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을 열다] 베일에 싸인 달 남극 분화구, 다누리의 섀도우캠이 포착

입력 2023.01.12 (11:16) 수정 2023.01.1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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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다누리 섀도우캠, 달 남극 영구음영지역 촬영
섀클턴 분화구 내부의 굴곡진 지형 드러나
미 연구진 "달 영구음영지역 내부 '사상 첫 관측'" 평가

다누리의 섀도우캠이 촬영한 섀클턴 분화구의 모습. 출처 NASA/KARI/애리조나주립대다누리의 섀도우캠이 촬영한 섀클턴 분화구의 모습. 출처 NASA/KARI/애리조나주립대

우리나라 달 탐사선 다누리가 달 남극 분화구 내부를 처음으로 촬영했습니다. 달의 영구음영지역에 있는 분화구 내부의 세밀한 모습을 광학 촬영한 것은, 달 탐사상 이번이 처음입니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는 12일, 다누리에 탑재된 섀도우캠으로 달의 섀클턴 분화구(Shackleton crater) 내부를 시험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연구진은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곳은 어떤 모습일까요? 우리는 이제 적어도 한 곳은 알아냈습니다!" 라고 촬영 성공을 알렸습니다.

촬영된 사진을 보면 위쪽이 섀클턴 분화구의 벽으로, 가파르게 경사진 모습입니다. 5m 지름의 바위가 굴러 떨어진 흔적도 보입니다. 사진 대부분은 분화구의 바닥 모습으로, 작은 구릉으로 굴곡져 있습니다. 연구진은 처음 본 섀클턴 분화구의 내부 모습이 태양 빛이 들어오는 달의 다른 분화구와 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달의 극지에 영구음영지역이 존재하는 이유는 달이 지구와 달리 수직에 가깝게 자전하기 때문입니다. 달의 자전축은 1.5도만 기울어져 있어 달에서 태양 빛은 항상 수평으로 들어옵니다. 극지방의 분화구 안쪽에는 태양 빛이 직접 들어오지 않아 과학자들은 여기에 물이 얼음 형태로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해왔습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미국 NASA의 협력으로 다누리에 탑재된 섀도우캠도 달의 영구음영지역에서 이런 얼음 상태의 물을 찾는 것을 주요 임무로 합니다.

화살표 표시가 된 지점이 바위가 구르며 생긴 흔적.  출처 NASA/KARI/애리조나주립대화살표 표시가 된 지점이 바위가 구르며 생긴 흔적. 출처 NASA/KARI/애리조나주립대

섀도우캠의 첫 사진에서 당장 물이나 얼음이 관측되지는 않았습니다. 연구진은 섀클턴 분화구는 21km로 비교적 작은 규모라서, 사진에 찍힌 지역에 서리나 얼음이 있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여름에는 이 지역 대부분이 얼음이 안정적으로 존재하는 온도인 절대온도 110K(섭씨 영하 163.15℃)보다 온도가 올라간다는 겁니다. 다만 연구진은 이 분화구에서 온도가 낮은 특정 지점에는 서리나 얼음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여지를 남겼습니다.

앞서 영구음영지역을 촬영한 달 탐사선 카메라보다 섀도우캠의 성능이 더 뛰어나다는 점도 이번 사진으로 확인됐습니다. 섀도우캠을 개발한 애리조나주립대는 미국의 달 정찰 위성(LRO)에 탑재된 NAC(Narrow Angle Camera)도 개발했습니다. NAC가 달에서 처음 촬영한 장소도 섀클턴 분화구입니다. 2009년 촬영한 사진을 보면, NAC 사진에선 분화구의 테두리가 보일 뿐 내부는 보이지 않습니다. 반면 NAC보다 200배 민감하게 개량한 섀도우캠은 이번에 분화구 내부를 선명하게 촬영했습니다.

2009년 6월 30일 LRO에 탑재된 NAC가 촬영한 섀클턴 분화구의 첫 사진. 햇빛이 들지 않는 분화구 내부가 보이지 않는다. 출처 NASA/GSFC/애리조나주립대2009년 6월 30일 LRO에 탑재된 NAC가 촬영한 섀클턴 분화구의 첫 사진. 햇빛이 들지 않는 분화구 내부가 보이지 않는다. 출처 NASA/GSFC/애리조나주립대

애리조나주립대 연구진은 다누리가 과학 임무에 본격 착수하면 섀도우캠으로 달 표면의 모든 영구음영지역을 2m 이상의 픽셀 규모로 촬영해 지도를 만들고, 서리와 얼음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관측 결과는 달에 시간 또는 계절 변화가 있는지 파악하고 달의 차가운 지형을 평가해, NASA가 2024년 보낼 예정인 극지 표면 탐사 로버인 바이퍼 (VIPER)의 임무 설계에 활용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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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ON을 열다] 베일에 싸인 달 남극 분화구, 다누리의 섀도우캠이 포착
    • 입력 2023-01-12 11:16:26
    • 수정2023-01-12 15:42:17
    취재K
다누리 섀도우캠, 달 남극 영구음영지역 촬영<br /> 섀클턴 분화구 내부의 굴곡진 지형 드러나<br /> 미 연구진 "달 영구음영지역 내부 '사상 첫 관측'" 평가
다누리의 섀도우캠이 촬영한 섀클턴 분화구의 모습. 출처 NASA/KARI/애리조나주립대
우리나라 달 탐사선 다누리가 달 남극 분화구 내부를 처음으로 촬영했습니다. 달의 영구음영지역에 있는 분화구 내부의 세밀한 모습을 광학 촬영한 것은, 달 탐사상 이번이 처음입니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는 12일, 다누리에 탑재된 섀도우캠으로 달의 섀클턴 분화구(Shackleton crater) 내부를 시험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연구진은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곳은 어떤 모습일까요? 우리는 이제 적어도 한 곳은 알아냈습니다!" 라고 촬영 성공을 알렸습니다.

촬영된 사진을 보면 위쪽이 섀클턴 분화구의 벽으로, 가파르게 경사진 모습입니다. 5m 지름의 바위가 굴러 떨어진 흔적도 보입니다. 사진 대부분은 분화구의 바닥 모습으로, 작은 구릉으로 굴곡져 있습니다. 연구진은 처음 본 섀클턴 분화구의 내부 모습이 태양 빛이 들어오는 달의 다른 분화구와 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달의 극지에 영구음영지역이 존재하는 이유는 달이 지구와 달리 수직에 가깝게 자전하기 때문입니다. 달의 자전축은 1.5도만 기울어져 있어 달에서 태양 빛은 항상 수평으로 들어옵니다. 극지방의 분화구 안쪽에는 태양 빛이 직접 들어오지 않아 과학자들은 여기에 물이 얼음 형태로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해왔습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미국 NASA의 협력으로 다누리에 탑재된 섀도우캠도 달의 영구음영지역에서 이런 얼음 상태의 물을 찾는 것을 주요 임무로 합니다.

화살표 표시가 된 지점이 바위가 구르며 생긴 흔적.  출처 NASA/KARI/애리조나주립대
섀도우캠의 첫 사진에서 당장 물이나 얼음이 관측되지는 않았습니다. 연구진은 섀클턴 분화구는 21km로 비교적 작은 규모라서, 사진에 찍힌 지역에 서리나 얼음이 있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여름에는 이 지역 대부분이 얼음이 안정적으로 존재하는 온도인 절대온도 110K(섭씨 영하 163.15℃)보다 온도가 올라간다는 겁니다. 다만 연구진은 이 분화구에서 온도가 낮은 특정 지점에는 서리나 얼음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여지를 남겼습니다.

앞서 영구음영지역을 촬영한 달 탐사선 카메라보다 섀도우캠의 성능이 더 뛰어나다는 점도 이번 사진으로 확인됐습니다. 섀도우캠을 개발한 애리조나주립대는 미국의 달 정찰 위성(LRO)에 탑재된 NAC(Narrow Angle Camera)도 개발했습니다. NAC가 달에서 처음 촬영한 장소도 섀클턴 분화구입니다. 2009년 촬영한 사진을 보면, NAC 사진에선 분화구의 테두리가 보일 뿐 내부는 보이지 않습니다. 반면 NAC보다 200배 민감하게 개량한 섀도우캠은 이번에 분화구 내부를 선명하게 촬영했습니다.

2009년 6월 30일 LRO에 탑재된 NAC가 촬영한 섀클턴 분화구의 첫 사진. 햇빛이 들지 않는 분화구 내부가 보이지 않는다. 출처 NASA/GSFC/애리조나주립대
애리조나주립대 연구진은 다누리가 과학 임무에 본격 착수하면 섀도우캠으로 달 표면의 모든 영구음영지역을 2m 이상의 픽셀 규모로 촬영해 지도를 만들고, 서리와 얼음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관측 결과는 달에 시간 또는 계절 변화가 있는지 파악하고 달의 차가운 지형을 평가해, NASA가 2024년 보낼 예정인 극지 표면 탐사 로버인 바이퍼 (VIPER)의 임무 설계에 활용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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