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인터넷 ‘마녀사냥’ 이대로 좋은가

입력 2005.06.15 (21:57)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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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사이버공간에서 마녀사냥식 비난몰이와 폭력으로 큰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끊이지를 않고 있습니다.
한 번 얼굴과 이름이 공개되면 사회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익명성에 숨은 마녀사냥식 사이버폭력의 폐해를 정영훈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기자: 50년 가까이 밝은 얼굴로 연예활동을 해 왔던 트위스트 김 씨.
몇 년 전부터 김 씨의 예명을 도용한 음란사이트가 활개치면서 인터넷에는 김 씨가 운영자라는 소문이 퍼집니다.
이후 욕설과 비난이 쏟아졌고 아무 상관도 없는 김 씨는 결국 우울증까지 걸렸습니다.
⊙트위스트 김(연예인): 전부 음란물 선전입니다.
트위스트 김, 나를 왜 이렇게 못 살게 만듭니까?
⊙기자: 지난 3월 중학교 2학년인 공 모양은 학교를 그만둔 뒤 집을 나갔습니다.
체벌문제로 공 양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양호 교사가 목숨을 끊자 인터넷에는 공 양을 비난하는 글이 수천건씩 올라왔고 공 양은 이를 견디지 못한 것입니다.
⊙장대순(어머니): 중학교 2학년밖에 안 되는 아이가 이 정도로 욕을 많이 먹은 것은 없대요.
⊙기자: 또 지난달 31일 도둑이라는 누명을 쓰고 목숨을 끊은 인천의 한 여고생의 홈페이지에는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의 실명과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이미 학교에서 징계를 받았지만 마구잡이식 여론재판은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무차별적으로 자행되는 사이버폭력은 한 사람의 몸과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게 됩니다.
사이버폭력은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감춘 채 남에게는 아무 말이나 해도 괜찮다는 그릇된 심리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황경식(서울대 철학과 교수): 얼굴을 감출 수 있으면 굉장히 범죄심리가 솟구쳐나는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든다고요...
⊙기자: 때문에 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오늘 인터넷 게시판 실명확인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강지원(정보통신윤리위원장): 중요한 것은 결국 개인이 지키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우리가 초등학교 시절부터 꾸준한 교육을 통해서 우리가 양심의 수준을 높여나갔으면 합니다.
⊙기자: 남에 대한 비판은 자신을 드러낼 수 있을 만큼 정정당당해야 하고 또 화풀이식 비난에 앞서 반대로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건전한 비판문화 정착이 절실합니다.
KBS뉴스 정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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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인터넷 ‘마녀사냥’ 이대로 좋은가
    • 입력 2005-06-15 21:20:42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최근 사이버공간에서 마녀사냥식 비난몰이와 폭력으로 큰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끊이지를 않고 있습니다. 한 번 얼굴과 이름이 공개되면 사회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익명성에 숨은 마녀사냥식 사이버폭력의 폐해를 정영훈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기자: 50년 가까이 밝은 얼굴로 연예활동을 해 왔던 트위스트 김 씨. 몇 년 전부터 김 씨의 예명을 도용한 음란사이트가 활개치면서 인터넷에는 김 씨가 운영자라는 소문이 퍼집니다. 이후 욕설과 비난이 쏟아졌고 아무 상관도 없는 김 씨는 결국 우울증까지 걸렸습니다. ⊙트위스트 김(연예인): 전부 음란물 선전입니다. 트위스트 김, 나를 왜 이렇게 못 살게 만듭니까? ⊙기자: 지난 3월 중학교 2학년인 공 모양은 학교를 그만둔 뒤 집을 나갔습니다. 체벌문제로 공 양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양호 교사가 목숨을 끊자 인터넷에는 공 양을 비난하는 글이 수천건씩 올라왔고 공 양은 이를 견디지 못한 것입니다. ⊙장대순(어머니): 중학교 2학년밖에 안 되는 아이가 이 정도로 욕을 많이 먹은 것은 없대요. ⊙기자: 또 지난달 31일 도둑이라는 누명을 쓰고 목숨을 끊은 인천의 한 여고생의 홈페이지에는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의 실명과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이미 학교에서 징계를 받았지만 마구잡이식 여론재판은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무차별적으로 자행되는 사이버폭력은 한 사람의 몸과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게 됩니다. 사이버폭력은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감춘 채 남에게는 아무 말이나 해도 괜찮다는 그릇된 심리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황경식(서울대 철학과 교수): 얼굴을 감출 수 있으면 굉장히 범죄심리가 솟구쳐나는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든다고요... ⊙기자: 때문에 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오늘 인터넷 게시판 실명확인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강지원(정보통신윤리위원장): 중요한 것은 결국 개인이 지키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우리가 초등학교 시절부터 꾸준한 교육을 통해서 우리가 양심의 수준을 높여나갔으면 합니다. ⊙기자: 남에 대한 비판은 자신을 드러낼 수 있을 만큼 정정당당해야 하고 또 화풀이식 비난에 앞서 반대로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건전한 비판문화 정착이 절실합니다. KBS뉴스 정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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