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백화점 입점 업체는 봉!

입력 2004.08.20 (21:59) 수정 2018.08.29 (15: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그 동안 소문이 무성했던 백화점과 입점 업체들의 매출 부풀리기가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쫓겨나지 않기 위해서 뇌물도 오가고 있었습니다.
백화점과 입점 업체간 검은 먹이사슬을 이석재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기자: 최근 사업망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한 백화점 입점업체입니다.
사업 시작 1년여 만에 전국 7개 백화점에 입점했습니다.
⊙백화점 관계자: 신규 업체인데도 매장 매출이 비교적 잘 나와서 더 입점하도록 허가했습니다.
⊙기자: 하지만 이 업체가 올린 실적은 실제 매출이 아닙니다.
⊙입점 업체 직원: 하루에 (목표) 매출이 안 나오면 그 매출을 채우기 위해 다른 분들 카드 가져다 매출을 채우죠.
⊙기자: 신용카드를 이용한 매출부풀리기입니다.
직원에 그 가족까지 총동원해 매장에서 카드 결제를 하는 것입니다.
⊙입점 업체 직원: 엄마 카드로 한 100만 원, 아빠 카드로 200만 원 이렇게 결제해서 한 번에 400, 500만 원까지 찍는 거죠.
⊙기자: 부풀리기에 쓴 카드대금은 회사측이 바로 직원 통장으로 입금해 줍니다.
이런 방법으로 끌어올린 허위매출은 한번에 1000만원씩이나 되기도 했습니다.
⊙입점 업체 직원: 자기가 (카드를) 밀고 영수증을 청구해 주면 회사측에서 돈이 다 들어와요.
내 통장으로 돈이 들어와요.
⊙기자: 그렇다면 허위매출 규모는 얼마나 될까?
이 업체의 한 백화점매장의 달 매출은 4000여 만원.
그러나 이 가운데 900여 만원이 허위 매출입니다.
매출의 20%가 부풀려진 것입니다.
⊙입점 업체 직원: 백화점에서 평가가 있든 지 행사가 있어 매출을 올려야 하면 2000도 좋고 3000도 좋고 무조건 긁죠.
⊙기자: 이런 매출부풀리기는 이 백화점의 다른 입점업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입점 업체 직원: 다른 브랜드도 다 (가짜 매출) 찍는 건 마찬가지죠.
다 찍어요, 왜냐면 백화점에 입점이 돼있어야 하니까 퇴출 당하면 안되니까...
⊙기자: 이렇게 경쟁적으로 매출을 부풀리는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입점 업체 직원: 에스켈레이터 상행선이나 엘리베이터 앞 그런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면 제일 중요한 게 매출이기 때문에...
⊙기자: 백화점측 눈치도 볼 수밖에 없습니다.
한 입점업체는 백화점 직원들에게 다달이 30만원짜리 자사제품부터 50만원짜리 상품권까지 갖다 바쳤습니다.
⊙입점 업체 직원: 뇌물을 주면서 허위 매출이 발각된다거나 이런 것을 무마해요.
이런 금액만도 수천만 원이 넘죠.
⊙기자: 입점업체들은 이 백화점에서 장사를 하려면 매출 부풀리기를 안 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입점 업체 직원: 2000 찍어라 3000 찍어라 그런 식으로 얘기를 해요.
그럼 또 찍어야죠, 살아남아야 하니까.
⊙기자: 입점업체 매출의 일정퍼센티이지를 입점료로 받기 때문에 입점 업체의 매출이 올라갈수록 백화점의 임대 수입도 올라갑니다.
우월적지위를 이용해 임대료 수입을 올리려는 백화점과 매출 부풀리기로 살아남으려는 입점 업체의 먹이사슬.
바로 우리 유통업체의 현 주소입니다.
현장추적 이석재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현장추적]백화점 입점 업체는 봉!
    • 입력 2004-08-20 21:57:37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그 동안 소문이 무성했던 백화점과 입점 업체들의 매출 부풀리기가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쫓겨나지 않기 위해서 뇌물도 오가고 있었습니다. 백화점과 입점 업체간 검은 먹이사슬을 이석재 기자가 현장추적으로 고발합니다. ⊙기자: 최근 사업망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한 백화점 입점업체입니다. 사업 시작 1년여 만에 전국 7개 백화점에 입점했습니다. ⊙백화점 관계자: 신규 업체인데도 매장 매출이 비교적 잘 나와서 더 입점하도록 허가했습니다. ⊙기자: 하지만 이 업체가 올린 실적은 실제 매출이 아닙니다. ⊙입점 업체 직원: 하루에 (목표) 매출이 안 나오면 그 매출을 채우기 위해 다른 분들 카드 가져다 매출을 채우죠. ⊙기자: 신용카드를 이용한 매출부풀리기입니다. 직원에 그 가족까지 총동원해 매장에서 카드 결제를 하는 것입니다. ⊙입점 업체 직원: 엄마 카드로 한 100만 원, 아빠 카드로 200만 원 이렇게 결제해서 한 번에 400, 500만 원까지 찍는 거죠. ⊙기자: 부풀리기에 쓴 카드대금은 회사측이 바로 직원 통장으로 입금해 줍니다. 이런 방법으로 끌어올린 허위매출은 한번에 1000만원씩이나 되기도 했습니다. ⊙입점 업체 직원: 자기가 (카드를) 밀고 영수증을 청구해 주면 회사측에서 돈이 다 들어와요. 내 통장으로 돈이 들어와요. ⊙기자: 그렇다면 허위매출 규모는 얼마나 될까? 이 업체의 한 백화점매장의 달 매출은 4000여 만원. 그러나 이 가운데 900여 만원이 허위 매출입니다. 매출의 20%가 부풀려진 것입니다. ⊙입점 업체 직원: 백화점에서 평가가 있든 지 행사가 있어 매출을 올려야 하면 2000도 좋고 3000도 좋고 무조건 긁죠. ⊙기자: 이런 매출부풀리기는 이 백화점의 다른 입점업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입점 업체 직원: 다른 브랜드도 다 (가짜 매출) 찍는 건 마찬가지죠. 다 찍어요, 왜냐면 백화점에 입점이 돼있어야 하니까 퇴출 당하면 안되니까... ⊙기자: 이렇게 경쟁적으로 매출을 부풀리는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입점 업체 직원: 에스켈레이터 상행선이나 엘리베이터 앞 그런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면 제일 중요한 게 매출이기 때문에... ⊙기자: 백화점측 눈치도 볼 수밖에 없습니다. 한 입점업체는 백화점 직원들에게 다달이 30만원짜리 자사제품부터 50만원짜리 상품권까지 갖다 바쳤습니다. ⊙입점 업체 직원: 뇌물을 주면서 허위 매출이 발각된다거나 이런 것을 무마해요. 이런 금액만도 수천만 원이 넘죠. ⊙기자: 입점업체들은 이 백화점에서 장사를 하려면 매출 부풀리기를 안 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입점 업체 직원: 2000 찍어라 3000 찍어라 그런 식으로 얘기를 해요. 그럼 또 찍어야죠, 살아남아야 하니까. ⊙기자: 입점업체 매출의 일정퍼센티이지를 입점료로 받기 때문에 입점 업체의 매출이 올라갈수록 백화점의 임대 수입도 올라갑니다. 우월적지위를 이용해 임대료 수입을 올리려는 백화점과 매출 부풀리기로 살아남으려는 입점 업체의 먹이사슬. 바로 우리 유통업체의 현 주소입니다. 현장추적 이석재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대선특집페이지 대선특집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