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감정액 진짜 잘 나옵니다”…정부 비웃듯 여전한 ‘부풀리기’

입력 2023.02.01 (21:06) 수정 2023.03.3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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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지만 정부 단속과 상관 없이 현장에선 여전히 컨설팅 업체들이 감정가를 최고로 부풀려주겠다 광고하면서 은밀하게 영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KBS 취재진이 직접 감정평가를 의뢰해봤습니다.

최혜림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동산 종사자들만 가입할 수 있는 매물 안내 애플리케이션입니다.

가입 조건은 까다롭습니다.

명함을 제출하고, 전화 심사까지 받아야 합니다.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아무나 가입 안 시켜주고 걔네(업자)들이 쓰는 용어들이 있어요. 그거를 대답해야 가입을 시켜주고 그러니까 모르는 사람들은 가입하려고 그래도 못 하는 거고."]

취재진이 정체를 감추고 들어가 보니, 먼저 정부 선정 감정평가법인을 앞세운 광고가 눈에 띕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선정한 40개 감정평가법인들을 1군, 2군으로 나누고 이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홍보합니다.

'업계 최고가로 감정평가를 맞춰주겠다'고 강조하는 업체도 있습니다.

한 업체에 문의해 봤더니.

[부동산 컨설팅 업체 직원/음성변조 : "작업 대출까지는 아니어도 감평(감정평가)을 높게 받아야지만 대출이 잘 나오는 그런 집이 되지 않습니까."]

일종의 수수료인 '진행비' 액수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거나, 원하는 감정평가 금액을 확인하는 등 감정가 부풀리기를 위한 비정상적 거래 방식을 거침없이 드러냈습니다.

그러면서도 문제 될 것 없다며 자신합니다.

['감정가 부풀리기' 광고 업체/음성변조 : "보증공사(HUG)에서 지정한 40개 법인 내에서 감정을 받는 거다 보니까, 만약에 문제가 생긴다면은 저나 감정평가사님이 문제가 생길 수는 있겠지만, 저희도 사실 크게 문제는 없죠."]

진행비를 내면 감정평가액을 맞춰준다는 건 강서 빌라왕 배후 신 씨 일당이 브로커를 끼고 했던 모의와 일치합니다.

직접 만나려 하자 계약서를 요구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입니다.

['감정가 부풀리기' 광고 업체/음성변조 : "그냥 전화상으로 업무도 충분히 가능하세요."]

사무실이 있다는 곳으로 한 업체를 찾아가 봤습니다.

다른 업종 매장만 있습니다.

[인근 가게 주인/음성변조 : "여기는(그 가게) 부동산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어 핸드폰 가게 한 지가 오래됐어요."]

다른 업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업감정을 광고한 업체의 주소지로 직접 찾아와보니 사무실이 아닌 주택가에 도착했습니다.

간판은 물론, 해당 업체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취재진임을 밝히자 슬그머니 말을 바꿉니다.

['감정가 부풀리기' 광고 업체/음성변조 : "그건 말 그대로 광고일 뿐이에요. 제가 감정평가한테 의뢰를 할 뿐이지 안 되는 거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어요."]

정부는 이번에야말로 전세 사기를 뿌리 뽑겠다며 호언장담하지만 현장에선 이를 비웃듯 그들만의 검은 거래가 여전합니다.

KBS 뉴스 최혜림입니다.

촬영기자:허용석/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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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감정액 진짜 잘 나옵니다”…정부 비웃듯 여전한 ‘부풀리기’
    • 입력 2023-02-01 21:06:22
    • 수정2023-03-30 11:02:38
    뉴스 9
[앵커]

하지만 정부 단속과 상관 없이 현장에선 여전히 컨설팅 업체들이 감정가를 최고로 부풀려주겠다 광고하면서 은밀하게 영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KBS 취재진이 직접 감정평가를 의뢰해봤습니다.

최혜림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동산 종사자들만 가입할 수 있는 매물 안내 애플리케이션입니다.

가입 조건은 까다롭습니다.

명함을 제출하고, 전화 심사까지 받아야 합니다.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아무나 가입 안 시켜주고 걔네(업자)들이 쓰는 용어들이 있어요. 그거를 대답해야 가입을 시켜주고 그러니까 모르는 사람들은 가입하려고 그래도 못 하는 거고."]

취재진이 정체를 감추고 들어가 보니, 먼저 정부 선정 감정평가법인을 앞세운 광고가 눈에 띕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선정한 40개 감정평가법인들을 1군, 2군으로 나누고 이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홍보합니다.

'업계 최고가로 감정평가를 맞춰주겠다'고 강조하는 업체도 있습니다.

한 업체에 문의해 봤더니.

[부동산 컨설팅 업체 직원/음성변조 : "작업 대출까지는 아니어도 감평(감정평가)을 높게 받아야지만 대출이 잘 나오는 그런 집이 되지 않습니까."]

일종의 수수료인 '진행비' 액수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거나, 원하는 감정평가 금액을 확인하는 등 감정가 부풀리기를 위한 비정상적 거래 방식을 거침없이 드러냈습니다.

그러면서도 문제 될 것 없다며 자신합니다.

['감정가 부풀리기' 광고 업체/음성변조 : "보증공사(HUG)에서 지정한 40개 법인 내에서 감정을 받는 거다 보니까, 만약에 문제가 생긴다면은 저나 감정평가사님이 문제가 생길 수는 있겠지만, 저희도 사실 크게 문제는 없죠."]

진행비를 내면 감정평가액을 맞춰준다는 건 강서 빌라왕 배후 신 씨 일당이 브로커를 끼고 했던 모의와 일치합니다.

직접 만나려 하자 계약서를 요구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입니다.

['감정가 부풀리기' 광고 업체/음성변조 : "그냥 전화상으로 업무도 충분히 가능하세요."]

사무실이 있다는 곳으로 한 업체를 찾아가 봤습니다.

다른 업종 매장만 있습니다.

[인근 가게 주인/음성변조 : "여기는(그 가게) 부동산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어 핸드폰 가게 한 지가 오래됐어요."]

다른 업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업감정을 광고한 업체의 주소지로 직접 찾아와보니 사무실이 아닌 주택가에 도착했습니다.

간판은 물론, 해당 업체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취재진임을 밝히자 슬그머니 말을 바꿉니다.

['감정가 부풀리기' 광고 업체/음성변조 : "그건 말 그대로 광고일 뿐이에요. 제가 감정평가한테 의뢰를 할 뿐이지 안 되는 거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어요."]

정부는 이번에야말로 전세 사기를 뿌리 뽑겠다며 호언장담하지만 현장에선 이를 비웃듯 그들만의 검은 거래가 여전합니다.

KBS 뉴스 최혜림입니다.

촬영기자:허용석/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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