 추산하는 순간 최대 관람객은 모두 천여 명.

2019년 축제 때는 행사일 하루 동안 4만 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문제는 거제시가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모든 공무원과 가족의 축제 참여 협조를 제안한 겁니다.

거제시 공무원과 배우자 등 가족만 해도 천4백여 명입니다.

거제시가 추산하는 관람 예상 인원은 5천여 명, 행사장 4천6백여 ㎡의 동시 최대 수용 가능 인원은 천백여 명입니다.

밀집도를 높인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에 대해 거제시는 강제성이 없다고 해명합니다.

[거제시 관계자/음성변조 :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힘들었던 점들을 잊고, 축제를 통해서. 그냥 희망적인 새해를 맞이하는 데 즐겨달라, 이런 취지이지..."]

하지만 공무원들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공무원/음성변조 : "(부서장들이) 우리 과에 그래도 어느 정도 참여를 해야 하지 않나. 이런 부담감을 가질 것이고. 그러면 (공무원들이) 자기 개인적인 행사를 취소하고 갈 수도..."]

경남의 새해 행사가 예정된 곳은 거제시와 김해시, 남해군 3곳, 하지만 경상남도도 지역 대규모 행사에 대한 밀집 사고 예방 지침을 아직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상남도 관계자/음성변조 : "표준안전관리 계획서라든지, 이런 것을 지금 만드는 중입니다. 그리고 옥외 행사의 (안전관리에) 관한 조례도 지금 저희가 개정을 추진 중이고요."]

강원도 동해시와 양양군, 경상북도 울진군과 포항시 등은 밀집 사고 예방을 위해 타종식과 해맞이 행사를 취소했습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촬영:박민재/그래픽:백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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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태원 참사 잊었나”…거제시, 가족까지 동원령
    • 입력 2022-12-14 19:07:04
    • 수정2022-12-14 20:17:52
    뉴스7(창원)
[앵커]

거제시가 올해 마지막날인 오는 31일 열 송년 불꽃 축제에 공무원과 가족까지 동원할 것을 제안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세에다, 이태원 참사 같은 밀집 사고를 막기 위해 새해 행사를 취소하고 있는 다른 자치단체의 결정과도 배치됩니다.

최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오는 31일 송년 불꽃 축제가 열릴 거제시 장승포항입니다.

행사장의 나무 의자는 부서진 채 방치돼 있고, 바다에 빠지는 것을 막을 난간은 온 데 간 데 흔적도 없이, 출입금지 안내문이 걸린 노끈만 달려 있습니다.

지난 8월 태풍 힌남노 이후 정비 공사조차 마무리되지 않은 겁니다.

거제시가 불꽃 축제가 진행되는 저녁 7시 20분부터 30분 동안 이곳에 몰릴 것으로 추산하는 순간 최대 관람객은 모두 천여 명.

2019년 축제 때는 행사일 하루 동안 4만 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문제는 거제시가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모든 공무원과 가족의 축제 참여 협조를 제안한 겁니다.

거제시 공무원과 배우자 등 가족만 해도 천4백여 명입니다.

거제시가 추산하는 관람 예상 인원은 5천여 명, 행사장 4천6백여 ㎡의 동시 최대 수용 가능 인원은 천백여 명입니다.

밀집도를 높인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에 대해 거제시는 강제성이 없다고 해명합니다.

[거제시 관계자/음성변조 :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힘들었던 점들을 잊고, 축제를 통해서. 그냥 희망적인 새해를 맞이하는 데 즐겨달라, 이런 취지이지..."]

하지만 공무원들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공무원/음성변조 : "(부서장들이) 우리 과에 그래도 어느 정도 참여를 해야 하지 않나. 이런 부담감을 가질 것이고. 그러면 (공무원들이) 자기 개인적인 행사를 취소하고 갈 수도..."]

경남의 새해 행사가 예정된 곳은 거제시와 김해시, 남해군 3곳, 하지만 경상남도도 지역 대규모 행사에 대한 밀집 사고 예방 지침을 아직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상남도 관계자/음성변조 : "표준안전관리 계획서라든지, 이런 것을 지금 만드는 중입니다. 그리고 옥외 행사의 (안전관리에) 관한 조례도 지금 저희가 개정을 추진 중이고요."]

강원도 동해시와 양양군, 경상북도 울진군과 포항시 등은 밀집 사고 예방을 위해 타종식과 해맞이 행사를 취소했습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촬영:박민재/그래픽:백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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