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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MA 방음판, 3분 만에 ‘활활’…전국 3곳 중 1곳
입력 2023.01.26 (06:36) 수정 2023.01.26 (06:45) 뉴스광장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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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섯 명이 숨지고 수십 대 차량이 불에 탄 과천 방음터널 화재, 어느덧 한 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소음 차단에만 초점을 둔 방음판이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단 사실이 드러났고, 정부는 전국 방음터널을 전수조사해서 소재를 바꾸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해가 바뀌고 아직 후속 움직임이 없는 가운데, KBS는 화재에 취약한 방음터널이 전국에 얼마나 있는지, 위험성은 어느 정도인지, 심층 취재했습니다.

최은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참사의 시작은 차량 화재였습니다.

터널을 통과하던 폐기물 운반 트럭에서 불이 났는데, 차에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는 아직 명확치 않습니다.

확실한 건, 이 트럭의 불이 방음판으로 쉽게 옮겨 붙었고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단 점입니다.

아크릴, 즉 PMMA 소재로 만들어진 방음판 자체가 그런 '불씨'를 안고 있었습니다.

방음터널에 주로 사용되는 소재는 PMMA, PC, 그리고 강화유리입니다.

각 소재별로 불에 얼마나 견디는지 전문 연구기관과 실험해 봤습니다.

차량 화재 초기 단계인 100kw 수준으로 불의 세기를 설정하고, 확산 양상을 살펴봤습니다.

불을 붙인 지 3분.

다른 방음재와 달리 PMMA에만 불이 옮겨 붙더니, 뒷면이 그을리고, 녹기 시작합니다.

6분이 넘어가자, 소재별 차이는 더 또렷해집니다.

특히 PMMA는 자재 절반 정도가 녹아내렸고, 더이상 실험을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불길이 커졌습니다.

["강제 소화..."]

반면, 강화유리는 9분 넘게 불을 견디며 점화 초반과 큰 차이 없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유사한 방법으로 시행된 다른 실험에서도, 화재 위험도를 의미하는 열방출률이 PMMA의 경우 600kW로, PC나 강화유리보다 더 높게 나왔습니다.

[김휘성/한국건설기술연구원 : "(PMMA는)인화점이 250도 정도로 낮게 형성이 되어 있기 때문에, 훨씬 더 먼저 타고 화재 성상도 좀 더 빨리 퍼질 수 있습니다."]

2차 화재의 가능성도 높습니다.

5분 정도 지나자 불씨가 떨어져 내리며 바닥까지 불이 옮겨 붙습니다.

터널에서 이런 현상이 발생할 경우, 그 아래 있던 차량들은 속수무책으로 '불똥'을 맞게 됩니다.

[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지난해 12월 30일 : "화재에 튼튼한 소재와 구조로 (방음터널) 시공방법을 바꾸도록 하겠습니다."]

국토부는 이날, PMMA 소재로 된 방음터널이 전국에 6곳이라고 발표했지만, 이는, 지자체가 관리하는 터널을 빼고 잡은 수치입니다.

올해 1월 기준 전국 방음터널 183곳 중 PMMA가 사용된 방음터널은 '64곳'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부 발표치보다 10배 이상 많습니다.

그 중 53곳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습니다.

[이영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 교수 : "(화재시) 차량이 많이 있다라는 것 자체는 굉장히 위험한 요소기 때문에, 이용이 많은 도로의 방음터널들은 재료라든지 안전에 대한 부분들이 보강될 필요가 있겠습니다."]

국토부는 방음터널 세부 현황과 교체 일정 등을 아직 공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은진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김석훈
  • PMMA 방음판, 3분 만에 ‘활활’…전국 3곳 중 1곳
    • 입력 2023-01-26 06:36:49
    • 수정2023-01-26 06:45:55
    뉴스광장 1부
[앵커]

다섯 명이 숨지고 수십 대 차량이 불에 탄 과천 방음터널 화재, 어느덧 한 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소음 차단에만 초점을 둔 방음판이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단 사실이 드러났고, 정부는 전국 방음터널을 전수조사해서 소재를 바꾸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해가 바뀌고 아직 후속 움직임이 없는 가운데, KBS는 화재에 취약한 방음터널이 전국에 얼마나 있는지, 위험성은 어느 정도인지, 심층 취재했습니다.

최은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참사의 시작은 차량 화재였습니다.

터널을 통과하던 폐기물 운반 트럭에서 불이 났는데, 차에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는 아직 명확치 않습니다.

확실한 건, 이 트럭의 불이 방음판으로 쉽게 옮겨 붙었고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단 점입니다.

아크릴, 즉 PMMA 소재로 만들어진 방음판 자체가 그런 '불씨'를 안고 있었습니다.

방음터널에 주로 사용되는 소재는 PMMA, PC, 그리고 강화유리입니다.

각 소재별로 불에 얼마나 견디는지 전문 연구기관과 실험해 봤습니다.

차량 화재 초기 단계인 100kw 수준으로 불의 세기를 설정하고, 확산 양상을 살펴봤습니다.

불을 붙인 지 3분.

다른 방음재와 달리 PMMA에만 불이 옮겨 붙더니, 뒷면이 그을리고, 녹기 시작합니다.

6분이 넘어가자, 소재별 차이는 더 또렷해집니다.

특히 PMMA는 자재 절반 정도가 녹아내렸고, 더이상 실험을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불길이 커졌습니다.

["강제 소화..."]

반면, 강화유리는 9분 넘게 불을 견디며 점화 초반과 큰 차이 없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유사한 방법으로 시행된 다른 실험에서도, 화재 위험도를 의미하는 열방출률이 PMMA의 경우 600kW로, PC나 강화유리보다 더 높게 나왔습니다.

[김휘성/한국건설기술연구원 : "(PMMA는)인화점이 250도 정도로 낮게 형성이 되어 있기 때문에, 훨씬 더 먼저 타고 화재 성상도 좀 더 빨리 퍼질 수 있습니다."]

2차 화재의 가능성도 높습니다.

5분 정도 지나자 불씨가 떨어져 내리며 바닥까지 불이 옮겨 붙습니다.

터널에서 이런 현상이 발생할 경우, 그 아래 있던 차량들은 속수무책으로 '불똥'을 맞게 됩니다.

[원희룡/국토교통부 장관/지난해 12월 30일 : "화재에 튼튼한 소재와 구조로 (방음터널) 시공방법을 바꾸도록 하겠습니다."]

국토부는 이날, PMMA 소재로 된 방음터널이 전국에 6곳이라고 발표했지만, 이는, 지자체가 관리하는 터널을 빼고 잡은 수치입니다.

올해 1월 기준 전국 방음터널 183곳 중 PMMA가 사용된 방음터널은 '64곳'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부 발표치보다 10배 이상 많습니다.

그 중 53곳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습니다.

[이영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 교수 : "(화재시) 차량이 많이 있다라는 것 자체는 굉장히 위험한 요소기 때문에, 이용이 많은 도로의 방음터널들은 재료라든지 안전에 대한 부분들이 보강될 필요가 있겠습니다."]

국토부는 방음터널 세부 현황과 교체 일정 등을 아직 공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은진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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