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부검 결과 ‘사인 불명’…제주 점박이물범에 무슨 일이?

입력 2023.02.14 (19:46) 수정 2023.02.14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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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부터 서귀포시 가파도 해상에서 목격되기 시작한 천연기념물 제331호 점박이물범이 유용예 씨와 함께 바닷속을 유영하고 있다. 사진가 유용예 제공지난달 말부터 서귀포시 가파도 해상에서 목격되기 시작한 천연기념물 제331호 점박이물범이 유용예 씨와 함께 바닷속을 유영하고 있다. 사진가 유용예 제공

지난 주말 제주도 서귀포시 가파도 해안에서 점박이물범이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사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 결과, 육안으로는 사인을 특정할 수 없다는 소견이 나왔습니다.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가 어제(13일) 5시간가량 점박이물범 사체에 대한 부검을 진행한 결과입니다.

■ 육안 부검 결과 '사인 알 수 없음'…"쓰레기 섭취는 아냐"

해양 포유류 전문가들은 부검을 통해 폐사한 점박이물범이 암컷 미성숙 개체인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청소년' 정도에 해당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날 육안 부검 상 '사인으로 추정할 만한 요인'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1차 소견을 내놨습니다.

지난달 말부터 서귀포시 가파도 해상에서 목격되기 시작한 천연기념물 제331호 점박이물범이 유용예 씨와 함께 바닷속을 유영하고 있다. 사진가 유용예 제공지난달 말부터 서귀포시 가파도 해상에서 목격되기 시작한 천연기념물 제331호 점박이물범이 유용예 씨와 함께 바닷속을 유영하고 있다. 사진가 유용예 제공

이경리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 연구사는 "위에 남아있는 음식물 소화 상태를 보면, 점박이물범이 죽기 전 10시간 이내에도 먹이활동을 잘했던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즉, 영양실조나 탈진에 의한 사망으로는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당초 우려했던 해양쓰레기와 같은 이물질을 섭취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또, 장폐색·장염전(장이 뒤틀리거나 꼬임)과 같이 증상이 명확하게 남는 소화기관의 문제나 특별한 외상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연구사는 "해양 포유류인 점박이물범은 숨을 참고 바다에서 활동하는데, 종종 그물에 걸려 물 밖으로 나오지 못해 숨을 못 쉬어 질식사하는 경우도 있다"면서도 "이 점박이물범의 경우에는 폐에 물이 찬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질식에 의한 사망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천연기념물 점박이물범이 가파도 앞바다에서 헤엄치는 모습. 사진가 유용예 제공천연기념물 점박이물범이 가파도 앞바다에서 헤엄치는 모습. 사진가 유용예 제공

■ 남은 사인은 '급작스러운 감염'?…"미생물 검사 진행 중"

고래연구센터는 국내 다수 전문기관에 혈액과 장기 조직 등 미생물 검사를 의뢰해,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한 추가 상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생물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최소 2주 정도가 더 걸릴 전망입니다.

지난 11일 오전 서귀포시 가파도 상동항 일대에서 죽은 채 주민들에게 발견된 점박이물범. 사진가 유용예 제공지난 11일 오전 서귀포시 가파도 상동항 일대에서 죽은 채 주민들에게 발견된 점박이물범. 사진가 유용예 제공

■ 점박이물범, 부검 이후에는 어떻게?

한편 점박이물범 사체의 소유권은 아직 특별히 정해지진 않은 상황입니다. 현재는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가 '연구'를 위해 넘겨받아 관리하고 있는데, 사인 규명이 끝난 이후에 점박이물범의 사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제주도에서 발견된 흔치 않은 개체인 만큼, 박제(剝製)가 이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점박이물범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이므로, 지자체나 박물관 등 박제를 희망하는 기관이 문화재청 등을 통해 관련 절차를 밟고 비용을 부담해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를 희망하는 기관이 없으면, 고래연구센터가 점박이물범의 사인 조사 이후 문화재청에 신고한 뒤 사체를 폐기하게 됩니다.

[연관 기사]
잘 놀던 ‘천연기념물’ 점박이물범 돌연 폐사…사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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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ews.kbs.co.kr/news/view.do?ncd=760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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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차 부검 결과 ‘사인 불명’…제주 점박이물범에 무슨 일이?
    • 입력 2023-02-14 19:46:28
    • 수정2023-02-14 20:51:16
    취재K
지난달 말부터 서귀포시 가파도 해상에서 목격되기 시작한 천연기념물 제331호 점박이물범이 유용예 씨와 함께 바닷속을 유영하고 있다. 사진가 유용예 제공
지난 주말 제주도 서귀포시 가파도 해안에서 점박이물범이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사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 결과, 육안으로는 사인을 특정할 수 없다는 소견이 나왔습니다.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가 어제(13일) 5시간가량 점박이물범 사체에 대한 부검을 진행한 결과입니다.

■ 육안 부검 결과 '사인 알 수 없음'…"쓰레기 섭취는 아냐"

해양 포유류 전문가들은 부검을 통해 폐사한 점박이물범이 암컷 미성숙 개체인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청소년' 정도에 해당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날 육안 부검 상 '사인으로 추정할 만한 요인'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1차 소견을 내놨습니다.

지난달 말부터 서귀포시 가파도 해상에서 목격되기 시작한 천연기념물 제331호 점박이물범이 유용예 씨와 함께 바닷속을 유영하고 있다. 사진가 유용예 제공
이경리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 연구사는 "위에 남아있는 음식물 소화 상태를 보면, 점박이물범이 죽기 전 10시간 이내에도 먹이활동을 잘했던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즉, 영양실조나 탈진에 의한 사망으로는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당초 우려했던 해양쓰레기와 같은 이물질을 섭취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또, 장폐색·장염전(장이 뒤틀리거나 꼬임)과 같이 증상이 명확하게 남는 소화기관의 문제나 특별한 외상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연구사는 "해양 포유류인 점박이물범은 숨을 참고 바다에서 활동하는데, 종종 그물에 걸려 물 밖으로 나오지 못해 숨을 못 쉬어 질식사하는 경우도 있다"면서도 "이 점박이물범의 경우에는 폐에 물이 찬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질식에 의한 사망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천연기념물 점박이물범이 가파도 앞바다에서 헤엄치는 모습. 사진가 유용예 제공
■ 남은 사인은 '급작스러운 감염'?…"미생물 검사 진행 중"

고래연구센터는 국내 다수 전문기관에 혈액과 장기 조직 등 미생물 검사를 의뢰해,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한 추가 상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생물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최소 2주 정도가 더 걸릴 전망입니다.

지난 11일 오전 서귀포시 가파도 상동항 일대에서 죽은 채 주민들에게 발견된 점박이물범. 사진가 유용예 제공
■ 점박이물범, 부검 이후에는 어떻게?

한편 점박이물범 사체의 소유권은 아직 특별히 정해지진 않은 상황입니다. 현재는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가 '연구'를 위해 넘겨받아 관리하고 있는데, 사인 규명이 끝난 이후에 점박이물범의 사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제주도에서 발견된 흔치 않은 개체인 만큼, 박제(剝製)가 이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점박이물범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이므로, 지자체나 박물관 등 박제를 희망하는 기관이 문화재청 등을 통해 관련 절차를 밟고 비용을 부담해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를 희망하는 기관이 없으면, 고래연구센터가 점박이물범의 사인 조사 이후 문화재청에 신고한 뒤 사체를 폐기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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