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압력에 국내 신약 개발 ‘위축’

입력 2005.03.16 (22:04)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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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신약 허가를 둘러싸고 미국과 EU가 베낀 약이라고 주장하며 통상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자칫 국내 신약 개발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나오지나 않을까 우려됩니다.
한기봉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다국적 제약사가 독점하고 있는 400억원 규모의 비만치료제 시장.
국내 제약사도 신약을 개발해 지난해 말 허가를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다국적 제약사의 반발로 신약 허가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다국적 제약사는 식욕억제에 효과를 내는 국산 제품의 성분이 자사 제품과 같아서 동일 품목이라며 WTO 협정에 따라 자료 제출을 까다롭게 해서 허가를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에는 주한 미국 대사관과 유럽연합 대표부도 가세해 신약 허가 규제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제약사측은 같은 제품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약이 용해되는 속도는 훨씬 더 빠르고 잘 녹아 그 성질도 다르다고 말합니다.
⊙이관순(한미약품 연구소장): 분자구조나 결정구조, 그리고 여러 가지 물리화학적 성질들이 완전히 다른 별개의 물질이 되겠습니다.
⊙기자: 따라서 허가 심사 과정에서 베낀 약으로 규제를 받아서는 안 되고 완화된 절차로 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박지영(가천의대 약리학과 교수): 흡수 부분이라든가 용수 독성 부분이라든가 그런 자료만 지금 제약회사에 제출하게 되면 모든 것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기자: 식약청은 양측의 주장 속에 국제기준을 무시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정석(식약청 의약품 안전과 과장): 후발 업체는 개발한 의약품에 대해서 독자적으로 마련한 안전성, 유해성 입증 자료를 제출하여야 합니다.
⊙기자: 이번 신약이 다국적 제약사 제품을 그대로 베낀 것인지, 혹은 성질을 개선한 개량신약으로 볼 것인지 그 판정 여부에 따라 국내 업계의 신약개발 노력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이 이번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 식약청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KBS뉴스 한기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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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상 압력에 국내 신약 개발 ‘위축’
    • 입력 2005-03-16 21:37:4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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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신약 허가를 둘러싸고 미국과 EU가 베낀 약이라고 주장하며 통상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자칫 국내 신약 개발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나오지나 않을까 우려됩니다. 한기봉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다국적 제약사가 독점하고 있는 400억원 규모의 비만치료제 시장. 국내 제약사도 신약을 개발해 지난해 말 허가를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다국적 제약사의 반발로 신약 허가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다국적 제약사는 식욕억제에 효과를 내는 국산 제품의 성분이 자사 제품과 같아서 동일 품목이라며 WTO 협정에 따라 자료 제출을 까다롭게 해서 허가를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에는 주한 미국 대사관과 유럽연합 대표부도 가세해 신약 허가 규제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제약사측은 같은 제품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약이 용해되는 속도는 훨씬 더 빠르고 잘 녹아 그 성질도 다르다고 말합니다. ⊙이관순(한미약품 연구소장): 분자구조나 결정구조, 그리고 여러 가지 물리화학적 성질들이 완전히 다른 별개의 물질이 되겠습니다. ⊙기자: 따라서 허가 심사 과정에서 베낀 약으로 규제를 받아서는 안 되고 완화된 절차로 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박지영(가천의대 약리학과 교수): 흡수 부분이라든가 용수 독성 부분이라든가 그런 자료만 지금 제약회사에 제출하게 되면 모든 것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기자: 식약청은 양측의 주장 속에 국제기준을 무시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정석(식약청 의약품 안전과 과장): 후발 업체는 개발한 의약품에 대해서 독자적으로 마련한 안전성, 유해성 입증 자료를 제출하여야 합니다. ⊙기자: 이번 신약이 다국적 제약사 제품을 그대로 베낀 것인지, 혹은 성질을 개선한 개량신약으로 볼 것인지 그 판정 여부에 따라 국내 업계의 신약개발 노력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이 이번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 식약청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KBS뉴스 한기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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