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건축물 ‘내진율 15%’…강진에 속수무책
입력 2023.02.17 (06:16)
수정 2023.02.17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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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진이 났을 때 건물 붕괴를 막아주는 게 내진 설계인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학교 같은 공공 건축물은 내진 설계나 보강공사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데, 민간 건축물은 사실상 방치되고 있습니다.
이유가 뭔지, 김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은 지 20년 넘은 이 5층 건물이 지진에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직접 측정해 봤습니다.
내진 설계의 핵심 중 하나는 가로 방향 철근이 얼마나 촘촘하냐인데, 이 건물의 철근 간격은 33cm, 내진 설계가 된 다른 건물의 철근 간격보다 두 배 넘게 넓습니다.
["지금 상태에서 횡력(가로 방향 힘)이 온다고 하면 이 기둥은 붕괴될 가능성이 큽니다."]
실험에서도 내진 설계 여부에 따라 지진에 견디는 힘은 확연한 차이가 나타납니다.
[김대호/건축구조기술사 : "(내진 설계 건물은) 천 년 만에 오는 강한 지진에도 인명을 지킬 수 있다. 그런 성능목표에 충분히 도달해서 안전한 건물이라고 볼 수 있고..."]
이런 내진 설계나 보강공사는 공공 건물에서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학교 등 공공시설물 19만 곳 중 72%가 내진 성능을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민간 소유의 건축물은 사정이 다릅니다.
민간 건축물 중 내진 설계가 적용된 곳은 단 15%, 공공건물의 1/5 수준입니다.
내진 보강공사비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이 드는데, 정부가 일부 지원해주긴 하지만, 80%는 건축주가 부담해야 합니다.
[다세대주택 건축주/음성변조 : "보강 공사를 하더라도 그 비용이 상당히 부담되기 때문에 엄두도 못 냅니다. 우리 집이 불안해서, 이걸 느끼기 전에는 쉽게 투자하기가 어렵죠."]
이렇다 보니 지난해 충북 괴산 지진에서도 피해 대부분이 농가 주택 같은 민간 건축물에 집중됐습니다.
[오석훈/강원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 "지진에 의한 피해를 쉽게 대비할 수 있는 것은 건축에 대한 안정적인 이해에 바탕한 사회적 관심이 중요하지 않을까..."]
지진 피해는 민간이냐 공공이냐를 가리지 않습니다.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민간 건축물에 대한 내진 강화 대책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촬영기자:서다은/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이경민 서수민 김보나
지진이 났을 때 건물 붕괴를 막아주는 게 내진 설계인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학교 같은 공공 건축물은 내진 설계나 보강공사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데, 민간 건축물은 사실상 방치되고 있습니다.
이유가 뭔지, 김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은 지 20년 넘은 이 5층 건물이 지진에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직접 측정해 봤습니다.
내진 설계의 핵심 중 하나는 가로 방향 철근이 얼마나 촘촘하냐인데, 이 건물의 철근 간격은 33cm, 내진 설계가 된 다른 건물의 철근 간격보다 두 배 넘게 넓습니다.
["지금 상태에서 횡력(가로 방향 힘)이 온다고 하면 이 기둥은 붕괴될 가능성이 큽니다."]
실험에서도 내진 설계 여부에 따라 지진에 견디는 힘은 확연한 차이가 나타납니다.
[김대호/건축구조기술사 : "(내진 설계 건물은) 천 년 만에 오는 강한 지진에도 인명을 지킬 수 있다. 그런 성능목표에 충분히 도달해서 안전한 건물이라고 볼 수 있고..."]
이런 내진 설계나 보강공사는 공공 건물에서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학교 등 공공시설물 19만 곳 중 72%가 내진 성능을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민간 소유의 건축물은 사정이 다릅니다.
민간 건축물 중 내진 설계가 적용된 곳은 단 15%, 공공건물의 1/5 수준입니다.
내진 보강공사비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이 드는데, 정부가 일부 지원해주긴 하지만, 80%는 건축주가 부담해야 합니다.
[다세대주택 건축주/음성변조 : "보강 공사를 하더라도 그 비용이 상당히 부담되기 때문에 엄두도 못 냅니다. 우리 집이 불안해서, 이걸 느끼기 전에는 쉽게 투자하기가 어렵죠."]
이렇다 보니 지난해 충북 괴산 지진에서도 피해 대부분이 농가 주택 같은 민간 건축물에 집중됐습니다.
[오석훈/강원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 "지진에 의한 피해를 쉽게 대비할 수 있는 것은 건축에 대한 안정적인 이해에 바탕한 사회적 관심이 중요하지 않을까..."]
지진 피해는 민간이냐 공공이냐를 가리지 않습니다.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민간 건축물에 대한 내진 강화 대책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촬영기자:서다은/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이경민 서수민 김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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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3-02-17 07:5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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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이 났을 때 건물 붕괴를 막아주는 게 내진 설계인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학교 같은 공공 건축물은 내진 설계나 보강공사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데, 민간 건축물은 사실상 방치되고 있습니다.
이유가 뭔지, 김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은 지 20년 넘은 이 5층 건물이 지진에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직접 측정해 봤습니다.
내진 설계의 핵심 중 하나는 가로 방향 철근이 얼마나 촘촘하냐인데, 이 건물의 철근 간격은 33cm, 내진 설계가 된 다른 건물의 철근 간격보다 두 배 넘게 넓습니다.
["지금 상태에서 횡력(가로 방향 힘)이 온다고 하면 이 기둥은 붕괴될 가능성이 큽니다."]
실험에서도 내진 설계 여부에 따라 지진에 견디는 힘은 확연한 차이가 나타납니다.
[김대호/건축구조기술사 : "(내진 설계 건물은) 천 년 만에 오는 강한 지진에도 인명을 지킬 수 있다. 그런 성능목표에 충분히 도달해서 안전한 건물이라고 볼 수 있고..."]
이런 내진 설계나 보강공사는 공공 건물에서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학교 등 공공시설물 19만 곳 중 72%가 내진 성능을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민간 소유의 건축물은 사정이 다릅니다.
민간 건축물 중 내진 설계가 적용된 곳은 단 15%, 공공건물의 1/5 수준입니다.
내진 보강공사비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이 드는데, 정부가 일부 지원해주긴 하지만, 80%는 건축주가 부담해야 합니다.
[다세대주택 건축주/음성변조 : "보강 공사를 하더라도 그 비용이 상당히 부담되기 때문에 엄두도 못 냅니다. 우리 집이 불안해서, 이걸 느끼기 전에는 쉽게 투자하기가 어렵죠."]
이렇다 보니 지난해 충북 괴산 지진에서도 피해 대부분이 농가 주택 같은 민간 건축물에 집중됐습니다.
[오석훈/강원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 "지진에 의한 피해를 쉽게 대비할 수 있는 것은 건축에 대한 안정적인 이해에 바탕한 사회적 관심이 중요하지 않을까..."]
지진 피해는 민간이냐 공공이냐를 가리지 않습니다.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민간 건축물에 대한 내진 강화 대책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촬영기자:서다은/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이경민 서수민 김보나
지진이 났을 때 건물 붕괴를 막아주는 게 내진 설계인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학교 같은 공공 건축물은 내진 설계나 보강공사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데, 민간 건축물은 사실상 방치되고 있습니다.
이유가 뭔지, 김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은 지 20년 넘은 이 5층 건물이 지진에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직접 측정해 봤습니다.
내진 설계의 핵심 중 하나는 가로 방향 철근이 얼마나 촘촘하냐인데, 이 건물의 철근 간격은 33cm, 내진 설계가 된 다른 건물의 철근 간격보다 두 배 넘게 넓습니다.
["지금 상태에서 횡력(가로 방향 힘)이 온다고 하면 이 기둥은 붕괴될 가능성이 큽니다."]
실험에서도 내진 설계 여부에 따라 지진에 견디는 힘은 확연한 차이가 나타납니다.
[김대호/건축구조기술사 : "(내진 설계 건물은) 천 년 만에 오는 강한 지진에도 인명을 지킬 수 있다. 그런 성능목표에 충분히 도달해서 안전한 건물이라고 볼 수 있고..."]
이런 내진 설계나 보강공사는 공공 건물에서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학교 등 공공시설물 19만 곳 중 72%가 내진 성능을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민간 소유의 건축물은 사정이 다릅니다.
민간 건축물 중 내진 설계가 적용된 곳은 단 15%, 공공건물의 1/5 수준입니다.
내진 보강공사비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이 드는데, 정부가 일부 지원해주긴 하지만, 80%는 건축주가 부담해야 합니다.
[다세대주택 건축주/음성변조 : "보강 공사를 하더라도 그 비용이 상당히 부담되기 때문에 엄두도 못 냅니다. 우리 집이 불안해서, 이걸 느끼기 전에는 쉽게 투자하기가 어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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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기자 hi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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