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톡톡] 조선 최고 대일 수출품 법기도자전

입력 2022.12.14 (20:06) 수정 2022.12.14 (20:1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조선 시대 양산 법기리 가마터에서 생산된 '법기도자' 국제공모전.

올해 처음 열린 이 전시회 대상은 일본 도예가 타와라 상의 작품입니다.

얼핏 보면 조선 시대 막사발 같지만 차를 마시는 찻잔, 즉 다완입니다.

360도 어느 한구석, 같은 문양이 없는 자연스런 흙색의 질박함이 법기도자의 원형을 가장 잘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일본에서 고려다완이라고 불렀던 조선 시대 사발 중 다도에 맞는 것을 골라 일본인들이 찻잔으로 전용한 것입니다.

이 가운데는 일본의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궁정 차 모임의 주 찻잔으로 사용한 이도다완도 있습니다.

찻잔 아랫부분 덩어리진 문양이 마치 무사도의 손잡이 느낌이 난다 해서 일본 무사 성을 따 붙인 것입니다.

특히 법기도자는 임진왜란 이후 17세기 초, 조선의 최고 대일 수출품이었습니다.

한일 역사자료에는 일본 차인들이 그림과 설명을 곁들여 조선에 주문한 주문서와 그대로 만들어진 찻잔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신한균/비영리법인 법기도자 이사장/도예가 : "법기 요지(가마터)의 모든 도자기는 일본인들이 그림을 그려서 주문을 합니다. 그 그림을 보고 그대로 만들어서 일본에 수출을 했습니다. 하여튼 일본인들은 법기 도자, 찻사발이죠. 찻사발들을 엄청 귀하게 여기고 보물이 되어 있습니다. 현재."]

일본 박물관에 보관된 17세기 일본 찻잔 문화재의 다양한 문양과 특징이 법기리 가마터에서 나온 도자기 파편, 즉 사금파리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최근 한·일 도자 연구가들이 확인하고 있습니다.

조선 시대 법기리 가마터가 주문 찻잔의 대일 수출 전진기지였던 것입니다.

특히 일본 교토에 있는 노무라 미술관은 법기도자를 적지 않게 보유하고 있습니다.

[타니 아키라/일본 노무라 미술관장 : "법기다완이 대부분 17세기에 만들어졌습니다. 400년 정도 경과 되었는데, 아직도 일본에서 소중하게 소장하고 있는 것은 그 역사적 가치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임진왜란 이후 수많은 조선 사기장들이 일본으로 끌려가 일본 각지에 조선 도자 기술을 전수했고 그 후손들이 아직도 몇십대를 거쳐 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번 법기도자전에는 그 후손 도예가들의 작품도 초청했습니다.

화려하면서도 정갈한 일본 찻잔의 전통을 이어온 교토야끼 작품과 손 물레를 이용해 투박하지만 자연미를 담은 시노야끼 찻잔.

그리고 단순하지만, 창조적 파괴로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낸 현대 도자까지 다양합니다.

[소신 누마지리·사이코(부인)/도예가: "한국에서 전해 온 전통적인 찻잔의 모습에 혁신적인 형태를 가미했습니다. 이런 것이 새로운 세대의 도자의 맥을 잇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찻잔을 만들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일본 전통 도자의 한 축을 형성한 법기리 도자에 대한 국내 연구와 발굴이 필요한 이유를 큰 목소리로 말하고 있습니다.

문화 톡톡 최재훈입니다.

촬영기자:윤동욱/그래픽:최유리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문화톡톡] 조선 최고 대일 수출품 법기도자전
    • 입력 2022-12-14 20:06:07
    • 수정2022-12-14 20:19:26
    뉴스7(부산)
조선 시대 양산 법기리 가마터에서 생산된 '법기도자' 국제공모전.

올해 처음 열린 이 전시회 대상은 일본 도예가 타와라 상의 작품입니다.

얼핏 보면 조선 시대 막사발 같지만 차를 마시는 찻잔, 즉 다완입니다.

360도 어느 한구석, 같은 문양이 없는 자연스런 흙색의 질박함이 법기도자의 원형을 가장 잘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일본에서 고려다완이라고 불렀던 조선 시대 사발 중 다도에 맞는 것을 골라 일본인들이 찻잔으로 전용한 것입니다.

이 가운데는 일본의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궁정 차 모임의 주 찻잔으로 사용한 이도다완도 있습니다.

찻잔 아랫부분 덩어리진 문양이 마치 무사도의 손잡이 느낌이 난다 해서 일본 무사 성을 따 붙인 것입니다.

특히 법기도자는 임진왜란 이후 17세기 초, 조선의 최고 대일 수출품이었습니다.

한일 역사자료에는 일본 차인들이 그림과 설명을 곁들여 조선에 주문한 주문서와 그대로 만들어진 찻잔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신한균/비영리법인 법기도자 이사장/도예가 : "법기 요지(가마터)의 모든 도자기는 일본인들이 그림을 그려서 주문을 합니다. 그 그림을 보고 그대로 만들어서 일본에 수출을 했습니다. 하여튼 일본인들은 법기 도자, 찻사발이죠. 찻사발들을 엄청 귀하게 여기고 보물이 되어 있습니다. 현재."]

일본 박물관에 보관된 17세기 일본 찻잔 문화재의 다양한 문양과 특징이 법기리 가마터에서 나온 도자기 파편, 즉 사금파리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최근 한·일 도자 연구가들이 확인하고 있습니다.

조선 시대 법기리 가마터가 주문 찻잔의 대일 수출 전진기지였던 것입니다.

특히 일본 교토에 있는 노무라 미술관은 법기도자를 적지 않게 보유하고 있습니다.

[타니 아키라/일본 노무라 미술관장 : "법기다완이 대부분 17세기에 만들어졌습니다. 400년 정도 경과 되었는데, 아직도 일본에서 소중하게 소장하고 있는 것은 그 역사적 가치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임진왜란 이후 수많은 조선 사기장들이 일본으로 끌려가 일본 각지에 조선 도자 기술을 전수했고 그 후손들이 아직도 몇십대를 거쳐 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번 법기도자전에는 그 후손 도예가들의 작품도 초청했습니다.

화려하면서도 정갈한 일본 찻잔의 전통을 이어온 교토야끼 작품과 손 물레를 이용해 투박하지만 자연미를 담은 시노야끼 찻잔.

그리고 단순하지만, 창조적 파괴로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낸 현대 도자까지 다양합니다.

[소신 누마지리·사이코(부인)/도예가: "한국에서 전해 온 전통적인 찻잔의 모습에 혁신적인 형태를 가미했습니다. 이런 것이 새로운 세대의 도자의 맥을 잇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찻잔을 만들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일본 전통 도자의 한 축을 형성한 법기리 도자에 대한 국내 연구와 발굴이 필요한 이유를 큰 목소리로 말하고 있습니다.

문화 톡톡 최재훈입니다.

촬영기자:윤동욱/그래픽:최유리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부산-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