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찾기’ 안타까운 발걸음들

입력 2005.01.03 (21:58)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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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8만여 명이 숨진 인도네시아 아체주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 거리를 헤매고 있습니다.
그러나 갈수록 상황은 절망적입니다.
김기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3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행상으로 네 자녀를 키운 수미 하리야끼 씨.
큰아들과 둘째딸을 찾아 9일째 시내를 헤매고 있습니다.
⊙수미 하리아끼(실종자 가족): 아이들이 아직 살아 있다고 믿어요.
하지만 어디서 찾을지 모르겠어요.
⊙기자: 인도네시아 아체주 곳곳에는 이처럼 가족을 찾는 수만장의 벽보가 나붙었습니다.
혹시 헤어진 아버지가 글을 남기지 않았을까 꼼꼼히 벽보를 살피고 가족사진을 보여주며 실종된 딸과 아내를 애타게 기다려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실낱 같은 기대는 점차 절망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쿠다이자(실종자 가족): 아들, 남편, 동생, 조카...모두 사라졌어요.
아직까지 아무도 찾지 못했습니다.
⊙기자: 일주일 만에 아들을 만난 다르미아끼 씨의 경우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런 기쁨을 기대하기 힘듭니다.
⊙다르미아끼(생존자 어머니): 내 아들이 죽은 줄 알았어요.
시신들이 거리에 즐비한 걸 보고 포기했었거든요.
⊙기자: 행여나 하는 심정으로 매일매일 시내 곳곳의 벽보를 뒤지는 사람들.
실종자 이름 하나하나가 사망자 명단으로 굳어져가면서 저마다 가슴에 커다란 멍이 들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반다아체에서 KBS뉴스 김기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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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찾기’ 안타까운 발걸음들
    • 입력 2005-01-03 21:16:14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8만여 명이 숨진 인도네시아 아체주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 거리를 헤매고 있습니다. 그러나 갈수록 상황은 절망적입니다. 김기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3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행상으로 네 자녀를 키운 수미 하리야끼 씨. 큰아들과 둘째딸을 찾아 9일째 시내를 헤매고 있습니다. ⊙수미 하리아끼(실종자 가족): 아이들이 아직 살아 있다고 믿어요. 하지만 어디서 찾을지 모르겠어요. ⊙기자: 인도네시아 아체주 곳곳에는 이처럼 가족을 찾는 수만장의 벽보가 나붙었습니다. 혹시 헤어진 아버지가 글을 남기지 않았을까 꼼꼼히 벽보를 살피고 가족사진을 보여주며 실종된 딸과 아내를 애타게 기다려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실낱 같은 기대는 점차 절망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쿠다이자(실종자 가족): 아들, 남편, 동생, 조카...모두 사라졌어요. 아직까지 아무도 찾지 못했습니다. ⊙기자: 일주일 만에 아들을 만난 다르미아끼 씨의 경우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런 기쁨을 기대하기 힘듭니다. ⊙다르미아끼(생존자 어머니): 내 아들이 죽은 줄 알았어요. 시신들이 거리에 즐비한 걸 보고 포기했었거든요. ⊙기자: 행여나 하는 심정으로 매일매일 시내 곳곳의 벽보를 뒤지는 사람들. 실종자 이름 하나하나가 사망자 명단으로 굳어져가면서 저마다 가슴에 커다란 멍이 들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반다아체에서 KBS뉴스 김기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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