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루기 속 실종된 ‘협치’…남은 건 ‘최악 성적표’

입력 2022.12.31 (21:13) 수정 2023.01.0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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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는 윤석열 정부가 새롭게 출범한 해였습니다.

공정과 상식, 타협과 협치를 기대한 국민들이 많았지만 대통령선거 때 그 박빙의 결과처럼 우리 정치는 날카로운 대립을 계속했습니다.

갈등을 해소하는 장이 아니라 그것을 더 키우기도 했습니다.

올 한해 정치권을 돌아보겠습니다.

조태흠, 임종빈 기자가 차례로 전합니다.

[리포트]

'협치'는 윤석열 대통령의 초심이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3월 10일/당선인사 : "정치는 대통령과 여당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의회와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하겠습니다."]

취임 불과 엿새 뒤엔 국회를 찾아 '소통' 의지도 내보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5월 16/국회 시정연설 : "국정의 주요 사안에 관해 의회 지도자와 의원 여러분과 긴밀하게 논의하겠습니다."]

과거 보수 정부와 불화했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모습은 '통합' 기대도 불렀습니다.

["사랑도 명예도…"]

이런 노력,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검찰 편중 인사·'사적 채용' 논란에 장관 낙마가 이어지자, 윤 대통령은 직접 부딪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지난 7월 :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

'여의도 정치'와 점차 거리를 두기 시작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7월 5일/국무회의 : "앞으로 제가 직접 민생 현안을 챙기겠습니다. 민생 현장에 나가…."]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정과제' 법안들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자, 정부는 설득 대신 야당 협조가 필요 없는 '시행령 개정'을 택했습니다.

여당은 지도부 갈등에다 이른바 '내부 총질' 문자 사건 등으로 협치 가교 역할을 못했습니다.

"국회를 무시한다", "국정을 발목 잡는다", 대통령실과 야당, 서로 불만이었지만, 대화나 타협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런 '정치 실종' 속에 노동·교육·연금 이른바 '3대 개혁', 내년엔 적극 추진하겠다는 게 윤 대통령 구상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 "2023년은 바로 이 개혁을 우리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개혁 추진의 원년이 되도록 해야 됩니다."]

'개혁'에는 사회적 대타협과 법률 개정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협치'의 공간을 열 수 있는, 윤 대통령과 야당 지도부의 대화 자리는 아직도 없었습니다.

노력은 하고 있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인데, 야권 인사 수사 등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변수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KBS 뉴스 조태흠입니다.

촬영기자:윤희진 송상엽/영상편집:김유진/그래픽:채상우

[리포트]

새해 첫 국회,

[박병석 국회의장/1월 27일 : "여야 협치의 선례를 올해도 더욱 다져 나가시길 바랍니다. 의회정치의 기틀을 확립해…"]

하지만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두 번의 격전을 치르며 사생결단식 충돌이 이어졌습니다.

여소야대, 첫 충돌은 '검찰 수사권' 문제였습니다.

["반대한다! 반대한다!"]

[배현진/국민의힘 의원/4월30일 : "당신의 그 앙증맞은 몸을 저희 국민의힘 의원 위로 밟고 지나가기 위해서...당신이 얘기하는 민주주의가 이런 겁니까!"]

[박찬대/더불어민주당 의원/4월 30일 : "합의안을 전면적으로 부인하고 이렇게 나대시는 것은 이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후반기엔 상임위 배분 문제로 50일 넘게 '개점휴업'하더니 여당은 사상 초유의 내분 사태를 겪었고 야당은 검찰 수사 대응에 공력을 쏟았습니다.

행정부를 감시하고 민생을 챙기겠다던 국정감사, 막말과 정쟁이 채웠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의원/10월 7일 : "차라리 혀 깨물고 죽지 뭐하러 그런 짓 합니까."]

[노웅래/더불어민주당 의원/10월 12일 : "한마디로 맛이 갔던지 제정신이 아니에요."]

["규탄한다, 규탄한다, 규탄한다."]

민주당사 압수수색 다음 날 열린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 야당은 '사상 초유 탄압'이라며 불참했고 여당은 '사상 초유 보이콧'이라며 맞섰습니다.

대통령실과 경찰국 등 이른바 '윤석열 표'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는 야당, 이럴 거면 대선은 왜 치렀냐는 여당의 싸움은 처리 시한을 3차례나 넘기면서 2014년 이후 최악의 지각 사태로 이어졌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지난 19일 : "국민의힘은 대통령실 하명만 기다리는 무기력한 식물 여당입니까?"]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지난 19일 : "대선 불복이자 정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말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예산안은 간신히 합의했지만 연말로 끝나는 '일몰 법안'을 처리하겠다던 합의는 역시나 깨졌습니다.

올해 국회가 처리한 법안은 모두 천 2백여 건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 미쳤습니다.

KBS 뉴스 임종빈입니다.

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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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힘겨루기 속 실종된 ‘협치’…남은 건 ‘최악 성적표’
    • 입력 2022-12-31 21:13:55
    • 수정2023-01-02 10: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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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는 윤석열 정부가 새롭게 출범한 해였습니다.

공정과 상식, 타협과 협치를 기대한 국민들이 많았지만 대통령선거 때 그 박빙의 결과처럼 우리 정치는 날카로운 대립을 계속했습니다.

갈등을 해소하는 장이 아니라 그것을 더 키우기도 했습니다.

올 한해 정치권을 돌아보겠습니다.

조태흠, 임종빈 기자가 차례로 전합니다.

[리포트]

'협치'는 윤석열 대통령의 초심이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3월 10일/당선인사 : "정치는 대통령과 여당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의회와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하겠습니다."]

취임 불과 엿새 뒤엔 국회를 찾아 '소통' 의지도 내보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5월 16/국회 시정연설 : "국정의 주요 사안에 관해 의회 지도자와 의원 여러분과 긴밀하게 논의하겠습니다."]

과거 보수 정부와 불화했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모습은 '통합' 기대도 불렀습니다.

["사랑도 명예도…"]

이런 노력,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검찰 편중 인사·'사적 채용' 논란에 장관 낙마가 이어지자, 윤 대통령은 직접 부딪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지난 7월 :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

'여의도 정치'와 점차 거리를 두기 시작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7월 5일/국무회의 : "앞으로 제가 직접 민생 현안을 챙기겠습니다. 민생 현장에 나가…."]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정과제' 법안들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자, 정부는 설득 대신 야당 협조가 필요 없는 '시행령 개정'을 택했습니다.

여당은 지도부 갈등에다 이른바 '내부 총질' 문자 사건 등으로 협치 가교 역할을 못했습니다.

"국회를 무시한다", "국정을 발목 잡는다", 대통령실과 야당, 서로 불만이었지만, 대화나 타협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런 '정치 실종' 속에 노동·교육·연금 이른바 '3대 개혁', 내년엔 적극 추진하겠다는 게 윤 대통령 구상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 "2023년은 바로 이 개혁을 우리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개혁 추진의 원년이 되도록 해야 됩니다."]

'개혁'에는 사회적 대타협과 법률 개정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협치'의 공간을 열 수 있는, 윤 대통령과 야당 지도부의 대화 자리는 아직도 없었습니다.

노력은 하고 있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인데, 야권 인사 수사 등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변수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KBS 뉴스 조태흠입니다.

촬영기자:윤희진 송상엽/영상편집:김유진/그래픽:채상우

[리포트]

새해 첫 국회,

[박병석 국회의장/1월 27일 : "여야 협치의 선례를 올해도 더욱 다져 나가시길 바랍니다. 의회정치의 기틀을 확립해…"]

하지만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두 번의 격전을 치르며 사생결단식 충돌이 이어졌습니다.

여소야대, 첫 충돌은 '검찰 수사권' 문제였습니다.

["반대한다! 반대한다!"]

[배현진/국민의힘 의원/4월30일 : "당신의 그 앙증맞은 몸을 저희 국민의힘 의원 위로 밟고 지나가기 위해서...당신이 얘기하는 민주주의가 이런 겁니까!"]

[박찬대/더불어민주당 의원/4월 30일 : "합의안을 전면적으로 부인하고 이렇게 나대시는 것은 이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후반기엔 상임위 배분 문제로 50일 넘게 '개점휴업'하더니 여당은 사상 초유의 내분 사태를 겪었고 야당은 검찰 수사 대응에 공력을 쏟았습니다.

행정부를 감시하고 민생을 챙기겠다던 국정감사, 막말과 정쟁이 채웠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의원/10월 7일 : "차라리 혀 깨물고 죽지 뭐하러 그런 짓 합니까."]

[노웅래/더불어민주당 의원/10월 12일 : "한마디로 맛이 갔던지 제정신이 아니에요."]

["규탄한다, 규탄한다, 규탄한다."]

민주당사 압수수색 다음 날 열린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 야당은 '사상 초유 탄압'이라며 불참했고 여당은 '사상 초유 보이콧'이라며 맞섰습니다.

대통령실과 경찰국 등 이른바 '윤석열 표'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는 야당, 이럴 거면 대선은 왜 치렀냐는 여당의 싸움은 처리 시한을 3차례나 넘기면서 2014년 이후 최악의 지각 사태로 이어졌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지난 19일 : "국민의힘은 대통령실 하명만 기다리는 무기력한 식물 여당입니까?"]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지난 19일 : "대선 불복이자 정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말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예산안은 간신히 합의했지만 연말로 끝나는 '일몰 법안'을 처리하겠다던 합의는 역시나 깨졌습니다.

올해 국회가 처리한 법안은 모두 천 2백여 건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 미쳤습니다.

KBS 뉴스 임종빈입니다.

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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