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루기 속 실종됐던 ‘협치’…올해는 다를까?

입력 2023.01.01 (07:33) 수정 2023.01.01 (08:1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정치는 타협의 예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서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대화와 타협을 통해 갈등을 줄이고, 최선의 방안을 찾아가는 과정, 그 자체가 정치라는 뜻입니다.

지난해 우리 정치는, 갈등을 풀기보다는 오히려 그 중심에 섰던 적이 적지 않았습니다.

올해는 다를까요?

조태흠 기자입니다.

[리포트]

'협치'는 윤석열 대통령의 초심이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지난해 3월 10일, 당선인사 : "정치는 대통령과 여당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의회와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하겠습니다."]

취임 불과 엿새 만에 국회를 찾아 '소통' 의지를 내보였고, 5.18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며 '통합' 기대도 불렀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검찰 편중 인사·'사적 채용' 논란에 장관 낙마가 이어지자, 윤 대통령은 직접 부딪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지난해 7월 :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

여야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치르며, 대화와 타협보다는 사생결단의 충돌 양상이었습니다.

여당은 당 대표를 징계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야당은 선거 패배 후폭풍으로, 각자 내부도 혼란스러웠습니다.

행정부를 감시하고 민생을 챙기겠다던 국정감사는 막말과 정쟁이 채웠습니다.

예산안 심사는 여야 충돌 속에 2014년 이후 최악의 지각 처리 사태를 빚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지난해 12월 19일 : "국민의힘은 대통령실 하명만 기다리는 무기력한 식물 여당입니까?"]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지난해 12월 19일 : "대선 불복이자 정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말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지난해 국회가 처리한 법안은 모두 천 2백여 건, 2021년의 절반에도 못 미쳤습니다.

올해는 여야 대결을 부를 전국 단위 선거는 없지만, 대화와 타협, '정치 복원'의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여당은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3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내부 힘겨루기가 예상됩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지난해 12월 29일 : "경선 과정에서 후보들 간 과도한 경쟁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후보들 모두가 화합할 수 있는…."]

야당은 이재명 대표 수사 등 이른바 '사법 리스크' 대응 과정에서 정부 여당과 또 충돌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지난해 12월 28일 : "(윤석열 정부는) 먼지떨이 기획 수사로도 혐의가 입증되지 않자, 3년에 걸친 수사 후 무혐의 종결된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

하반기에는 여야 모두 본격적인 내년 총선 준비에 들어갈 거라는 점도 정국의 변수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노동, 교육, 연금, 이른바 '3대 개혁'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인데, 사회적 대타협과 야당 협조 모두 쉽지 않은 과제가 될 전망입니다.

KBS 뉴스 조태흠입니다.

촬영기자:윤희진 송상엽/영상편집:최근혁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힘겨루기 속 실종됐던 ‘협치’…올해는 다를까?
    • 입력 2023-01-01 07:33:57
    • 수정2023-01-01 08:11:15
    뉴스광장
[앵커]

'정치는 타협의 예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서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대화와 타협을 통해 갈등을 줄이고, 최선의 방안을 찾아가는 과정, 그 자체가 정치라는 뜻입니다.

지난해 우리 정치는, 갈등을 풀기보다는 오히려 그 중심에 섰던 적이 적지 않았습니다.

올해는 다를까요?

조태흠 기자입니다.

[리포트]

'협치'는 윤석열 대통령의 초심이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지난해 3월 10일, 당선인사 : "정치는 대통령과 여당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의회와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하겠습니다."]

취임 불과 엿새 만에 국회를 찾아 '소통' 의지를 내보였고, 5.18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며 '통합' 기대도 불렀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검찰 편중 인사·'사적 채용' 논란에 장관 낙마가 이어지자, 윤 대통령은 직접 부딪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지난해 7월 :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

여야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치르며, 대화와 타협보다는 사생결단의 충돌 양상이었습니다.

여당은 당 대표를 징계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야당은 선거 패배 후폭풍으로, 각자 내부도 혼란스러웠습니다.

행정부를 감시하고 민생을 챙기겠다던 국정감사는 막말과 정쟁이 채웠습니다.

예산안 심사는 여야 충돌 속에 2014년 이후 최악의 지각 처리 사태를 빚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지난해 12월 19일 : "국민의힘은 대통령실 하명만 기다리는 무기력한 식물 여당입니까?"]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지난해 12월 19일 : "대선 불복이자 정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말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지난해 국회가 처리한 법안은 모두 천 2백여 건, 2021년의 절반에도 못 미쳤습니다.

올해는 여야 대결을 부를 전국 단위 선거는 없지만, 대화와 타협, '정치 복원'의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여당은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3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내부 힘겨루기가 예상됩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지난해 12월 29일 : "경선 과정에서 후보들 간 과도한 경쟁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후보들 모두가 화합할 수 있는…."]

야당은 이재명 대표 수사 등 이른바 '사법 리스크' 대응 과정에서 정부 여당과 또 충돌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지난해 12월 28일 : "(윤석열 정부는) 먼지떨이 기획 수사로도 혐의가 입증되지 않자, 3년에 걸친 수사 후 무혐의 종결된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

하반기에는 여야 모두 본격적인 내년 총선 준비에 들어갈 거라는 점도 정국의 변수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노동, 교육, 연금, 이른바 '3대 개혁'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인데, 사회적 대타협과 야당 협조 모두 쉽지 않은 과제가 될 전망입니다.

KBS 뉴스 조태흠입니다.

촬영기자:윤희진 송상엽/영상편집:최근혁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