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쌀 시판 앞두고 국산 유통 마비

입력 2005.02.23 (21:57)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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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입 쌀 개방의 영향이 벌써부터 미치고 있습니다.
쌀 유통업자들이 국내산 쌀 구입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최정근 기자입니다.
⊙기자: 전북 김제에 있는 한 미곡종합처리장입니다.
예년 이맘때 같으면 비어 있어야 할 창고가 쌀가마로 가득차 있습니다.
쌀가마는 처리장 마당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벼를 찧어놓아도 제때 팔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격경쟁이 심해져 쌀값은 갈수록 떨어지지만 그래도 판매는 쉽지 않습니다.
⊙전명수(전북 김제 진봉농협 상무): 우리는 한 포에 2125원 손해를 보면서 3만 9000원에 내고 있지만 경상도에서는 3만 8500원 이하로 내고 있기 때문에 팔리지 않고 있습니다.
⊙기자: 이처럼 쌀이 팔리지 않는 것은 바로 수입 쌀 때문입니다.
정부의 쌀재협상 결과에 따라 쌀 수입량은 올해 22만 5000톤, 2014년에는 40만 8000톤까지 해마다 늘게 됩니다.
더욱이 그 동안 가공에만 사용되던 수입쌀이 오는 8, 9월쯤부터는 밥을 지어먹는 쌀로 시중에도 판매될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쌀값이 떨어지는 게 뻔하기 때문에 중간상인들이 미리부터 쌀구입을 중단하고 있습니다.
수입 쌀보다 훨씬 비싼 국내산 쌀을 지금 시점에서 구태여 사둘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지난해 말 쌀협상 결과가 발표된 뒤 시작된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미국과 중국에서 수입물량이 계속 들어오면서 심리적 요인까지 더해져 더욱 심해졌습니다.
시중에 팔리는 수입 쌀은 올해 수입량의 10%에서 2010년 30%까지 계속 확대될 예정입니다.
쌀값은 갈수록 떨어질 전망이지만 이에 따른 유통시장의 혼란을 막을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장재우(전북대학교 농경제학과 교수): 그게 문제죠, 지금 단기적으로 생각해 볼 때 처방이랄까, 그런 방법들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 것이 현실이죠.
⊙기자: 수입 쌀이 시판되기도 전에 벌써부터 개방확대에 따른 혼란이 시작돼 농민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습니다.
KBS뉴스 최정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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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입쌀 시판 앞두고 국산 유통 마비
    • 입력 2005-02-23 21:38:25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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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입 쌀 개방의 영향이 벌써부터 미치고 있습니다. 쌀 유통업자들이 국내산 쌀 구입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최정근 기자입니다. ⊙기자: 전북 김제에 있는 한 미곡종합처리장입니다. 예년 이맘때 같으면 비어 있어야 할 창고가 쌀가마로 가득차 있습니다. 쌀가마는 처리장 마당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벼를 찧어놓아도 제때 팔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격경쟁이 심해져 쌀값은 갈수록 떨어지지만 그래도 판매는 쉽지 않습니다. ⊙전명수(전북 김제 진봉농협 상무): 우리는 한 포에 2125원 손해를 보면서 3만 9000원에 내고 있지만 경상도에서는 3만 8500원 이하로 내고 있기 때문에 팔리지 않고 있습니다. ⊙기자: 이처럼 쌀이 팔리지 않는 것은 바로 수입 쌀 때문입니다. 정부의 쌀재협상 결과에 따라 쌀 수입량은 올해 22만 5000톤, 2014년에는 40만 8000톤까지 해마다 늘게 됩니다. 더욱이 그 동안 가공에만 사용되던 수입쌀이 오는 8, 9월쯤부터는 밥을 지어먹는 쌀로 시중에도 판매될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쌀값이 떨어지는 게 뻔하기 때문에 중간상인들이 미리부터 쌀구입을 중단하고 있습니다. 수입 쌀보다 훨씬 비싼 국내산 쌀을 지금 시점에서 구태여 사둘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지난해 말 쌀협상 결과가 발표된 뒤 시작된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미국과 중국에서 수입물량이 계속 들어오면서 심리적 요인까지 더해져 더욱 심해졌습니다. 시중에 팔리는 수입 쌀은 올해 수입량의 10%에서 2010년 30%까지 계속 확대될 예정입니다. 쌀값은 갈수록 떨어질 전망이지만 이에 따른 유통시장의 혼란을 막을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장재우(전북대학교 농경제학과 교수): 그게 문제죠, 지금 단기적으로 생각해 볼 때 처방이랄까, 그런 방법들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 것이 현실이죠. ⊙기자: 수입 쌀이 시판되기도 전에 벌써부터 개방확대에 따른 혼란이 시작돼 농민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습니다. KBS뉴스 최정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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