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송도, 외자 대신 투기만 과열

입력 2005.05.12 (23:14)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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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송도 신도시가 정작 외국인 투자는 없고 내국인들의 투기장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김원장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 경제특구 송도신도시입니다.
바다를 메워 여의도 면적의 18배나 되는 땅에 홍콩이나 싱가포르 같은 동북아 최대 국제도시를 건설중입니다.
최근 문을 연 한 주상복합 아파트 모델하우스입니다.
외국 기업들이 들어서는 국제업무단지에 건설된다는 이유로 경쟁률이 수십 대 일에 육박합니다.
⊙부동산 중개업자: (웃돈이) 지금 1억 5천만원, 처음에 6천 정도에서 시작했는데 지금은 1억 5천만원까지 가요.
⊙기자: 주변에도 수만가구의 아파트가 경쟁적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이처럼 배후 주거단지는 과열분위기 속에서 일사천리로 자리잡고 있지만 정작이 주거단지에 살 외국인들의 투자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40층 이상 건물 60여 채가 들어선다는 국제업무 지구는 여전히 허허벌판입니다.
영종도와 송도를 연결할 12km의 제2연륙교는 아직 착공조차 못 했습니다.
송도 신도시에 지금까지 확정된 외국인투자건은 단 두 건.
액수로는 120억달러 규모로 거액이지만 내막을 들여다 보면 실제 들어온 돈은 7000만달러, 우리 돈 700억원이 조금 넘습니다.
특히 이 중 500억 정도는 우리은행이 땅을 담보로 대출해 준 돈이고 나머지 투자액도 대부분 국내에서 조달했습니다.
⊙박승정(인천경제자유구역청 국제비즈니스팀장): 우리은행의 경우 순수 우리 자본이고 ABN암로은행 것은 서울지점에서 대출받다 보니 외화 표시 자금이긴 하지만 해외에서 조달한 자금은더 적죠.
⊙기자: 이처럼 외국 기업이 선뜻 대규모 투자에 뛰어들지 못하는 이유는 각종 규제가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송도는 외국 기업이 투자할 경우 제조, 물류, 관광업 등만 법인세 등을 깎아주지만 경쟁도시인 중국의 푸둥지구는 거의 모든 외국인 투자가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송도는 국내 기업의 투자에는 줄 수 있는 혜택이 없지만 푸둥은 외국기업과 똑같은 혜택이 주어집니다.
송도의 경우 만약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지역본부가 온다 해도 제조업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줄 수 있는 혜택은 거의 없습니다.
⊙유병륜(인천경제자유구역청 투자정책과장): 다국적기업 본부를 우리가 유치한다고 주장을 하고 그 다음에 실질적으로 접촉도 하고 했는데 다국적기업 본부가 송도에 입주를 했을 때 저희가 줄 수 있는 혜택이 그렇게 많지가 않습니다.
⊙기자: 최근 송도 신도시는 송도 국제도시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자칫 보통의 신도시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이유에서라지만 이름만 바꾼다고 경쟁력 있는 국제자유도시가 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KBS뉴스 김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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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송도, 외자 대신 투기만 과열
    • 입력 2005-05-12 21:16:03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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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송도 신도시가 정작 외국인 투자는 없고 내국인들의 투기장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김원장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 경제특구 송도신도시입니다. 바다를 메워 여의도 면적의 18배나 되는 땅에 홍콩이나 싱가포르 같은 동북아 최대 국제도시를 건설중입니다. 최근 문을 연 한 주상복합 아파트 모델하우스입니다. 외국 기업들이 들어서는 국제업무단지에 건설된다는 이유로 경쟁률이 수십 대 일에 육박합니다. ⊙부동산 중개업자: (웃돈이) 지금 1억 5천만원, 처음에 6천 정도에서 시작했는데 지금은 1억 5천만원까지 가요. ⊙기자: 주변에도 수만가구의 아파트가 경쟁적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이처럼 배후 주거단지는 과열분위기 속에서 일사천리로 자리잡고 있지만 정작이 주거단지에 살 외국인들의 투자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40층 이상 건물 60여 채가 들어선다는 국제업무 지구는 여전히 허허벌판입니다. 영종도와 송도를 연결할 12km의 제2연륙교는 아직 착공조차 못 했습니다. 송도 신도시에 지금까지 확정된 외국인투자건은 단 두 건. 액수로는 120억달러 규모로 거액이지만 내막을 들여다 보면 실제 들어온 돈은 7000만달러, 우리 돈 700억원이 조금 넘습니다. 특히 이 중 500억 정도는 우리은행이 땅을 담보로 대출해 준 돈이고 나머지 투자액도 대부분 국내에서 조달했습니다. ⊙박승정(인천경제자유구역청 국제비즈니스팀장): 우리은행의 경우 순수 우리 자본이고 ABN암로은행 것은 서울지점에서 대출받다 보니 외화 표시 자금이긴 하지만 해외에서 조달한 자금은더 적죠. ⊙기자: 이처럼 외국 기업이 선뜻 대규모 투자에 뛰어들지 못하는 이유는 각종 규제가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송도는 외국 기업이 투자할 경우 제조, 물류, 관광업 등만 법인세 등을 깎아주지만 경쟁도시인 중국의 푸둥지구는 거의 모든 외국인 투자가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송도는 국내 기업의 투자에는 줄 수 있는 혜택이 없지만 푸둥은 외국기업과 똑같은 혜택이 주어집니다. 송도의 경우 만약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지역본부가 온다 해도 제조업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줄 수 있는 혜택은 거의 없습니다. ⊙유병륜(인천경제자유구역청 투자정책과장): 다국적기업 본부를 우리가 유치한다고 주장을 하고 그 다음에 실질적으로 접촉도 하고 했는데 다국적기업 본부가 송도에 입주를 했을 때 저희가 줄 수 있는 혜택이 그렇게 많지가 않습니다. ⊙기자: 최근 송도 신도시는 송도 국제도시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자칫 보통의 신도시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이유에서라지만 이름만 바꾼다고 경쟁력 있는 국제자유도시가 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KBS뉴스 김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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