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었다던 남편, 알고보니 유치장에

입력 2005.06.14 (21:58)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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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찰의 엉터리 신원 확인으로 엉뚱한 장례식을 치른 가족이야기, 지난 일요일에 보도해 드렸는데요.
죽은 줄 알았던 남편의 행방이 한 달 동안 묘연했던 것도 경찰의 잘못 때문이었습니다.
강민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자신의 장례가 치러졌던 시각, 이 세상에서 죽은 사람이 됐던 67살 김 모씨는 경찰에 의해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 달여 만에 집행유예로 풀려나 집에 돌아온 김 씨는 그동안 자신의 행적에 대해 알 듯 모를 듯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기자: 억류돼 있었다고요?
⊙김 씨 부인(지난10일): 붙잡혀 있어서 못 나왔다고 그러더라고요.
⊙기자: 판사가 나중에 땅땅 쳐서 나왔다고요?
⊙김 씨 부인(지난 10일): 네, 그 소리만 하더라고요.
⊙기자: 김 씨가 집을 나간 것은 지난달 6일, 집 근처에서 물건을 훔친 혐의로 서울 은평경찰서에 입건됐습니다.
가족들이 이틀 뒤인 8일 경찰에 가출인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11일 김 씨를 검찰에 넘길 때까지 가족들에게 아무런 통지를 하지 않았습니다.
가출인 신고는 하나마나였습니다.
⊙김 씨 처남: 입건을 시키려면 보호자한테 알게 해줘야 하는것 아니예요?
그래야 이런 사태가 안 났을 텐데, 경찰 잘못이에요.
(우리는) 틀림없이 가출신고를 했잖아요.
⊙기자: 관할 경찰서는 검거 뒤 신원조회를 통해 주소지를 확인했지만 가족들에게 통지하지 못한 것은 잘못이었다고 시인했습니다.
⊙서울 은평경찰서 관계자: 우리가 끝까지 추적해서 (가족들에게) 얘기를 해줬어야 하는데 구속통지를 못했죠.
가족한테 (통지를) 못 해 준 것은 우리 실수입니다.
⊙기자: 변사자의 신원확인, 피의자의 신원 확인,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하지 않은 경찰의 허술한 행정이 산 사람을 장례치르는 어이없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KBS뉴스 강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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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었다던 남편, 알고보니 유치장에
    • 입력 2005-06-14 21:24:08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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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찰의 엉터리 신원 확인으로 엉뚱한 장례식을 치른 가족이야기, 지난 일요일에 보도해 드렸는데요. 죽은 줄 알았던 남편의 행방이 한 달 동안 묘연했던 것도 경찰의 잘못 때문이었습니다. 강민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자신의 장례가 치러졌던 시각, 이 세상에서 죽은 사람이 됐던 67살 김 모씨는 경찰에 의해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 달여 만에 집행유예로 풀려나 집에 돌아온 김 씨는 그동안 자신의 행적에 대해 알 듯 모를 듯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기자: 억류돼 있었다고요? ⊙김 씨 부인(지난10일): 붙잡혀 있어서 못 나왔다고 그러더라고요. ⊙기자: 판사가 나중에 땅땅 쳐서 나왔다고요? ⊙김 씨 부인(지난 10일): 네, 그 소리만 하더라고요. ⊙기자: 김 씨가 집을 나간 것은 지난달 6일, 집 근처에서 물건을 훔친 혐의로 서울 은평경찰서에 입건됐습니다. 가족들이 이틀 뒤인 8일 경찰에 가출인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11일 김 씨를 검찰에 넘길 때까지 가족들에게 아무런 통지를 하지 않았습니다. 가출인 신고는 하나마나였습니다. ⊙김 씨 처남: 입건을 시키려면 보호자한테 알게 해줘야 하는것 아니예요? 그래야 이런 사태가 안 났을 텐데, 경찰 잘못이에요. (우리는) 틀림없이 가출신고를 했잖아요. ⊙기자: 관할 경찰서는 검거 뒤 신원조회를 통해 주소지를 확인했지만 가족들에게 통지하지 못한 것은 잘못이었다고 시인했습니다. ⊙서울 은평경찰서 관계자: 우리가 끝까지 추적해서 (가족들에게) 얘기를 해줬어야 하는데 구속통지를 못했죠. 가족한테 (통지를) 못 해 준 것은 우리 실수입니다. ⊙기자: 변사자의 신원확인, 피의자의 신원 확인,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하지 않은 경찰의 허술한 행정이 산 사람을 장례치르는 어이없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KBS뉴스 강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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