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파동, 흙 섞인 모래까지 유통

입력 2004.05.01 (22:05) 수정 2018.08.29 (15: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바다모래 채취가 중단되면서 모래확보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흙이 섞인 불량 레미콘이 나돌고 있습니다.
부실공사가 우려되지만 정부는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동취재부 이석재 기자입니다.
⊙기자: 모래를 받기 위해 밤새 기다린 화물차 행렬입니다.
25톤짜리 대형화물차가 100여 대에 이릅니다.
⊙고성현(화물차 운전기사): 어제 3시에 와서 15시간 기다렸거든요.
그러니까 모래 나오는 데가 없어요.
⊙기자: 모래를 선별하는 서울 근교의 한 작업장입니다.
자갈과 이물질을 걸러낸 모래가 연신 화물차로 실려나갑니다.
⊙작업장 관계자: 관로공사에 써요.
상하수관 관로공사에 다 들어가요.
⊙기자: 과연 그런지 화물차를 따라가 봤습니다.
이 화물차는 그러나 레미콘공장으로 들어갑니다.
이런 모래는 하루 동안만도 무려 100여 톤이나 이 공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이 모래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레미콘용 모래에 관한 KS규격에 크게 미달했습니다.
⊙박선주(화학시험연구원 선임연구원): 0.08를 통과하는 KS규격에서는 3% 미만으로 돼 있는데 본시험에서는 약 3배 이상 추출되어 KS규격으로 부적합합니다.
⊙기자: 게다가 야적장에는 암석을 부서 만든 모래 등 온갖 종류의 모래가 쌓여 있습니다.
⊙기자: 받으면 안 되는 거죠?
⊙레미콘 공장 관계자: 예, 그런데 어쩔 수 없어요.
모래가 없다보니까 모래 비슷한 것만 있으면 다 받아요.
⊙기자: 이런 흙 섞인 모래가 쌓여 있는 작업장이 서울 근교에만 10여 군데가 넘습니다.
모래가 턱없이 부족해진 지난 한 달 동안 대부분이 레미콘회사로 들어갔습니다.
이런 모래는 대부분 아파트 재개발공사장의 터파기 작업에서 나왔습니다.
흙이 많이 섞인 모래는 건물강도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조병완(한양대 토목공학과 교수): 콘크리트 구성 성분에 들어가지 않아야 할 재료가 들어갔을 때 그것은 구조물의 결함의 요인이 되기 때문에 그것이 구조물의 수명과 내구성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기자: 엉터리 골재로 만들다 보니 골재업자들조차도 콘크리트 강도를 믿지 못합니다.
⊙골재업체 관계자: 강도가 안 나오는 레미콘으로 쓴 아파트는 부실이 되는 거죠.
(그래서) 올해 지은 아파트에는 입주 안 하려고 하죠.
⊙기자: 이런 데도 모래가 없다 보니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골재업체 관계자: 다 KS규격이 있죠.
그런데 그걸 따지고 들면 (레미콘) 공장 돌릴 데는 단 한 군데도 없어요.
그건 내가 자신해요.
⊙기자: 한 달 넘게 계속된 모래파동으로 흙이 섞인 모래가 건축자재로 사용되고 있는데도 건설교통부는 아직 아무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건설교통부 관계자: 육지 모래가 나쁜 것만은 아니에요.
그거 세척만 하면 품질은 별 문제가 안 될 거예요.
⊙기자: 정부는 고철파동에 이어 이번에는 모래마저 제대로 수급하지 못하는 무능력을 드러냈습니다.
현장추적 이석재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모래 파동, 흙 섞인 모래까지 유통
    • 입력 2004-05-01 22:05:44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바다모래 채취가 중단되면서 모래확보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흙이 섞인 불량 레미콘이 나돌고 있습니다. 부실공사가 우려되지만 정부는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동취재부 이석재 기자입니다. ⊙기자: 모래를 받기 위해 밤새 기다린 화물차 행렬입니다. 25톤짜리 대형화물차가 100여 대에 이릅니다. ⊙고성현(화물차 운전기사): 어제 3시에 와서 15시간 기다렸거든요. 그러니까 모래 나오는 데가 없어요. ⊙기자: 모래를 선별하는 서울 근교의 한 작업장입니다. 자갈과 이물질을 걸러낸 모래가 연신 화물차로 실려나갑니다. ⊙작업장 관계자: 관로공사에 써요. 상하수관 관로공사에 다 들어가요. ⊙기자: 과연 그런지 화물차를 따라가 봤습니다. 이 화물차는 그러나 레미콘공장으로 들어갑니다. 이런 모래는 하루 동안만도 무려 100여 톤이나 이 공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이 모래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레미콘용 모래에 관한 KS규격에 크게 미달했습니다. ⊙박선주(화학시험연구원 선임연구원): 0.08를 통과하는 KS규격에서는 3% 미만으로 돼 있는데 본시험에서는 약 3배 이상 추출되어 KS규격으로 부적합합니다. ⊙기자: 게다가 야적장에는 암석을 부서 만든 모래 등 온갖 종류의 모래가 쌓여 있습니다. ⊙기자: 받으면 안 되는 거죠? ⊙레미콘 공장 관계자: 예, 그런데 어쩔 수 없어요. 모래가 없다보니까 모래 비슷한 것만 있으면 다 받아요. ⊙기자: 이런 흙 섞인 모래가 쌓여 있는 작업장이 서울 근교에만 10여 군데가 넘습니다. 모래가 턱없이 부족해진 지난 한 달 동안 대부분이 레미콘회사로 들어갔습니다. 이런 모래는 대부분 아파트 재개발공사장의 터파기 작업에서 나왔습니다. 흙이 많이 섞인 모래는 건물강도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조병완(한양대 토목공학과 교수): 콘크리트 구성 성분에 들어가지 않아야 할 재료가 들어갔을 때 그것은 구조물의 결함의 요인이 되기 때문에 그것이 구조물의 수명과 내구성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기자: 엉터리 골재로 만들다 보니 골재업자들조차도 콘크리트 강도를 믿지 못합니다. ⊙골재업체 관계자: 강도가 안 나오는 레미콘으로 쓴 아파트는 부실이 되는 거죠. (그래서) 올해 지은 아파트에는 입주 안 하려고 하죠. ⊙기자: 이런 데도 모래가 없다 보니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골재업체 관계자: 다 KS규격이 있죠. 그런데 그걸 따지고 들면 (레미콘) 공장 돌릴 데는 단 한 군데도 없어요. 그건 내가 자신해요. ⊙기자: 한 달 넘게 계속된 모래파동으로 흙이 섞인 모래가 건축자재로 사용되고 있는데도 건설교통부는 아직 아무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건설교통부 관계자: 육지 모래가 나쁜 것만은 아니에요. 그거 세척만 하면 품질은 별 문제가 안 될 거예요. ⊙기자: 정부는 고철파동에 이어 이번에는 모래마저 제대로 수급하지 못하는 무능력을 드러냈습니다. 현장추적 이석재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