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병 발병 부추기는 엉뚱한 규정

⊙앵커: 다음 소식입니다.
최근 들어 돼지전염병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감염된 돼지들이 많은 농가일수록 오히려 시중에 돼지를 내다팔 수 있다고 합니다.
병을 키우는 이상한 규정, 김기흥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울산지역에서 돼지를 키우는 양돈농가 주민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습니다.
인근 농가의 오제스키병에 감염된 돼지들을 즉시 매몰 처분하라는 주장입니다.
⊙이상국(대한양돈협회 울산지부장): 주위농가에 확산됐을 때는 그 수십배, 수천배의 재산의 손실이 있기 때문에...
⊙기자: 하지만 관할군청은 감염돼지들을 도축해 시중에 팔아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울주군청 축수산과: 30% 이상 되면 다 감염이 있다고 보고요.
살처분해도 효과가 없다고 보고 일단 (도축) 출하 조치를 하는 거고요.
⊙기자: 발병률이 10%에 미치지 못하면 매몰처분하고 발병률이 30%를 넘으면 도축처리한다는 농림부 규정 때문입니다.
즉 발병률이 높은 농가의 돼지들이 도축돼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셈입니다.
발병률이 높으면 내다팔 수 있어 오히려 유리하다는 입장입니다.
⊙양돈 농민: 돈이 1, 20만원, 1, 200만원이면 감수하고 말아도 억 단위가 넘어요, 살처분하면...
⊙기자: 묻었을 때는?
⊙양돈 농민: 손해예요.
⊙기자: 파는 것이 낫다는 거죠?
⊙양돈 농민: 그렇죠.
⊙기자: 돼지에게 구토나 설사를 일으키는 오제스키병은 현재까지 인체에는 무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어미돼지의 경우에는 사산이나 유산을, 새끼돼지는 폐사까지 이르게 합니다.
⊙울주군청 축수산과: (오제스키병에 걸린 돼지) 표시 안 하죠.
(오제스키병) 표시해서 팔면 당연히 안 팔리겠지.
⊙기자: 농림부의 엉뚱한 규정이 전염병 확산 방지에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기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