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불충분 무죄" 법원 판결 잇따라

⊙앵커: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수수와 같이 직접적인 증거를 찾기 어려운 사건에 대해서 법원이 잇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증거재판죄에 따라 엄격한 증거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의견인 반면 검찰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현경 기자입니다.
⊙기자: 현대비자금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법정구속까지 됐던 박광태 광주시장에 대해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박광태(광주시장/어제): 다시는 이와 같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죄없는 사람이 죄인이 되는 그러한 세상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기자: 박 시장에게 돈을 건넸다는 현대측 관계자의 진술이 주변 정황과 맞지 않아 증거로 채택할 수 없다는 게 무죄판결 이유입니다.
법원은 오늘 또 3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자민련 조희욱 전 의원에 대해서도 돈을 건넸다는 사람이 법정에서 진술을 자꾸 바꾸어 신빙성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송두율 교수가 1부 무죄와 함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영생교 조희성 총재가 살인교사 혐의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도 최근 법원이 유죄를 인정하는 데 엄격한 증거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읽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손지호(대법원 공보관): 수사기록 검토위주의 재판에서 벗어나서 법정을 중심으로 양쪽의 주장과 증거관계를 심리해서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려는 것입니다.
⊙기자: 이처럼 상급심 법원이 엄격한 증거법을 적용하면서 검찰은 공소유지에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돈을 준 사람의 진술 외에 별다른 증거가 없는 뇌물사건 등에서 법원이 너무 엄격한 증거를 요구하는 것은 수사현실을 외면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현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