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담배 평생 금지” 뉴질랜드의 금연 실험…성공할까?
입력 2022.12.19 (10:52)
수정 2022.12.19 (12:4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앞으로 뉴질랜드에서 2009년 이후 출생자는 평생 담배를 살 수 없게 됩니다.
'흡연율 제로' 국가에 도전하기 위해 강력한 '흡연 규제법'이 의회를 통과된 건데요.
담배를 못 끊겠다면 아예 팔지 않겠다는 뉴질랜드의 금연 실험, 성공할 수 있을까요?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이야기해봅니다.
2009년생이면 우리로 치면 중학생 정도인데, 이들은 어른이 되더라도 뉴질랜드에서 담배를 살 수 없는거죠?
[기자]
지금 법으로는 뉴질랜드에선 18살이 되면, 담배를 살 수 있는데요.
이제는 새 금연법에 따라, 지금 13살 정도인 2009년생과 그 동생들은 어른이 된 뒤에라도 평생 담배를 살 수 없게 됐습니다.
뉴질랜드 의회는 현지시각 13일, 찬반 격론 끝에 이런 법을 통과 시켰습니다.
[아예사 베럴/뉴질랜드 보건부 차관 : "사용하는 사람의 절반이 죽는 제품을 판매하도록 허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가 이 법을 통과시킴으로써 미래에는 흡연을 끝낼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만약 법을 어기고 2009년 이후 출생자에게 담배를 팔면 벌금도 상당한데요.
15만 뉴질랜드 달러, 우리 돈 1억 2천만 원이 넘습니다.
이와 함께 내년 말까지 담배를 파는 매장 수도 현재의 10% 수준인 6백 개로 줄이기로 했습니다.
담배에 포함된 니코틴 허용치도 줄일 계획입니다.
[앵커]
뉴질랜드는 이미 오래전부터 강력한 금연 정책을 펼쳐온 나라 중 하나였잖아요.
[기자]
뉴질랜드는 2025년까지 흡연율을 5%로 낮추고, 최종적으로는 완전한 금연 국가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강력한 금연 정책을 펼쳐왔는데요.
담뱃세와 담뱃값을 지속적으로 올려서 현재 담배 1갑에 우리 돈 3만 원 정도 수준으로 훌쩍 뛰었습니다.
강력한 규제로 최근 10년 동안 성인 흡연자 수는 절반으로 줄었고, 흡연율 역시 OECD에서 가장 낮은 나라 중 하나가 됐습니다.
뉴질랜드 정부는 담배를 사회에서 몰아내면 50억 달러, 우리 돈 4조 원 넘는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흡연 때문에 걸리는 다양한 질병에 의료 체계를 낭비하지 않고도, 사람들이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 거라는 겁니다.
[앵커]
담배가 몸에 나쁘다는 건 흡연자들도 잘 알지만, 아예 담배를 사고 팔 수 있는 권리를 막아버리면 반발도 상당하지 않을까요?
[기자]
당연히 여론은 둘로 나뉘고 있는데요.
어른이 되더라도 담배를 피울 수 없게 되니까 청소년들의 흡연을 원천적으로 막는다는 점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뉴질랜드 시민 : "정말 좋은 조치라고 생각해요. 지금 많은 어린아이들이 담배를 피우고 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이에요."]
반면 이번 규제로 소규모 담배 매장만 타격을 입게 될 거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어떻게든 흡연을 하려는 사람들은 암시장 같은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서라도 담배를 구할 것이라는 겁니다.
[뉴질랜드 시민 : "그만둬야 해요. 만약 사람들이 여전히 담배를 피우고 싶다면, 그들은 담배를 재배해서라도 피울 거예요. 이미 그렇게 하고 있어요."]
실제로 2016년 중앙아시아 투르크메니스탄에선 대통령령으로 담배 판매를 전면 금지했더니, 곧장 암시장에서 밀수 담배가 판쳤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올해 3월 덴마크에선 뉴질랜드와 비슷하게 2010년생 이후 출생자는 담배를 못 사게 하는 방안을 준비했는데, 담배 시장에 대한 유럽연합의 규정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과도한 규제라는 내부의 반대도 있었고요.
[앵커]
금연을 유도하기가 너무 어려다 보니, 일반 담배 대신 전자 담배로 바꾸라고 권하는 국가도 늘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뉴질랜드도 이번 규제안에 전자담배는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일반 담배보다는 그래도 덜 해롭다는 건데요.
많은 국가들이 전자 담배를 적극 활용해 일반 담배 흡연율을 낮추고 있습니다.
영국은 2016년 전자담배를 의약품으로 승인하고, 정부가 나서서 일반 담배 대신 전자담배를 피우라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었는데요.
전자 담배는 타르와 일산화탄소가 없어서 일반 담배보다 95% 더 안전하다고 홍보했습니다.
그 결과 2012년 20%에 육박하던 일반 담배 흡연율이 2017년엔 15%까지 낮아지기도 했습니다.
대신 같은 기간 전자담배 사용률은 3배 넘게 늘었습니다.
문제는 전자 담배 역시 해롭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는 겁니다.
[앤 맥닐/영국 킹스칼리지 교수 : "전자담배는 흡연의 일부입니다. 흡연 경험이 없는 사람은 전자담배를 피우지 말아야 합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위험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2019년에는 전자담배를 많이 피우던 미국 10대 소년이 양쪽 폐를 모두 잘라내고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황경주였습니다.
앞으로 뉴질랜드에서 2009년 이후 출생자는 평생 담배를 살 수 없게 됩니다.
'흡연율 제로' 국가에 도전하기 위해 강력한 '흡연 규제법'이 의회를 통과된 건데요.
담배를 못 끊겠다면 아예 팔지 않겠다는 뉴질랜드의 금연 실험, 성공할 수 있을까요?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이야기해봅니다.
2009년생이면 우리로 치면 중학생 정도인데, 이들은 어른이 되더라도 뉴질랜드에서 담배를 살 수 없는거죠?
[기자]
지금 법으로는 뉴질랜드에선 18살이 되면, 담배를 살 수 있는데요.
이제는 새 금연법에 따라, 지금 13살 정도인 2009년생과 그 동생들은 어른이 된 뒤에라도 평생 담배를 살 수 없게 됐습니다.
뉴질랜드 의회는 현지시각 13일, 찬반 격론 끝에 이런 법을 통과 시켰습니다.
[아예사 베럴/뉴질랜드 보건부 차관 : "사용하는 사람의 절반이 죽는 제품을 판매하도록 허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가 이 법을 통과시킴으로써 미래에는 흡연을 끝낼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만약 법을 어기고 2009년 이후 출생자에게 담배를 팔면 벌금도 상당한데요.
15만 뉴질랜드 달러, 우리 돈 1억 2천만 원이 넘습니다.
이와 함께 내년 말까지 담배를 파는 매장 수도 현재의 10% 수준인 6백 개로 줄이기로 했습니다.
담배에 포함된 니코틴 허용치도 줄일 계획입니다.
[앵커]
뉴질랜드는 이미 오래전부터 강력한 금연 정책을 펼쳐온 나라 중 하나였잖아요.
[기자]
뉴질랜드는 2025년까지 흡연율을 5%로 낮추고, 최종적으로는 완전한 금연 국가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강력한 금연 정책을 펼쳐왔는데요.
담뱃세와 담뱃값을 지속적으로 올려서 현재 담배 1갑에 우리 돈 3만 원 정도 수준으로 훌쩍 뛰었습니다.
강력한 규제로 최근 10년 동안 성인 흡연자 수는 절반으로 줄었고, 흡연율 역시 OECD에서 가장 낮은 나라 중 하나가 됐습니다.
뉴질랜드 정부는 담배를 사회에서 몰아내면 50억 달러, 우리 돈 4조 원 넘는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흡연 때문에 걸리는 다양한 질병에 의료 체계를 낭비하지 않고도, 사람들이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 거라는 겁니다.
[앵커]
담배가 몸에 나쁘다는 건 흡연자들도 잘 알지만, 아예 담배를 사고 팔 수 있는 권리를 막아버리면 반발도 상당하지 않을까요?
[기자]
당연히 여론은 둘로 나뉘고 있는데요.
어른이 되더라도 담배를 피울 수 없게 되니까 청소년들의 흡연을 원천적으로 막는다는 점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뉴질랜드 시민 : "정말 좋은 조치라고 생각해요. 지금 많은 어린아이들이 담배를 피우고 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이에요."]
반면 이번 규제로 소규모 담배 매장만 타격을 입게 될 거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어떻게든 흡연을 하려는 사람들은 암시장 같은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서라도 담배를 구할 것이라는 겁니다.
[뉴질랜드 시민 : "그만둬야 해요. 만약 사람들이 여전히 담배를 피우고 싶다면, 그들은 담배를 재배해서라도 피울 거예요. 이미 그렇게 하고 있어요."]
실제로 2016년 중앙아시아 투르크메니스탄에선 대통령령으로 담배 판매를 전면 금지했더니, 곧장 암시장에서 밀수 담배가 판쳤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올해 3월 덴마크에선 뉴질랜드와 비슷하게 2010년생 이후 출생자는 담배를 못 사게 하는 방안을 준비했는데, 담배 시장에 대한 유럽연합의 규정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과도한 규제라는 내부의 반대도 있었고요.
[앵커]
금연을 유도하기가 너무 어려다 보니, 일반 담배 대신 전자 담배로 바꾸라고 권하는 국가도 늘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뉴질랜드도 이번 규제안에 전자담배는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일반 담배보다는 그래도 덜 해롭다는 건데요.
많은 국가들이 전자 담배를 적극 활용해 일반 담배 흡연율을 낮추고 있습니다.
영국은 2016년 전자담배를 의약품으로 승인하고, 정부가 나서서 일반 담배 대신 전자담배를 피우라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었는데요.
전자 담배는 타르와 일산화탄소가 없어서 일반 담배보다 95% 더 안전하다고 홍보했습니다.
그 결과 2012년 20%에 육박하던 일반 담배 흡연율이 2017년엔 15%까지 낮아지기도 했습니다.
대신 같은 기간 전자담배 사용률은 3배 넘게 늘었습니다.
문제는 전자 담배 역시 해롭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는 겁니다.
[앤 맥닐/영국 킹스칼리지 교수 : "전자담배는 흡연의 일부입니다. 흡연 경험이 없는 사람은 전자담배를 피우지 말아야 합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위험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2019년에는 전자담배를 많이 피우던 미국 10대 소년이 양쪽 폐를 모두 잘라내고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황경주였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지구촌 돋보기] “담배 평생 금지” 뉴질랜드의 금연 실험…성공할까?
-
- 입력 2022-12-19 10:52:35
- 수정2022-12-19 12:45:36
[앵커]
앞으로 뉴질랜드에서 2009년 이후 출생자는 평생 담배를 살 수 없게 됩니다.
'흡연율 제로' 국가에 도전하기 위해 강력한 '흡연 규제법'이 의회를 통과된 건데요.
담배를 못 끊겠다면 아예 팔지 않겠다는 뉴질랜드의 금연 실험, 성공할 수 있을까요?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이야기해봅니다.
2009년생이면 우리로 치면 중학생 정도인데, 이들은 어른이 되더라도 뉴질랜드에서 담배를 살 수 없는거죠?
[기자]
지금 법으로는 뉴질랜드에선 18살이 되면, 담배를 살 수 있는데요.
이제는 새 금연법에 따라, 지금 13살 정도인 2009년생과 그 동생들은 어른이 된 뒤에라도 평생 담배를 살 수 없게 됐습니다.
뉴질랜드 의회는 현지시각 13일, 찬반 격론 끝에 이런 법을 통과 시켰습니다.
[아예사 베럴/뉴질랜드 보건부 차관 : "사용하는 사람의 절반이 죽는 제품을 판매하도록 허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가 이 법을 통과시킴으로써 미래에는 흡연을 끝낼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만약 법을 어기고 2009년 이후 출생자에게 담배를 팔면 벌금도 상당한데요.
15만 뉴질랜드 달러, 우리 돈 1억 2천만 원이 넘습니다.
이와 함께 내년 말까지 담배를 파는 매장 수도 현재의 10% 수준인 6백 개로 줄이기로 했습니다.
담배에 포함된 니코틴 허용치도 줄일 계획입니다.
[앵커]
뉴질랜드는 이미 오래전부터 강력한 금연 정책을 펼쳐온 나라 중 하나였잖아요.
[기자]
뉴질랜드는 2025년까지 흡연율을 5%로 낮추고, 최종적으로는 완전한 금연 국가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강력한 금연 정책을 펼쳐왔는데요.
담뱃세와 담뱃값을 지속적으로 올려서 현재 담배 1갑에 우리 돈 3만 원 정도 수준으로 훌쩍 뛰었습니다.
강력한 규제로 최근 10년 동안 성인 흡연자 수는 절반으로 줄었고, 흡연율 역시 OECD에서 가장 낮은 나라 중 하나가 됐습니다.
뉴질랜드 정부는 담배를 사회에서 몰아내면 50억 달러, 우리 돈 4조 원 넘는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흡연 때문에 걸리는 다양한 질병에 의료 체계를 낭비하지 않고도, 사람들이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 거라는 겁니다.
[앵커]
담배가 몸에 나쁘다는 건 흡연자들도 잘 알지만, 아예 담배를 사고 팔 수 있는 권리를 막아버리면 반발도 상당하지 않을까요?
[기자]
당연히 여론은 둘로 나뉘고 있는데요.
어른이 되더라도 담배를 피울 수 없게 되니까 청소년들의 흡연을 원천적으로 막는다는 점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뉴질랜드 시민 : "정말 좋은 조치라고 생각해요. 지금 많은 어린아이들이 담배를 피우고 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이에요."]
반면 이번 규제로 소규모 담배 매장만 타격을 입게 될 거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어떻게든 흡연을 하려는 사람들은 암시장 같은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서라도 담배를 구할 것이라는 겁니다.
[뉴질랜드 시민 : "그만둬야 해요. 만약 사람들이 여전히 담배를 피우고 싶다면, 그들은 담배를 재배해서라도 피울 거예요. 이미 그렇게 하고 있어요."]
실제로 2016년 중앙아시아 투르크메니스탄에선 대통령령으로 담배 판매를 전면 금지했더니, 곧장 암시장에서 밀수 담배가 판쳤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올해 3월 덴마크에선 뉴질랜드와 비슷하게 2010년생 이후 출생자는 담배를 못 사게 하는 방안을 준비했는데, 담배 시장에 대한 유럽연합의 규정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과도한 규제라는 내부의 반대도 있었고요.
[앵커]
금연을 유도하기가 너무 어려다 보니, 일반 담배 대신 전자 담배로 바꾸라고 권하는 국가도 늘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뉴질랜드도 이번 규제안에 전자담배는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일반 담배보다는 그래도 덜 해롭다는 건데요.
많은 국가들이 전자 담배를 적극 활용해 일반 담배 흡연율을 낮추고 있습니다.
영국은 2016년 전자담배를 의약품으로 승인하고, 정부가 나서서 일반 담배 대신 전자담배를 피우라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었는데요.
전자 담배는 타르와 일산화탄소가 없어서 일반 담배보다 95% 더 안전하다고 홍보했습니다.
그 결과 2012년 20%에 육박하던 일반 담배 흡연율이 2017년엔 15%까지 낮아지기도 했습니다.
대신 같은 기간 전자담배 사용률은 3배 넘게 늘었습니다.
문제는 전자 담배 역시 해롭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는 겁니다.
[앤 맥닐/영국 킹스칼리지 교수 : "전자담배는 흡연의 일부입니다. 흡연 경험이 없는 사람은 전자담배를 피우지 말아야 합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위험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2019년에는 전자담배를 많이 피우던 미국 10대 소년이 양쪽 폐를 모두 잘라내고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황경주였습니다.
앞으로 뉴질랜드에서 2009년 이후 출생자는 평생 담배를 살 수 없게 됩니다.
'흡연율 제로' 국가에 도전하기 위해 강력한 '흡연 규제법'이 의회를 통과된 건데요.
담배를 못 끊겠다면 아예 팔지 않겠다는 뉴질랜드의 금연 실험, 성공할 수 있을까요?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이야기해봅니다.
2009년생이면 우리로 치면 중학생 정도인데, 이들은 어른이 되더라도 뉴질랜드에서 담배를 살 수 없는거죠?
[기자]
지금 법으로는 뉴질랜드에선 18살이 되면, 담배를 살 수 있는데요.
이제는 새 금연법에 따라, 지금 13살 정도인 2009년생과 그 동생들은 어른이 된 뒤에라도 평생 담배를 살 수 없게 됐습니다.
뉴질랜드 의회는 현지시각 13일, 찬반 격론 끝에 이런 법을 통과 시켰습니다.
[아예사 베럴/뉴질랜드 보건부 차관 : "사용하는 사람의 절반이 죽는 제품을 판매하도록 허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가 이 법을 통과시킴으로써 미래에는 흡연을 끝낼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만약 법을 어기고 2009년 이후 출생자에게 담배를 팔면 벌금도 상당한데요.
15만 뉴질랜드 달러, 우리 돈 1억 2천만 원이 넘습니다.
이와 함께 내년 말까지 담배를 파는 매장 수도 현재의 10% 수준인 6백 개로 줄이기로 했습니다.
담배에 포함된 니코틴 허용치도 줄일 계획입니다.
[앵커]
뉴질랜드는 이미 오래전부터 강력한 금연 정책을 펼쳐온 나라 중 하나였잖아요.
[기자]
뉴질랜드는 2025년까지 흡연율을 5%로 낮추고, 최종적으로는 완전한 금연 국가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강력한 금연 정책을 펼쳐왔는데요.
담뱃세와 담뱃값을 지속적으로 올려서 현재 담배 1갑에 우리 돈 3만 원 정도 수준으로 훌쩍 뛰었습니다.
강력한 규제로 최근 10년 동안 성인 흡연자 수는 절반으로 줄었고, 흡연율 역시 OECD에서 가장 낮은 나라 중 하나가 됐습니다.
뉴질랜드 정부는 담배를 사회에서 몰아내면 50억 달러, 우리 돈 4조 원 넘는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흡연 때문에 걸리는 다양한 질병에 의료 체계를 낭비하지 않고도, 사람들이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 거라는 겁니다.
[앵커]
담배가 몸에 나쁘다는 건 흡연자들도 잘 알지만, 아예 담배를 사고 팔 수 있는 권리를 막아버리면 반발도 상당하지 않을까요?
[기자]
당연히 여론은 둘로 나뉘고 있는데요.
어른이 되더라도 담배를 피울 수 없게 되니까 청소년들의 흡연을 원천적으로 막는다는 점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뉴질랜드 시민 : "정말 좋은 조치라고 생각해요. 지금 많은 어린아이들이 담배를 피우고 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이에요."]
반면 이번 규제로 소규모 담배 매장만 타격을 입게 될 거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어떻게든 흡연을 하려는 사람들은 암시장 같은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서라도 담배를 구할 것이라는 겁니다.
[뉴질랜드 시민 : "그만둬야 해요. 만약 사람들이 여전히 담배를 피우고 싶다면, 그들은 담배를 재배해서라도 피울 거예요. 이미 그렇게 하고 있어요."]
실제로 2016년 중앙아시아 투르크메니스탄에선 대통령령으로 담배 판매를 전면 금지했더니, 곧장 암시장에서 밀수 담배가 판쳤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올해 3월 덴마크에선 뉴질랜드와 비슷하게 2010년생 이후 출생자는 담배를 못 사게 하는 방안을 준비했는데, 담배 시장에 대한 유럽연합의 규정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과도한 규제라는 내부의 반대도 있었고요.
[앵커]
금연을 유도하기가 너무 어려다 보니, 일반 담배 대신 전자 담배로 바꾸라고 권하는 국가도 늘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뉴질랜드도 이번 규제안에 전자담배는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일반 담배보다는 그래도 덜 해롭다는 건데요.
많은 국가들이 전자 담배를 적극 활용해 일반 담배 흡연율을 낮추고 있습니다.
영국은 2016년 전자담배를 의약품으로 승인하고, 정부가 나서서 일반 담배 대신 전자담배를 피우라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었는데요.
전자 담배는 타르와 일산화탄소가 없어서 일반 담배보다 95% 더 안전하다고 홍보했습니다.
그 결과 2012년 20%에 육박하던 일반 담배 흡연율이 2017년엔 15%까지 낮아지기도 했습니다.
대신 같은 기간 전자담배 사용률은 3배 넘게 늘었습니다.
문제는 전자 담배 역시 해롭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는 겁니다.
[앤 맥닐/영국 킹스칼리지 교수 : "전자담배는 흡연의 일부입니다. 흡연 경험이 없는 사람은 전자담배를 피우지 말아야 합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위험성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2019년에는 전자담배를 많이 피우던 미국 10대 소년이 양쪽 폐를 모두 잘라내고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 황경주였습니다.
-
-
황경주 기자 race@kbs.co.kr
황경주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