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적 권한 가졌지만…견제 기구는 전무

입력 2023.02.06 (07:35) 수정 2023.02.06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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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 달 8일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열리죠,

지역농협 조합장은 많은 권한을 갖고 있지만, 견제할 수단은 사실상 없는데요,

조합장과 관련한 잡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책이 필요합니다.

이 소식은 울산방송국 신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주의 한 농협 직원이 횡령 혐의로 적발된 건 2021년.

당시 조합장은 회수하지 못한 2억여 원을 '모금'이라는 명목으로 직원들에게 부담시켰습니다.

[전주 지역농협 직원/음성변조 : "자율을 가장한 강제적인 거죠. 조합장의 직위와 인사권을 이용해서 하는 갑질 중의 갑질, 슈퍼 갑질이죠."]

광주의 한 축산농협에서는 조합장이 매년 자기 밭 양파 농사에 직원들을 동원해 논란이 됐습니다.

[광주광역시 축산농협 직원/음성변조 : "2019년도에도 한 열댓 명 된 거 같고, 2020년도에는 한 10명? 5~6명 정도?"]

이런 부당한 일을 당해도 조합장에게 항의한다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울산시 지역농협 직원/음성변조 : "지역사회에서 내로라하는 사람인데 조직까지 가지고 있고 하다보니까, 한 다리 건너면 아는 동생이고, 친구, 이런 식으로 압박이 들어오고…."]

더 큰 문제는 지역농협 조합장을 견제할 장치가 없다는 겁니다.

지역농협 조합장은 인사권과 경영권 등 조합 운영에 필요한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지만, 농협중앙회와는 별도의 법인이어서 통제를 받지 않습니다.

게다가 비상임조합장은 연임 제한도 없다보니, 40년 넘게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2019년 치러진 농협 조합장 선거의 당선인 중 약 60%가 3선 이상이었습니다.

[최석주/전국협동조합노조 정책국장 : "지역 유지 역할을 하다 보니까 지역사회에서 힘이 막강하고, 조합장들이 농협중앙회장을 뽑잖아요. 그러다보니까 심각할 정도로 봐주기를 많이 하고 있고요."]

비상임조합장의 연임 횟수를 2회로 제한하는 '농협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 법안소위는 통과했지만, 상임위 전체 회의의 문턱은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농협 조합장 선거가 다음달 8일 치러지는 가운데 지역 농협 조합장에 대한 감시와 견제 장치 마련이 시급해보입니다.

KBS 뉴스 신건입니다.

촬영기자:김용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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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왕적 권한 가졌지만…견제 기구는 전무
    • 입력 2023-02-06 07:35:25
    • 수정2023-02-06 08:11:54
    뉴스광장(전주)
[앵커]

다음 달 8일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열리죠,

지역농협 조합장은 많은 권한을 갖고 있지만, 견제할 수단은 사실상 없는데요,

조합장과 관련한 잡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책이 필요합니다.

이 소식은 울산방송국 신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주의 한 농협 직원이 횡령 혐의로 적발된 건 2021년.

당시 조합장은 회수하지 못한 2억여 원을 '모금'이라는 명목으로 직원들에게 부담시켰습니다.

[전주 지역농협 직원/음성변조 : "자율을 가장한 강제적인 거죠. 조합장의 직위와 인사권을 이용해서 하는 갑질 중의 갑질, 슈퍼 갑질이죠."]

광주의 한 축산농협에서는 조합장이 매년 자기 밭 양파 농사에 직원들을 동원해 논란이 됐습니다.

[광주광역시 축산농협 직원/음성변조 : "2019년도에도 한 열댓 명 된 거 같고, 2020년도에는 한 10명? 5~6명 정도?"]

이런 부당한 일을 당해도 조합장에게 항의한다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울산시 지역농협 직원/음성변조 : "지역사회에서 내로라하는 사람인데 조직까지 가지고 있고 하다보니까, 한 다리 건너면 아는 동생이고, 친구, 이런 식으로 압박이 들어오고…."]

더 큰 문제는 지역농협 조합장을 견제할 장치가 없다는 겁니다.

지역농협 조합장은 인사권과 경영권 등 조합 운영에 필요한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지만, 농협중앙회와는 별도의 법인이어서 통제를 받지 않습니다.

게다가 비상임조합장은 연임 제한도 없다보니, 40년 넘게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2019년 치러진 농협 조합장 선거의 당선인 중 약 60%가 3선 이상이었습니다.

[최석주/전국협동조합노조 정책국장 : "지역 유지 역할을 하다 보니까 지역사회에서 힘이 막강하고, 조합장들이 농협중앙회장을 뽑잖아요. 그러다보니까 심각할 정도로 봐주기를 많이 하고 있고요."]

비상임조합장의 연임 횟수를 2회로 제한하는 '농협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 법안소위는 통과했지만, 상임위 전체 회의의 문턱은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농협 조합장 선거가 다음달 8일 치러지는 가운데 지역 농협 조합장에 대한 감시와 견제 장치 마련이 시급해보입니다.

KBS 뉴스 신건입니다.

촬영기자:김용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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