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구하지 못해 미안함”…빵과 차를 건넨 주민들

입력 2023.02.20 (17:43) 수정 2023.02.2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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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건물 더미 속에 주검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확인만 하고 수습도 할 수 없는 주검은 아쉽고…
말로 표현드리기가 좀 그렇습니다."


강진으로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에서 8명의 생명을 구하고 돌아온 우리 긴급구호대원은 오늘(20일) 기자들과 만나 "생명을 구했을 땐 눈물날 정도로 감격이었다"면서도 구하지 못한 이들에 대한 미안함, 아쉬움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1차로 튀르키예에 파견된 대한민국 긴급구호대 121명은 지난 7일부터 10일간 피해가 가장 심했던 지역 중 하나인 하타이주 안타키아 지역에서 구조 활동을 펼치고 2차 구호대와 임무를 교대했습니다.

구호대원들은 현장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여진에 대한 공포"를 꼽았습니다. 수도와 전기도 모두 끊긴데다 밤엔 추위와 싸워야했던 구호대가 더 힘을 낼 수 있었던 건 튀르키예 국민들이 보여준 따뜻한 진심이었습니다.



"도착 첫날 우리 구호대원들은 25시간째 잠을 못자고 밥을 못 먹고 작업을 해야 했는데 피해 지역 주민들이 구호대원들에게 빵을 주면서 격려해줬습니다."

"텐트도 없이 길바닥에서 노숙하고 그런 사람인데, 그런 분이 소리를 지르더라고요. 왜 그러나 했더니 그분이 물을 끓여서 차를 타서 건네더라고요. 자기도 다 잃어가고 그러는 상황인데…뭉클했습니다."

"여성 대원이 현장 지원을 나가면 튀르키예 여성 분들이 어깨에 입맞춤을 하면서 감사를 전했습니다. 또 차가 와서 경적을 울리는데, 오른손을 왼쪽 어깨에 올리면서 감사하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형제 국가로서 이 사람들 생각하는게 진심이구나…"


원도연 긴급구호대장은 "현재 귀국한 모든 대원들의 건강 상태는 양호하다"고 전했습니다. 귀국한 대원들은 2주 내에 외상후스트레스장애 검사 등 필요한 건강 검진도 받을 예정입니다.

구조 현장에서 맹활약을 하다 부상을 입은 구조견들도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습니다. 구호대 관계자는 "구조견들도 당분간은 출동을 자제하고 쉬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년 가까이 외교관 생활을 한 구호대원은 이렇게 소감을 남겼습니다.

"(요즘) '글로벌 중추국가'란 말을 많이 하죠. 외교관으로서 그런 말을 많이 듣고 해보려고 하고, 노력하고 그러고 살았던거 같은데. 이런 해외 긴급 구호야말로 우리가 국격에 맞는, 헌신적인 기여를 하는 그런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튀르키예 지진 피해 복구를 돕는 대한민국 2차 긴급구호대 활동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진제공: 주 튀르키예 한국문화원)

[연관 기사] “우리는 형제의 나라, 한국 구호대 평생 감사합니다”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7608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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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구하지 못해 미안함”…빵과 차를 건넨 주민들
    • 입력 2023-02-20 17:43:42
    • 수정2023-02-20 17:45:20
    세계는 지금

"무너진 건물 더미 속에 주검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확인만 하고 수습도 할 수 없는 주검은 아쉽고…
말로 표현드리기가 좀 그렇습니다."


강진으로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에서 8명의 생명을 구하고 돌아온 우리 긴급구호대원은 오늘(20일) 기자들과 만나 "생명을 구했을 땐 눈물날 정도로 감격이었다"면서도 구하지 못한 이들에 대한 미안함, 아쉬움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1차로 튀르키예에 파견된 대한민국 긴급구호대 121명은 지난 7일부터 10일간 피해가 가장 심했던 지역 중 하나인 하타이주 안타키아 지역에서 구조 활동을 펼치고 2차 구호대와 임무를 교대했습니다.

구호대원들은 현장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여진에 대한 공포"를 꼽았습니다. 수도와 전기도 모두 끊긴데다 밤엔 추위와 싸워야했던 구호대가 더 힘을 낼 수 있었던 건 튀르키예 국민들이 보여준 따뜻한 진심이었습니다.



"도착 첫날 우리 구호대원들은 25시간째 잠을 못자고 밥을 못 먹고 작업을 해야 했는데 피해 지역 주민들이 구호대원들에게 빵을 주면서 격려해줬습니다."

"텐트도 없이 길바닥에서 노숙하고 그런 사람인데, 그런 분이 소리를 지르더라고요. 왜 그러나 했더니 그분이 물을 끓여서 차를 타서 건네더라고요. 자기도 다 잃어가고 그러는 상황인데…뭉클했습니다."

"여성 대원이 현장 지원을 나가면 튀르키예 여성 분들이 어깨에 입맞춤을 하면서 감사를 전했습니다. 또 차가 와서 경적을 울리는데, 오른손을 왼쪽 어깨에 올리면서 감사하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형제 국가로서 이 사람들 생각하는게 진심이구나…"


원도연 긴급구호대장은 "현재 귀국한 모든 대원들의 건강 상태는 양호하다"고 전했습니다. 귀국한 대원들은 2주 내에 외상후스트레스장애 검사 등 필요한 건강 검진도 받을 예정입니다.

구조 현장에서 맹활약을 하다 부상을 입은 구조견들도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습니다. 구호대 관계자는 "구조견들도 당분간은 출동을 자제하고 쉬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년 가까이 외교관 생활을 한 구호대원은 이렇게 소감을 남겼습니다.

"(요즘) '글로벌 중추국가'란 말을 많이 하죠. 외교관으로서 그런 말을 많이 듣고 해보려고 하고, 노력하고 그러고 살았던거 같은데. 이런 해외 긴급 구호야말로 우리가 국격에 맞는, 헌신적인 기여를 하는 그런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튀르키예 지진 피해 복구를 돕는 대한민국 2차 긴급구호대 활동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사진제공: 주 튀르키예 한국문화원)

[연관 기사] “우리는 형제의 나라, 한국 구호대 평생 감사합니다”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7608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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